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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개봉작 중 스크린으로 다시 챙겨보고 싶은 작품은 무엇일까. <씨네21> 홈페이지에서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네티즌들이 재개봉을 가장 원하는 작품은 <송환>과 <거미숲>인 것으로 나타났다. “<송환>은 지방에선 아예 개봉조차 하지 않았던 영화죠. 꼭 많은 사람들과 같이 다시 한번 보고 싶습니다”(sugi4377)라는 의견에서는 지방 배급이 여의치 않은 독립예술영화들의 현실을 읽을 수 있었고, “<거미숲>, 왜 흥행이 되지 않았는지 알 수 없네요”(dhr24fkd)라는 의견에서는 좋은 작품을 많은 관객과 공유하지 못한 아쉬움이 엿보였다.
네티즌의 자랑스러운 의견에 부흥하기 위해서는, 작고 좋은 영화들을 무시하지 않는 배급 시스템과 거대 마케팅에 휘둘리지 않는 관객의 혜안이 동시에 필요하지 않을는지. 김도훈
[씨네폴] <송환> 극장에서 다시 봤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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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보이>, 대학생이 뽑은 올해 최고 영화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대학생 전문주간지 <대학내일>의 설문 결과 올해 최고의 영화로 꼽혔다. <올드보이>는 대학생 6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34.5%의 지지를 받았으며, <태극기 휘날리며>와 <실미도> <아는 여자> <범죄의 재구성>이 뒤를 이었다. 박찬욱 감독은 올해 최고의 감독으로 뽑히기도 했다. 한편 올해 최고의 배우는 최민식과 문근영이 선정됐다.
신촌에 영화보러 오세요
신촌지역 대학 영화동아리들이 주최하는 제1회 신촌대학영화제가 11월18일부터 20일까지 이화여대 학생문화관 소극장에서 열린다. 상영작 중에는 최초로 공개되는 장준환, 봉준호 감독의 영화아카데미 시절 공동연출작 <포도씨앗의 사랑>도 포함돼 있다. 두 감독은 영화상영 뒤, 관객과의 대화 시간을 갖는다(문의: www.suff.co.kr).
프랑스 문화원
[국내 단신] <올드보이>, 대학생이 뽑은 올해 최고 영화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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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과 브라운관의 행복한 동거가 가능할 것인가. 영화진흥위원회(위원장 이충직, 이하 영진위)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방송(HD)영화 제작지원 사업은 이를 판가름할 수 있는 잣대이기도 하다. “디지털, 즉 HD 기술을 매개로 영화와 방송의 제작 노하우를 융합하고, 한국영화의 상영 윈도를 다양화한다”는 목적으로 올해 처음 만들어진 이 지원사업은 11월9일, 영진위가 방송쪽 파트너인 KBS와 함께 지원작을 선정하면서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접수작품 47편 중 최종 심사를 거쳐 3억원의 지원금을 받게 된 작품은 모두 5편. 영진위는 남선호 감독(사진)의 <영화감독이 되는 법>, 유상욱 감독의 <그 남자가 두고 온 섬>, 여균동 감독의 <비단구두 사 가지고…> 등 3편을, KBS는 김의수 PD의 <피아노포르테>, 김태용·민규동·조근식 감독의 <아이 엠 쏘리> 등 2편을 택했다. 이 밖에 양영철 감독의 <옆집 여자>
영진위·KBS, 방송(HD)영화 제작지원작 5편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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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대통령 부인들도 살림하는 주부들인데요. 이분들 모셔다 사는 얘기 듣는 것도 좋겠죠. 201호나 301호나 사람 사는 모습은 비슷하지 않겠어요?” 1년2개월 만에 아침 주부프로그램에 복귀하는 이상벽(57)씨는 여전히 구수한 말투다. 그는 10여년 동안 이끌어 온 한국방송 〈아침마당〉을 지난해 그만둔 뒤 이곳저곳을 많이 다녔다고 했다. 가요 프로그램 진행자로, 강연자로 전국 곳곳을 오갔다.
사람 냄새를 좋아하는 그답게 새로 맡은 프로그램 제목도 〈사람향기 폴폴〉(문화방송)이다. 작가와 함께 지었다는 제목은 “사람 사는 냄새가 있는 그대로 전해진다”는 뜻을 지녔다. 그는 “연예인만 나오는 아침 주부 프로에서 벗어나, 서민과 중산층의 숨은 이야기를 담아내 우리 사회의 사람과 현상에 대해 폭넓게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이제 그는 꿈과 함께 ‘늙을’ 준비를 한다고 했다. “두 가지를 짓고, 두 가지를 기르겠다”는 것이 그의 꿈이다. “책다운 책과 저와 어울리는 집을 짓고, 지방에서
<사람향기 폴폴>진행맡은 이상벽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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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문화방송 <한강수타령>의 최민수(42)를 보는 시청자들의 반응이다. 작은 인형을 세워놓고 장난감 총을 쏘다 가영(김혜수)의 엉덩이에 총알을 맞히고 “적절한 자극은 불필요한 지방을 연소시켜주죠”라며 농을 치다, 곧 이어 “금방 가영씨가 나를 싫다고 해버릴 것 같아 몹시 불안해요”라고 말할 땐, 첫 사랑에 빠진 젊은이 같다. 엘리베이터에서 방귀를 뀌고 모르는 척 가영에게 떠넘기거나, 준호(김석훈)에게 “임마 너 혼날래? 어디서 반말을 해?”라며 꿀밤을 한 대 먹일 때, 시청자들은 웃음을 터뜨리며 “예전 최민수랑 다른데?” 한다.
지금껏 사람들 머리 속에 각인된 최민수의 모습은 <한강수타령>에서 찾아볼 수 없다. 영화 <리베라 메>(2000년)에서 싸이코 방화범에 맞서는 소방관으로, 영화 <유령>(1999년)에서는 핵잠수함에서 반란을 일으키는 부함장 202로 나왔을 때, 최민수는 어깨에 힘들어가고 눈빛 번뜩이는 ‘카리스마’를 자랑했다. ‘
최민수, MBC주말극 <한강수타령>서 연기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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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크레더블>의 흥행질주가 뻥 뚫린 고속도로를 달리는마냥 시원스럽다. 지난주 7천백만불의 흥행수익을 올리면서 개봉했던 <인크레더블>이 2주차에도 5천백만불을 더 보태면서 미국 박스오피스 2주연속 1위를 차지했다. 하락율은 고작 29%. 보통 2주차에 50% 이상의 하락율을 보이는 것을 감안하면 흥행몰이가 그만큼 거세다는 뜻이다. 흥행누계는 벌써 1억4천4백만불을 넘었다. 이정도 기세면 다음주에 2억불에 근접하고 개봉4주차에는 가뿐히 2억불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극장수도 개봉당시 3,933개를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어서 배급력 또한 막강하다.
<인크레더블>은 픽사의 6번째 작품으로 <니모를 찾아서>를 근소한 수치로 따돌리고 픽사 작품 중 개봉 수입 1위를 차지했다.(<토이 스토리>, <벅스라이프>, <토이 스토리2>, <몬스터 주식회사>, <니모를 찾아서>가 모두 픽사의 작품들) 이제
제목 그대로 놀랍군! <인크레더블> 미국 박스오피스 2주연속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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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12일부터 부산시네마테크와 광주극장에서 상영하는 뉴저먼시네마 특별전1962년, 오버하우젠영화제(Overhausen Film Festival)에 모인 스물여섯명의 독일 청년들이 모종의 선언을 한다. ‘아버지 영화는 죽었다’라든가 ‘새로운 자유를 원한다’ 같은 도발적인 수사가 뒤따랐지만 별반 알맹이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따지고 보면 그 정도의 말들은 이미 유럽 대학도시 어느 뒷골목에서나 되풀이되고 있던 상투적 문장이기도 했다. 실제로 이 26명 중에 장편영화를 만들어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영화를 찍어보지 않은 이들도 더러 섞여 있었다. 실제로 이들의 좌장 역할을 했던 알렉산더 클루게마저 정작 자신들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었노라 고백하기도 했다.고다르와 트뤼포 같은 누벨바그영화에 고무되어 단편영화 몇편 찍은 것이 고작이었던 이 독일 젊은이들의 이 해프닝은 그러나, 뜻밖에 이들의 선언에 관심을 가진 정부 당국의 전폭적인 지지와 공식 재정 보조로 이어지게 된다. 그리고 66년, 드디
파스빈더와 헤어초크를 만나자, 뉴저먼시네마 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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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최고의 제작자로 손꼽히는 제리 브룩하이머와 그 군단이 오는 12월 13일 전격 내한한다. 제리 브룩하이머 제작,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내셔널 트레져>(사진)의 한국 개봉을 앞두고, 국내 홍보를 위해 한국을 방문하여 국내 영화 팬들과 조우할 예정이다.
이번 방한에는 한국인 여성과의 결혼으로 세간의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주연배우 니콜라스 케이지를 비롯해, 감독 존 터틀타웁과 다이앤 크루거, 저스틴 바사 등 출연진들이 대거 동반한다.
‘제리 브룩하이머는 80년대부터 에디 머피와 탐 크루즈를 할리우드 최고의 스타로 키워냈으며, 90년대에 와서는 <콘 에어> <아마겟돈>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 <진주만> <캐리비안의 해적> 등 굵직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을 탄생시켜 할리우드 영화산업의 큰 축으로 자리잡았다. 제리 브룩하이머 사단의 대표 주자인 니콜라스 케이지 또한 그를 통해 액션 블록버스터의 스타로 성장할 수 있
제리 브룩하이머, <내셔널 트레져>의 출연진과 함께 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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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펀드가 새로운 방식으로 영화계 제작비 조달에 물꼬를 터줄까. <해피 엔드>, <바람난 가족>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투자자를 모집(인터넷 펀드)해 일정부분 수익을 분배했던 명필름이 ‘인터넷을 통한 익명조합원 모집’이라는 새로운 방법으로 현재 촬영이 진행중인 <안녕, 형아>(감독 임태형, 주연 박지빈 배종옥 박원상)의 제작비 조달 계획을 발표했다. 명필름이 익명조합원 모집이라는 새로운 방식을 택한 이유에는 저간의 사정이 있다.
명필름은 애초 <바람난 가족>과 동일한 방식으로 지난 9월 <안녕, 형아>의 제작비 전액을 인터넷 펀드로 모집한다는 광고를 냈었다. 그러자 금융감독원이 올해 새로 도입된 간접투자자산운용법을 내세워 이런 모집이 불법이라고 명필름에 통고했다. 금융질서를 보호하기 위해 불특정 다수의 투자를 받을 땐 일정자격 이상의 금융기관을 끼고 해야한다는 것이 금감원의 취지였다. 뜻하지 않은 통보를 받은 명필름은 합법적인
명필름의 <안녕, 형아>, 인터넷을 통한 익명조합원 모집으로 제작비 충당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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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들어진 뒤 98년부터 매해 전세계 도시를 순회하며 열려온 디지털 영상 축제 ‘레스페스트 디지털 영화제 2004’가 17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연세대백주년기념관에서 개최된다. 올해는 9월 뉴욕을 시작으로 서울을 포함해 전세계 13개국 30개 도시를 돌며 혁신적인 디지털 영상물을 소개하고 있다.
뮤직 비디오 부문에서 세계 최고의 작품들을 보여주었던 레스페스트가 올해 개막작으로 선택한 인물은 영국 출신의 뮤직비디오 감독이자 CF 감독 조나단 글레이저. 터널에서 달려오는 차들과 계속 부딪히던 남자의 몸이 마지막 순간 산산이 부서지는, 밴드 엉클의 충격적 뮤직비디오 <래빗 인 유어 헤드라이트>, 한쌍의 남녀가 힘차게 달리다가 지구 밖으로 도약하는 리바이스 청바지 광고 등 작업의 본래 용도를 뛰어넘어 그 자체로 예술의 경지에 오른 글레이저의 주요 작품과 메이킹 필름 클립이 특별전에서 상영된다.
감각적 충격과 실험에 치중됐던 프로그램들에 올해 처음 정
서울에 온 ‘레스페스트 디지털 영화제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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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이 장르를 선택하는 데 제한이 있는 건 아니지만 도무지 떠오르지 않는 조합도 있다. 이를테면 박찬욱과 로맨틱코미디, 타란티노와 리얼리즘 영화 같은. 느린 호흡과 깊은 화면에 삶의 근원적 비애를 실어온 대만의 거장 허우샤오시엔과 무협영화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허우샤오시엔의 열혈팬들은 얼마 전부터 그가 무협영화를 구상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소문을 챙겨왔다. 올해 부산영화제에서 허우샤오시엔이 참석했던 메가토크, 마스터클래스(사진) 등을 진행하며 그와 동행하다시피했던 평론가 정성일씨는 참을 수 없는 궁금증을 감독과의 사석에서 털어놓았다.
“당신의 무협영화라고 할 때 팬들이 떠올리는 건 네 사람의 무림고수가 만나 앉아서 두시간 동안 진지하게 무협의 철학을 논하다가 ‘이제 싸우러 나가자’는 자막이 뜨면서 끝나는 영화다. 정말 그런 건가?” 허우샤오시엔은 파안대소를 터뜨리며 고개를 저었다. 믿기 힘들지만 그는 무협이라는 정의에 부합하는 진짜 장르 영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갈증은 더욱
[팝콘&콜라] 허우샤오셴의 도전 "무협은 중력과의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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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작가가 쓴 두 개의 드라마가 한날한시에 방영된다. 시청자의 간택을 다툴 두 드라마는 한국방송 주말극 〈부모님 전 상서〉(토·일 저녁 8시)와 에스비에스 창사 특집극 〈홍 소장의 가을〉(3부작). 〈부모님 전 상서〉에 〈홍 소장의 가을〉이 도전장을 내미는 모양새다. 오는 14일 〈부모님 전 상서〉 10회가 한창 절정을 달릴 저녁 8시45분 〈홍 소장의 가을〉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부모님 전 상서〉는 이미 지난 주말부터 경쟁작인 문화방송 〈한강수타령〉(극본 김정수)을 제치고 주말극의 강자로 떠오른 상태다. 일요일인 지난 7일 시청률은 23.4%(닐슨미디어리서치 조사)로 〈한강수타령〉(19.5%)을 4% 가까이 앞질렀다. 흥행작의 기준점인 20%를 넘긴 건 이미 지난달 31일 이야기다. 시청자들이 김수현식 속사포 대사에 서서히 적응하며 드라마에 몰입하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14일 10회에선 성실(김희애)과 창수(허준호)의 갈등이 깊어가는 가운데, 딸 수아의 아빠 편들기가 변
‘김수현 VS 김수현’ 두 드라마 동시방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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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연인은 헤어지고 나서 친구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절대로, 그럴 수 없는 사이도 있다. 여자친구 조제와 작별한 다음 츠네오는 혼잣말로 중얼거린다. “우리가 헤어지기까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다. 아니다. 사실은 한가지다. 내가 도망친 거다. 나는 다시는 조제를 보지 못할 것이다.”
우정은 거리조절이 가능한 관계에서만 이루어진다. 걷지 못하는 소녀 조제, 할머니가 주워 오는 책들을 닥치는 대로 읽는 소녀 조제, 사강의 소설 주인공 이름을 따 스스로를 조제라고 부르는 소녀 조제. 그 아이는 자신의 전 존재를 남자친구 츠네오에게 기댄다. 아니,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츠네오는 아마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시작되는 사랑은 반짝반짝 빛난다. 그러나 신비로운 마법의 시간은 곧 지난다. 일상 속에서 사랑은 더디게 부식한다. 전동 휠체어를 거부하고 어디든 자신의 등에 업혀서 다니고 싶어 하는 여자친구를 보면서 츠네오는 조금씩 지쳐가고, 표정은 차차 짜증스러워진다. 그리고 이
[정이현의 해석남녀] <조제...>의 조제와 츠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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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연의 차기작이 결정됐다. <인어공주> 다음 작품이 될 전도연의 차기작은 박진표 감독이 연출하는 사랑 통속극 <너는 내 운명>(가제). 이 영화에서 전도연은 AIDS 환자 은하역을 맡을 예정이다. 전도연을 상대할 순진한 노총각역의 석중에는 황정민이 출연한다. 황정민은 일생에 딱 한번 찾아 온 사랑이 AIDS에 걸린다는 현실에 맞서 그 사랑을 지키기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던지는 순애보적 역할을 맡는다. 황정민은 어수룩한 노총각 이미지를 드러내기 위해 20kg이상의 살을 찌울 예정이라고 한다.
<죽어도 좋아>에서 색다른 사랑의 방정식을 보여준 박진표 감독은 “전도연은 순수함과 촌스러움, 그리고 섹시한 매력이 묘하게 어우러진 배우”라며, “AIDS라는 천형에 맞닥뜨리는 은하 역할에 처음부터 전도연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썼다”고 말해 전도연에 대한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지독한 사랑에 빠진 불륜녀(<해피 엔드>), 9년간 수절한 정절
전도연, 차기작에서 AIDS 환자로 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