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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이맘때쯤 할리우드는 가장 자아도취적인 기간, 바로 아카데미상 시상식에 이르는 기간에 접어든다. 업계 전문지 광고에 거대한 금액이 지출되며, LA와 뉴욕에서 런던까지 시사실 예약들이 꽉꽉 찬다. 이런 모든 대소동에 작은 사이드쇼가 되는 것은 최우수 외국어영화 부문이다. 아카데미상이 그저 지역 행사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 보이려는 할리우드의 상징적 시도다(사실 지역 행사지만, 이건 나중에 더 얘기하겠다). 아카데미 시상식이 생긴 지 20년 만인 1947년에서야 이 부문이 처음 도입됐다. 첫 수상작은 이탈리아 감독 비토리오 데 시카의 네오리얼리즘 걸작 <구두닦이>(Shoeshine Boys)였다.
그 이후로 가장 많이 수상한 나라는 이탈리아와 프랑스로, 각국이 오스카상 한 다스 정도씩 타갔으며, 부문은 거의 독점적으로 유럽영화에 의해 지배돼왔다. 아시아에서 가장 많이 수상한 나라는 일본으로, 1951년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라쇼몽>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일
[외신기자클럽] 실속없는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영어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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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의 신작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하 <하울>)이 일본 열도를 강타하고 있다. 지난 11월 20일 448개관에서 개봉된 <하울>은 개봉 9일만에 35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면서 2주차에도 여전히 일본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켰다. 이런 대기록을 볼 때 전작인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가지고 있던 일본 흥행 1위 기록도 무리없이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배급사 도호는 최종 스코어 목표를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세운 2304만명보다 훨씬 웃도는 4000만명으로 잡고 있다. 관객과 평단의 반응도 놀라우리만치 전폭적인 지지상황이라 도호의 이런 목표가 배짱예측만은 아닌듯 하다. 영화팬들은 표를 사기 위해 심야까지 기다리고 있고 요미우리 신문사는 <하울>을 지지하는 CF까지 만들어서 방송할 정도로 지금 일본 극장가는 <하울> 한편으로 광적인 분위기에 휩싸였다.
이런 폭발적인 흥행
<하울의 움직이는 성> 일본 강타중, <누구나 비밀은 있다>는 4위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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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0여명의 지원자를 뚫고 <여고괴담4 : 목소리>에 캐스팅된 새로운 호러퀀은 누구일까? 바로 김옥빈(18), 서지혜(20), 차예련(19)이 그 주인공들이다. 네이버 얼짱으로 유명한 김옥빈은 알 수 없는 그림자에 죽음을 당한 후 목소리만 남아 학교를 떠도는 '영언' 역으로, 드라마 <형수님은 열아홉>으로 스타덤에 오른 서지혜는 단짝친구 영언이 죽은 후 그 목소리를 듣게 되는 교내 방송반 아나운서 '선민' 역을 맡는다. CF로 얼굴이 알려진 차예련은 귀신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신비로운 여고생 '초아’역을 맡았다.
그동안 <여고괴담> 시리즈는 박한별, 송지효, 김민선, 최강희 등 신인배우의 등용문으로 자리잡았다. 이미 <여고괴담>을 통해 스타덤에 오른 선배들의 뒤를 이어 4대 호러퀸이 된 이들은 3개월에 걸쳐 1, 2차 예선과 1박 2일간의 최종 오디션, 네티즌 투표 등의 치열한 심사를 거쳐 캐스팅되었다. 그만큼 영화에 임하는 이들
<여고괴담4 : 목소리> 캐스팅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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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13일 개봉한 <브리짓 존스의 일기: 열정과 애정>은 개봉 첫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대중적인 인기몰이에 성공한 듯 보인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 제작 초기에 미 텍사스 출신의 여배우 르네 젤위거가 영국의 싱글 여성을 제대로 연기할 수 있을까로 일었던 논란은 이미 첫편에서 르네 젤위거가 선보인 뛰어난 연기 덕에 완전히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더이상 그녀의 국적을 놓고 왈가왈부하는 사람이 없으니 말이다. 그러면 영국 영화계에서 현재, 르네 젤위거 같은 뛰어난 연기력으로, 대서양 양쪽을 오가며,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여배우는 누구일까?
대중적인 면에서는 키라 나이틀리 같은 배우에게 뒤지지만, 탁월한 연기력 면에서는 누구보다 주목받고 있는 배우가 사만사 모튼이다. 사만사 모튼은 1999년 우디 앨런의 <스윗 앤 로다운>, 같은 해에 미국에서 만들어진 <지저스 선> 등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준 것을 비롯해, 2002년에는 스티븐
[런던] 예언자 아가사, 떴구나 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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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를 마감하는 독립영화축제 서울독립영화제2004가 12월10일부터 17일까지 용산CGV 2개관에서 열린다. 1975년 한국청소년영화제로 시작하여, 금관단편영화제, 한국청소년단편영화제, 한국독립단편영화제 등의 이름을 거쳐 지금에 이른 서울독립영화제는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한다. 슬로건은 Never Mind. 예나 지금이나 척박한 독립영화의 현실 속에서, 함부로 희망을 말할 수는 없지만 괜한 근심도 않겠다는 절박한 외침이라고.
309편의 영화 중에서 예심을 통과한 47편의 본선진출작들을 살펴보면 장편부문에서는 다큐멘터리(<진실의 문> <길동무>)의 강세가, 중편에서는 실험성(<세개의 멜로>)의 약진이 눈에 띈다. 언제나 경쟁이 가장 치열한 단편부문은 총 27편이 상영되는데, 예년과 마찬가지로 일관된 흐름을 읽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지난 한해 동안 여러 영화제들에서 호평받았던 영화들이 주를 이뤄왔던 서울독립영화제이지만 올해는 16편의 프리미어 상영작
서울독립영화제2004 12월10일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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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치가 돌아왔다. 2001년 극장 개봉에 앞서, 불법 동영상과 입소문으로 무섭게 퍼져나갔던 <소림축구>의 열풍을 뒤로하고, 그가 돌아왔다. <소림축구>가 홍콩 영화사상 최고의 흥행 기록을 세운 것은 물론, 미라맥스를 통해 미국 극장가에도 진출하는 등 전세계적으로 호응을 얻은 덕에 그는 새 영화 <쿵푸 허슬>을 소니와 콜럼비아의 아시아 프로덕션, 차이나필름 그룹의 지원을 받아 제작 연출했다. 물론 그가 주연배우도 겸했다. 언제나처럼 그는 ‘안티 히어로’다. 생각없고, 대책없는.
1940년대 광둥, 검은 옷을 입고 도끼를 휘두르는 잔인무도한 갱단이 지역을 주름잡고 있다. 할 줄 아는 일도, 하고 싶은 일도 없는 청년 싱(주성치)에겐 소원이 하나 있으니, 바로 이 갱단의 일원이 되는 것이다. 왜? 폼나니까! 우연히 흘러들어온 허름한 동네에서 일명 ‘돼지우리’로 통하는 아파트에 다다른 싱은 재미삼아 동네 사람의 돈을 뺏는데, 곧 상대를 잘못 골랐다는 걸
주성치표 라이브 액션 쿵푸 카툰, 해외신작 <쿵푸 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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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여인’ 줄리아 로버츠(37)가 이제 두 아이의 엄마가 됐다. <피플>지에 따르면 줄리아 로버츠는 11월 28일 로스앤젤리스의 한 병원에서 쌍둥이를 출산했는데 이 쌍둥이가 아들과 딸, 즉 이란성 쌍둥이로 밝혀졌다. 출산예정일은 1월이었지만 10월말부터 조기 진통을 겪어 온 줄리아 로버츠는 출산하기까지 한달간 병원에 머물기도 했다. 하지만 “산모와 아기들은 모두 건강하다”고 대변인이 밝혔다.
<에린 브로코비치>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던 줄리아 로버츠는 촬영감독 대니 모더와 결혼한지 2년만에 사랑의 결실을 보게 됐다. 그녀가 출연한 <오션스 트웰브>와 <클로저>는 곧 개봉예정인데 줄리아 로버츠는 출산을 앞두고 입원한 상태에서도 두 영화의 성공을 위해 전화 인터뷰 등을 통한 홍보에 열심이었다는 후문이다.
줄리아 로버츠, 쌍둥이 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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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의 진짜 주인은 누구일까? 드라마 생산자일까, 유통업자일까? 한국 드라마 제작 시스템이 중대한 변화의 갈림길에 섰다. 방송 편성권이라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방송사가 여전히 압도적인 우위에 있으나, 최근 외주 제작사들이 ‘사전 전작 드라마’를 들고 나오면서 변화의 낌새가 보이기 시작했다. 사전 전작 드라마가 어떻게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고 어떤 조건으로 방송되느냐에 따라 한국 드라마 제작 시스템이 획기적으로 바뀔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에이트픽스 <비천무> 기획·촬영·배급까지 직접 “저작권은 우리가”
외주 제작사인 에이트픽스는 최근 중국 현지에서 100% 사전 제작한 24부작 드라마 〈비천무〉(사진)를 들고 나왔다. 〈비천무〉는 재원과 인력, 장비 등을 외주 제작사가 모두 자체 조달해 만든 명실상부한 최초의 사전전작 드라마다. 기획단계부터 방송사가 참여해 미리 편성을 짜고 제작비와 인력, 장비 지원까지 받아 촬영에 들어가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났다.
외주제작사 홀로서기 ‘사전전작’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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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의 ‘상암동 시대’가 열린다. 상암동 일대 17만평을 ‘상암 디엠시’(디지털 미디어 시티)로 개발한다는 계획을 추진중인 서울시가 11월 말까지 입주 희망 업체들을 심사해 뽑은 우선협상 대상자에 50곳 가까운 영화사가 포함됐다. 서울시가 12월 중에 이 결과를 공시하고 계약을 맺으면 이변이 없는 한 이들 영화사는 2008년께부터 상암동으로 입주를 시작해 명실상부한 ‘상암동 시대’를 열게 된다.
상암디엠시로 옮겨갈 영화사는 우선 한국영화제작가협회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으로 싸이더스, 엘제이, 봄, 좋은영화 등 이 협회 회원사 40곳이 포함돼 있다. 또 컴퓨터그래픽회사 모픽, 녹음사 라이브톤, 함성원편집실 등 후반작업 관련 회사와 코리아픽처스 등 투자사도 이 컨소시엄에 참가해 상암동으로 옮겨갈 예정이다. 이 컨소시엄은 1180평 터에 두 동의 건물을 지어 2008년 회원사들을 입주시킬 계획이다. 명필름과 강제규필름이 합쳐 만든 엠케이버팔로가 중심이 된 컨소시엄 ‘서울문화중심’은 터
상암동 DMC ‘영화메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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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자신의 종을 재설계할 수 있다는 게놈 프로젝트의 시대, 대중문화인 영화는 생체공학이 재생산하기 어려운 영역, 즉 기억이나 영감을 탐사하면서 국가와 기업이 주도하는 생물학적 권능으로부터 비켜갈 수 있는 인간 고유의 능력, 예컨대 사랑에 더욱 특별한 관심을 보인다. 또한 리모컨이나 컴퓨터 문화가 확산시킨 되감기와 재생 기능 그리고 메모리 기능 등은 ‘인간은 자신이 발을 담근 물에 다시 그 발을 담글 수 없다’는 시간의 불가역성에 대한 감각을 급격히 바꾸고 있다. 현재 개봉 중인 영화만 보아도 〈이프 온리〉 〈내 머리 속의 지우개〉 〈나비효과〉 등이 바로 이러한 문제에 집착하고 있으며, 이번주 개봉작인 〈포가튼〉 역시 그러하다. 〈메멘토〉와 〈식스 센스〉 등도 기억의 재구성과 인간의 신원 문제를 영화의 선형적 구조를 해체시키며 다룬 영화들이었다.
〈이프 온리〉라는 영화의 배경은 런던이다. 일 중독에 빠진 노동 계급 출신의 경영인 이안(폴 니콜스)과 미국 오하이오에서 런던으로 유학
[비평 릴레이] <이프 온리>, 김소영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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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비에스 월화 드라마 <러브스토리 인 하바드>의 주인공 김현우(김래원)은 ‘국가대표’를 자처한다. 그는 치열한 한-미간 사법주권 경쟁에서 한국을 승리로 이끌 선봉장이 되기 위해 미국의 최고 법학대학원인 하바드 로스쿨을 택한다. 드라마는 도입부 현우의 내레이션을 통해 ‘대한민국 대표선수’라는 그의 자긍심을 강조하며, 그의 기숙사 방에 걸린 태극기 액자는 이를 거듭 확인한다.
이런 노골적 ‘애국주의’ 코드를 트렌디 드라마에서 만나는 것은 낯선 경험이다. <러브스토리 인 하바드>는 김래원과 김태희, 이정진 등의 청춘 스타들이 출연하며, 50억원을 들여 전체 16부 중 8부까지를 미국에서 촬영하는 전형적인 트렌디 드라마다. 이런 트렌디 드라마는 대개 젊고 매력적인 남녀간의 애정관계에 집중하며, 시청자의 대리만족을 끌어내고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직업과 장소가 드라마 배경이다. 해외 로케이션도 주제를 드러내기 위한 필수적인 설정이라기보다 이국적인 풍광을 연출하기 위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 ‘애국’ 코드는 겉치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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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시청률 1%에 불과한 드라마가 두 달이 넘는 기간 동안 방송되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대부분 설마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느냐며 고개를 갸우뚱할 것이다. 그런데 이런 놀라운 일이 실제로 벌어졌다. 교육방송 문화사 시리즈 제1편 <명동백작>(정하연 극본, 이창용·남내원 연출)이 지난 28일 24부로 막을 내리기까지 두 달 보름간 ‘저지른 일’이다. 그러나 <명동백작>의 시청률 1%는 웬만한 지상파 트렌디 드라마의 시청률 50%보다 더 묵직하고 내실있는 수치다. 게다가 교육방송의 평균 시청률이 0.5%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 함의가 달라진다. 대개 삼각관계와 재벌 2세라는 열쇠말로 상징되는 다른 드라마들이 이 시대 시청자들의 ‘패스트 푸드’라면, 1950~60년대 예술인들을 통해 근대 문화사를 재조명한 <명동백작>은 ‘유기농 음식’이라 할 만하기 때문이다.
<명동백작>은 1950년대 서울 명동을 중심으로 예술 활동을 벌인 당대 예술가
문화사 드라마 시청률 1%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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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엔터테인먼트와 강우석 감독의 힘겨루기가 일단락되고 CJ의 제작·배급·상영의 수직계열화에 마침표를 찍어주는 듯했던 극장체인 ‘프리머스’의 향방에 새로운 변수가 생겼다. 최근 정지영 감독(사진)을 단장으로 한 5인의 대표단이 영화계 내부의 의견을 모아 CJ엔터테이먼트쪽에 프리머스에 관해 ‘놀라운’ 제안을 건낸 것. 한국영화제작가협회, 영화진흥위원회 등이 CJ로부터 프리머스의 일부 지분을 인수해 이 멀티플렉스를 영화계 전체가 공동 운영하는 모양새를 갖추자는 이야기였다. 대표단에 참여하고 있는 이준동 나우필름 대표는 “어느 나라든 영화계가 독점 체제로 가면 영화의 다양성이 무너졌다. 한국영화 전체가 다양하고 건강해야 CJ에도 도움이 된다는 취지로, 최근 논란이 됐던 프리머스를 공영기업화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CJ의 회신에 대해 대표단은 긍정적이라며 무척 반기는 분위기다. 이 대표는 “CJ가 영화계의 걱정을 이해한다면서 몇 가지 조건을 전제로 광범위하게 협의할 수 있
[충무로는 통화중] 프리머스 공영기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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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회 청룡영화상의 주요부문을 <실미도>가 휩쓸었다. 어제(29일) 저녁 국립극장 해오름 극장에서 열린 청룡영화상의 시상식에서 <실미도>는 최우수 작품상 및 감독상(강우석), 남우조연상(정재영) 등 주요부문을 수상했다. <태극기 휘날리며>는 남우주연상(장동건), 촬영상(홍경표), 기술상(정도안), 한국영화 최고흥행상 등 4개 부문을 수상하면서 최다부문 수상작품이 됐다. <범죄의 재구성>도 신인감독상(최동훈), 각본상(최동훈), 여우조연상(염정아) 등 3개 부문을 수상하면서 고른 지지를 얻었다. 여우주연상은 <아는 여자>의 이나영에게 돌아갔는데 이나영은 전혀 뜻밖의 수상이라며 말을 잇지 못하고 감격스러워 하기도 했다. 한편 신인남우상은 <빈 집>의 재희, 신인여우상은 <가족>의 수애가 받았다.
청룡영화상은 1963년 조선일보가 처음으로 제정한 뒤 73년 한국영화가 침체되면서 중단되었다가 지난 90년 스포츠조
<실미도>, 제25회 청룡영화상 주요부문 휩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