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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과연 언제까지 지속할까 고민한 적이 있다. 20대에 다녔던 영화사가 경영상의 어려움으로 문을 반쯤 닫게 된 것이 계기였다. 그때는 영화 촬영과 상영 포맷이 아날로그인 필름에서 디지털로 전환이 이루어지던 시점이기도 했고, 산업 측면에서도 영상미디어의 영역이 인터넷을 넘어 모바일로 확장을 시작하던 무렵이었다. 나는 당시 영화라는 것이 곧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느꼈다.
당연하게도 영화는 사라지지 않았다. 미디어는 역사가 오래될수록 수명이 길다. 역사가 짧은 순서대로 먼저 사라진다. TV보다도 역사가 긴 라디오는 아마 TV보다 더 오래 우리 곁에 있을 확률이 높다. 무선 이동통신 수단인 삐삐는 사라졌지만, 우편은 아직 유효하다. 책은 틀림없이 더 오랫동안 존재할 것이다. 그렇다면 120년 남짓한 영화의 나이로 볼 때, 영화는 그 역사만큼 앞으로 한동안 지속할 확률이 높다(그래도 몇 천년 이어온 연극보다는 더 오래 지속하진 않을 듯하다).
영화라는 포맷은 거의 바뀌지 않
영화를 보러 가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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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으로 집 안에서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에 관한 관심이 늘었다는 기사와 외식업계 불황이 길어지고 있다는 기사를 보다가 넷플릭스를 켰다. <위기의 레스토랑>은 몰타, 캐나다의 휴양지 토버모리, 카리브해의 세인트루시아 등 경치가 아름다운 곳에 자리잡고 망해가는 (중요) 레스토랑을 살리기 위해 요리, 경영, 디자인 전문가가 찾아가는 솔루션 프로그램이다.
고든 램지의 <키친 나이트메어>의 ‘순한 맛’으로 볼 수도 있지만, 지금 한국 시청자라면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과 겹쳐 보는 게 더 익숙할 수도 있다. 식당은 자신의 꿈이라면서 바빠서 자주 나와보지 못한다는 축구선수에겐 “사장님, 음식 장사는 장난이 아니에요~”라고, 가게에 대한 애정이 너무 큰 나머지 메뉴를 끝없이 늘리는 셰프에겐 “사장님, 이대로는 장사 모대요”라고 엄격한 추임새를 넣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백종원보다 훨씬 상냥한 전문가들은 자기 고집에 치어 망
넷플릭스 <위기의 레스토랑>, 개선되는 모습의 중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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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어떠한 것에도 곧 익숙해지는 동물’이라고 했던가.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긴급재난문자 알람음이, 마스크를 쓰고 출근하는 일상이 더이상 낯설지 않게 느껴진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며 일상을 살아가는 마음가짐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음을 느낀다. 지금까지는 상황이 조속히 해결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버티고 견디는 쪽에 가까웠다면, 이제는 전염병과 더불어 살아가는 새로운 일상의 방식에 대해 본격적으로 고민하게 되었다고 할까. 최근 다양한 영화 기관들이 선보인 몇 가지 흥미로운 시도들 또한 이러한 고민의 연장선상으로 보인다.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씨네Q 신도림점 등의 멀티플렉스가 ‘좌석간 거리두기’ 정책을 시행하는 한편, 한국영상자료원의 경우 휴관 중인 시네마테크 KOFA의 프로그램을 KMDb VOD 플랫폼을 통해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시도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프로젝트는 이번호 기획기사에서 소개한 ‘영화로운 일상을 위한 신작展’이다. 그린나래미디어, 누리픽쳐
[장영엽 편집장] 코로나19에 대처하는 영화계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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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션들은 지금 하고 싶은 음악이 그동안의 음악과 너무 다를 경우 얼터 에고를 만들어 활동하기도 한다. 아이돌에도 완전체와 유닛이 있듯, 다른 이름으로 다양한 음악을 선보이는 것이다. 러브 리제너레이터도 그런 또 다른 자아다. 바로 댄스 프로듀서 캘빈 해리스의 새로운 이름이다. 굳이 새로운 이름을 만든 걸 보면 전향은 아닌 듯하다. 그동안 꼭 들려주고 싶던 음악이 기존 캘빈 해리스의 색깔과 달라 번외 활동을 결심한 듯하다.
러브 리제너레이터는 ‘레이브’ 시대의 클럽 음악으로 돌아갔다.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영국과 유럽에서 유행했던 애시드 하우스, 정글, 테크노 등을 들려준다. 이 시기는 록의 폭발기인 1960년대 ‘사랑의 여름’과 비교해 ‘제2의 사랑의 여름’이라 불릴 정도로 클럽 음악의 고전 시대다. 캘빈 해리스는 지금의 일렉트로닉 댄스뮤직(EDM) 트렌드와 거리를 두고 뿌리에 심취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놀라운 건 커머셜의 아이콘 캘빈 해리스가 언더그라운드
[마감인간의 Music] 러브 리제너레이터 , 고전으로 돌아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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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이 된 지 아흐레가 지났지만, 아직 새 학기 학생들을 만나지 못했다. 대부분의 대학들이 개강을 1~2주 이상 늦췄고, 그마저도 한달간 온라인 강좌로 대체하라는 공지가 있었다. 학교는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생경한 프로그램을 이용해 강사가 알아서 강의 동영상을 만들라고 안내했는데,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학생들을 떠올리며, 그리고 앞으로 한 학기 동안 수업이 언제 어떻게 진행될지 스스로도 짐작하지 못한 채, 누추한 집에서 청중 한명 없이 홀로 100분간 한 학기 강의 계획을 떠들었다.
나는 화면에 나온 내 얼굴이 부끄럽기도 했고, 청중 반응 하나 살피지 못한 채 혼자 떠들어야 하는 이 상황에 거듭 ‘현타’(현실자각타임)가 와서, 고약한 숙제를 해치우듯 조악한 동영상 한편을 후다닥 업로드했다. 이런 걸로 수업이 될지 미심쩍었고, 이게 다 강의 동영상 시장을 활용해 강사 고용을 최소화하려는 신자유주의 대학들의 큰 그림인가 싶어 아찔했다.‘코로나19’ 시대
코로나19 시대를 살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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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클로드 고레타 / 출연 이자벨 위페르, 이브 베네이통 / 제작연도 1976년
여성/감독으로서의 나의 정서를 지배한 두편의 영화가 있다. 한편은 말할 기회가 종종 있었는데, 바로 <낮은 목소리>다. 내 인생 최고의 영화로 망설인 적이 없다. 무언가를 선택하는 것을 꽤나 힘겨워하는 내가 이렇듯 분명하게 답할 정도로 <낮은 목소리>는 강렬했다. 1995년, <낮은 목소리>를 극장에서 처음 보았다. <낮은 목소리>는 다큐멘터리가 현실과 어떻게 만나야 하는지를 보여준 가장 생생한 예시였고, 강덕경님부터 변영주 감독님에 이르기까지, 영화를 매개로 만났던 다양한 여성들의 얼굴은 페미니즘의 영화적 실천을 상상할 수 있게 해준 가장 친절한 안내자였다. <낮은 목소리>는 그저 한편의 영화가 아니라 내 삶의 정서와 감독으로서의 태도를 만든 하나의 세계다. 내가 페미니스트로서 <낮은 목소리>가 구현하는 세계로 들어설 수 있었던 것은
[내 인생의 영화] 김일란 감독의 <레이스 짜는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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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에 머물지 하늘로 올라갈지 귀신 뜻대로 고를 수 있게 된 ‘귀신 민주화’ 이후, 지상은 귀신으로 붐빈다. 환생할 영혼이 부족해지자 무당 미동댁(윤사봉)은 ‘귀신-환생 순환 정책’에 따라 평온납골당 귀신들을 올려 보내려 애쓰지만, 실적은 전무하다. 저마다 구구절절 사연이 있는 귀신들의 읍소를 들어주다 그렇게 되었다. 갓 태어난 아기를 두고 사망한 차유리(김태희)도 그중 하나다. 낮에는 딸 서우(서우진) 곁에 있다가 밤이면 납골당으로 퇴근한 지 5년째. 자신 때문에 서우가 귀신을 인지하게 되자 하늘로 올라갈 결심을 한 참인데, 뜻밖에 생전 모습 그대로 사람이 되는 기회가 생겼다. 49일 안에 재혼한 남편 조강화(이규형)의 아내, 서우 엄마 자리를 되찾으면 사람으로 쭉 살 수 있게 된단다.
한이 풀리면 절하고 승천하는 귀신 이야기는 산 사람쪽의 희망이고, tvN 드라마 <하이바이, 마마!>의 귀신들은 미련이 무척 길다. 9살 아들이 30살이 되도록 따라다니는 귀신 가족이
<하이바이, 마마!>, 미련이 많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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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때와 다를 바 없는 일상을 살아가고 있음에도 울적한 마음이 쉽게 해소되지 않는 요즘이다. 텅 빈 거리와 마스크에 가려 표정을 읽을 수 없는 군중으로 가득한 퇴근길 풍경을 접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가라앉을 수 있다는 걸 최근 들어서야 알았다. 착 가라앉은 기분에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 건 ‘사회적 거리두기’인 것 같다. 기다렸던 영화의 개봉이 미뤄지고, 인터뷰가 취소되며, 즐겨 찾던 극장이 연달아 휴관을 선언하는 나날들이 이어지다 보니 평소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일상을 공유했는지를 새삼 깨닫는다. 하루빨리 지금의 국면이 해소되기를, 그때까지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건강하기를 바란다.
울적한 나날을 보내던 중 김초희 감독의 데뷔작 <찬실이는 복도 많지>를 보았고 오랜만에 많이 웃었다. 일도, 사랑도 잘 풀리지 않는 한 영화 프로듀서의 일상을 조명한 이 작품은 살면서 경험할 법한 수많은 비극의 틈새로 반짝이는 웃음을 주입한 영화다. 한겨울에 러닝셔츠 바람으로 찬
[장영엽 편집장] 봄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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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의 새 앨범이 발매됐다. 그중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노래는 <Respect>다. RM과 슈가는 이런 말을 하고 싶었던 것 같다. “‘리스펙트’란 단어가 요즘 남발되고 있어. 부디 존경을 쉽게 말하지 마.”이들의 문제의식에 나 역시 동의한다. 하지만 힙합 문화 안에서 리스펙트란 단어가 지닌 맥락을 떠올리면 그들의 결론에까지 동의하기는 어렵다. 래퍼들이 ‘리스펙트’를 외치는 광경을 본 적 있을 것이
다. 확실히 래퍼들은 이 단어를 습관적으로 입 밖에 낸다. 미국 흑인 남성의 사회경제적 처지 때문이다. 힙합 역사가 윌리엄 젤라니 콥은 이를 “흑인 남성의 무기력함이라는 흉터 조직”이라고 표현했다. 그들 입장에서는 조그마한 성취에도 최대한 큰 의미를 부여해야 했다. 위험하고 가난한 동네에 태어나 빈손으로 시작해야 했던 그들은 리스펙트를 건네며 서로를 격려했다. 너도 나처럼 힘든 걸 안다고. 비록 밑바닥에서 출발했지만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가자고. ‘너의 투쟁(struggle
[마감인간의 Music] 방탄소년단 , 리스펙트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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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회 오스카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호아킨 피닉스의 수상 소감이 한동안 미국의 인터넷을 달궜다. 하나의 동물종(인간), 하나의 국가, 하나의 민족, 하나의 성(性)이 다른 상대를 착취하고 지배하는 부정의에 대항하여 행동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소감은 그 내용도 형식도 많은 이들을 사로잡을 만한 것이었다. 그가 이 멋진 수상 소감을 발표한 오스카가 정작 여성감독을 감독상에 노미네이트하지 않는 것으로 늘 비판받는다는 점은 아이러니하지만. 그렇게 감독상 후보에도 호명되지 않은 여성감독이 있었으니 바로 <작은 아씨들>을 만든 그레타 거윅이다. 그레타 거윅은 2019년 골든글로브에서도 오스카에서도 감독상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이를 비판하는 이야기 역시 충분히 길게 쓸 수 있겠지만, 그보다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작은 아씨들>에 등장하는 음악에 대한 이야기다.
<작은 아씨들>에는 여러 클래식 음악이 등장한다. 자매들 중 셋째인 베스(엘리자 스캔
들리지 않는 소리를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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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마렌 아데 / 출연 산드라 휠러, 페테르 시모니슈에크 / 제작연도 2016년
나의 부모는 베이비붐세대(1955~63년대 태어난 세대)와 386세대(1960년대 태어나 80년대 대학에 다니며 민주화에 앞장선 세대) 언저리에서 방황했던, 흔히 말하는 낀 세대였고 나 역시 IMF 구제금융 위기 즈로, 꼈다면 꼈다고 할 수 있는데, “우리 세대는 낀 세대인 것 같아~”라고 말하면 아빠는, “다들 그 나이 때는 자기들이 꼈다고 생각해~”라며 자조 섞인 말을 던지곤 했다. 부모님과 대화를 하다보면 가끔 내가 벽이랑 이야기하고 있나, 내 말을 듣고 있기는 한 건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 격차가 점점 좁혀지고 있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우리 셋은 가족이 해체된 이후부터 조금씩 달라지고 있었다.
오랜만에 집에 온 딸 이네스(산드라 휠러)는 가족과 시간을 보낼 새도 없이 전화기를 붙들고 일하기 바쁘다. 그런 딸을 뒤로하고 빈프리트(페테르 시모니슈에크)는 이혼한 아
[내 인생의 영화] 정승오 감독의 <토니 에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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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 나타나기 전까지는 내가 바로 그것을 원했다는 사실을 알 수 없을 때가 있다. 그런 것이 가능하다고 믿기 어려운 현실에서는 상상에도 벽이 쳐진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그럴 때 한발 앞으로 나와 판을 벌인다. 20대 페미니스트 7명이 모여 만든 여성 미디어그룹 ‘소그노’의 유튜브 콘텐츠 <뉴토피아>는 그렇게 탄생했다.
TV에 나오는 연예인은 없다. 대신 ‘지컨’, ‘하말넘많’, ‘하지’ 등 유튜브 구독자 10만명이 넘는 인기 크리에이터와 소그노 멤버 등 8명의 여성이 출연하고, 제작진 역시 전부 여성이다. 댄스 신고식, 제한된 돈으로 장보기, 상황극, 퀴즈와 야외 취침 등 리얼 버라이어티의 전통적 장치를 활용하는 이 예능은 페미니즘에 관해 ‘말’하지 않지만, 그동안 대중매체에서 볼 수 없었던 세계를 보여준다. 사회적으로 학습된 여성성에 기반을 둔 꾸밈노동을 수행하지 않는 출연자들이 남성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은 채 놀고 웃고 떠든다.
이를테면 <뉴토피아&g
<뉴토피아>, 여성 콘텐츠의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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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엔 뭐가 어떻게 될지 정말로 모르겠어요. <씨네21>이 취재 좀 제대로 해주세요.” 지난해 연말 영화인들과 함께한 각종 송년 모임에서 숱하게 들었던 말이다. ‘뭐가 어떻게 될지’라는 표현에는 부연설명이 필요할 것이다. 역대 최다 관객과 5편의 천만 영화가 탄생한 2019년 한국영화계는 찬란한 기록 이면에 양극화와 독과점이라는 문제를 남겼다. 영화를 상영할 기회는 갈수록 줄어들고, 투자를 하기도 받기도 힘든 상황이 도래함에 따라 수많은 영화 제작자와 창작자들이 방송국, OTT 플랫폼과 손잡고 새로운 협업의 방식을 모색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터널>의 김성훈 감독이 연출을 맡은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과 영화 투자·배급사 NEW의 김우택 회장, 장경익 대표가 제작에 참여한 JTBC 드라마 <보좌관-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이 선발 주자였다면, 2020년에는 매체를 넘나드는 협업의 방식이 더욱 다각화되고 본격적으로 드러나
[장영엽 편집장] 암중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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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 갔다. <배철수의 음악캠프> 30주년을 기념해 <BBC>에서 생방송을 하기 위함이었다. 영국 뮤지션 몇을 초대해 라이브를 꾸렸다. 앤마리, 스타세일러의 제임스 월시, 그리고 톰 워커다.
앞의 둘은 한국에서도 인기가 높은 편이다. 한데 영국에서의 명성과 달리 톰 워커의 국내 지명도는 그리 높지 못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모두가 깜짝 놀랐다. 그가 라이브를 끝내자마자 스튜디오 밖의 전부가 환호성을 질렀고, 스튜디오 안에서는 기립 박수가 이어졌다. 진짜다. 증거도 있다. 유튜브에 ‘<배철수의 음악캠프> 톰 워커’라고 치면 바로 나온다. 총 2곡을 라이브로 해줬는데 1시간57분짜리 영상에서 각각 1시간13분, 1시간39분부터 보면 된다.
둘 중 하나만 선택하라면 후자인 <Leave a Light On>을 고르겠다. 톰 워커는 이 곡을 약물중독으로 힘들어하는 친구를 위해 썼다고 한다. 그는 “내가 너를 위해 불을 켜둘게”라면서 스스로를 갉아먹고
[마감인간의 Music] 톰 워커 , 등대가 되는 음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