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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에는 편집장이 바뀌어도, 개편을 해도 변치 않는 코너가 있다. 신인배우를 인터뷰하는 지면이다. 지난 25년간 코너명과 형식은 바뀌었을지언정 이 지면이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까닭은 향후 한국 영화산업의 흐름을 만들어갈 신인배우를 발견하고 지지하는 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공동의 문제의식 때문이었을 것이다. 실제로 <씨네21>은 지면을 통해 영화계와 신진 배우들을 잇는 접점을 만드는 데 적지않은 기여를 했다고 자부한다. 매년 초 고정적으로 기획하는 ‘올해를 빛낼 라이징 스타’ 특집기사가 발행되고 나면 다양한 영화계 인사들로부터 배우의 연락처를 묻는 전화가 걸려오곤 하며, 때로는 기사를 통해 소속사를 찾는 배우도 있다. 제작 중인 영화의 현장 관계자들로부터 직접 추천받은 배우들을 대상으로 취재를 하다 보니 특집기사에 소개한 배우들이 길지 않은 시간 안에 크게 주목받는 사례가 많았던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최근 1~2년간 <씨네21>은 영
[장영엽 편집장] 뉴미디어로 옮겨간 신인배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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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생각한다.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하는 사람들에게 묻곤 한다는 질문. 조금 정신이 흐려지더라도 고통을 줄이는 쪽을 원하세요, 통증이 있더라도 정신을 유지하기를 원하세요. 이 물음에 자신 있게 후자를 선택하겠다고 말하는 사람은 지금의 몸에 아픈 부분이 없거나 큰 아픔을 이겨낸 경험이 있는 강인한 사람이리라. 지금 무슨 생각을 하든 실제로 그 상황에 처하지 않고서는 내가 어떤 선택을 할지 알 길은 없다. 요컨대 정신은 몸이며, 몸 이상의 정신을 가질 일은 평생 구도자로 살지 않는 이상은 없다.
책은 책의 몸을 가진다. CD는 CD의 몸을 가진다. 트위터는 트위터의 몸을, 영화는 영화의 몸을 가진다. 각각의 몸은 그 정신을 전달하는 역할을 넘어 제한하는 역할을 한다. 책은 책이라는 몸의 제한 속에서 정신을 구현한다. 사각 종이의 한 모서리가 묶여 있고 그 앞뒤가 표지로 보호된 책은 독자의 몸이라는 물리적 한계를 따른다. 인간의 몸보다 큰 책을 만들 수는 있겠지만 그런 책은 읽히기 위
몸을 짓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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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둣집 앞에서 소년은 피아노를 치고 헨리는 바이올린을 켠다. <아무노래>가 흘러나오자 어린 청중이 나와 춤을 추고, 도로에는 아무 일도 없는 듯 자동차가 지나간다. 멋지게 즉흥연주를 마친 12살 파트너 박지찬에게 헨리가 말한다. “정식적인 공연 말고 이렇게 프리하게 하는 거 재밌지?” 가수이자 방송인 헨리의 유튜브 콘텐츠 시리즈인 <헨리 뭐 했니>(Henry more Henry)의 첫 번째 프로젝트는 뛰어난 음악적 재능을 가진 어린이들과 헨리가 만나 공연하는 ‘같이 헨리’다. 막 초등학교를 졸업했다는 송시현은 떡볶이집에서 화려한 기타 연주를 마친 뒤 초등학교 담장 옆 길바닥에 헨리와 나란히 앉아 또래 청중들의 신청곡을 받고, 삑삑 소리나는 곰돌이가 붙은 상의를 입고 온 9살 바이올리니스트 설요은은 꼼꼼히 악기를 조율하며 헨리와 ‘절대음감 테스트’ 놀이를 한다.
새 콘텐츠를 고민하는 헨리에게 “초등학생들이 너를 되게 좋아해”라는 아이디어를 주었던 스타일리스트
'헨리 뭐 했니'(Henry more Henry), 초등학생들도 나를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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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기대했던 것과 너무 다른 방이구나.” “아르노강이 보일 줄 알았어요.” 지난 6월11일 재개봉한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의 <전망 좋은 방>은 이탈리아 피렌체로 여행을 떠난 두 여성, 루시와 샬롯의 대화로 시작한다. 서신으로 접한 숙소 정보- 편지로 숙소를 예약하던 시절이 있었다는 게 새삼 낯설게 느껴진다- 와 사뭇 다른 방의 투박한 풍경에 실망하는 헬레나 본햄 카터의 앳된 모습이 소소한 웃음을 준다. 꿈꿔왔던 ‘전망 좋은 방’은 이미 다른 사람의 차지지만, 루시와 샬롯이 머무르는 피렌체의 아담한 숙소엔 일상으로 돌아간 뒤 오랫동안 회자될 이야깃거리가 넘친다. 낯선 소도시의 이름을 줄줄이 꿰고있는 베테랑 여행자, 수레국화를 좋아한다는 손님의 말을 기억했다가 방 한구석에 슬며시 꽃을 놓아두는 호텔리어, 타인의 저녁식사에 함부로 훈수를 두는 무뢰한, 객실이 마음에 들지 않아 시무룩한 숙녀들을 위해 선뜻 방을 내어주겠다는 친절한 타인이 그곳에 있다.
언택트 시대의 관객
[장영엽 편집장] 언택트 시대의 바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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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나는 예전부터 생각했던 일을 하나 해치웠다. 유언을 한 것이다. 꽤 예전부터 할 일 목록에 있었던 일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우선순위가 높지는 않았다. 그러나 코로나바이러스의 세계적 대유행 이후, 내게 유언은 아주 중요한 일이 되었다. 변호사로서 내가 가진 몇 가지 믿음(?) 중 하나는 “죽은 사람은 산 사람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이다. 망인과 상속인들간의 관계가 아주 원만했더라도, 사후의 일이 망인의 뜻대로 풀리기란 쉽지 않다. 산 사람들의 생각, 의지, 이해관계, 외부의 간섭이 발생한다. 망인이 생각하지 못했던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미 죽은 사람한테 가서 물어볼 방법은 없다. 산 사람의 힘이 항상 더 세다.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직접 쓴 유언장을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이라고 하는데, 유효한 유언장을 쓰는 일은 쉽지 않다. 예를 들자면, 유언장에는 반드시 도장을 찍어야 한다. 사인만 하면 안된다. 주소도 정확히 써야 한다. ‘2020년 6월 관악산 아래에서’라고
유언장을 작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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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문제가 뭔 줄 알아? 할 말을 안 하는 거야. 먼지처럼 그냥 털어내버릴 수 있는 일을 세월에 묵혀서 찐득찐득하게 굳게.” 언니와 사이가 틀어졌다가 4년 만에 화해했다는 김은희(한예리)를 친구인 박찬혁(김지석)이 나무란다. 꽤 뻔한 소리 같지만, 한국 가족드라마에선‘할 말을 안 하는’ 이들은 그다지 다뤄진 적이 없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해서는 안될 말로 상처를 만들고, 묵혔던 말이 터지며 화해가 이루어지는 주말가족극을 떠올려보자. 그들처럼 한바탕 울고 맺힌 마음을 토설하면 관계가 괜찮아지나? 구성원이 평등하지 않다면 그 안에서 또 누군가는 입을 다문다.
tvN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는 가족 혹은 오랜 연인 사이에 ‘말을 말자’라는 말조차 하지 않게 된 그때가 언제였는지, 왜 그렇게 되었는지 찐득하게 굳은 먼지를 돌이켜보는 드라마다. 상대를 너무 잘 알아서, 아는 만큼 기대하기가 어려워서, 기대를 품었다 무너지기 싫어서 엇나가는 대화의 빈자리에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 가족에게 대화는 어렵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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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잡지 만들기 힘들죠?”라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코로나19 이후 극장에서 개봉하는 신작 영화가 많지 않은데 80, 90페이지 정도의 영화 기사를 주간 단위로 생산하는 것이 녹록지 않겠다는 취지의 물음이다. 답변하자면 절반은 그렇고, 절반은 그렇지 않다. 힘든 부분은, 시시각각으로 영화 개봉 일정이 변경된다는 점이다. 인터뷰와 사진 촬영을 진행하고 기사 작성까지 끝낸 영화의 개봉이 마감일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연기돼 잡지에 수록될 콘텐츠를 시급하게 변경해야 하는 상황은 주간지의 호흡으로 만들어오던 <씨네21>에 때때로 속보성 매체의 순발력을 요구한다. 반면 영화산업을 둘러싼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영화의 의미 또한 확장되고 있는 시기에 영화 주간지를 만든다는 건 시류에 민감한 기자들에게 꽤 흥미진진한 도전과제로 다가오기도 한다. 눈 밝은 독자라면 최근 <씨네21>에 분석 기사의 비중이 높아졌다는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이는 혼란의 시기에 영화산업의 방향성을
[장영엽 편집장] 재난보다 무서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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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을 받던 날, 위 수면내시경 검사를 하기 위해 검사실 안으로 들어갔다. 간호사가 손등에 진정제 주삿바늘을 꽂으며 설명을 했다. 바로 앞에 내시경 호스가 보였다. 저게 입을 통해 몸속으로 들어가는구나. 검은 색깔부터가 두렵다. 입으로 들어가는 건데 이왕이면 초록색이나 딸기셰이크 같은 분홍색으로 만들 순 없을까, 라고 생각하는 순간, “일어나세요” 하는 간호사의 목소리가 들렸다. 깜빡 잠이 든 것 같은데 벌써 끝나다니. 아니 내가 진짜 검사를 받긴 했었나? 기억이 없으니, 마치 시간을 건너뛴 것만 같은 착각이 들었다.
수면내시경은 사실 잠든 상태가 아니라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진행된다고 한다. 따라서 검사 중에 말을 걸면 대답도 한다. 의식이 깨어 있음에도 약물에 의해 진정된 상태기 때문에 이물질이 들어와도 스트레스를 크게 느끼지 않는다. 다만 약물의 특성상 망각이라는 부작용 덕분에 당사자는 ‘쭉 잤다’고 느낄 뿐, 검사 당시를 기억 못한다. 그래서 통상 수면내시경으로 부른다
기억하지 않는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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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net이 ‘악마의 편집’을 위해 슬릭을 섭외했을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서바이벌 프로그램 <언프리티 랩스타> 때 ‘여적여(여자의 적은 여자)’ 구도를 연출하며 얻은 부정적 이미지를 만회하고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여성 시청자들에게 손을 내밀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그래서 <GOOD GIRL: 누가 방송국을 털었나>(이하 <굿 걸>)의 초반 서사는 여성혐오가 심한 한국 힙합 신에서 자신이 페미니스트임을 분명히 밝혀온 슬릭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물론 ‘방송국 놈들’은 매운 양념을 친다. 화려하게 스타일링한 여성 뮤지션들 사이에서 수수한 차림, 화장기 없는 얼굴의 슬릭은 스탭으로 오해받을 만큼 이질적인 존재고 소수자 인권과 비거니즘에 관한 신념을 진지하게 토로하는 그는 ‘예능’에 맞지 않는 인물처럼 보인다. 슬릭이 “어려울 수도 있고 제가 하는 말이 진지할 수도 있고 무거울 수도 있지만 꼭 하고 싶은 말”이라며 <Here I Go>를 부르고 나자
Mnet 'GOOD GIRL: 누가 방송국을 털었나', 슬릭의 용기가 가진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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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백>이 개봉하는 날 극장을 찾았다. 언론시사 일정이 <씨네21> 마감과 겹쳤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도 6월부터 극장에 본격적으로 출사표를 던진 한국 상업영화에 대한 관객의 반응이 궁금했다. 평일 저녁임에도 불구하고 멀티플렉스 극장 로비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지난 6월 4일 시작된 영화 입장료 6천원 할인 행사의 영향 때문일까 짐작했으나, 앞서 개봉한 <침입자>의 경우 할인권을 적용한 좌석 판매율이 10% 남짓이었다는 이번호 기사를 보니(더 자세한 내용은 ‘김성훈의 뉴스타래’에 소개했다) 할인권 사업보다는 한국영화 신작에 대한 기대감이 관객의 발걸음을 극장으로 향하게 한 듯싶어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6월 초 개봉작의 성적은 향후 개봉을 준비 중인 영화의 배급 타이밍을 결정할 지표로 작용하리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어렵게 여름 영화시장의 선봉대에 선 한국영화들이 더 많은 관객과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6월 초 개봉작들의 면
[장영엽 편집장] 여성 서사, 경계를 넓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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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봄에 동료들과 함께 펴낸 책 <원본 없는 판타지>의 본래 제목은 ‘불투명한 아카이브’였다. 페미니스트 시각으로 한국 근현대 문화사를 새롭게 조명한 이 책은 공식 역사에서 비가시화·주변화된 장면들에 관심을 갖는다는 점에서‘미완의’ 혹은 ‘존재하지 않는’ 아카이브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애초의 제목을 단념한 것은 ‘불투명한 아카이브’라는 말이 ‘역전 앞’ ‘넓은 광장’ 같은 잉여적 표현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자료의 누락과 해석의 공백으로 인한 가변성과 불완전성, 혼종성과 불투명성은 아카이브의 근본적인 성격 아닌가?
프랑스의 역사학자 아를레트 파르주는 먼지 쌓인 18세기 형사사건 기록을 뒤질 때 마주치는 곤경을 묘사한다. 이를테면 이름, 나이, 주소 등을 묻는 경찰의 무미건조한 질문에, ‘무지렁이’ 하층민들은 결코 간단히 답하는 법이 없다. 글을 읽을 줄은 알지만 쓸 줄은 모르는 사람, 인쇄체 글자만 읽을 수 있는 사람, 이름을 쓸 줄 몰라 십자가 표시로 서명
불투명한 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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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는 나이와 상관없이 자신의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을 남에게 강요하는 사람을 말한단다. 어째서 강요할까? 자신의 경험과 지혜를 널리 나누고 싶은 욕망을 참지 못하는 걸까? 서열에 민감해 자신보다 높은 사람 앞에서 수그러드는 욕망은 답이 되지 못한다. MBC 드라마 <꼰대인턴>은 라면회사 ‘옹골’의 부장 이만식(김응수)의 아침 출근길을 통해 꼰대의 발언이 작동하는 심리적 맥락을 덧붙인다. 지하철에서 졸고 있던 청년을 호통쳐 일으켜 세웠던 만식은 청년이 몇 걸음 걷지 못하고 기절하자 “네가 이러면 내가 뭐가 돼”냐고 책망하고 큰소리로 혼잣말을 한다. 문제가 생기면 책임을 남에게 떠넘기고 자신은 아무 잘못이 없다는 확신을 구하려 ‘요즘 것들’을 탓하는 상사가 있는 회사. 누군가에겐 지옥일 테다.
‘엔젤’ 혹은 ‘요정’으로 불리는 또 다른 상사가 있다. ‘회식도 업무의 연장’이라는 말을 지겹게 들었던 그는 자신이 상사가 되면 반드시 근무시간에 회식을 하리라 결심하고 실천한다
'꼰대인턴',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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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국제영화제(이하 전주영화제)에 다녀왔다. 무관객 영화제로 운영된 전주를 찾은 건 <씨네21> 온라인 공식 데일리 진행과 더불어 올해 전주영화제 한국경쟁부문의 심사를 맡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1년 만에 찾은 전주 영화의 거리는 예년과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관객으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비던 거리는 한산하기 그지없었고, 전주 돔이 위치했던 페스티벌 구역은 주차장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나는 관객이 사라진 자리에서 5일간 한국경쟁부문에 초청된 11편의 장편영화를 보았다.
심사위원 일정표에는 ‘상영 30분 전 도착 부탁드립니다’라는 말이 강조되어 있었는데, 거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극장으로 입장할 때마다 심사위원들은 간격을 맞춰 줄을 선 뒤 손소독제를 바르고 비닐장갑을 끼고 체온을 체크했다. 이 모든 절차를 마친 뒤 좌석표를 배부받고, 영화제가 준비한 방역 키트를 소지한 채로 극장에 입장할 수 있었다. 심사위원과 영화 관계자들이 앉는 좌석에는 한 자리 건너 착석을
[장영엽 편집장] 온라인 영화제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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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를 다녔고 책을 소재로 영상을 만들며 문학을 사랑하는 나는 한때 이과에 몸을 담고 있었다. 과학을 좋아하고 법의학 공부를 하고 싶어 했으므로 당연한 수순이었다. 지금은 사라진 문과와 이과 구분이 그때만 해도 향후 진로를 결정하는 거대한 선택이었고, 고등학교 1학년이 그런 선택을 해야 한다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 나는 미련 없이 이과를 선택했다. 물리, 화학, 생물, 지구화학, 수학1, 수학2 등을 숨차게 배우고 있었던 고등학교 2학년 때 나는 다시 한번 큰 결정을 내렸다. 문과로 전과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어릴 때부터 예술과 철학을 좋아했다. 하루 종일 수학과 과학만 머리 빠지게 공부하고 있자면 즐거우면서도 숨이 막혔다. 유기화학 단원이 재밌어 죽겠으면서도 미술사 책에서 읽은 내용이 자꾸 생각났다. 파동 단원이 너무 흥미로우면서도 음악에 대해 생각하기를 멈출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 생각들을 충분히 숙고해보기도 전에 배워야 할 분량과 풀어야 할 문제는 산더미처럼 밀려왔
혼란의 추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