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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디지털 영상의 흐름을 발빠르게 포착하는 젊은 축제, 레스페스트2004가 11월17일부터 21일까지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다. 국내에서는 5회째를 맞는 이번 레스페스트의 슬로건은 ‘상상 대공습!’(Imaginary Attack!). 급속도로 발전하는 테크놀로지의 위력 때문에 무력해진 상상력의 회복을 선언하는, 일종의 경고문구다.
영국 출신 감독 조너선 글레이저의 광고, 뮤직비디오, 트레일러 22편을 볼 수 있는 특별전으로 시작하여, 언더그라운드 힙합의 즉흥리듬을 살펴보는 즉흥 다큐멘터리 <프리 스타일>로 끝맺는 레스페스트2004에서는 18개 섹션에 걸친 300여편의 장편과 단편, 뮤직비디오들을 접할 수 있다. 글로벌 섹션 단편 중에는 ‘부시때리기’라는 직설적인 이름이 인상적인 <부시 웩트>(Bushwhacked)가 눈에 띈다. 이는 브라이언 보이스, 마이클 무어 등의 영화작가들이 오로지 부시를 공격하기 위해 만든 각종 영상물 모듬. 전세계의 독창적인
11월 17일 레스페스트 2004 개막, 18개 섹션 총 300여편의 디지털 영상물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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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돌을 맞은 예술영화전용관(이하 전용관) 네트워크 아트플러스가 지난 10월26일 미디액트에서 사업보고회를 가졌다. 극장 일선에 있는 관계자들이 제기한 문제점은 전용관에 대한 스크린쿼터의 일률적 적용과 프로그램 수급의 불안정함이다. 하이퍼텍 나다 김난숙 팀장은 “스크린쿼터를 지켜야 하는 현실”과 “충분치 않은 국내 예술영화”의 불균형으로 다양한 프로그래밍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국내 영화 중 성공사례는 각각 3만, 2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김동원 감독의 <송환>(사진)과 박기복 감독의 <영매> 정도다. 강북의 대표적인 예술영화 상영관인 씨네큐브 1, 2관이 아트플러스 네트워크에서 탈퇴한 이유도 바로 스크린쿼터의 일률적 적용 탓이라고 한다. 스폰지 조성규 대표는 “공간 확보 위주로 시작된 사업이 문제였다. 출발부터 프로그램 수급 문제를 논의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지방 전용관의 상황은 더욱 심각한다. 광주극장 김형수 이사는 “<굿바이 레닌>의 총관객
10월 26일 아트플러스 사업보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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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한상영가 판정이 또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문제작은 지난해 부천영화제에서 <돌아온 좀비오>라는 제목으로 상영됐고, 올해 서울유럽영화제 상영작이기도 한 <리애니메이터: 좀비오3>(Beyond Reanimater). 이 영화는 10월25일 전반적인 잔혹성 때문에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영화의 수입사 스폰지 관계자는 “‘영화적 소견을 제시하는 사유서를 첨부하면 원본 그대로 재심의를 받을 수 있고, 18세 등급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영등위 관계자의 말에 따라 곧 사유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28일 밝혔다. 한때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았던 <팻 걸> 역시 이와 같은 방법으로 18세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비디오 출시용으로 <리애니메이터…>를 수입했던 스폰지는, 이번 논란으로 영화가 화제에 오름에 따라 단관개봉까지도 고려 중이다.
<좀비오3> 18세 등급 받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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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게임이 할리우드 상륙작전을 재개한다. 최근 많은 할리우드 제작사들이 비디오 게임의 영화화에 뛰어들고 있다. 현재 윤곽이 드러난 프로젝트만도 여러 개로, 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한 게임 <맥스 페인>(사진)이 디멘션에 의해 제작 중이고, <투모로우>의 제작자 마크 고든은 영화화를 위해 고전 액션게임 <캐슬 울펜스타인>의 판권을 구입했다. 그런가 하면 한국에도 잘 알려진 아케이드 게임 <스파이 헌터>는 ‘더 록’ 주연으로 영화화가 진행 중이다.
사실 비디오 게임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은 그간 박스오피스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툼레이더>나 <레지던트 이블> 같은 작품들은 중급 정도의 흥행성적에 만족해야 했고, 희대의 인기 게임을 영화화한 <슈퍼 마리오>와 <파이널 판타지>는 박스오피스에서 참패를 겪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리우드가 게임의 영화화에 여전히 매력을 느끼는 이유는 게임시장이 지닌
게임 <맥스 페인> <스파이 헌터> 영화화 진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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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ABC 방송의 <LOST>에 출연한 김윤진이 (제작 세븐온픽쳐스)로 한국에 컴백한다. 성공적인 미국 드라마 데뷔로 바로 할리우드에 진출할 것이라는 추측을 깬 셈이다. 얼마전 스필버그로부터 <게이샤의 추억> 출연요청까지 받고도 “일본기생”역이라는 이유 때문에 출연을 고사했던 김윤진은 한국영화에 먼저 복귀해 일단 손쉬운 지름길보다는 신중한 접근을 택했다. <밀애>이후 3년만에 스크린에 복귀하는 김윤진은 “완성도 높은 시나리오와 캐릭터에 대한 애정 때문에 할리우드 진출을 미룰만큼 탐이 났다”고 출연이유를 밝혔다.
는 미리 쓰여진 일기의 미스터리를 추적하는 여형사 추자영과 일기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의문의 여인 서윤희의 대결을 그리는 본격 여형사물. 여기서 김윤진은 서윤희로 출연해 사건을 점점 미궁속에 빠뜨리는 역을 소화할 예정이다. 김윤진과 대결을 벌일 추자영역은 아직 캐스팅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생영화사 세븐온픽쳐스의 창립작품인 는 11
김윤진, <10월의 일기>로 한국에 컴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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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욘사마' 배용준의 차기 영화 출연작이 결정되었다. 심사숙고 끝에 결정한 배용준의 선택은 바로 허준호 감독의 세번째 멜로영화 <외출>(가제/제작 블루스톰,투자배급 쇼이스트)이다.
지난 2003년 이재용 감독의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에 바람둥이 조원역으로 화려하게 스크린에 데뷔한 이래 주위에서 밀려드는 엄청난 러브콜을 다 제치고 결정한 그의 차기작은 비단 국내뿐 아니라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팬들의 주요관심사일 수 밖에 없다.
영화제작사 블루스톰에 따르면, 배용준은 <외출>을 차기작으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 "섬세한 사랑의 흐름과 한번 보면 잊혀지지 않은 영상을 그려내는 허진호 감독과의 작업을 소원해 왔다"고 밝혔다고 한다.
영화 <외출>은 아주 특별한 상황에서 만나게 된 두 남녀가 겪는, 불안하고 복잡하고 행복한 만남과 이별을 허진호 감독 특유의 감수성으로 표현하게되는 영화라고 한다. 배용준은 이 영화에서 콘서트 조명 감독인 인수 역
배용준, 허준호 감독 신작 <외출> 출연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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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칼싸움이란 이런 것
일본의 천년고도인 교토. 파기만 하면 유물이 쏟아져 지하철공사가 난관을 겪었다는, 도시 자체가 문화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그곳에서 올 가을, 그 가치를 아는 사람만이 아는 묻혀 있던 문화재가 또 몇점 공개되었다. 그 문화재란 바로 일본영화.
일본영화 발굴 및 복원의 선봉대는 도쿄국립근대미술관 필름센터와 교토영화제이다. 1984년의 화재 이후 가나가와현에 최첨단 방재 방화 시스템을 갖춘 보관소를 건설해 필름을 보존하고 있는 필름센터는 1999년부터 러시아의 영화보존기관인 고스필모폰드에 있던 일본영화를 정리하면서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자국영화 발굴에 힘쓰고 있다. 고스필모폰드의 일본영화들은 만주에서 상영되다가 2차 세계대전 이후 소련쪽에 의해 접수된 것들인데 필름센터의 연구원 쓰네이시 후미코(常石史子)에 의하면 소련쪽에서 일본영화로 분류하고 있던 영화들 중에는 간간이 중국영화와 함께 한국영화도 끼어 있었다고 한다. 일제 말기까지 만주국에는 한국인이
[현지보고] 교토영화제, 찬바라영화의 원조가 교토임을 천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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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를 따라잡아라! 지난 10월23일부터 31일까지 계속된 제17회 도쿄국제영화제는 일본 영화계가 한국 영화계를 의식하고 있음이 역력히 드러난 행사였다. 비록 개막식이 열린 시각, 니가타현에서 규모 7의 강진이 발생해 관심이 줄어들긴 했지만 지난해 영화제의 제너럴 프로듀서로 취임한 가도카와 스구히코(가도카와 그룹 사장)가 영화제의 개혁을 다짐한 뒤 본격적으로 열린 영화제라 큰 관심을 모았다.
일단 규모면. 도쿄영화제는 ‘세계 10대 영화제’임을 강조하며 도쿄판타스틱영화제, 도쿄국제여성영화제 등을 비롯한 여러 가지 협찬기획의 영화제까지 포함해 전세계에서 351편의 작품을 초대했다. 메인 상영장이 16년간 열리던 시부야 분카무라와 함께 롯폰기 힐스까지 두곳으로 늘어났고, 도쿄의 새 상징인 화려한 롯폰기 힐스 앞에 레드카펫 행사가 펼쳐진 뒤 열린 개막식엔 고이즈미 총리가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개막작은 일본의 노장 야마다 요지 감독의 전작 <황혼의 사무라이>보다 조
[도쿄] 부산 따라잡기,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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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초 부산영화제를 ‘공략’했던 양조위가 이번에는 서울을 공략하기 위해 10월27일 다시 내한했다. 그의 한국행은 10월28일부터 크랭크인하는 홍콩영화 <서울공략>(漢城攻略, Seoul Raiders)을 촬영하기 위한 것. 2000년작 <동경공략>의 속편격인 <서울공략>은 제목에서 연상할 수 있듯 서울을 배경으로 하는 액션영화다. 한국의 범죄조직이 강탈한 위조지폐 원판을 찾기 위한 홍콩 국제경찰 임귀인(양조위)과 CIA 요원 오웬(임현제)의 활약상을 그린다. 당연하게도 영화 전체 장면 중 90% 정도를 서울에서 촬영할 예정. 이 영화의 한국쪽 제작 대행을 맡은 아이필름의 박성훈 프로듀서는 “서울 도심의 거리에서 일부 장면을 찍을 계획이며, 대부분의 장면은 강남에 마련된 오픈세트에서 촬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이 영화는 오랜만에 양조위의 액션을 만날 수 있는 작품이다. 양조위가 연기하는 임귀인은 모든 것에 능하며, 특히 여성들을 한방에
임현제, 마초성 감독과 함께 영화 <서울공략> 촬영차 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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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공>의 크리스천 베일, 30kg 감량해 화제
<아메리칸 사이코>의 크리스천 베일이 63파운드(약 30kg)를 감량한 모습으로 나타나서 화제가 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크리스천 베일은 걸어다니는 시체처럼 보인다”면서 베일이 <피아니스트>에 홀로코스트의 생존자로 출연했던 에이드리언 브로디보다도 마른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일이 느닷없이 살을 뺀 이유는 신작 <기계공> 때문이다. <기계공>은 불면증으로 죽어가는 기계공 트레버가 내면에 도사린 정체불명의 악마와 싸우는 스릴러. <뉴욕타임스>는 배우들이 물리적으로 외모를 바꾸는 풍토가 연기뿐만 아니라 마케팅과 아카데미 수상에도 도움이 된다는 믿음에서 나왔다고 지적했다.
베일 외에도 많은 배우들이 몸무게를 마술처럼 바꾸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에이드리언 브로디는 <피아니스트>에 출연하면서 30파운드를 뺐고, 샤를리즈 테론은 <몬스터>
[What’s up] 늘었다 줄었다 배우는 고무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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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말하는 것처럼 은 <화양연화>의 속편이다. 당연한 일이다. (아마도) 이건 <화양연화>에서 다른 남자를 만나는 아내의 남편 차우선생(량차오웨이)이 다른 여자를 만나는 남자의 아내 수리첸(장만위)과 만나던 동방호텔의 방 번호가 2046호실이라는 것을 보여주었을 때 이미 예고되었던 일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화영연화를 본) 모두가 으쓱대면서 말한다. 2046은 호텔 방 번호이자,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는 2046년의 또 다른 숫자라고 말한다. 하지만 제목에 속으면 안 된다. 2046은 무슨 수를 써도 갈 수 없는 방이거나, 혹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피하고 싶은 시간이다. 왕자웨이(왕가위)는 그 둘 사이에서 시종일관 머뭇거린다. 의 미학은 그 머뭇거림에 있다. 거기에는 지나간 추억과 다가오는 역사 사이에 서서 시간에게 버림받은 육체(들)의 고백만이 넘쳐난다.
1966년, 그러니까 <화양연화>가 끝나고 난 다음, 혹은 중국 본토에서 문화혁명이 막
[비평 릴레이] <2046> 정성일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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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과 남우주연상을 받은 터키 영화 <우작>이 5일 개봉한다. 이스탄불의 이혼한 중년 사진사의 황폐한(또는 황폐해 가는) 삶을 비추는 이 영화는 줄거리가 간결하고 대사도 적다. 쇼트들의 길이도 긴 이 영화는 그러나 때로는 노골적이고 때로는 은근한 유머들을 간간히 배치하면서 그 유머와 보잘것 없는 일상이 만나는 풍경을 즐긴다.
이혼한 뒤 혼자 사는 마흐무트(무자파 오즈데밀)는 가끔씩 정부와 섹스를 나누지만 그 역시 활력이 없다. 이혼한 아내는 조만간 다른 남자와 함께 캐나다로 이민갈 것이라고 말한다. 사진 찍어 출판사에 파는 일을 빼곤, 그의 삶을 구성하는 별다른 요소가 없다. 그런 마흐무트에게 시골에서 공장 다니던 사촌동생 유스프(에민 토팍)가 찾아온다. 취직할 때까지 일주일 정도 머물게 해달라고 했지만 직장 구하기가 쉽지 않다. 특별히 의지가 강하지도 못한 유스프는 하릴 없이 마흐무트 집에 머문다. 이스탄불 시가지를 배회하며 여자들을 쫓아다
터키영화 <우작> 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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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아트시네마는 6일부터 14일까지 할리우드 클래식 코미디의 거장 에른스트 루비치(사진) 회고전을 개최한다. 독일 출신의 루비치(1892-1947)는 독일 표현주의 영화시대에 활동한 감독으로 할리우드로 옮겨온 20년대부터는 우아하고 위트있는 코미디 영화를 만들면서 예술적 성취와 상업적 성공을 동시에 거머 쥐며 빌리 와일더, 하워드 혹스 등의 명감독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초기작으로 표현주의 영화의 걸작인 <미이라 마의 눈>, 코미디 <굴공주>와 <인형>, 루비치에게 세계적 명성을 안겨준 대작 역사드라마 <마담 뒤바리> 등 독일 활동기의 무성영화에서 헐리우드 뮤지컬 <러브 퍼레이드> <몬테 카를로>, 30-40년대 할리우드 전성기를 만들어낸 <당신과 함께 한 1시간> <사느냐 죽느냐> 등 총 15편을 상영한다. (02)745-3316
■ 제6회 부천국제학생애니메이션영화제(PISAF 2004)가
[영화가 단신] 에른스트 루비치 회고전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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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인(34). 그는 독립영화계의 스타 감독이다. 디지털로 제작한 첫 장편 <신성일의 행방불명>이 한달 전 부산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이자마자 그는 해외 영화제들로부터 쉼없는 러브콜을 받고 있다. 이미 초청받은 곳만 6군데. 그는 그 가운데 베를린 영화제의 포럼부문을 선택했다. 그러나 스타라는 수식어는 그를 설명하기에 어울려 보이지 않는다. 식욕을 죄악시하는 고아원에서 불행하게도 ‘물만 먹어도 살이 찌는’ 한 소년이 먹거리 지천인 바깥 세상에 나오면서 성자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신성일의 행방불명>은 웃기고 재미있지만 관객을 몹시 당황하게 만드는 영화다. 영화계에 떠도는 신 씨에 대한 소문 역시 그의 영화처럼 웃기고 황당하다. 그래서 그에게는 ‘스타’라는 평면적 후광보다 ‘문제적’이라는 판단보류성 수사가 더 어울려 보인다.
상업영화계의 거부, 독립영화계의 비판 사이에서
영화아카데미 재학작품과 졸업작품으로 <재능있는 소년 이준섭>과 <그의 진실
<신성일의 행방불명>로 베를린 진출한 신재인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