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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간 단식 경험이 있는 모 전직 대통령이 먹는 일의 결정적 중요성을 강조한 명언 아닌 명언을 한 적이 있다. ‘굶으면 죽는다’그토록 중요한 일이기 때문인지 음식을 둘러싼 금기도 참 많다. 음식 전문 저널리스트가 쓴 이 책에 나오는 금기들 가운데 몇 가지를 살펴보면 이렇다. 먼저, 17세기 중반 파리에 등장하여 인기를 모으기 시작한 ‘몰레’라는 빵은, 벨기에 맥주에서 추출한 효모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외국 효모를 쓴 비애국적인 빵’으로 지목되어 탄압받았다. 그러나 몰레 지지자들의 큰 반발에 시 당국이 손을 들었다.
콜럼버스가 유럽에 처음 들여온 토마토는 특유의 붉은색에 즙이 뚝뚝 떨어지는 모습이 음흉스럽다는 이유로 성욕을 자극하는 음식으로 지목됐다. 초콜릿 역시 유럽에 처음 들어왔을 때 성적 능력을 증진시켜주는 음식으로 여겨졌고, 특히 18세기 유럽인들은 여성이 초콜릿을 먹으면 성적으로 방탕하게 된다고 믿었다. 여기에서 엉뚱한 생각 하나. 천하의 바람둥이 카사노바가
음식으로 읽는 인류의 오만과 편견, <악마의 정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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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기억조차 전설이 되어버린 폐허의 세계, 외롭게 고립되어 궁핍에 시달리는 마을, 어설픈 감정은 가슴속에 숨긴 채 주어진 의무의 길을 따라야 하는 왕녀…. 다카하시 신이 <최종병기 그녀>에 이어 국내 팬들에게 선보이는 만화 <너의 파편>은 누가 보더라도 미야자키 하야오를 떠올리게 한다. 단순히 장르 안의 재해석이 아니라 설정에서부터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의 의도적 모방의 냄새가 짙더니, 연이어 <모노노케 히메> 등의 캐릭터와 의상을 들이대고 있다. 그로 인해 패러디인가 오마주인가 고민하는 사이에도 다카하시 특유의 눈물범벅과 수줍은 듯 능글맞은 개그는 쉬지 않고 이어진다. 화면 속의 그치지 않는 눈발만큼이나 어지러운 만화다.
‘윗 세계’라 불리는 이곳은 높은 벽으로 둘러싸인 채 눈에 파묻혀가는 얼음의 도시다. 왕녀인 이콜로는 말뿐인 왕족으로, 공부를 마치면 차가운 왕궁의 대리석 바닥을 닦은 뒤 다 쓰러져가는 오두막집으로 돌아가 앞 못
눈의 계곡에서 온 왕녀, 다카하시 신의 <너의 파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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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는 사랑 때문에 미쳐서 죽는 사람이 계속 있으니 자네는 며칠 내로 그런 기회를 갖게 될 걸세.” 가르시아 마르케스가 쓴 <콜레라 시대의 사랑>에 나오는 이 문장은 <바람의 그림자>에도 절묘하게 적용된다. 운명적 사랑으로부터 죽는 날까지 도망갈 수 없는 사람들이 역사의 비극과 사회의 통념 안에서 겪는 일. “이 작품을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진정한 낭만주의자가 되어야 한다”는 스티븐 킹의 말만큼 마술적 리얼리즘에 어우러진 고딕풍 연애담을 제대로 시사하는 말은 또 없을 것이다.
1945년 바르셀로나, 소년 다니엘은 아버지를 따라간 ‘잊혀진 책들의 묘지’에서 <바람의 그림자>라는 책을 고른다. 훌리안 카락스라는 무명의 작가가 쓴 그 책은, 누군가가 카락스의 모든 책을 찾아다니며 불사르는 통에 세상에 유일하게 남은 한권이기도 하다. <바람의 그림자>에 사로잡힌 다니엘은 어느 날, 책 속에 나오는 악마를 닮은 남자가 오래된 책을 태우는
마술적 리얼리즘 어우러진 고딕풍 연애담, <바람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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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한 친구 때문에 곤란을 겪는 평범한 학생의 이야기라면 역시 촌철살인의 유머 감각이 압권인 <삐리리~ 불어봐! 재규어>를 떠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읽는 사람은 재규어가 아닌 평범한 키요히코에게 감정 이입을 하게 된다. 아무리 재규어가 주인공이라 해도, 그렇게 비상식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에게 감정 이입을 한다는 것은 웬만한 정신 상태로는 쉽지 않다.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오늘부터 우리는>과 <건방진 천사>의 작가 니시모리 히로유키의 작품인 <도시로올시다!> 역시 마찬가지다. 도시로는 세살 때 아버지를 따라 미국 네바다주 사막으로 가 자란다. 12년 만에 발견된 그는 어머니가 있는 일본으로 돌아오지만, 미국 물은 코로 먹었는지, 도시로는 옷차림이나 말투가 모두 옛 무사를 떠올리게 한다. 주인공이기는 해도, 저렇게 괴상한 인물에게 감정 이입을 할 수는 없기 때문에 평범하고 소심한 소년 켄스케의 비중이 클 수밖에 없다.
사극에나
함께 승부할테요?, 니시모리 히로유키의 <도시로올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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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책을 읽어본 사람 또한 없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 보고, 48페이지짜리 그림책에서 보고, 그것도 아니면 그저 앞치마를 두른 어린 소녀의 이미지만을 소비해왔을 뿐이다. 큰 맘 먹고 책을 집어들었다가는 곧장 좌절이다. 100년도 전, 빅토리아 시대 영국에서 씌어진 책을 현대 한국인이 이해하려드는 것은 지나친 야욕이다.
더 큰 문제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지극히 개인적 동기에 의해 창조되었다는 점이다. 앨리스의 모델은 옥스퍼드대학 학장의 딸 앨리스 리델이다. 수학 교수로 일하던 캐럴은 리델 자매와 함께 간 보트 놀이에서 아이들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즉흥적으로 이야기를 지어냈다. 앨리스의 그 유명한 말장난들은 그들 자신이 아니면 이해할 수 없는 농담과 은유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앨리스와 이상한 나라는 무시하기에는 너무나 매혹적이었고, 이 길지 않은 어린이 책에 대해 많은 학문적 연구들이
앨리스의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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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80일간의 세계일주> <조이 럭 클럽> <크라이 우먼>. 이들 서로 다른 나라, 다른 장르의 영화들이 지닌 공통점은 무엇일까? 모두 동양인 주인공이 등장하고, 그들이 마작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국, 일본, 홍콩, 대만 등 동아시아인들에게 마작만큼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는 게임도 없을 것이다. 결혼식이나 장례식은 아예 마작판을 위한 행사로 보이고, 장국영처럼 자기 관에 마작 패를 넣어가는 애호가들도 적지 않다. 다만 한국에서는 해방 직후 부유층에 전파되다가 퇴폐 도박으로 낙인 찍혀 시들어버렸는데, 네명의 균형이 중요하고 판의 회전이 더딘 마작은 사실 도박성보다는 사교성이 뛰어난 게임이다.
일본에서는 야구 만화만큼은 아니지만 무시하지 못할 수의 마작 만화가 존재한다. <근대 마작>처럼 마작 만화만을 전문으로 연재하는 잡지도 존재하는데, <도박묵시록 카이지>를 그린 후쿠모토 노
마지막 패에 천운을 건다, <마작의 제왕 테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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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통계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110년의 영화사를 수놓은 명작들을 골라 그것들에 대한 소개, 해설, 비평 등을 담은 글들을 모아놓은 유의 책이 국내외를 통틀어 출간되는 영화 관련서 가운데 굉장히 넓은 영역을 차지할 거라고 짐작하는 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통상적으로 인정받는 ‘정전’들이라서, 우리의 기억 속에 오래 남아 있는 추억의 영화들이라서, 아니면 영화 내러티브의 발전 경로를 보여주는 실례와도 같은 영화들이라서, <국가의 탄생>에서부터 <토이 스토리>까지의 영화들을 소개하는 책들을 우리는 참으로 많이 보아왔던 것이다.
<영화사를 바꾼 명장면으로 영화 읽기>는 기본적인 체제 자체는 그 많은 책들과 동일한 범주에 속하는 책이다. 그러면서도 이 책은 한편의 영화 전체에 대한 두루뭉술하고 간략한 설명보다는 영화에서 두드러진 장면들에 대한 분석을 제시하려 하기에 나름대로의 미묘한 차별화를 이뤄낸다. 여기에서는 <전함 포템킨> <
명장면으로 보는 영화읽기, <영화사를 바꾼 명장면으로 영화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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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여덟 호노카는 휴일을 싫어한다. 연애를 쉰 지 벌써 1625일째, 프리랜서로 순정소설 기획에 한창이던 호노카는 기획이 중단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이중 휴일고(苦)에 시달린다. 엄마의 강권으로 맞선을 본 호노카는 너무 시원하게 벗겨진 머리에 멍멍이 티셔츠를 입고 나온 맞선남에게서 “없던 일로 하자”는 충격적인 말까지 듣는다. 모처럼 재회한 옛사랑은 다른 여자에게 가버린다. 호노카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중얼거린다. “진심으로 좋아했던 상대와 헤어지고, 새로운 사랑은 찾아오지 않고, 인간관계는 가혹하고, 좋아하는 일을 해도 보답은 없고, 인간관계는 가혹하고, 상처입고, 상처주고, 잃어버리고, 그런 일들이 없는 세상으로 가고 싶어.” 호노카에게는 모든 것이 회색빛으로만 보인다.
순정만화이긴 해도, <소소한 휴일>은 사랑보다는 누군가와 깊은 유대감을 느끼는 특별한 관계가 된다는 것에 대해, 그리고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을까에 대해 끊임없이 묻는다는 점에
28살 아가씨의 아주 특별한 휴일, <소소한 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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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악(打樂)의 명인 김대환(1933∼2004)은 여섯개의 북채를 한꺼번에 쥐고 연주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인물이었다. 김대환이 무언가를 두드리면 이내 후드득 비가 떨어진다는 전설이 있으니, 그의 호도 흑우(黑雨)다. 쌀 한톨에 반야심경 283자를 새겨넣은 세각(細刻)의 달인이기도 했던 흑우에 관해 도올 김용옥은 말했다. “왕희지의 서법보다 더 자유분방한 그의 작품 앞에선 타이베이 고궁 속의 세각도 빛을 잃는다.” 1990년 세계 기네스북에 실린 이 비범한 사건은 타악 연주와 무관하지 않다.
“전혀 상관없는 분야인 듯 보이지만 소리 찾기와 세각은 내게 있어 하나다. 목판을 파고드는 칼끝의 사각사각하는 소리는 내 귀의 미세한 감각을 살려냈고 소리의 세계를 더 깊고 풍요롭게 했다. 뇌성벽력에서 이슬방울 굴러가는 미음에 이르기까지 자연의 소리, 무질서한 감성의 소리에 귀를 기울였으며 그것을 북소리로 구현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했다.”
끊임없는 노력으로 하늘만이 허락하는 경
타악의 명인 김대환의 가르침, <연습은 장엄한 구도의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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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수술로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돌아간 사람이 다섯 가지 감각으로는 느낄 수 없었던 새로운 세계를 바라보게 된다. 심령과학이나 SF소설에서 어렵지 않게 만나는 착상이고, 흔하디 흔한 영매사 이야기로 끝나기 쉬운 설정이다. 3권까지 나온 지금에도 야마모토 히데오의 <호문쿨루스>가 이 구태의연함을 완전히 벗어났다고 장담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이 만화가 열고 있는 색다른 ‘틈’만큼은 충분한 흥미를 끌고 있다.
노숙자 천국인 공원 근처에서 자동차를 터전으로 삼고 있는 양복쟁이 홈리스 나코시는 어느 날 수상한 남자에게 제안을 받게 된다. ‘트리퍼네이션’이라는 뇌에 구멍을 뚫는 수술에 참여한 뒤에 그 결과를 알려주면 금전적인 보상을 해주겠다는 것이다. 모든 만화가 그렇듯이 처음에 나코시는 미친 소리로 여기고 거절하지만, 결국 남자의 계략에 얽혀 수술을 받게 된다. 수술이 끝나고 눈을 뜬다. 뭐야, 아무것도 안 보이잖아. 그러나 곧이어 깨닫게 된다. 한쪽 눈을 가렸을 때에만 보이
그 남자의 눈에 띄지 마라, 심령과학 미스터리 <호문쿨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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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생들 사이에 시화전이라는 게 유행한 때가 있었다. 직접 그린 수채화에 자작시를 적어넣은 시화 작품들을 전시하면, 친구들이 작품 옆에 꽃을 붙여 축하해주던 그때 그 시절이다. 이 책은 시화(詩畵)를 모은 건 아니지만, 헤르만 헤세가 그린 수채화 44점과 산문 및 시를 담고 있다. 화가로서의 헤세는 진작부터 널리 알려져 있었지만, 불혹의 나이부터 세상을 떠난 85살 때까지 3천점 가까운 그림을 그렸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다. 헤세는 셰델린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말한다.
“그림 그리기는 놀라운 일입니다. 일찍이 아는 내게 눈이 있으며 나 자신이 이 지상에서 주의 깊은 산책자들 중 하나라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이제야 나는 그런 사람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변화가 나를 이 덧없는 의지의 세계에서 해방시켜줍니다.”
세부 묘사에 충실한 자연주의 경향, 색채에 집중하고 요약과 추상을 통해 자의식을 강하게 표현하는 표현주의 경향, 다분히 입체파적인 실험적 수채화에 이르기까지
수채화로 전하는 대문호의 꿈, <화가 헤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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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만 832쪽, 해설을 포함하면 847쪽이 되는 엄청난 두께의 만화가 찾아왔다. 백화사전쯤 되는 위용을 자랑하니, 책꽂이의 한 자락을 차지해도 폼이 난다. 오랜 시간 작업해온 오세영의 단편이 한몫에 묶인 것이다. 예전에 출간된 책이 3권 분량이었으니, 그만큼이 오롯이 묶였다. 우선 한권에 여러 이야기를 한꺼번에 보는 마음은 흐뭇하다.
이번에 묶인 단편은 거의 해방 전후 소설가들(북한 작가 림종상의 <쇠찌르레기>만 1990년 작품이다)의 단편을 만화로 옮긴 것이어서, 전근대와 근대가 만나는 미묘한 풍광이, 그 시대를 살아가는 인물들의 일면이 흥미롭다. 보통 원작을 만화로 옮길 때, 이야기의 주요 맥락만 따라가고 세세한 묘사는 생략하게 마련이다. 특히 어른을 위한 책이 어린이 책으로 번안될 경우 때에 따라 개작에 가까운 변화가 있기도 한다. 이럴 경우 원작에서 느끼는 품격 대신 줄거리만 남고, 만화는 시각적 이미지로 앙상해진 줄거리를 보충한다.
그러나 오세영의
소설에 숨을 불어넣는 만화, 오세영의 <한국단편소설과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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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드 세계영화사>에 뒤이어 국내에 소개되는 <세계영화연구>는 아직 책을 펼쳐보지 않은 이들에게는 어떤 오해를 불러일으킬 법도 하다. 따라서, 우선은 이것이 이른바 ‘월드 시네마’를 다루기는 하지만 그것의 현황과 역사에 대한 것만은 아님을 밝혀야 할 것 같다. 그보다는, 원제가 <옥스퍼드 영화연구 입문>인 <세계영화연구>는 영화연구에로 들어갈 수 있는 다양한 통로들과 시각들을 제공해주는 책이다. 그래서 여기에는 영화 텍스트 분석, 영화이론, 할리우드영화, 영화사 등의 다양한 영역들에 걸친 80여개의 항목들이 리처드 다이어, 더들리 앤드루, 톰 거닝 같은 권위있는 필진들의 관여에 힘입어 체계를 갖춘 모양새로 빼곡하게 자리하고 있다.
아무리 부피가 두텁더라도 그렇게 많은 내용들을 한권에 몰아넣은 책이 논제에 대해 상당한 깊이까지 다다르기가 어렵다는 것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당연히 <세계영화연구>는 본격적인 이론
영화 연구를 위한 충실한 가이드, <세계영화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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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편번호는 모르겠고, 만파(卍巴)시 불가사의 마을 아시아라이 저택. 만약 당신이 우체부라면 이 주소가 당신의 구역이 아니기를 함께 기도하자. 일단 강력한 결계가 쳐져 있어 출입하는 일도 쉽지 않지만, 자칫 저택 주변에서 일어나는 소동에 휘말렸다가는 ‘단순 사망’이 아니라 9999년 동안 개구리 지옥에서 양서류들의 피부 관리를 하며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만약 당신이 판타지 장르에 대해 조금 안다 싶으면, 이 만화에 함부로 손대지 말기를 바란다. 이상야릇한 사건과 연이은 개그에 휘말려 만사를 젖혀두고 몇번씩 작품을 탐독할지 모른다. 만약 당신이 판타지에 대해 전혀 모른다면 별로 고민할 필요가 없다. 강력한 봉인의 힘으로 단 한장도 넘기지 못할 것이다.
세계는 수수께끼의 ‘대소환’ 이후 마법계와 인간계가 마구 뒤섞여버린 상황. 이른바 ‘중앙’이라는 곳의 강력한 통치가 행해지고 있지만, 길거리에서는 인간의 도덕률로는 장악되지 않는 이 세계 존재들의 살인과 폭력 등 과격한 행동들이 일
판타지 결계 안의 뒤죽박죽 일상, <아시아라이 저택의 주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