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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배우들이 ‘망가진다’ 는 표현은 너무 흔해 식상하다. 연기가 안 따라줘도 분장 좀 덜하고, 예쁜 척을 살짝 포기하면 관객은 너그러워진다. “망가지느라 고생했네.” 그러나 <신석기 블루스>의 이성재(33)를 보고 나면 ‘망가진다’는 영화적 표현에 대해 ‘심사숙고’(?)해보게 된다. 걷잡을 수 없는 외모에 엉거주춤한 자세, 50년대 읍내 이장님 복장의 신석기는 틈나면 코를 후비고 자신도 모르게 무좀난 발을 파리처럼 긁어댄다. 악랄한 살인자를 연기해도(<공공의 적>), 조폭(<신라의 달밤>)을 연기해도 좀처럼 흐트러지지 않고 이지적 풍모를 풍기던 그에게 이보다 더한 변신이 있을까.
외출 끊고 ‘추남은 괴로워’ 실감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그 정도까지 갈 줄은 몰랐어요. 그런데 그 정도로 막 가니까 도리어 끌리대요. 촬영 현장에서 모니터를 볼 때는 몰랐는데 시사회때 큰 화면으로 보니까 좀 징그럽더라구요.” 뻐드렁니야 촬영때만 끼지만 뽀글뽀글 머리
“저 제대로 망가졌나요” <신석기 블루스> 이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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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가 2년 4개월 남아있는 김홍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집행위원장(사진)에 대해, 이 영화제 조직위원장인 부천시장 주도로 해촉안이 추진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6월 지방자치단체장 보궐선거에 당선돼 부천시장과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조직위원장을 겸임하게 된 홍건표 부천시장은 지난 22일 영화제 조직위원회 이사회를 열고 김 집행위원장 해촉안을 상정했다. 이사회에서는 “임기가 한참 남아있는 사람을 특별한 잘못도 없이 해촉할 수 없다”는 반대론이 제기돼 격론이 오간 끝에 표결에 들어가 5대 3으로 해촉안이 가결됐다. 아울러 후임자로 정홍택 전 영상자료원장을 선임하는 위촉한도 함께 가결됐다.
김흥준 집행위원장 해촉 주도… 전문가 내치고 팔방미인 기용‘뒷말’
이사회에서 제시된 해촉 사유는 △김 집행위원장이 지난 9월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장으로 임명돼 영화제 일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고 △이로인해 영화제가 다른 영화제와 차별적으로 성장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부천영화제 시장 멋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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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니아들에게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올해의 화제작 가운데 하나였다. 장애인 여성과 비장애인 남성의 사랑과 이별을 담백하게 그려낸 이 영화는 10월 말 단 5개관에서 개봉했지만 3만5천명의 관객을 모으면서 지금까지 조용하지만 꾸준하게 상영되고 있다. 작은 영화로는 분명 놀라운 흥행성적이지만 이 기록은 멜로라는 같은 범주에 속하는 <내 머리 속의 지우개>나 <이프 온리>와 비교하면 초라하다. 두 영화는 각각 250만과 1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늦가을 극장가에 눈물 돌풍을 몰고 왔다. 두 영화의 ‘눈물’ 계보를 잇는 <노트북>도 가볍게 50만명을 돌파했다.
둔한 질문이지만, 이 차이는 어디에서 기인했을까? 단순히 생각해보면 작은 영화가 가질 수 밖에 없는 물량부족, 즉 홍보와 상영관 수의 한계가 있다. 그러나 <이프 온리>의 경우 극장 수는 <조제…>보다 많았지만 홍보나 언론, 평단의 주목도에서 <
[팝콘&콜라] 한물간 유행가 같지만 신파는 정말 힘이 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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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 ‘뻥치지’ 말라고? 산타가 없다는 건 이미 여섯 살 때 알았다고? 크리스마스 선물이나 산타클로스 따위는 천박한 상업주의의 부산물일 뿐이라고? 그래. 나도 안다. 12월25일 아침 머리맡에 간절히 바라던 인형놀이 세트 대신 엉뚱한 학용품이 놓여있어 절망하던 기억. 산타 할아버지가 남긴 카드에서 아빠의 필적을 발견하곤 단숨에 세상의 비밀을 이해하게 되었던 기억. 그것을 도시 중산층 가정 출신 어린이의, 성탄절에 얽힌 보편적인 추억이라고 불러도 될지 모르겠다.
그 아이는 곧 무럭무럭 자라나서, 크리스마스 이브에 눈이 내린다는 일기예보에 경악하는 어른이 되었다. “에이 씨, 안 그래도 차 막힐 텐데 눈까지 오면 어쩌자는 거야? 동네 강아지들조차 둘씩 짝 맞춰 눈 속을 팔짝팔짝 뛰어 다닐 텐데 아주 작정하고 염장 한번 질러 보겠다는 거야? 그런 거야?” 이 냉소적인 투덜거림에 대하여 우리의 주인공 버디는 천진난만하게 대꾸할 것이다. “히힛, 누나. 그래도 메리 크리스마스!”
그는
[정이현의 해석남녀] <엘프>의 버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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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디브이디 <푸콘 가족>은 등장인물이 모두 마네킹이다. 레고 인형까지 드라마의 주인공이 되는 판국에 마네킹이 뭐 대수일까 싶지만 <푸콘 가족>은 확실히 특별하다. 인형을 조금씩 움직이면서 컷을 이어붙여 동작을 만들어내는 보통의 인형 드라마와 달리 푸콘 가족은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도둑이 드나 부부싸움을 하나 엄마·아빠·아들이 모두 하하 웃고 있다.
미술과 퍼포먼스, 영화를 오가며 두각을 나타내는 젊은 크리에이터 이이바시 요시마사가 감독한 <푸콘 가족>은 미국에서 일본으로 이사온 푸콘 가족을 3분 안팎의 짧은 에피소드로 엮은 시리즈물이다. 어떻게 보면 뻔뻔하다 싶을 만큼 속 편하다. 대화는 만담처럼 끊임없이 이어지고 황당한 사건도 계속 일어나지만 배우(마네킹)들은 표정이 변하지도 움직이지도 않는다. 스틸사진같은 느낌도 들지만 가만 보면 나뭇잎이나 커튼 등 등장인물을 제외한 다른 모든 것이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 감독은 뻣뻣
마네킹 주연 DVD ‘푸콘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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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영화제 감독상 수상을 비롯해 <빈 집>을 통해 전세계 곳곳의 영화제에서 호평이 끊이지 않고 있는 김기덕 감독. 그가 ‘샵’의 전 멤버 이지혜의 솔로 데뷔곡 <사랑해요>를 통해 뮤직비디오 감독으로서의 새로운 모습을 선보인다. 이에 대해 “요즘 대부분의 뮤직비디오는 싸움질이지만, 나는 감성이 깃든 뮤직비디오를 만들고 싶다”고 밝힌 그는, “연인들이 집착 때문에 헤어지고, 죽음을 택하는 과정을 소년의 눈을 통해 그리겠다”고 설명했다.
김기덕 감독, 뮤직비디오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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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뤽 고다르는 1998년 <영화의 역사(들)>라는 제목 아래 20세기 인류의 역사와 영화, 문학, 미술, 음악 그리고 이미지에 대한 철학적이고 성찰적인 고민을 담은 독창적이고 복합적인 작품을 선보인다. 총 4부로 구성된 이 작품은 연작 비디오영화와 책의 모습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다. 전체 상영시간이 5시간14분에 이르는 이 작품의 출발점은 대략 1978년까지 거슬러올라간다. 즉 고다르는 1978년 몬트리올에서 연속 강의를 하는데, 이 강의 내용 중 일부를 수록한 책 <영화의 진실한 역사를 위한 서설>에서 ‘참된’ 영화의 역사란 일러스트레이션이 삽입된 텍스트가 아니라 이미지와 사운드들로 이루어진 것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기존의 영화사 책에서 보는 영화사의 경직성과 한계를 인식한 고다르는 새로운 영화사 쓰기에 대한 긴 여정을 시작한다. 새로운 영화사 쓰기라는 고다르의 기나긴 여정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1998년 <영화의 역사(들)>를 세상에 내
[파리] 장 뤽 고다르가 선택한 영화사의 순간들, 퐁피두 센터에서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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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스타 배용준이 출연을 결정한 허진호 감독의 신작 <외출>에 손예진이 캐스팅됐다. 손예진은 <연애소설>, <클래식>,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 <내 머리속의 지우개>까지 잇따라 흥행을 성공시킨 멜로영화에 강한 배우. 허진호 감독은 “20대의 청순미속에 성숙한 여인의 느낌을 간직한 배우”라고 손예진을 평하면서 “이런 느낌이 <외출>의 서영역에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해 캐스팅했다”고 밝혔다.
<외출>은 사랑의 배신이라는 현실에 직면한 두 남녀가 점차 매혹적이고 위험한 사랑에 빠져든다는 내용의 멜로 영화. 이 영화에서 손예진은 배용준(인수)과 사랑에 빠지는 중학교 교사 서영역을 맡는다. 배용준의 출연으로 동남아를 비롯한 아시아지역에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영화 <외출>은 나머지 캐스팅을 마무리짓고 내년 1월중 크랭크 인할 예정이다.
허진호 감독의 신작 <외출>의 배용준 상대역으로 손예진 캐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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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가장 행복한 할리우드 남녀배우를 꼽으라면? 글쎄, 여배우는 2년 연속 몸값 1위에 오르고 얼마전 쌍둥이까지 출산한 줄리아 로버츠, 남자배우는 TV와 영화에서 종횡무진 활약한 제이미 폭스(사진)가 아닐까 싶다. 2004년은 제이미 폭스의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톰 크루즈와 출연했던 <콜래트럴>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던 제이미 폭스는 TV 시리즈 <REDEMPTION>에서도 호평을 받았고 소울 가수 ‘레이 찰스’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레이>에서도 주인공으로 열연해 정상급 연기자임을 과시했다. <콜래트럴>과 <레이> 모두 흥행적으로도 합격점을 받은데다 비평가들도 그의 연기에 찬사를 아끼지 않는 중. 연말 각종 연기상의 가장 강력한 후보로 거론되던 제이미 폭스가 최근 발표된 골든 글로브 후보에서부터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제이미 폭스는 제62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레이>로 남우주연상, &
제이미 폭스, 골든 글로브 역사상 3개 부분 동시에 후보로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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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스타와 엘프의 아들이 탄생했다. <반지의 제왕>의 리브 타일러가 현지시각으로 12월14일 4시11분에 뉴욕의 한 병원에서 출산했다. 몸무게가 3.6kg에 달하는 건실한 사내아이라고. 아직 이름이 지어지지 않은 아기의 아빠는 밴드 스페이스혹 출신인 록가수 로이스턴 랑돈으로, 두 사람은 2년간의 열애 끝에 지난 3월 결혼했다. <피플>에 따르면 아이를 출산하자마자 리브 타일러는 이렇게 외쳤다고 한다. “아기가 너무 잘생겨서 견딜 수가 없어!”
엄마가 된 엘프, 리브 타일러 아들 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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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베를린 영화제의 개막작에 역사 어드벤처 <맨 투 맨>(Man to Man)이 선정됐다. 프랑스와 영국 합작 영화인 <맨 투 맨>은 1870년대에 인간과 원숭이의 ‘잃어버린 고리’를 찾아 남아프리카로 떠난 인류학자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조셉 파인즈와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가 주연을 맡았고, 연출자 레지스 바르니에는 <인도차이나>, <프랑스 여인>등으로 잘 알려진 감독이다. <인도차이나>는 1993년 아카데미 최우수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베를린 영화제는 전통적으로 사회적 의식이 강한 영화를 개막작으로 채택해왔지만, 이렇게 미국이나 유럽의 메이저가 아닌 영화가 선정된 것은 이례적이다. <맨 투 맨>은 경쟁부문에도 포함되어 다른 영화와 경합을 벌이게 된다. 아직 다른 초청작은 발표되지 않았다. 내년에 55회를 맞는 베를린 영화제는 2월10일부터 20일까지 개최된다.
[베를린 2005] 베를린영화제 개막작은 <맨 투 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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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 팬들에게는 크리스마스 선물이 일찍 배달됐다. J.K.롤링(사진)이 드디어 6번째 책 <해리 포터와 이복 왕자>(Harry Potter and the Half-Blood Prince)의 집필을 끝냈다고 홈페이지(www.jkrowling.com)에 밝혔다. 2005년 7월16일에 영국, 미국, 캐나다 등지에서 출간될 이번 책은 호그와트에서 6학년이 된 해리 포터와 더욱더 사악해진 마법사 볼드모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또 주요 등장 인물 가운데 한 명이 6탄에서 죽게 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누구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롤링은 홈페이지에 띄운 글에서, “원래 크리스마스날에 이 소식을 전하려 했는데 정작 크리스마스 때는 모두들 즐기느라 바쁠 것 같고 크리스마스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굳이 그날까지 기다리고 싶지 않을 것 같아서 좀더 빨리 알리기로 했다. 독자들이 책을 읽고 기다린 보람이 있다고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6편의 완성 소식이 전해진 이날 이
J.K.롤링 해리 포터 6탄 집필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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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이 열흘도 남지 않았다. 지상파 방송3사의 각종 연말 시상식 준비가 한창일 때다. 연말 시상식이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하는 등 매번 공정성 논란을 빚어왔지만, 각 방송사의 시상식 강행 입장은 변화가 없다. 다만, 3사가 따로 치르는 가요 시상식은 올해가 마지막일 가능성이 높다. 최근 한국연예제작자협회가 올해까지는 방송사의 가요 시상식 참가를 회원사 자율에 맡기겠지만 “내년부터는 통합 시상식을 신설해 단일화하자”는 단호한 입장을 밝혔고, 이에 앞서 성과는 없었으나 방송 3사 실무자들도 가요 시상식 통합논의를 벌여왔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방송3사는 각각 연기대상과 가요대상을 치른다. 한국방송과 문화방송은 개그맨과 오락프로 진행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방송연예대상도 마련했다.
연기대상 K 웃고, M 난감, S '파리의…' 가요·연예대상은 댄스 위주, '집안잔치'
연기대상을 준비하는 방송3사의 표정은 제각각이다. 가장 즐거운 표정인 곳은 한국방송이다. <꽃보다 아름다워
“올해도 ‘그들만의 잔치 될까?’” 방송 3사 연말 시상식에 쏠리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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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를 조롱하는 크리스마스 영화? 말이 안 되는 것 같지만, 올해 미국에서 개봉한 크리스마스 영화의 경향이 대략 그렇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부쩍 냉소적으로 변한 크리스마스 영화에 대한 진단 기사를 내놓았다. 어린 시절 크리스마스의 추억을 돈으로 사는 젊은 재벌(벤 애플렉) 이야기 <서바이빙 크리스마스>(사진), 크리스마스 세리머니를 무시하고 캐리비안으로 휴가 떠나는 부부(팀 앨런)의 소동을 그린 <크리스마스 건너뛰기> 등이 그런 작품들.
지난해에 개봉해 2억7천만달러가 넘는 흥행수익을 기록한 <엘프>는 크리스마스 스피릿이 사라진 뉴욕 도심에 나타난 엘프(윌 페렐)의 이야기. 산타를 크리스마스 이브에 백화점을 터는 강도로 묘사한 <나쁜 산타>도 지난해에 소개됐다.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영화로 꼽히곤 하는 1946년작 <멋진 인생>처럼 마음이 따뜻해지는 크리스마스 영화는 이제 실종됐거나 멸종됐다 해도 과언이 아
[What`s up] 냉소적인 크리스마스 코미디 대거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