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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에는 졌으나 다큐멘터리의 반골 정신은 계속된다. 조지 부시의 재선에 대한 충격으로 자신의 홈페이지(www.michaelmoore.com) 바탕 화면을 ‘민주주의의 죽음에 조의를 표하는’ 검은색으로 바꾸기도 했던 마이클 무어. 이 땅딸막한 열혈 운동가가 다시 한번 꿋꿋이 일어나 <화씨 9/11>의 속편을 제작할 예정이다. <버라이어티>는 미라맥스의 대표 하비 웨인스타인과 마이클 무어 감독이 2∼3년 내에 두 번째 반부시 다큐멘터리 <화씨 9/11 ½>을 제작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마이클 무어는 <버라이어티>에 기고한 칼럼에서 “지금 당장이라도 카메라를 들고나가 영화를 완성시키고 싶다”는 다급한 열망을 내보이며, 속편을 제작하는 동기에 대해서는 “미국인들의 51%가 이번 대통령 선거에 대해 부족한 정보를 지니고 있었다. 새로운 영화로 그들을 계몽시키고 싶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선거에 승리하지 못한 것에 여전히 분이 풀리지
당장 속편 <화씨 9/11 ½>을 완성시킬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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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영화계에 대한 보수주의자들의 공격이 본격화된 것인가. 최근 개봉한 <킨제이>에 대해 미국의 보수단체들이 격렬하게 반대 활동을 펼치고 있다. <갓 앤 몬스터>를 통해 동성애자 감독 제임스 웨일의 삶을 그렸던 빌 콘돈 감독의 <킨제이>는 1940∼50년대 이른바 ‘킨지 보고서’를 내놓았던 앨프리드 킨지 박사의 일대기를 그린다. 2차대전이 끝난 직후인 1948년 그가 출간한 <인간에 있어서 남성의 성행위>는 미국인의 성생활을 상세히 드러내는데, 주당 섹스 횟수처럼 ‘평범한’ 문제뿐 아니라 혼외정사, 자위, 매춘, 동성애에 관한 통계까지 포함해 당시 사회를 충격으로 몰고 갔다. 동성애 운동가들과 여성 운동가들은 이 보고서를 기점으로 활로를 찾았지만, 여성의 오르가슴이나 자위와 혼외정사, 동성애 등을 죄악으로 치부하던 기독교적 보수사회는 이 결과에 반발했다. 결국 50년대 중반 보수주의의 맹공으로 연구비 지급이 중단되면서 킨지는 불행한 말로를
[What’s Up] 영화 <킨제이>를 둘러싼 보수주의자와 영화계의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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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아무리 극성스런 파파라치라도 씩씩한 커플에겐 못 당한다! 용감무쌍한 피오나 공주, 카메론 디아즈와 그의 남자친구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폭행혐의로 두명의 파파라치에게 피소당했다. 지난 11월6일 할리우드의 한 호텔 근처에서 잠복해 있던 파파라치를 발견한 디아즈 커플이, 이중 한명의 목을 치고 카메라를 빼앗았다는 것이 원고쪽 주장. 이에 대해 디아즈와 팀버레이크는 “어두운 거리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이들에 대한 정당방위였다”고 맞서고 있다.
파파라치에게 피소 당한 카메론 디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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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에서 올해 산업적 대사건으로 기억되는 CJ엔터테인먼트(이하 CJ)의 프리머스 인수에 대한 논란이 다시 불붙을 조짐이다.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과는 한국영화인협회, 한국영화감독협회, 영화인회의, 스크린쿼터문화연대, 한국영화제작가협회 등 영화 5단체에 이 사건에 대한 ‘경쟁제한성(독과점)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기업결합심사’를 위해 질의서를 발송했고 이들 단체는 11월17일 강경 어조의 답변을 제출했다. 총 17페이지로 구성된 답변서는 CJ가 프리머스 인수를 통해 제작, 상영, 배급 등 영화산업 전 분야에서 실질적으로 “독점적 지위를 확보”했다는 점을 골자로 한다.
5단체는 “영화산업의 특성상 법적 수치보다는 시장에서의 실질적 영향력”을 기준으로 경쟁제한성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정거래법 제7조는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기업결합을 금하고 있다. 답변서에서 우려하는 사안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CGV·프리머스, 롯데시네마, 메가박스라는 3대 극장체인의 매출액이 2
[충무로는 통화중] CJ, 프리머스 인수 또 도마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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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20일, 일본에서 개봉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신작 <하울이 움직이는 성>이 20일, 21일 이틀간 약 110만 5000명의 관객을 불러들이며 일본영화 사상 이틀간 관객동원 수에서 신기록을 세웠다. 흥행 수입은 약 15억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일본 영화사상 최다 개봉관(448개관)으로도 이미 신기록의 첫 스타트를 끊기도 했다. 2001년 개봉되어 일본영화사의 모든 기록을 뒤엎었던 미야자키 하야오의 전작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이틀간 관객 80만 4천명, 수익 약 11억엔을 기록한 바 있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배급을 맡은 토호는 관객 4000만명, 흥행 수입 500억엔(약 5200억원)이 최종목표라고 밝혔다. 참고로 전작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기록한 총 관객 수는 2340만명, 흥행 수입은 304억엔이었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3년만에 선보이는 신작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영국의
<하울의 움직이는 성> 이틀간 관객동원 수, 일본 기록 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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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형 감독의 복귀작 가 국내영화로는 최초로 일본에서 월드 프리미어 시사회를 가졌다. 일본의 메이저 도에이 영화사는 이 영화의 전체 투자 중 50%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1월9일 도쿄 긴자에 위치한 도에이의 마루노우치극장에서 개최된 시사회에는 주연배우인 김정훈, 이재은, 정채경 등이 참석했다. 사회자인 이시모토 레이코는 “재일동포였던 아버지가 떠올랐고 매우 감명적”이라고 영화의 결말에 대한 힌트를 던지기도 했다. 이 감독은 “남북이 하나가 되자는 테마의 영화를 한국, 일본, 조총련계가 함께 모여 감상한다는 것은 한국에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덧붙여 “DMZ는 전세계에서 단 하나뿐인 전쟁이 일어날 것 같은데 안 일어나고 평화로운 것 같으면서도 평화롭지 않은 독특한 공간”이라고 관객에게 설명하기도 했다.
야쿠자 영화의 악역을 자주 맡았던 배우 마쓰다카 히로시와 기타노 다케시의 <그 남자 흉포하다>에 출연했던 재일동포 배우 백룡
‘비무장지대’를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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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마지막 소원을 위해 가족들이 통일자작극을 벌인다’는 내용의 영화 <간큰 가족>(제작 두사부필름)이 성지루, 신이, 김수미의 합류로 캐스팅이 완료됐다. 나머지 식구들을 먼저 기다리고 있던 배우는 신구, 감우성, 김수로.
성지루는 <간큰 가족>에서 사채업자 박상무역으로 분해 극 초반 감우성(명석역)과 팽팽한 대결구도를 이룬다. 신이는 이 영화에서 데뷔이래 처음으로 한 남자(김수로)를 짝사랑하는 순정파 여인 춘자역에 도전한다. 신이는 <색즉시공>, <낭만자객>에 이어 <간큰 가족>까지 캐스팅 되어 두사부필름 작품의 단골이 됐다. 1997년 영진위 시나리오 공모전 당선작인 <간큰 가족>은 다음달 10일에 촬영을 시작해 내년 5월 개봉할 예정이다.
성지루, 신이, 김수미 합류로 <간큰 가족> 캐스팅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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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청 로비에 들어오는 까만 양복의 ‘금뺏지’와 그를 향해 터지는 백여개의 플래시. 이제는 보기만 해도 넌덜머리가 나는 정치인 비리 뉴스의 한 장면이라고 착각하기 쉽지만 여기서 외쳐지는 “컷!”. 보도진의 숲을 헤치고 근엄한 얼굴로 검사에게 걸어가던 거물 국회의원(박근형)이 강우석 감독의 컷 사인 앞에서 슬쩍 웃으며 다시 포토라인으로 돌아간다. 열혈 검사가 부패로 얼룩진 정치권 실세와 맞장 뜨는 영화 〈공공의 적 2〉(시네마서비스 제작)의 촬영을 위해 검찰은 필름 카메라에 굳게 닫혀 있던 검찰청 로비를 처음으로 활짝 열었다.
1편 ‘형사’에서 역할 변신, 비리 정치권 맞서는 인물로
21일 서울중앙지검의 촬영 현장에서, 눈을 내리깔고 벼르고 별러 온 ‘먹이’를 맞이하는 강철중 검사(설경구)는 눈 아래 붉은 멍이 들어 있다. 정치권과 유착돼 온갖 비리를 저지르는 냉혈 사업가이자 고교 동창생인 한상우(정준호)와 검사 신분증 내던진 채 주먹다짐을 한 직후다. 얼굴의 멍은 〈공공의 적〉
검찰청 촬영장서 만난 <공공의 적2>의 설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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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처음에 〈하나와 앨리스〉의 줄거리를 읽은 다음에 도대체 이 자가 어쩌려고 이런 이야기를 갖고 영화 한 편을 만들려고 작정했는지 의아한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왜냐하면 이 이야기는 도대체 말이 안 되기 때문이다. 여고생 하나와 앨리스(본래 이름은 아리스가와)는 오랜 친구다. 선배 남학생 미야모토 마사시를 좋아하던 하나는 마사시가 셔터 문에 머리를 부딪쳐 정신을 잃자, 깨어난 그에게 거짓말을 한다. “선배, 저에게 사랑을 고백한 거 기억 안 나세요? 선배는 원래 ‘앨리스’가와를 사랑하다가 저를 사랑하게 되었잖아요?” 그 말을 믿은 마사시는 앨리스를 찾아갔다가 의문에 잠긴다. “왜 나는 저렇게 사랑스러운 ‘앨리스’가와와 헤어진 것일까?” 이와이 순지의 〈하나와 앨리스〉는 거짓말의 진심에 관한 이야기다. 모든 것이 거짓말로 이루어진 세계, 하지만 그 속에서 그걸 지키기 위해 하나와 앨리스는 안간힘을 쓰지만 거짓말은 진실을 찾아간다.
이와이 순지의 영화는 패턴의 반복이다. 처음에는
[비평 릴레이] <하나와 앨리스>, 정성일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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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방송 수목드라마 〈12월의 열대야〉에서 오영심(엄정화)은 잘난 시집 식구들의 구박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다. 힘들고 지칠 때면 그는 〈빙글빙글〉을 부르며 자신을 추스른다. 한국방송 월화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은채(임수정)는 어떤 일에도 쉽게 놀라지 않는 무심한 표정에 때로 소주병에 빨대를 꽂고 마시는 엉뚱함을 보인다. 지난 18일 끝난 한국방송 수목드라마 〈두번째 프러포즈〉에서 미영(오연수)은 이혼의 아픔을 이겨내고 사업과 사랑에 모두 당당히 성공한다.
대장금 이후 ‘활짝’
요즘 한국 드라마의 여자 주인공들은 외로워도 슬퍼도 결코 울지 않는다. 그들이 드라마 속 세상을 헤쳐나가는 방식은 한결같이 밝고 명랑하고 씩씩하다. 그들은 웃으면서 푸른 들을 달려가는 우리 시대의 ‘캔디’들이다.
여주인공의 캐릭터가 캔디로 틀지어진 것은 그리 오래지 않다. 불과 3~4년 전만 해도 가장 선호되는 드라마 주연 캐릭터는 청순가련형이었다. 〈허준〉의 예진아씨(황수정)와 〈가을동화〉의
지금 안방극장은...‘캔디’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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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미스 다이어리> 예지원
“자기 생각보다는 주위 압박 때문에 망가지는 역이죠. 할머니한테 꿀밤 맞기도 하고 ….” 예지원(28)이 22일 첫 방송을 내보낸 한국방송 2텔레비전 일일시트콤 〈올드미스 다이어리〉(월~금 밤 9시25분)로 안방극장을 찾아왔다. 2002년 에스비에스 시트콤 〈여고시절〉 이후 2년 만이다. 그는 주로 라디오에서 활동하는 무명 성우 미자 역을 맡아 김지영·오윤아와 함께 30살을 막 넘긴 ‘올드미스’ 3인방의 좌충우돌 동행기를 이끌어나간다.
“경계가 약간 모호해요. 숙맥이고 하는 일마다 어설프고. 그러다 때로는 과감한 행동도 서슴지 않고….” 극중 미자는 친구들의 결혼 ‘추월’에 속을 끓이다가도 자신만의 ‘필’을 외치며 판·검사와의 미팅을 당당히 딱지놓기도 한다. “직업적으로도, 남자 사귀는 것도 다 성공적이진 못하지만, 그래도 희망을 품고 살아가는 캐릭터예요.”
김석윤 피디는 “사랑과 낭만을 꿈꾸는 현실적인 노처녀 얘기와 함께 ‘황혼
예지원, 김태희 안방극장 활약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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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9회를 맞는 ‘여성관객영화상(像)’ 설문 결과에서,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와 <실미도>가 문제적 작품으로 각각 3관왕과 2관왕에 올랐다. 사단법인 여성문화예술기획은 매년 가을 불특정 다수의 여성관객을 대상으로 ‘최고, 최악의 영화’를 선정하는 설문조사와 시상식을 가졌는데, 올해는 “영화 속 여성주의와 여성상에 대해 고민하는가”라는 엄격한 기준으로 선발된 50명의 여성관객 심사위원단이 문제적 캐릭터와 장면, 스토리와 대사는 물론 희망적인 캐릭터와 대사 등의 세부 항목에 의견을 냈다. 이중에서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는 꼭두각시 여성상, 순결이데올로기 강화상, 최악의 대사상에, <실미도>는 이분화된 여성상, 성폭력 정당화상에서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캐릭터 부문 ‘이분화된 여성상’의 어머니와 강간당하는 여성(<실미도>, 45.2%)은 “가족 내 여성과 그 밖의 여성에 대한 남성의 이분법적 시선이 느껴진다”는 이유로, ‘꼭
여성관객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에 이의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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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웃! 조용히 해주세요!” “에브리보디 스탠바이! 콰이어트 플리즈!”
11월8일 경기도 포천군 이동면의 한 대형 찜질방에 차려진 홍콩영화 <서울공략> 촬영장은 유난히 소란스러웠다. 요란하기로 소문난 중국어에 한국어, 영어가 마구 뒤섞인데다 100명쯤 되는 스탭들이 뒤엉킨 현장이라니. 그래서였나. 이날 촬영 분량 중 홍콩과 한국 기자들에게 공개한 장면은 딱 하나, 극중에서 CIA 요원 오웬 역으로 나오는 임현제가 양조위의 추격을 피해 노천 사우나에서 탈출하는 장면이었다. 배우가 직접 나무 창을 몸으로 부수고 뛰어나오는 액션장면이라 긴장감이 감돌 법도 한데, 여긴 전혀 그런 구석이 없다. 임현제가 매트리스 위로 몸을 날리는 스턴트 연습을 하는 동안 한쪽에서는 나무에 색깔을 입히고 있다. 조명 세팅도 우리 현장에서 보듯 꼼꼼하게 하지 않고, 리허설도 대강 하는 듯 보인다. 이것이 촬영을 빨리 진행시키기로 유명한 홍콩영화의 실체인가,
<서울공략> 경기도 포천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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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는 이미 끝난 뒤였다. 인라인 타고 강남 고층빌딩을 넘나드는 무법자 청년들을 보겠거니 했더니만, 웬걸. 그게 아니었다. 삼각형을 접붙인 외관의 D빌딩 앞에는 와이어 장치를 한 기중기 2대와 지미집이 전부였다. 저녁시간을 이용한 간담회가 끝나자 <태풍태양> 배우들은 촬영 준비 대신 뿔뿔이 흩어져 개별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고, 극중 깡맨 역할의 김상혁을 대신한 스턴트맨만이 4m 높이에 매달려 30cm가 못 되는 폭의 난간 위를 인라인으로 반복해서 훑고 있다. 아쉬움을 눈치챈 건가. 제작자인 필름매니아 지미향 대표가 다가와 “어제 왔으면 더 좋았을 텐데” 한다. 주연배우들이 직접 인라인 신고 농구공처럼 허공으로 튀어오르고, 함성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던 장면은 전날 다 찍었다는 비보.
“언제 저길 올라갔지?” 실망한 취재진을 달래기라도 할 심산인가. 어느새 대역 대신 김상혁이 직접 와이어를 등허리에 달고 이륙해 있다. 이날 제작진이 노출한 촬영 분량은 어그레시브 인라인 스케이
<태풍태양> 촬영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