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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메이저 IT 기업 두곳이 한날한시에 온라인으로 임직원 간담회를 연다는 소식이 화제였다. 한 회사는 성과급 산정에 대한 불만이, 또 다른 회사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된 인사 평가 제도에 대한 비판이 수면 위로 떠올랐던 터라 세간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두 회사를 둘러싼 문제 제기는 임직원 중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젊은 세대로부터 비롯되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많은 언론은 자신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주장하고, 부당한 처우에는 행동으로 맞서는 MZ세대의 특성이 두 회사의 경영진을 긴장케 했다고 진단했다.
기사를 읽으며 지난해 <씨네21>이 기획했던 90년대생 영화인 50인과의 만남을 떠올렸다. 일을 사랑하지만 개인으로서의 삶도 그에 못지않게 존중받았으면 하고, ‘헝그리 정신’으로 불합리함을 포장하는 태도는 사절이라던 많은 이들의 답변은 ‘(개인의 불가피한) 희생’이라는 단어를 주요 키워드로 언급했던 80년대생 영화인들의 나날들로부터 많은 것이
[장영엽 편집장] ‘뉴노멀’ 시대에 걸맞은 인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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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우림의 노래 몇개를 좋아하고, 김윤아의 <봄날은 간다>를 정말로 좋아한다. 그렇지만 자우림 앨범을 찬찬히 들어본 적은 없었다. 그러다가 <일탈>의 가사를 곰곰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아파트 옥상에서 번지점프를 하고, 신도림역에서 스트립쇼를 하고, 선보기 하루 전에 홀딱 삭발을, 이런 가사가 한국에 또 있었나, 그런 생각을 했다. 아내가 김윤아 또래인데, 환경 활동가 시절에 새만금 농성을 시작하면서 삭발을 한 적이 있다. 그 때 나는 결혼을 결심했다.
공교롭게도 자우림 1집은 1997년 11월에 나왔다. IMF 경제 위기와 함께, 딱 한번 한국에서 만개하려고 하던 다양성의 시대, 그런 흐름의 날개가 꺾였다. 군사정권 이후 획일성을 강요받던 그 시기가 미처 정리되지 않고 우리는 21세기를 만났다. 일탈을 대놓고 노래 부르던 시기는 다시 오지 않은 것 같다. 한국의 문화는 사관학교라는 비유를 써도 이상하지 않은 기획사 연습실로 들어가거나, 자신의 목줄을 쥐고
[우석훈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일탈>의 시대는 다시 오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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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드라마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의 첫 방송을 기다리는 동안, 제목으로 삼은 대사를 입 밖으로 내도 괜찮을 상황을 생각해보았다. 후배의 화장품 파우치에서 립스틱을 빌리는 선배가 하필 사용 기한이 한참 지난 채로 굴러다니던 립스틱을 집었을 때 정도? 물론 저런 내용이라면 제목으로 뽑히지 못했을 것이다. 제목의 도발은 어떤 이들에겐 짜릿한 상상의 재료가 될 것이고, 나 같은 이들에겐 짜증 섞인 관심을 끌기 적당하다.
화장품 회사 마케터 윤송아(원진아)를 따르는 후배 채현승(로운)은 송아가 같은 팀 상사 이재신(이현욱)과 비밀리에 사내연애 중임을 알게 된다. 선배가 행복해 보이니 짝사랑을 접을 찰나, 재신이 다른 여자와 웨딩드레스를 고르는 것을 목격한 현승은 이를 송아에게 고해바친다. 제목이자 첫회의 엔딩 대사는 저따위 남자를 만난다고 거울을 보며 립스틱을 고쳐 바를 필요 없다는 뜻. 매회 엔딩마다 로맨스 장르에서 골백번 반복된 대사가 감미로운 중저음으로 나
드라마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 연애가 전부는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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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무렵 클럽하우스에 가입했다.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등 세계적인 유명 인사들이 참여하는 음성 기반 소셜 미디어로 화제가 된 클럽하우스는 국내에 론칭하자마자 큰 화제를 모았다. <씨네21>에서도 발 빠르게 가입한 몇몇 기자들이 “이건 한번 써봐야 한다”라며 참여를 권했지만, 각종 SNS와 뉴미디어 플랫폼을 모니터링하는 것만으로도 벅찬 요즘, 주목해야 할 플랫폼이 하나 더 늘어났다는 생각에 피로감이 앞선 것도 사실이다.
클럽하우스에 처음으로 접속한 날, 주제가 없는 방에 들어갔다. 영화기자, 영화 홍보마케팅 담당자, 포스터 디자이너, 배우가 우연히 같은 시간에 같은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했다는 이유만으로 즉흥적인 대화를 나누고, 누군가는 그 대화를 청취하는 풍경이 생경하면서도 흥미롭게 느껴졌다. 각본 없는 만남과 ‘라이브’의 특성을 가진 매체의 결합이 만들어내는 살얼음판 같은 순간도 종종 경험했지만, 예기치 못한 이들과 연결되는 의
[장영엽 편집장]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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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고 호흡에 집중하세요. 들이쉬는 숨, 내쉬는 숨. 당신의 몸을 한곳씩 관찰해보세요. 지금 이 순간을 느껴보세요.’
요가를 다녀보았다면 그리 멀지 않게 느껴질 말들이다. 명상에 관심이 있다면 더 친숙할 말들이고, ‘마음챙김’에 관심이 있다면 더더욱 친숙할 것이다. 마음을 어지럽게 하는 외부의 요인들로부터 나를 지키고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함으로써 스트레스를 낮추는 이런 활동은 과거에는 종교적 수행 중 일부로 여겨졌고, 지금은 현대인의 자기 관리 방법으로 여겨진다.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가 제공하는 자극의 홍수 속에서 이런 집중의 시간은 더욱 필요해진 것 같기도 하다. 나 역시 꼭 명상이 아니더라도 운동을 하면서 고요히 집중하는 시간을 가지려 노력한다.
그러나 여기에는 일종의 께름칙함이 있다. 개인적인 실수나 상실에 대해 마음을 다스리는 일은 필요하겠지만, 만약 그 내면의 갈등이 외부에서 유래한 것이라면? 내면의 갈등을 ‘해결’하지 않고 ‘해소’하는 일은 어쩐지 한 발짝만
[김겨울의 디스토피아로부터] 눈을 감는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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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극 진검승부란 이런 것이다. 코미디언 김대희의 유튜브 채널 <꼰대희>의 고정 코너 ‘밥묵자’는 100% 애드리브로 이루어진다. 김대희의 ‘부캐’(부 캐릭터)인 꼰대희와 초대 손님 한명이 마주 앉아 밥을 먹으며 두서없이 잡담을 나누는 것이 전부다. 그런데 김대, 아니 꼰대희는 알았을까? 5만명도 안되던 구독자가 신봉선이 등장한 첫회 이후 두달 만에 40만을 바라보게 될 줄 말이다. 아마도 몰랐을 것이다.
‘꼰대희’의 재미는 예측 불가능성에서 나온다. 오래전 KBS <개그콘서트>의 ‘대화가 필요해’ 코너에서 신봉선과 부부로 등장했던 김대희는 이번에도 그를 ‘집 나간 지 1년 다 된 부인’으로 설정하고 잔소리를 퍼붓는다. 그러나 태연히 “딸입니더”라며 방향을 틀어 김대희의 말문을 막은 신봉선은 간신히 정신을 추슬러 “시집은 안 가냐”며 공격을 펼치는 아버지에게 말한다. “지 고등학생인데예~.” 꼰대희가 ‘신봉선’에게 전화를 걸자 화장실에 간다며 밖으로 나간 딸
유튜브 <꼰대희> ‘밥묵자’, ‘꼰니버스’의 미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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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계 미국 감독 룰루 왕이 연출한 <페어웰>을 보면 더불어 생각나는 영화가 있다. 최근 북미 시상식에서 뜨거운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한국계 미국 감독 정이삭의 영화 <미나리>다. 두 작품은 아시아에 뿌리를 둔 이민자 가정에서 성장한 미국 감독이 윗세대의 삶을 지켜보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느꼈던 감정들을 토대로 만든 자전적 영화다. 가족 중심적인 삶의 모습, 아시아 문화를 다룬 영화에서 빠질 수 없는 식사 장면, 인생의 지혜를 아무렇지도 않게 툭툭 건네는 매력적인 노인 캐릭터의 등장을 포함해 <페어웰>과 <미나리>는 수많은 영화적 요소들을 공유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무엇보다 두 영화의 닮은 점은 어디에도 완전히 속할 수 없다는, 이민 2세대로서의 혼란과 거리감을 진솔하게 드러내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가정에서 습득하는 문화와 사뭇 다른 커뮤니티의 관습을 경험하고, 고단하고 외롭지만 자식들에게만큼은 삶의 무게를 전가하고 싶지 않은
[장영엽 편집장] '페어웰'과 '미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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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나의 책장 속 책들이 방송에 소개되었다. 그 시작은 회사를 방문한 콘텐츠 제작사 대표님(이라고 쓰고 송은이님이라고 읽는다)에게 라이브러리를 소개하면서부터였다. 회사의 동료들과 10년도 넘게 소복소복 사모은 책들이 빼곡히 꽂혀 있는 책장을 보며 감탄하는 대표님에게 각자 책장 속 책들을 보여주면 어떻겠느냐는 나의 오래된 아이디어를 이야기하자 타고난 방송인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기획이 급물살을 타며 우수한 프로그램으로 뽑혀 펀딩을 받고 편성까지 되고 나니 이야기를 시작한 인간이 나가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몰리고 말아 생각지도 않게 방송에 얼굴을 비추게 되었다.
돌아보면 데이터 속 사람의 마음을 읽겠다는 무모한 도전을 감히 시작하려는 순간 내가 명확히 안 것은 그 분야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나의 무지를 깨닫고 생각이 깊은 분들을 함께 일하는 동료로 모셔오기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한 일은 그들이 읽고 있는 책을 따라 읽는 것이었다. 크지 않은 사무실 곳곳에
[송길영의 디스토피아로부터] 마음의 흔적을 나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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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때마다 지하철 가판대나 역사 편의점에서 <씨네21>을 구입한다는 독자들의 후기를 많이 받는다.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어딘가로 떠나는 기분을 만끽할 때 덩달아 생각나는 잡지라는 의미인 것 같아서, 피드백을 받을 때마다 힘이 난다. 실은 영화 주간지를 만드는 입장에서 독자들이 언제 어디에서 무슨 생각을 하며 잡지를 읽을지가 늘 궁금하다.
최근에는 공식 SNS 계정 또는 <씨네21> 온라인 스토어를 통해 독자들의 반응을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게 됐지만, 여전히 우리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서 고요하고 차분하게 <씨네21>의 콘텐츠를 즐기는 독자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특히 올해 설은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책을 접하는 경로도 예년과 많이 달라졌을 거라 짐작한다. 언제 어디서 <씨네21>을 마주하든, 이번 설 합본호가 독자 여러분에게 막간의 즐거움과 활력이 되길 바란다. 안부를 묻는 마음으로 기획한 설 독자 선물 이벤트(90쪽 참조
[장영엽 편집장] 마스터와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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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이 왔다. 나는 본래 연말연시에 이벤트를 즐겨 하는 편이다. 원가족과 살 때는 새해가 시작될 때마다 온 가족이 둘러앉아 손을 꼭 잡고 가족파티를 했다. 지금 함께 사는 사람과도 작은 행사를 했다. 지난해 1월 1일에는 아부다비에 있는 모스크에 갔었다. 지지난해에는 동거묘에게 스카프를 묶어주었다. 삼작년에는 동거인의 부모님을 모시고 좋은 식당에 가서 식사를 하고 가족사진을 찍었다.
올해 세밑은 한해의 끝이나 시작이라기보다는 코로나 시대라는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의 한가운데 같았다. 이벤트를 하려고 해도 마땅히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없었다. 여행을 갈 수도 비동거 가족을 만날 수도 없었다. 눈치가 더 빨라진 고양이들은 이제 가만히 앉아 옷을 입어주지 않는다.
그래서 더, 새해 기분을 내고 싶었다. 세밑 분위기가 날 만한 모든 일을 했다. 꽃을 샀다. 화훼농가돕기 웹사이트에서 산 장미꽃 다섯 송이. 날씨가 너무 추워 배송까지 한참이 걸렸지만 다행히 새해 첫달에 받긴 받았다.
[정소연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세밑, 많은 것의 한복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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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번역가 오미주(신세경)와 배급사 대표 박매이(이봉련)네 욕실 문에는 샤워하다 살해당하는 <싸이코>의 유명한 장면이 걸려 있다. 낮은 온도의 유머 코드를 공유하는 둘간의 대화는 언제나 ‘척 하면 척’이다. 아니, 척 하면 척 노리스까지 갈 법한 이들은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던 ‘그 양반’이 진심으로 신기하다. 미주는 직업 특성상 총을 많이 접했다던 그 양반에게 “직업이 뭔데요. 뭐, ‘존 윅’이세요?” 물은 적이 있다. 육상 단거리 국가대표 기선겸(임시완)은 <존 윅>을 인터넷에 검색해서 ‘킬러구나’ 하는 사람이다. 살아온 배경, 관심사가 다른 이들이 엮이는 거야 드라마에선 예삿일이지만 JTBC <런 온>은 마음을 말로 전하는 어려움까지 섬세하게 짚는다.
찰떡처럼 말의 합이 맞는 상대를 만나는 즐거움이 있다면 내가 모르는 화제로 눈을 빛내는 사람을 턱을 괴고 바라보는, 그런 시작도 있다. 접점이 없는 이들이 서로 호감을 느끼면 상대의 말을 주의
드라마 '런 온', 대화로부터 싹트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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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원 기자와 만화잡지 <뉴타입>의 한국판 전 수석기자였던 김익환씨가 쓴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 리포트를 흥미롭게 읽었다. 이 애니메이션은 19년간 일본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켰던 지브리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기록(316억8천만엔)을 훌쩍 뛰어넘어 개봉으로부터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새로운 기록(1월 18일 기준 361억엔)을 써내려가고 있다. 코로나19 시국에 무려 2644만명의 극장 관객을 동원했다는 점도 놀랍지만, 심야시간대(오후 11시30분)에 방영한 TV애니메이션의 극장판이 이토록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된 이유가 궁금했다. 구체적인 흥행 요인은 이번호 기획 기사에 자세히 소개했으나, 핵심만 말하자면 천우신조의 타이밍과 글로벌 OTT 플랫폼의 확장성이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의 예기치 못한 흥행에 크게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인해 어쩌면 경쟁작이 되었을지도 모를 수많은 애
[장영엽 편집장] 코로나19 시대의 새로운 흥행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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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람들을 두 종류로 나누자면 단골이 될 수 있는 사람과 단골이 될 수 없는 사람으로 나눌 수 있다고 본다. 나는 후자에 가깝다. 무슨 이야기인가 하면, 손님으로 어느 가게를 자주 가서 단골의 자격이 충분해졌더라도 주인이 나를 아는 체를 하는 순간, 그곳을 더는 들르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누군가는 분명 이런 태도가 쉽게 이해되지 않을 것 같다.
과거 일을 예로 들자면 이런 식이다. 예전 집 근처 편의점에서 늘 비슷한 시각에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사서 먹었는데 어느 날 직원이 말을 건넸다. “이 아이스크림 맛있죠? 저도 맛있더라고요.” 대충 그렇다고 쑥스러워하며 대답은 하고 나왔지만 그 이후부터는 다시는 거기에 가지 못했다. 이유는 바로 내 존재를 들켜버린 것 같은 느낌 때문이었다. 물론 나는 비밀 요원도 아니고, 부끄러운 짓을 하지도 않았다. 나는 진심으로 익명의 ‘손님1’이고 싶은데, 한순간 ‘이 근처에 살고, 매일 특정 아이스크림을 비슷한 시간대에 사 먹는 20대 남자’로
[이동은의 디스토피아로부터] 단골이 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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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을 미친 듯이 달리기만 했죠. 달려야만 했고, 불안했고…”, “내 페이스가 어느 정도인지도 모르고 냅다 달렸어요. 전력 질주.” 달리기 얘기인가 했는데 일, 아니 삶에 관한 고백이었다. 4부작으로 방송된 Mnet <달리는 사이>는 데뷔 4년차부터 14년차까지 20대 여성 가수 다섯명이 여행하며 러닝 코스를 함께 달리는 프로그램이다. “달릴 때 숨차면 오히려 속도를 낮춰. 그래도 된다는 걸 미리 알았더라면 좋았을 텐데”(하니), “저는 늘 앞일을 걱정해서 하루를 망쳐왔어요. 그런데 오늘 달린 산길은 커브가 많으니까 다음에 뭐가 나올지 알 수 없는 거예요. 다음 길에 가서야 알 수 있더라고요. 가서 보면 되니까 아무 생각하지 말자” (유아) 등 이들이 달리기를 통해 인생을 배우는 과정이 아름다운 풍광 속에 펼쳐진다.
‘달리기’와 ‘일하기’의 의미가 겹치고, 비슷한 생활 속에서 비슷한 압박감을 느껴온 동료와 가까워진 출연자들은 점점 깊게 담아두었던 얘기를 꺼낸다. “무
Mnet '달리는 사이' - 느려도, 쉬어도, 멈춰도 괜찮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