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토모 가쓰히로의 <동몽>, 스기무라 신이치의 <호텔 캘리포니아>, 모치즈키 미네타로의 <상어 껍질 남자와 복숭아 엉덩이 여자>, 그리고 <좌부녀>. 국내 독자들에게는 낯선 제목의 이 작품들은 몇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1980년대 이후 영화적 감수성과 연출법에 큰 영향을 받은 새로운 경향의 만화가들에 의해 창작되었고, 단행본 1, 2권 분량으로 구성되어 실제 영화 한편의 길이와 비슷하고, 국내에는 제대로 번역 소개되지 않았고, 이들 작가들의 작품군 중 가장 높은 성취도를 이룬 만화들이라는 점이다.<좌부녀>(세주문화 펴냄)는 모치즈키 미네타로가 청춘 개그에서 호러 계열로 접어들어가던 시점(1993)에 발표한 전환기적인 작품으로, ‘만화로 그릴 수 있는 서스펜스란 과연 어떤 것인가’를 보여주는 걸작이다. 주인공인 대학생의 집에 어느 밤 수상한 여자가 찾아온다. 커다란 키, 긴 머리, 레인코트, 넓은 미간에 찢어진 눈…. 어느
그 문으로 여자가 찾아왔다, 모치즈키 미네타로 <좌부녀>
-
몇년 전에 라는 졸저를 출판한 적 있다. 일본 성인만화와 애니메이션의 세계를 다루겠노라는 나름의 기획의도였다. <저패니메이션 하드코어>라는 책을 당시 참고서적으로 열심히 탐독했던 기억이 있다. 헬렌 매카시와 조너선 클레멘츠라는 인물은 일본 애니에 관심있는 독자라면 기억할지도 모른다. 헬렌 매카시는 <아니메 무비 가이드> 등의 저서를 낸 적 있으며 드물게 일본 애니에 관한 전문서적을 몇권 집필한 적 있다. 조너선 클레멘츠는 <망가 맥스> 등의 편집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서양인으로서 대표적인 일본 애니 ‘마니아’라고 할 수 있는 저자들이 일본의 성인애니에 관한 전문서적을 출판했다는 것만으로, 이 서적은 충분한 의미를 지닌다.<저패니메이션 하드코어>(Erotic Anime Movie Guide, 헬렌 매카시, 조너선 클레멘츠 지음/ 한창완, 이정훈 옮김/ 현실문화연구 펴냄)의 구성은 광범위하다. 먼저, 역사적인 경로를 되밟는다. 데즈카 오사무로
일본 ‘성인용’ 아니메에 대한 본격적인 고찰 <저패니메이션 하드코어>
-
동그란 얼굴에 더벅머리, 바보스럽고 착한 머털이가 튼튼한 장정의 책으로 꾸며져 출간되었다. 이희재의 감동만화를 양장본으로 재출간해 성공한 청년사의 두 번째 시리즈다. 박흥용의 단편만화집이 출간되었지만,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만화라는 점에서 이희재의 감동만화의 맥락을 잇는 두 번째 기획인 셈이다. 박흥용 단편집은 오세영 단편집으로 이어질 계획이라고 한다. <머털도사> <머털도사와 108요괴> 모두 2권의 책이 묶여져 나왔다. 이 만화들은 MBC에서 방영된(지금도 휴일이면 재방을 해주는) 애니메이션으로 친근하다. 애니메이션의 유명도에 비해 만화는 오래전에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그래서 이번 재출간이 반갑다.<머털도사>는 1984년 <새벗>이라는 잡지에 ‘도사님 도사님 우리 도사님’이라는 제목으로 연재를 시작해 여러 매체에 에피소드별로 연재된 독특한 작품이다. 그중 첫 시작격인 작품이 이번에 출간된 <머털도사>다. 누더기 도사와 왕질악
머털도사 컴백! 양장본으로 재출간된 이두호의 <머털도사> <머털도사와 108요괴>
-
대마초라고 하면 몇몇 유명 연예인 얼굴부터 떠올리게 된다. 퇴폐, 향락, 무절제한 방종, 사회부적응 등의 단어도 떠오른다. 하지만 사람들이 대마를 금기로 여기게 된 것은 한 세기가 채 안 되었다. 대마는 신비의 약초이자 식품이었던 것은 물론, 종이와 범선의 돛과 로프의 원료로 널리 쓰였다.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도 대마초 제조를 연구한 대마 농장주였다. 그러나 대마의 운명은 1937년 12월 세계 최초로 미국에서 대마금지법이 공포되면서 극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대마 박피기와 추수의 자동화가 이루어지면서 대마 산업의 발전에 위협을 느낀 섬유업계와 제지업계가 결탁하여 대대적인 반(反)대마 캠페인을 펼쳤다. 화학 자본 소유주 두퐁과 제지 공장을 소유하고 있던 신문왕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가 결탁하여 대마초를 ‘저급한 인종들이 사용하는 미치광이의 약물’로 몰아세웠던 것이다.그 결과 대마에 중과세를 하게 되면서 농가들이 수익성이 없는 대마 재배를 포기함으로써 대마 산업은 몰락했다.
대마초는 진보와 평화의 상징이라고!, <대마를 위한 변명>
-
-
일반적으로 저자가 세상을 떠나고 50년이 지난 책은 저작권이 소멸된다. 그런 해외 도서는 여러 종의 번역서가 나와 있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18세기 영국 정치가인 필립 도머 스탠호프 체스터필드가 30년에 걸쳐 아들에게 보낸 편지를 모아 그가 세상을 떠난 이듬해(1774) 출간된 〈Letters to His Son>이 있다. ‘내 아들아 너는 인생을 이렇게 살아라’, ‘사랑하는 아들아 인생을 이렇게 살아라’, ‘지혜로운 아버지가 사랑하는 아들에게 보내는 47가지 삶의 길잡이’, ‘사랑하는 내 아들아 네 인생은 이렇게 살아라’, ‘내 자식에게 보내는 편지’, ‘아버지가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아들아 세상에서 가장 친한 친구는 아버지란다’ 기타 등등. 각기 다른 제목을 궁리하느라 애썼을 여러 출판사 관계자들에게 경의를!이번에 나온 책은 1929년에 초판이 나온 영국 덴트판을 저본으로 완역한 것인데, 발췌 번역한 일역판을 우리말로 옮긴 중역본이거나 그 중역본을 짜깁기한 책들이 예
18세기 영국 귀족의 유익한 잔소리, <아들아! 성공의 문은 이렇게 열어라>
-
이 책은 재미있다. 160쪽 정도의 분량이 한 호흡에 읽힐 정도니 어지간히 재미있다고 해도 좋겠다. <네루다의 우편배달부>(El Cartero De Neruda 안토니오 스카르메타 지음/ 우석균 옮김/ 민음사 펴냄)라는 제목을 듣고 ‘이게 무슨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영화로 만들어진 <일 포스티노>를 떠올리면 쉽겠다. 가르시아 마르케스가 ‘모든 언어권을 통틀어 20세기 가장 위대한 시인’이라고 칭송한 파블로 네루다라는 천재적 시인과 어느 시골 우체부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네루다의 우편배달부>는 어느 무명의 저널리스트의 회고로 시작한다. 1970년대 초 칠레의 작은 어촌 마을에는 파블로 네루다에게 우편물을 전달하는 것이 유일한 업무인 마리오 히메네스가 있다. 마을의 처녀 베아트리스를 보고 첫눈에 사랑에 빠진 마리오는 네루다에게 소녀를 위한 시를 써달라고 조른다. 네루다의 도움으로 사랑에 성공한 우체부는 결혼하기에 이른다. 이후 네루다가 대통령
어느 우체부가 전하는 ‘시적 세계’, <네루다의 우편배달부>
-
불볕과 곰팡이의 여름이다. 이 지긋지긋한 계절이면 빠지지 않고 찾아오는 손님들이 있다. 열대야, 모기, 팥빙수, 그리고 뭐가 있을까? 빠뜨릴 수 없지. 이토 준지. 여름 장르의 핵은 호러, 호러 장르의 핵은 이토 준지. 언제부턴가 그렇게 되어 있지 않은가? 30도를 오르내리는 초열대의 밤에 찾아오는 이토 준지는 반갑기도 하고 꺼림칙하기도 하다. 그의 만화가 주는 쾌(快)야 분명하지만, 그것은 언제나 만만치 않은 불쾌(不快)를 통과해야만 얻을 수 있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오랜만의 단편집 <어둠의 목소리>(시공 코믹스 펴냄)도 그 규칙을 조금도 깨뜨리지 않는다.그 옛날 홍수에 떠내려 보낸 부인을 잊지 못해 환상의 강물 위에서 세월을 보내고 있는 노인, 기름에 절어 있는 고깃집에서 밤마다 식용유를 훔쳐 먹다 기름덩어리가 되어가는 아들, 동료들을 위해 피를 토해주는 흡혈 박쥐에 매료되어 기묘한 구애를 하고 있는 남자, 동네의 폐가에 만들어진 도깨비집에서 떠돌이 가족의 무시무시한
초열대야에 찾아가는 호러 왕국, 이토 준지의 <어둠의 목소리>
-
소설책 판형의 여성 만화월간지 창간, 유통은 정기구독자 중심으로전사자가 속출하는 전장에서 새로운 잡지가 창간됐다. <허브>(Herb)라는 예쁜 이름의 잡지는 초록색으로 제 색을 무장하고 손에 잡히는 소설책 판형에 256쪽 분량으로 태어났다. 생존 방법은 인터넷을 통한 정기구독. 5천명의 정기구독자가 목표란다. 참 소박하다. 이름처럼 작고 소박한 꿈이다. 만약 5천의 독자로 이 잡지가 생존된다면, 나는 그중 1%라도 모아볼 참이다.<허브> 창간호에는 모두 12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보통 만화잡지를 창간하면 간판으로 한두명의 작가를 민다. 잡지 표지에도 간판 작가의 작품은 큰 활자로 적시된다. 하지만 <허브>는 <오후>에서 보여준 전략을 따라 모든 작가의 비중이 동일하다. 즉, 김진에서 난나에 이르는(배열 순서임) 12명의 작가가 자기에게 주어진 페이지에서 최선의 경주를 다한다는 말이다. 작품의 다양성은 만족이다. 연재극화와 단편의 배율도 적절
<허브> 잘되기를 부탁해!
-
일상적인 주제를 철학적으로 다루는 데 뛰어난 솜씨를 보여준 알랭 드 보통이 이번에는 여행을 주제로 문학, 예술, 철학 그리고 자신의 여행 체험을 엮었다. 여행의 출발, 동기, 풍경, 예술, 귀환 등으로 이루어졌다. 이것은 각각 다음과 같은 질문들과 상응한다. 여행의 시작은 어디인가? 왜 여행을 떠나는가? 여행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 여행에서 발견하는 아름다움은 어떻게 간직할 수 있는가?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는 어디인가?여행을 떠나기 전의 설렘과 기대가 막상 실제로 여행하면서 무너지거나 변하는 경험을 누구나 한번쯤 해보았을 것이다. 드 보통은 ‘일과 생존 투쟁의 제약을 받지 않는 삶’을 꿈꾸며 ‘원시적인 순수와 낙관’을 찾아 바베이도스로 여행을 떠나지만, 여행지의 모습에 실망하고 만다. 여행은 장소의 문제가 아니라 심리적인 문제라는 게 드 보통의 통찰이다. 자유로운 상상과 고독을 즐기면서 진정한 자아를 만나게 해주는 여행, 어떤 의미에서는 자기 자신으로의 여행이 여행의 본모습이
자유로운 상상과 고독을 찾아서 떠나라! <여행의 기술>
-
대학로의 양쪽, 혜화 로터리와 이화동 사거리 사이에는 심야에 이륜차가 들어갈 수 없다는 표지판이 서 있다. 돌돌거리는 나의 스쿠터가 4년째 이곳을 굴러다니고 있지만 한번도 단속하는 걸 보지는 못했다. 다만 그 금지의 이유는 짐작할 수 있다. 번쩍거리는 라이트를 달고 쇼바를 한껏 올린 모터바이크를 타고 미친 듯 중앙선을 넘나드는 폭주족들. 한때 이곳도 신천 등지와 더불어 폭주족들의 주요 활동 무대였던 것이다. 그때 나도 그 미친 정신을 이해해보고자 밤새 ‘오빠 달려’ 하는 아이들을 따라다니며 이야기를 해보기도 했다. 그런데 까마득한 옛날만 같다. 그 아이들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그들은 그 시절의 자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폭주족은 직업이 안 되는 걸까? 그러면 계속 달릴 수 있잖아.” 다카하시 쓰토무는 <폭음 열차>를 통해 1980년대 초반 도쿄의 소년 폭주족들을 그리고 있다. 한 영웅을 내세우기 위해 폭주족이라는 백그라운드를 잡은 게 아니라, 폭주족이라는 커다
폭주족은 직업이 안 되는 걸까? 다카하시 쓰토무의 <폭음열도>
-
‘태초에 요정들의 말로 일루바타르라고 불리는 유일자 에루가 자신의 생각으로 아이누들을 만들었고, 그들은 그의 앞에서 음악을 연주하였다. 이 음악으로 세상이 시작되는데 일루바타르는 아이누들의 노래를 눈으로 볼 수 있게 했고, 그들은 어둠 속의 빛을 보듯 그것을 바라보았다. 그들 중의 많은 이들이 그 아름다움에 반했고, 환상 속에서 시작되어 전개되는 그 역사에 매료됐다. 그리하여 일루바타르는 그들의 환상에 존재를 부여하여 공허 속에 위치시키고, 그 세상의 중심에 비밀의 불을 보내어 타오르게 했고, 그 세상을 에아라 불렀다.’<실마릴리온>에서 유일자를 대리하는 신들인 발라에 관한 이야기인 ‘발라퀜타’의 첫머리에 나오는 태초에 관한 이야기, 눈으로 볼 수 있는 환상의 음악이 존재가 되고 역사가 되어 시작되는 세상에 관한 이야기다. <반지의 제왕>에서 2년에 걸쳐 진행된 ‘반지 전쟁’ 이야기는 2만년이 넘는 세월에 걸친 이야기인 <실마릴리온>에서는
‘가운데땅’의 신화와 역사, <실마릴리온>
-
지난 7월13일 서울국제만화페스티벌(SICAF) 2004 코믹 어워드의 수상자가 발표됐다. 2001, 2003 SICAF 어워드 만화 공로상으로 진행되었던 상이 2004년부터 SICAF 코믹 어워드로 정리되고 대상, 작품상, 특별상 3개 부문의 7개 시상으로 정리되었다. 주목할 만한 것은 이번 상의 수상 항목과 선정된 작품들이다. 기존의 만화상과는 달리 작품상 부문에는 ‘장편&연재만화상’, ‘단편만화상’, ‘만화스토리상’, ‘졸업작품상’으로 나누어 ‘작품의 완성도’를 중점으로 심사했으며, 시장의 확산과 새로운 전망을 보여주는 작품을 위해 특별상 부문(‘만화기획상’과 ‘새로운 발견상’)을 운용한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2001년 길창덕, 김종래, 2003년 고우영에 이어 2004년에는 이두호가 대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80년대 이후 사극의 한길만을 줄기차게 고집해온 노장인에 대한 매력적인 헌사가 되리라고 본다. 작품상을 보자. 박흥용의 <호두나무 왼쪽길로>는 장편&a
우리 만화에 한국의 혼을, SICAF 2004 코믹 어워드
-
<그리스> <죠스> <탑건> <플래시댄스> …. 분명 당신의 머릿속에는 뭔가 불명확하지만 공통점으로 여겨지는 어떤 것들이 떠오를 것이다. 좀처럼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는 강력한 이미지를 남기는 캐릭터, 첫 소절을 듣는 순간 자동적으로 영화 속 이미지가 연결되는 매혹적인 음악들, 단 몇줄만으로 줄거리 설명이 충분해지는 명쾌함, 영화 개봉에 추가되는 수많은 부가상품들, 그리고 박스오피스에서의 대단한 성공…. 그리고 이 모든 특징들을 포괄하는 단어, ‘하이 컨셉’(High Concept)이 이 책을 관통하는 키워드다. 영화 시장 조사 분석가로 일했으며 현재 노스텍사스대학교에서 라디오·TV·영화학과 부교수로 재직 중인 저스틴 와이어트가 저술한 <하이 컨셉트>(저스틴 와이어트 지음| 조윤장·홍경우 옮김| 아침이슬 펴냄) 는 하이 컨셉 영화가 어떻게 후기 고전 할리우드영화로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영화산업의 성장과 관련을 맺어왔는가를 들
영화 시장을 주무르는 핵심 열쇠, <하이 컨셉트-할리우드의 영화 마케팅>
-
붉은 악마’ 응원단은 치우천황을 그려넣은 깃발로도 유명하다. 불의 신이자 농업의 신인 염제(동이계)는 뇌우의 신 황제의 도전을 받고 패했다. 중국 산둥성 일대에 살던 구려라는 신성한 종족의 우두머리 치우(동이계)는 자신의 임금 염제를 위해 복수에 나선다. 그러나 치우는 ‘피가 100리나 흘렀다’는 탁록전쟁에서 황제의 군대와 접전을 벌여 패하고 만다. 중국에서는 이 승리로 중국 민족의 조상인 황제가 야만족(치우)을 물리쳐 문명의 제국 중국을 성립시켰다고 주장한다.염제나 치우는 은나라를 비롯한 고대 동이계 종족들이 숭배했던 신이다. 치우를 도운 풍백과 우사가 단군신화에 나타나는 것도, 염제를 그린 벽화가 집안의 고구려 무덤(오회분)에 있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일 것이다. 자비로운 염제가 황제에게 억울하게 축출된 한을 발산해버린 것이 바로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수십, 수백만 인파의 거리 응원은 아니었을까? 중국 문학자 정재서 교수(이화여대)는 <정재서 교수의 이야기 동양 신
동양의 마음과 상상력 읽기, <정재서 교수의 이야기 동양 신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