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월 셋쨋주 <씨네21> 편집부의 공기와 어울리는 음악을 선곡하자면 스터길 심슨의 <The Dead Don’t Die>를 택할 것이다. 예년보다 설 연휴가 빠르게 찾아온 까닭에 한달 반 남짓한 기간 동안 두권의 특별호와 한권의 특대호 마감이라는 큰 산을 넘게 됐다. 키보드 치는 소리와 교정지 넘기는 소리, 이따금 정적을 깨는 한숨 소리가 들려오는 사무실에 앉아 점점 안드로메다로 향하는 정신줄을 부여잡으며 모두가 마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하지만 마감의 고통과 잡지의 재미는 정비례한다고 자신할 수 있을 만큼, 이번 설 합본 특대호에는 볼거리, 읽을거리가 많다. 예능의 새로운 흐름을 주도하는 여성 엔터테이너 송은이를 심층 인터뷰한 김혜리 기자의 글부터 올해 스크린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칠 다섯명의 신인배우를 조명한 특집까지 우리의 번아웃이 독자의 즐거움이 되길 바라며 준비한 기사들을 부디 훈훈한 마음으로 읽어주셨으면 한다.
이번호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장영엽 편집장] 2020년, 다채로운 논쟁의 해가 되길
-
록은 새로운 세대의 귀로 들어도 여전히 쿨하고 섹시한 장르일까? 아이돌 그룹 원 디렉션 출신의 해리 스타일스는 최근 빌보드 1위를 기록한 화제작 <Fine Line>에서 1960, 70년대의 클래식 록으로 돌아갔다. 물론 지금 감성의 팝에 재료로 활용한 정도지만 1994년생인 그가 동료들이 알앤비로 향할 때 록과 밴드 사운드를 시도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스타일스는 솔로 1집부터 이런 경향을 내비쳤다. 흔히 아이돌 이미지와 결별하는 성인식으로 제일 앞선 힙스터 장르를 들고 나오지만 스타일스는 역으로 1970년대 싱어송라이터, 포크, 록으로 앨범을 채웠다. 어떤 곡에선 컨트리 분위기도 났다. 그렇게 만들어진 《Sign of the Times》는 아이돌에 관심 없는 록/팝 취향의 윗세대까지 그를 진지하게 주목하도록 만들었다. 이번 앨범에서도 그 기조는 그대로 이어진다. 더 흥미로운 것은 스타일스가 단순히 록의 사운드만 취해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는 인터뷰에서 데이비드 보위의
[마감인간의 music] 해리 스타일스 <Fine Line>, 록스타가 된 아이돌
-
새해가 시작된 지 한주가 지났건만 2와 0이 규칙적으로 두번 반복되는 ‘2020’이라는 숫자가 여전히 생경하고 상서롭기만 하다. 조지 오웰에게는 1984년이, 노스트라다무스에게는 1999년이 인류에게 파멸을 선사할 적기(適期)로 여겨졌고, 스탠리 큐브릭이 1968년에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만들 때만 해도 인간이 진짜 달에 갈 줄 몰랐으며, 2004년의 왕가위에게 2046년 정도면 미래도시에서의 사랑 서사를 상상하는 데 꽤 적절한 시공간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순식간에 2020년대에 접어든 지금, 2046년은 ‘충분히’ 미래적인가.
창작자들은 미래의 인류 혹은 미래에 인류가 만나게 될 ‘다른’ 존재들을 로봇, 동물, 좀비, 괴생명체 등의 형상으로 상상하곤 했다. 그럼에도 이 캐릭터들의 속성은 여전히 인간을 닮았고, 모종의 인간성을 경유해서만 이해될 수 있었다. ‘지나치게’ 인간을 닮아서 독자에게 ‘불쾌한 골짜기’(인간이 인간이 아닌 존재를 볼 때, 그것이
2020년대의 인간성
-
감독 짐 셰리던 / 출연 대니얼 데이 루이스, 피트 포스틀스웨이트 / 제작연도 1993년
‘아버지’라는 말이 주는 느낌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따뜻함, 불편함, 엄격함, 허전함, 미안함…. 나에게 아버지는 애증의 존재다. 한국전쟁 때 함경남도 단천에서 내려온 실향민인 아버지는 거친 성격만큼 욕도 잘하신다. 그의 첫째 아들, 그러니까 큰형은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군인으로 살았다. 뭣도 모르던 나도 아버지와 큰형의 권유로 1994년에 육사에 입학해 2학년 1학기까지 다녔다. 하지만 진로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다가 결국 기말고사 시험지를 백지로 내고 나와버렸다. 이후 한국 현대사에 비판적 시각을 갖기 시작한 나와, 박정희·전두환 등 군사정권 문화에 관대한 아버지, 두 인간 종자의 냉전은 상당히 오래갔다. 2001년 내가 처음으로 만든 작품이 <나의 아버지>라는 사적 다큐멘터리였던 것은 그만큼 내 안에 그 냉전으로 인한 응어리가 컸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짐 셰리던 감
[내 인생의 영화] 김희철 감독의 <아버지의 이름으로>
-
-
“뭐야 또 검사 드라마야?” 소파에 늘어져 맥주를 까먹던 검사들이 국회의원에게 USB메모리를 바치는 드라마 속 검사를 보고 피식 웃는다. 이들은 검찰총장도 수년간 찾지 않은 지방 지청의 형사부 소속이다. 점심 메뉴가 중요한 회의 안건이고, 굿값이나 곗돈에 얽힌 고소·고발 사건을 검토하고 피의자와 피해자를 만나는 일과에 충실하다. 그냥, 직장인 같다.
JTBC <검사내전>은 ‘생활형 검사’ 김웅의 에세이가 원작이다. 현실을 살아가는 대다수 검사들은 권력의 하수인이나 정의의 사도로 등장하는 드라마와 영화 속 검사와 거리가 멀다던 책이 다시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검사 앞에 드러누워 강한 코어 근육으로 가짜 경련을 연기하던 ‘연쇄 사기범’ 할머니를 비롯해 사기꾼을 다루는 에피소드가 흥미로운 한편, 검사들의 인간적인 성정과 실수를 왜 자꾸 보여주는지 궁금했다. 검사도 사기꾼의 눈물에 속는다. 도박장에 잠입했다가 화투패에 이성을 놓기도 한다. 이선웅(이선균), 차명주(정려원)
<검사내전>, 검사 이야기, 다른 방식으로
-
영화보다 극적인 시사 뉴스가 연일 쏟아지는 요즘이다. 전세계적으로는 ‘제3차 세계대전’이라는 단어가 실시간 트렌드 검색어에 오르고, 국내에서는 파격적인 검찰 인사가 야기할 정국의 변화를 좇는 언론의 보도가 이어지는 것을 보고 있자니 현실을 뛰어넘는 상상력을 발휘해야 할 창작자들의 어깨가 한층 더 무거워지리라 짐작한다. 한편으로는 이처럼 엄중한 현실이 앞으로 제작될 한국영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사뭇 궁금하기도 하다. 세계에 놀라움을 안겨준 2018년의 남북 정상회담과 그 이후 숨가쁘게 전개된 북핵 문제가 그로부터 1년이 지나 극장가에서 선보인 한국형 재난 블록버스터 <백두산>과 역시 남북 관계를 주요 소재로 삼고 있는 2020년 기대작 <모가디슈> <정상회담>(가제) 등의 영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을 생각하면, 현재의 풍경은 미래의 한국영화에 어떠한 밑그림으로 아로새겨질지 물음표를 가지게 된다.
이번호 특집은 2020년 극장가에서 만나게
[장영엽 편집장] 2020년 한국영화 미리보기
-
그래미 시상식이 멀지 않았다. 올해에는 변화의 폭이 적지 않다. 여성이 그래미 역사상 최초로 위원장을 맡게 되었고, 후보군 역시 젊고, 젠더와 인종적인 측면 모두에서 다채롭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그 와중에 키포인트를 딱 하나만 꼽자면 과연 빌리 아일리시가 상을 몇개나 가져갈 것인가에 있지 않을까 싶다. 2019년 팝계는 빌리 아일리시의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까닭이다. 주요 4개 부문, 즉 ‘올해의 앨범’, ‘올해의 노래’,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신인’ 중 빌리 아일리시의 수상이 거의 확실시되는 건 역시 ‘올해의 신인’이다. 이런 이유로 다른 후보에 상대적으로 스포트라이트가 적게 가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이 밴드를 추천한다. 이름은 ‘블랙 푸마스’, 텍사스 출신의 2인조 밴드다. 텍사스 출신이라고 해서 그들이 컨트리쪽 음악을 할 거라고 추측하면 큰일난다. 이 밴드, 흑인 펑크(Funk)/솔을 제대로 할 줄 안다. 무엇보다 라이브 실력이 뛰어나서 <Colors>
[마감인간의 music] 블랙 푸마스 , “그래미에서 보겠구나”
-
몇달 전, 넷플릭스 최고경영자인 리드 헤이스팅스가 <뉴욕타임스> 딜북 콘퍼런스에서 말했던 구절을 빌리면 넷플릭스의 경쟁상대는 ‘인간의 수면 시간’이라고 한다. 더 크게는 ‘거대 트렌드’ 자체를 경쟁상대로 꼽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서로 전혀 다른 서비스처럼 보이는 아마존(커머스), 넷플릭스(콘텐츠)와 유튜브(콘텐츠), 페이스북(소셜미디어)이 서로를 경쟁상대로 여긴다. 무엇을 두고? 인간의 시간을 두고.
환장할 노릇이다. 아직 못 읽은 책이 죽을 때까지 다 못 읽을 만큼 남아 있는데 2020년은 와버렸고, 이 거대 기업들은 전세계를 균질화하다 못해 그 파이를 나눠먹는 것으로도 모자라 이제는 인간의 잠을 줄여서라도 전체 파이를 늘리려 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인간 문명의 끝인가? 우리는 모두 ‘넷플릭스 증후군’(넷플릭스에서 콘텐츠를 보는 것보다 무엇을 볼지 고르는 데에 시간을 더 많이 쓰는 현상)을 겪다가 컴퓨터, 스마트폰, 내지는 태블릿컴퓨터를 앞에 두고 쓰러질 것인
시간이 없다, 시간이
-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의 결정적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대혁명 전의 18세기 프랑스. 화가 마리안느(노에미 멜랑)는 귀족 엘로이즈(아델 에넬)의 결혼 상대에게 보낼 초상화를 그리기 위해 고용된다. 모델 서기를 거부하는 엘로이즈를 속이기 위해 산책 동무로 가장한 마리안느는 바람 속을 걸으며 엘로이즈를 이루는 무수한 선을 눈으로 더듬는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은 고정된 자세와 시선으로 정념을 그린다. 툭 터진 자연 앞에 던져진 엘로이즈의 고독하고 단단한 실루엣은 카스파어 다비트 프리드리히의 낭만적 풍경화를, 침묵 속에 봉인된 열정을 상상하게 하는 여자의 뒷모습은 덴마크 화가 함메르쇼이의 실내 그림을 생각하게 만든다(그림은 <젊은 여자의 뒷모습이 있는 실내>(1904, 빌헬름 함메르쇼이), <여인과 석양>(1828, 카스파어 다비트 프리드리히), 위 왼쪽부터).
12/24
“포스는 선택받은 자한테만 있거든?” “지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포스 타임
-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 출연 후쿠야마 마사하루, 오노 마치코 / 제작연도 2013년
‘내 인생의 영화’를 이야기한다는 것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작품 중 무엇이냐를 고민하는 것이다. 그렇다. 나는 그와 동시대에 산다는 것에, 그래서 그의 작품이 계속된다는 것에 충분히 행복한 #고빠_다. 새삼 고백하건대 그의 영화를 영접하기 전의 나는 극적 감정이 극대화되고 반전이 있는 스토리를 선보여야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믿는 프로듀서였다. 심지어 가족영화는 딱 질색이었다. 굳이 가족을 영화에서까지 봐야 해? 솔직히 벗어나고 싶고 지긋지긋한 존재 아냐? 어쩌면 나는 단 20자 안으로 관객의 관심을 사로잡을 수 있는 ‘후킹’한 하이 컨셉무비에 함몰돼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던 어느 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를 보고야 말았다. 힘 빼고 담담하게 툭 내뱉는 그의 화법에 속절없이 당했고, 얻어터진 것처럼 며칠간 후상이 남았다. 이후 나는 고레에다 감독의 작품을 모두 찾아보았고,
[내 인생의 영화] 김나영 크레이브웍스 이사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
‘방송국 놈들’은 여자에게 기회를 주는 데만 박한 게 아니라 포상에도 박하다. 김숙에게는 단 하나의 상도 없이 ‘슈퍼맨 아빠들’(‘아이들’도 아니고!)에게 대상을 준 <2019 KBS 연예대상>, 김구라의 심드렁하고 냉정한 자평만이 그나마 좀 화제가 된 <2019 SBS 연예대상>은 안 그래도 식어가는 지상파 연말 시상식 분위기에 찬물을 더했다.
하지만 <2019 MBC 방송연예대상>은 받을 만한 사람을 잘 챙겨주는 것이 시상식의 격과 재미를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는지 보여준 잔치였다. “저한테 손 내밀어주시고 키워주시고 사람 만들어주신” 송은이와 김숙에게 큰절을 올린 안영미, 김숙에게 트로피를 내밀며 어깨춤을 춘 신봉선, 방청석에서 무대 위까지 “다섯 계단을 올라오는 데까지 13년이 걸렸다”던 장도연, 김숙에게 재미없다고 핀잔 들을 것을 안다면서도 “내가 하는 말이 칼이 되지 않도록” 방송하겠다고 늘 그렇듯 진지하게 다짐한 송은이, 시상자로 나와
<2019 MBC 방송연예대상>, 울고 웃은 그날 밤
-
“A영화가 순위권에 없다는 게 말이 되나요?” “저는 B영화가 C영화보다 상위권이라는 점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원더키디의 해’를 몇 시간 앞둔 2019년 12월 31일 오후 <씨네21> 회의실의 풍경이다. 이번호 특집 기사인 ‘2010년대 한국영화 베스트10’에 소개할 10편의 영화를 최종적으로 확정하기 위해 시작된 회의는 어느덧 자신이 지지하는 영화를 마지막까지 사수하려는 기자들의 ‘썰전’장으로 변했다. 특정 영화가 왜 2010년대의 베스트영화로 선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또 <씨네21>이 그 영화를 지지하는 데에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열과 성을 다해 ‘변론’하는 기자들 때문에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리스트를 확정하는 게 쉽지 않았음을 밝힌다.
2020년을 시작하며 2010년대를 빛낸 10편의 한국영화를 돌아보기로 마음먹은 건, 단순히 지난 10년을 정리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만은 아니다. 무엇보다 2010년대를 거치며 한국영화가 이뤄온 성취를 현재의
[장영엽 편집장] 연하장과 자기소개서
-
뉴욕 힙합의 상징, 갱스타가 컴백했다. 그런데 잠깐만. 그럴 리가. 구루가 하늘나라에 있는데 이게 어떻게 가능하지? 맞다. 구루는 이제 세상에 없다. 하지만 컴백은 했다. 갱스타의 남은 절반 디제이프리미어는 2005년부터 2009년까지 구루가 녹음해둔 미발표 랩을 이번 앨범에 활용했다. 육신은 없지만 영혼은 함께다.
모든 것이 그대로다. 모든 것이 우리가 열광하고 사랑했던 갱스타 그대로다. 붐뱁의 아이콘 디제이프리미어의 비트도 여전하고 구루의 공격적인 시도 여전하다. 어떠한 적응도 필요 없다. 심지어 앨범 타이틀마저 친숙하다. 《One of the Best Yet》. 그들이 늘 입에 담고 다니던 구절이다. 그렇다면 시대에 뒤처진 것 아니냐고? 아니다. 이건 클래식이니까. 이건 시간을 초월한 것이니까.
은 이번 앨범의 두 번째 싱글이다. 특히 뮤직비디오가 인상적이다. 구루의 아들이 구루의 역할을 맡았다. 구루가 생전에 입던 패션을 똑같이 입고 나와 구루의 제스처를 연기한다. 진
[마감인간의 music] 갱스타 , 구루가 돌아왔다
-
미경, 용준, 수현, 효진, 종욱, 미정, 경환, 재윤, 수완, 규림…. 한동안 온종일 생각하며 부르고 지냈던 이름들. 작품 속에 등장했던 이름이다. 나는 시나리오를 쓸 때 등장인물 이름 짓느라 시간이 꽤 드는 편이다. 대부분 평범한 삶을 사는 이웃 같은 주인공들이라 자주 들었던 익숙한 이름이어야 하지만, 친근하면서도 고유한 캐릭터가 느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준호’라는 이름. 칸국제영화제에서 상을 받고 자신만의 장르를 만든 영화감독 이름이 이준호나 김준호가 아니라 봉준호라는 것에서 느껴지는 대중적이면서도 남다른 분위기가 있질 않나. 한때 한국영화에 가장 많이 등장한 남자주인공 이름이 ‘민식’이라고 들었다. 민식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그동안 한국영화에 등장했던 남자 캐릭터의 전형성과 어쩐지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수라>에서 안남시의 ‘박성배’ 시장은 또 어떤가.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사랑을 이루지 못한 애틋한 여주인공의 이름
누가 이름을 함부로 짓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