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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술이 바짝 마른 산모가 오래 참아온 아이스아메리카노(이하 ‘아아’) 한잔을 주문한 참이다. 배가 눈에 띄는 임신부 때는 그가 뭘 먹고 마시는지 참견하는 사람 천지라 카페에서 디카페인 커피 반샷으로 달라 속삭여도 어디선가 나타난 귀 밝은 자가 엽산이 풍부한 키위 주스를 마시라고 훈수를 두었다. 출산 후엔 찬 것 마시면 이가 빠진다고 ‘아아’를 압수당한 산모는 결국 미역국을 들이켰다.
회사에선 42살 최연소 상무 자리에 오르고, 산후조리원에선 최고령 산모가 된 오현진(엄지원)은 내 또래 여성이다. 아이가 없는 나는 선의를 앞세운 타인의 오지랖에 같이 진저리치는 정도의 공감뿐이겠지만, 출산하다 만난 저승사자를 강물에 메다 꽂고 사후세계에서 산후세계로 진입한 현진을 따라 tvN 드라마 <산후조리원>을 들여다봤다.
“젖을 위해 먹고 젖을 위해 운동하고 젖을 위해 마시고 젖을 공부하고 젖을 마사지하는 참으로 젖과 같은 천국.” 현진은 ‘세레니티 산후조리원’ 일정을 따라가다
<산후조리원>, 모성에도 ‘계급’이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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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호 특집은 데이비드 핀처의 신작 <맹크>다. 이 작품에 ‘미로’라는 수식어를 붙인 건 아무 정보 없이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가 당황하게 될 독자들을 위해서다. 1930, 40년대를 배경으로 당대 할리우드의 천재 작가이자 기인이었던 허먼 J. 맹키위츠의 <시민 케인> 각본 집필 과정을 조명하는 <맹크>는 대담하게도 <시민 케인>이라는 영화사의 걸작과 1930년대 할리우드 시스템에 대한 이해를 전제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극장이 아니라 넷플릭스라는 OTT 플랫폼에서 이 영화를 보기 시작한 관객이라면 작품의 시대적 배경과 맥락에 대한 최소한의 사전 정보도 제공하지 않고 거침없이 대사를 쏟아붓는 초반부에 관람을 포기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독자 여러분에게 <맹크>에의 도전을 제안하고 싶다. 앞서 언급한 몇 가지 진입 장벽을 넘어선 이들에게- 실은 영화를 즐기는 데 결정적인 장애물이 될 수 없는 장벽이다- <맹크
[장영엽 편집장] 올해의 미국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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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일, ‘멋쟁이 희극인’ 박지선이 세상을 떠났다. 2007년 KBS 공채 22기 개그맨으로 데뷔한 뒤 <개그 콘서트>의 간판스타 중 한 사람으로 떠올랐던 그는 자신을 둘러싼 방송 환경의 변화로 출연 프로그램이 줄어들고 코미디 무대보다 아이돌 관련 행사 무대에 더 자주 서게 된 이후에도 늘 밝고 씩씩한 모습이었다.
카메라 앞의 예능인이라면 웃는 얼굴인 게 당연하지 않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박지선은 정말로 언제나 괜찮아 보였다. 아니, 그는 항상 괜찮다고 말했다. “하하하하하하!”라는 웃음이 그의 상징이었다. 그래서 알 수 없었던 걸까. 11월 7일 방송된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는 “헤아릴 수 없어 가늠하지 못했던 당신의 아픔에 뒤늦은 안부 대신 안녕을 보냅니다”라는 작별 인사를 그에게 건넸다.
사람들을 웃기는 일을 사랑했던 박지선은 자신의 외모를 희화화하는 캐릭터를 여러 차례 연기하고 악성 댓글에 시달리면서도 “제가 못생겼다고 생각하지
'박지선 부고를 접하고' - 안녕, 멋쟁이 희극인 박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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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승리호>가 처음으로 공개되던 날, 카카오페이지에 가입했다. 많은 영화인들로부터 올해 가장 기대되는 신작으로 거론되던 한국영화 프로젝트의 세계관을 웹툰으로 먼저 만난다는 기대감이 컸다. 무료로 공개된 에피소드만 가볍게 살펴봐야겠다는 마음으로 스크롤을 내렸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한달가량의 연재 예정분을 결제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업데이트된 에피소드를 다 보고 나서도 헛헛한 마음은 가시지 않아(이래서 완결되지 않은 콘텐츠를 구독하는 건 위험하다), 플랫폼을 돌아다니며 각종 웹툰과 웹소설을 읽기 시작했다. 그날의 내가 몇 시간 만에 얼마만큼의 유료 콘텐츠를 결제했는지는 오프더레코드로 남겨두고 싶다. 웹콘텐츠에 중독되면 답이 없다는 지인의 말을 짧고 굵게 실감한 순간이었다.
국내 스토리텔링 콘텐츠 산업의 중추로 확실히 자리 잡은 웹소설과 웹툰의 강점은 독자로 하여금 다음 화를 보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드는 몰입의 기술을, 여타의 스토리텔링 매체보다 치열하게 갈고닦
[장영엽 편집장] K-스토리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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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의 한 작고 오래된 서점이 문을 닫았다. 서점을 지날 때나 볼일이 없을 때도 근처에 일이 있으면 종종 들러보곤 했는데, 결국 그렇게 되었다. ‘결국’이라는 건 사라질지 모른다는 걱정을 했었기 때문이다. 그런 걱정은 그 서점이 처음 문을 열었던 십수년 전부터 있었다. 손님이 많진 않았으니 그럴 만도 했지만 이런 걱정을 하는 것이 오래된 습관이기도 해서, 마음에 드는 소박한 상점이나 가게들을 보면 이 가게는 어떻게 유지해 나가고 있을까? 유지가 될까? 벌이가 될까? 하는 걱정이 늘 앞선다.
그런 걱정은 가게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지방 외진 곳에 들어선 아파트를 보면 한두 가구도 아닌 이 많은 사람이 여기서 무엇을 하며 먹고살까 궁금하고, 싱가포르처럼 작은 도시국가의 만원 전철 틈바구니에서도, 프랑스의 한적한 지방 도시의 밤 골목을 걷다가 드문드문 불이 켜진 집들을 보면서도 그런 생각을 한다. 그렇게 학문적 연구를 시작했다거나 어떤 통찰에 이르렀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그저 막연
[이동은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어떻게 먹고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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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를 보다 보면 악의와 음모로 작동하는 세상을 개인이 돌파하는 이야기에 익숙해진다. 주인공에겐 경로를 정하는 선택지가 주어지고 맞는 선택에 보상이 따른다. 드라마 바깥에선 성공한 사람의 후일담이 그렇다.
젊은이들의 창업기를 다룬 tvN 드라마 <스타트업>은 ‘엔젤’이 있어야 돌아가는 드라마다. 엔젤은 ‘스타트업 초기에 자금지원과 경영지도를 해주는 투자자’를 뜻한다. 또한 18살에 보육원에서 자립해 갈 곳이 없던 시절의 한지평(김선호)을 거둔 최원덕(김해숙)도 천사나 마찬가지다. 학생들을 상대로 핫도그를 팔던 원덕은 월세방 전단지 앞에 망연하게 섰던 지평을 자신의 가게에 머물게 했다. 박혜련 작가는 사람이 성장하고 다음 스테이지를 밟는 이야기에 머물 공간, 숨 돌릴 시간을 마련해주는 이의 역할을 크고 중요하게 두었다. 현실에 그런 사람이 얼마나 되냐 묻는다면, 현실이 이래서 그런 존재가 절실하다고 답하는 드라마다.
원덕의 손녀 서달미(배수지)는 스타트업 육성 공간
<스타트업>, ‘엔젤’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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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중순, 중국이 북미를 제치고 세계 최대의 영화시장을 점유했다는 뉴스가 화제였다. 아시아 영화시장 조사기관인 아티산 게이트웨이에 따르면 10월 18일 기준 중국 내 영화티켓 판매수익은 19억8800만달러(약 2조2663억원)로 북미의 19억3700만달러를 넘어섰다. 중국이 시장 규모로 미국을 앞선 건 처음이 아니지만, 이러한 변화가 팬데믹 도중에 일어났다는 점은 단순한 순위 변동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씨네21> 1277호 통신원 리포트에서 한희주 베이징 통신원이 자세하게 전한 대로 최근 중국 영화산업의 회복세는 무서울 정도다. 현재 중국은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블록버스터영화들을 극장에서 연달아 개봉하고 극장 영업을 재개한 지 4개월도 채 안되는 시간 동안 2조원이 넘는 수익을 벌어들이는 나라다.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은 미국과 여타 국가들이 산업을 정상화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거라 예상되는 만큼, 그동안 2인자에 머물던 중국이 팬데믹을 계기로
[장영엽 편집장] 중국영화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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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피아노학원에 다니는 일은 거의 형벌이었다. 폐소공포증을 일으킬 만큼 비좁은 방, 7살의 나는 내 몸집보다 몇배나 큰 피아노와 독대한다. 선생님은 한번 연주할 때마다 획을 하나씩 그어 ‘바를 정’자 네개를 완성하라 했지만, 나는 그저 건반 위에 엎드려 있다. 내가 만드는 소음도 버거운데, 옆방 애도 나만큼이나 소질이 없다. 너무 시끄럽다. 나는 인심 쓰는 척 딱 한번 연주한 후, 바를 정 네개를 한꺼번에 그려 연습을 종료한다. 그리고 생각한다. 난 모차르트는 아닌가보군.
초등학생 때 새로 만난 선생님은 엄마가 다니는 성당의 오르간 연주자였다. 그분은 여성이고, 우리 집과 같은 아파트의 위층에 가족과 함께 살았는데, 집에 피아노 두대를 놓고 아이들을 가르쳤다. 언어장애가 있는 그분은 자신이 먼저 연주하고 그다음 학생의 연주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건반 위에 올린 내 손이 계란을 쥔 모양에서 흐트러지면, 그분은 ‘바를 정’을 그리던 연필로 내 손등을 가볍게 쳤
[오혜진의 디스토피아로부터] 고요 속에서 배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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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좀 무리수 같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카카오TV에서 제작한다 해도, 두 사람이 마주 앉아 말 대신 카카오톡(이하 톡)으로만 대화하는 예능이라니 너무 지독한… 컨셉 아니냔 말이다. 하지만 결국 형식을 완성하는 건 사람이라는 진리를 확인하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첫 번째 초대 손님 배우 박보영이 톡으로 어린 조카 동영상을 공유하자 “워낙 동안이어서 셀카인 줄”이라고 능청스러운 농담을 던져 상대의 긴장을 한순간에 날려버린 김이나 작사가는 ‘토크’는 물론 톡에도 뛰어난 진행자다.
프로필 사진, 플레이리스트, 사진첩의 ‘짤방’은 물론 필요한 정보를 검색해 즉시 대화 소재로 가져올 수 있는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대화는 현대인의 내면을 가장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방식이기도 하다. 인터뷰 기사라면 ‘(웃음)’으로 표시되었을 순간 ‘ㅋㅋㅋ’ 연타를 치면서 웃는 인터뷰이의 모습을 동시에 보는 것은 흥미로운 경험이다.
어릴 때부터 연기자로 활동한 박은빈이 ‘사적인 것과 사적이지
카카오TV '톡이나 할까?', 톡의 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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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위기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최근 많은 영화인들로부터 공통적으로 듣는 말이다. 올해 상반기 국내 극장가는 코로나19로 인해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통합전산망 집계 시스템이 도입된 이후 최저 관객수를 기록하며 큰 타격을 입었지만, 올여름 개봉작 <반도>와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등의 선전은 극장이 예년만큼의 성적은 아니더라도 서서히 회복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많은 이들에게 심어주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크게 증가한 8월 중순 이후, 한국 영화산업 안에서 체감되는 위기의식은 상반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아졌다. 한국영화 신작들의 OTT행 소식과 멀티플렉스의 감축 운영 발표, KT&G 영화사업 부문의 축소 및 폐지 논란과 같은 위기의 신호들이 동시다발적으로 가시화되고 있는 2020년 가을은 한국 영화산업을 지탱해왔던 시스템이 더이상 과거의 방식으로 유지될 수 없음을 명확하게 자각하게 한, 엄혹한 계절로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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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엽 편집장] 위기일까, 기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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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근본적인 모멸감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임신한 엄마의 배를 누군가 허락 없이 만지던 때부터 내 몸은 내 것이 아니었던 것 같다. 어쩌면 엄마의 결혼식에서 엄마의 아버지가 아빠에게 엄마를 ‘넘겨줄’ 때부터 그랬는지도 모른다. 할머니 집에 찾아가면 엄마와 큰엄마들이 허리가 부러지게 일하고는 작은 상에서 따로 밥을 먹을 때도 나는 인간이 아니었던 것 같다. 또래들 사이에 어떤 여자애가 ‘걸레’라는 소문이 돌고, 옆 학교 화장실에서 불법 촬영 카메라가 발견되고, 내 친구가 담배를 피운다는 이유로 길에서 할아버지에게 폭행을 당하고, 내가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집에 가는 길에 성추행을 당했을 때도 나는 인간이 아니었던 것 같다. 우리 엄마도, 언니도, 나도, 나의 친구도, 나의 친구의 친구도, 삶의 어떤 순간에는 분명 인간조차도 되지 못했다.
인류학자 김현경의 말처럼 사회 속에서의 인간다움이라는 것이 인간이 타고난 본질적 특성이 아니라 서로의 수행과 연기에 의해 주어지는 것이라면, 대
[김겨울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지금 여기의 디스토피아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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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와 허기가 묘하게 섞인 얼굴. 인세를 초월한 삶을 살고, 초월하지 못한 욕망을 말할 것 같은 표정의 배우 이동욱이 저승사자에 이어, 이번엔 천년 묵은 구미호가 되었다. 사랑했던 인간이 저승으로 가는 길을 막아섰던 구미호 이연(이동욱)은 금기를 범한 대가로 백두대간을 관장하던 산신의 지위를 잃고 저승 공무원으로 600년째 근무 중이다. 연인의 환생을 기다리면서. 설화 속 기묘한 동물과 오랫동안 이어져온 미신을 현대의 도시 괴담과 접목한 판타지 드라마. tvN <구미호뎐>의 세계에선 우렁각시가 도심에 한식당을 열고, 삼도천도 현대화되어 ‘내세 출입국 관리사무소’로 운영된다. 이연 역시 문명을 한껏 누리는 신식 구미호로 살아가지만, 은혜나 원한을 반드시 대갚음한다는 전설 속 여우의 속성은 고스란히 이어진다. 지고지순한 구미호의 사랑도 일부일처제인 여우의 습성을 따른다.
이미 결정된 운명. 환생한 연인 역할도 수동적인 대상에 머무르기 쉬운데 로맨스 안팎으로 굳건하게 개성을
'구미호뎐', 저승 공무원으로 600년째 근무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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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옛날 내게 소중했던 그 이야기를 들려줘. 그 옛날 내가 즐겨 들었던 그 노래를 불러줘.’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칠중주: 홍콩 이야기>는 영국 작곡가 토머스 헤인즈 베일리가 작곡한 <그 옛날에>(Long, Long Ago)로 영화의 시작과 끝을 열고 닫는다. 애틋했던 과거의 순간에 대한 노스탤지어를 노래하는 이 곡은 홍콩과 홍콩영화의 역사를 반추하는 옴니버스영화의 사운드트랙으로 최적의 선택이다.
두기봉 감독이 제작하고 홍금보, 허안화, 담가명, 원화평, 두기봉, 임영동, 서극 감독이 연출한 <칠중주: 홍콩 이야기>는 1950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70여년의 세월을 경유하며 홍콩의 역사와 공간, 문화와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홍콩영화의 가장 찬란했던 순간을 함께했던 감독들은, 당연한 말이지만 그들이 사랑하는 공간을 매력적으로 담아내는 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듯 보였다.
그곳에는 물구나무서기로 하루를 시작하는 희극학원
[장영엽 편집장] 이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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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자궁이 있다. 올해 초, 나는 미레나 교체 시술을 받았다. 미레나는 매일 일정량의 황체호르몬을 내보내는 루프를 자궁 내에 삽입하는 피임법이다. 자주 나타나는 부작용 중 하나로 무월경이 있다. 무월경은 자연스러운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엄연히 부작용이지만, 이 부작용에 당첨(?)된 다음부터 내 삶의 질은 크게 향상되었다. 나는 본래 정확히 28.5일 주기로 5일간 생리를 했다. 생리주기가 30일 미만이라 한달에 두번 생리기간이 돌아왔다. 월로 따져보면 한달에 앞쪽 생리와 뒤쪽 생리를 합쳐 거의 정확히 일주일을 생리를 했다. 생리기간이 규칙적인 것은 그 자체로 아주 운이 좋은 케이스다. 생활이 예측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허겁지겁 생리대를 살 편의점을 찾거나 핏물이 든 엉덩이를 가리려 카디건을 허리에 묶을 필요가 거의 없었다. 생리전증후군도 심하긴 해도 뚜렷했다. 달리 말하면, 생리주기나 기간이 일정하지 않은 사람들은 언제나 일정 수준의 예측 불가능성을 감당하며 살고 있다.
나
[정소연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생리하는 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