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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 정도였던가….” 11월21일 강우석 감독의 신작 <공공의 적2> 촬영장인 서울중앙지방검찰청사 정문 앞에는 카메라 가방을 든 엄청난 숫자의 취재진이 모여 있었다. 온라인 매체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지만, 이날 촬영장의 취재진은 100명을 너끈히 넘어서는 숫자였다. 게다가 한결같이 낯선 얼굴 아닌가. 영화를 놓고 밥숟가락질을 하는 ‘동업자’들이라면 촬영현장이나 시사회장에서 어떻게든 눈을 마주쳤을 텐데 이렇게 못 알아보는 걸 보니 그동안 취재를 너무 게을리했구나, 자책하는 찰나 이 영화의 홍보사 직원의 목소리가 들린다. “동호회에서 오신 분들은 이쪽으로 와주세요!” 정문을 통과해 검찰청사 현관 앞으로 가보니 ‘진실’은 명확해졌다. 이날의 촬영분은 정치권의 거물 의원(박근형)이 검찰에 소환되는 장면. ‘포토라인’을 형성하는 엄청난 수의 사진기자들이 등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설사 보조연기자를 동원한다고 해도 100여대의 카메라를 조달할 방법이 막막했던 제작진은 한
강우석 감독의 신작 <공공의 적2>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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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 블록버스터 <내셔널 트레져>가 3주째 미국 박스오피스 1위를 점령 중이다. 12월5일 스튜디오의 집계에 따르면, <내셔널 트레져>가 주말동안 벌어들인 수입은 1710만불이고, 3주간 총수입은 1억1024만불이다. 보물 사냥꾼들의 모험을 그린 이 영화는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 존 터틀타웁 연출, 제리 브룩하이머 제작 등 쟁쟁한 크레딧을 자랑한다. 그렇다해도 입장수입이 한주동안 47%나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1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새로운 와이드 릴리즈 개봉작이 없었기 때문. 그야말로 ‘포스트-추수감사절’의 조용한 극장가를 힘들이지 않고 장악한 양상이다.
6위로 데뷔한 마이크 니콜스 감독의 신작 <클로저>는 조용한 극장가에 잔잔한 파도를 일으키고 있다. 476관으로 소규모 개봉했지만 스크린당 평균 입장수입은 1만6000달러로 10위권 영화 중 최고다. 줄리아 로버츠, 내털리 포트먼, 주드 로, 클라이브 오언 등 화려한 배우진과 <졸업&g
<내셔널 트레져> 미국 박스오피스 3주연속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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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아이덴티티>와 <본 슈프리머시>에서 비밀요원으로 활약했던 맷 데이먼이 이번에도 비슷한 역을 만났다. 영화<굿 셰퍼드>(The Good Shepherd)의 주인공인 CIA요원에 애초 출연하기로 했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도중하차하자 데이먼에게 그 역할이 맡겨진 것. 이 영화는 로버트 드 니로가 10년 가까이 준비한 ‘회심’의 프로젝트다.
드 니로는 감독, 출연, 제작 등 1인 3역을 할 예정인데 맷 데이먼이 주인공의 젊은 시절을, 드 니로가 중년시절을 연기하게 된다. 제임스 앵글턴이라는 CIA요원의 삶을 따라가는 이 영화는 내년 3월부터 촬영에 들어간다. 현재 맷 데이먼의 필모그래피는 급격하게 늘어나는 중이다. 최근 출연작<오션스 트웰브>,<시리아나>(Syriana),<그림형제>가 개봉을 앞두고 있거나 촬영 중이며 마틴 스코시즈의 차기작 에도 캐스팅된 상태다.
맷 데이먼은 비밀요원 전문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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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소설 <향수>가 스크린으로 옮겨진다고 <할리우드 리포터>가 보도했다. <향수>는 <좀머씨 이야기>, <깊이에의 강요> 등으로 널리 알려진 독일 작가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작품이다. 18세기 파리를 배경으로, 엄청난 후각을 가졌지만 체취가 없는 사내가 스물 다섯 명의 소녀를 죽여 지상 최고의 향수를 만든다는 독특하고 섬뜩한 내용이다. 국내 출간 당시 베스트셀러가 됐고 전세계적으로 1500만부 이상 팔렸다.
<롤라 런>의 감독 톰 티크베어가 연출 및 각색하는 이번 영화는 6600만불 규모로 독일 콘스탄틴 필름에서 제작된다. 그동안 주연배우로는 올란도 블룸 등이 물망에 올랐으나 결국 80년생 영국 배우 벤 휘쇼가 주인공 역으로 낙점됐고 더스틴 호프먼과 앨런 릭먼도 출연한다. 벤 휘쇼는 올해 초 런던에서 연극 <햄릿>의 햄릿을 연기한 최연소 배우이기도 하다. 내년 여름쯤 프랑스와 독일에서 촬영을 시작할 예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 영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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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바람 뜨거운 아시아를 다룬 다큐멘터리가 방송된다. 오는 10일 개국하는 24시간 연예정보채널 <와이티엔 스타>가 일본, 중국, 동남아에서 일고 있는 한류 열풍과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현주소를 짚어보는 다큐멘터리 <엔터테인먼트 아시아>를 준비했다. 12일부터 매주 1편씩 8주간 방송될 이 다큐는 먼저 일본의 대중문화 현상을 점검한다. 1편 ‘일본에서 부는 한류 열풍’은 <겨울연가>와 ‘욘사마’(사진)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얼마나 되는지, 문화적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최대한 극대화시킬 방안이 무엇인지, 또 이에 대한 장애물이 없는지 일본 현지 취재를 통해 샅샅이 살펴본다. 2편 ‘일본 가수가 사는 법’에선 한국과 달리 탄탄한 일본의 음반 시장을 소개한다. 불법 음반이 판을 치며 일부 ‘아이돌 스타’를 제외한 많은 가수들이 생계마저 걱정하는 한국 상황에서 싱글 음반이 활발히 유통되는 일본의 모습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3~8편은 중국, 홍콩, 대
다큐멘터리에 담은 아시아의 한류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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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홈페이지를 통해 영화화를 소망하는 드라마가 무엇인지 물었다. 사극 드라마의 새로운 표준이 된 <다모>가 단연 1위로 앞섰다. “영화에서는 좀더 형사다운 추리극을 보고 싶다”, “영화관에서 보면 <다모>의 액션장면이 더욱 빛날 것 같다”는 희망사항이 첨부됐다. 그 다음은 <풀하우스>와 <발리에서 생긴 일>이 각각 2, 3위를 차지했는데, 이들과 비슷한 장르이지만 ‘작가 드라마’의 품새를 유지했던 <아일랜드>가 거의 대등한 수치로 4위에 올랐다. <대장금>이 2%의 지지율도 얻지 못한 결과가 흥미롭다.
[씨네폴] <다모> 액션, 영화로 빛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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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을 찾는 영화관객의 숫자가 9월 이후 석달째 하락세를 걷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와 맥스무비의 관객 현황 공동조사 결과에 따르면 11월 서울 기준의 영화관객 수치는 276만949명이며, 10월 290만9천380명에 비해서는 5.1%, 지난해 11월 대비로는 18.85% 감소한 수치다. 11월 한국영화를 관람한 관객 수도 145만7853명으로 10월의 61.95%보다 낮은 52.8%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의 49.56%에 비해 점유율은 높지만, 168만6085명이었던 관객 수에는 못 미친다. 개봉 숫자도 지난해 11월의 28편에 못 미치는 25편이 개봉되었다. 시네마서비스의 심재만 이사가 지적하듯 “통상적인 비수기에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대박 영화가 부족했다”는 점이 일반적인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전반적인 흥행부진 속에서 눈에 띄는 것은 CJ엔터테인먼트의 독주다. 11월 개봉작 중 <내 머리 속의 지우개>와 <이프 온리>가 각각 73만7200명, 32만8
극장가 석달째 내리막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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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가 주최하는 제3회 대한민국 영화대상을 <올드보이>가 휩쓸었다. <올드보이>는 최우수작품상을 비롯, 감독상(박찬욱), 남우주연상(최민식) 등 주요부문을 차지한데 이어 조명상(박현원)과 음악상(조영욱 심현정 최승현 이지수)까지 수상해 5관왕의 자리에 올랐다. 박찬욱 감독은 감독상 수상소감에서 “상금이 있는 상은 처음 받아 본다. 나중에 나이를 많이 먹고 투자를 받기 힘들 때를 대비해 자비로 영화 한편 찍으려고 돈을 모으는 중인데 이 상금도 고스란히 저축해야겠다 ”고 밝혔다.
한편 <범죄의 재구성>도 신인감독상(최동훈), 각본상(최동훈), 남우조연상(이문식), 편집상(신민경) 등을 수상해 4관왕이 됐다. 최동훈 감독은 직접 수상 2번(신인감독상, 각본상)과 대리 수상 2번(남우조연상, 편집상)을 합쳐 4번이나 시상식에 올라 이날 가장 많이 무대에 오른 인물이 됐다. 뜻하지 않게 무대행이 잦아져 수상소감마저 고갈되자 사회를 본 안성기가 “함께 온 팀
제3회 대한민국 영화대상 <올드보이>가 휩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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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세 감독이 돌아왔다. 1999년 스타일리쉬한 영상과 강도 있는 액션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던 <인정 사정 볼 것 없다> 이후 5년 만이다. 전작의 성공을 뒤로하고 할리우드로 건너갔던 이명세 감독은 약 1년 간의 준비 끝에 11월 30일 하지원, 강동원, 안성기 주연의 <형사; Duelist>(이하 <형사>) 첫 촬영을 시작했다.
<형사>에는 드라마 <다모>에서 액션이 어울리는 드문 여배우라는 호평을 받았던 하지원과 두편의 영화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른 강동원이 각각 여형사와 자객으로 호흡을 맞춘다. 또한 <인정사정 볼 것 없다>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보여준 국민 배우 안성기도 합류하여 실감나는 액션 연기를 위해 무술 훈련에 돌입했다.
이명세 감독의 전작 <인정 사정 볼 것 없다>가 살인범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형사들의 추격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이번에 선보이는 <형사>는 그들의 실감나
5년 만에 메가폰 다시 잡은 이명세의 <형사> 크랭크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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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저 여자 누구야? 이영애 아니야?” 수많은 승객들이 제각기 바쁜 발걸음을 재촉하는 서울역 광장, 뭇사람들의 시선이 한 여자에게 꽂혔다. 추운 겨울날씨 속, 긴 생머리에 검은 선글라스와 철에 맞지 않은 나풀거리는 원피스를 입고 등장한 묘령의 여인 이금자(이영애). 박찬욱 감독의 차기작 <친절한 금자씨>(제작: 모호필름, 투자배급: CJ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일(수) 서울역 광장에서 파격적으로 변신한 이영애를 앞세우며 그렇게 촬영을 시작했다.
이날 촬영분은 13년간의 복역생활을 마치고 출소하면서 서울역에 도착하는 여주인공 이금자(이영애)의 모습을 담는 것. 파격적인 모습의 톱스타 이영애가 예고없이 등장하자 서울역 광장은 그녀를 보기 위해 북새통을 이루기도 했다. 이영애는 2000년 박찬욱 감독의 <공동경비구역 JSA> 이후 오랜만이 스크린 나들이를 하면서 개성강한 캐릭터 ‘이금자’의 연기를 위해 얼굴표정과 시선처리, 대사 하나까지 염두에 두는 철저한 사전준
이영애, 13년간의 복역생활을 마치고 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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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단체였던 한국영화제작가협회가 지난 11월26일 새 임원진을 선출하면서 사단법인으로 다시 태어났다. 99년부터 본격화된 한국 영화의 비약적 성장은 5년 사이에 관객 수를 5배 가까이 불려놓았지만 막상 영화 제작 환경은 그 성장세 만큼 개선되지가 않았다. 투자자와 제작자의 이익 분배 비율이 ‘6대 4’이던 것이 몇몇 큰 제작사를 빼면 ‘7대 3’, 더 나쁜 경우엔 ‘8대 2’까지로 내려가고 있다. 또 비디오와 DVD 시장이 크게 줄어 극장 수입 외의 부가 수입도 현저히 감소하고 있다. 여건이 이런 만큼 제작자들이 이 협회를 통해 발언권을 높여야 한다는 바램이 커져, 이번 선거에서 부이사장 선출을 두고 3차 투표까지 치르는 열기를 보였다. 최근 들어 영화인회의의 활동도 부진해진 만큼, 제작가협회는 앞으로 한국 영화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단체가 될 가능성이 크다.
2003년말에 이 협회 회장으로 선출돼 1년 동안 협회를 끌고온 김형준(44) 한맥영화사 대표는, 사단법인의 첫
영화제작가협회 새 이사장 김형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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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도 널리 알려진 일본의 영화감독 겸 만능엔터테이너인 기타노 다케시(57)가 내년 봄 도쿄 예술대 교수로 취임할 예정이라고 대학 쪽이 2일 밝혔다. 다케시는 요코하마에 신설되는 이 대학 대학원 영상연구과의 영화전공 부문을 이끄는 전공장을 맡게 됐다. 대학 쪽은 “실력과 국제성, 실적에서 대단히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선임 이유를 밝혔다. 영화전공 교수로는 다케시 외에 영화 〈회로〉의 감독인 구로사와 기요시 등 7명이 선임됐다.
1997년 〈하나비〉로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고, 99년 〈기쿠지로의 여름〉으로 칸영화제 본선에 진출해 세계 영화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그는 최근 일본에서 개봉된, 재일동포 1세의 이야기를 다룬 〈피와 뼈〉의 주연을 맡는 등 영화 출연도 활발하다. 그는 또 일본 민영방송의 여러 프로그램에서 사회자, 코미디언 등으로 활동하는 가장 바쁜 연예인 가운데 한사람이다.
기타노 다케시 도쿄 예술대 교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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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 동안 만들어진 독립영화들의 흐름을 일별하고 그 의미를 정리하는 서울독립영화제가 올해로 30돌을 맞이한다. 10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용산 CGV 2개관에서 열리며 총 82편을 상영한다. 1975년 한국청소년영화제로 출발한 이 영화제는 금관단편영화제, 한국독립단편영화제 등을 거치면서 한국 독립영화계의 최고, 최대 축제로 자리잡았다. 30년이라는 해수의 무게가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올해는 연륜을 느끼게 하는 개막작 선정이 눈에 띈다. 독립영화라는 단어가 등장하기도 전에 만들어졌던 70년대의 독립 단편영화 세 편을 묶어 상영한다.
이 가운데 이익태 감독의 70년작 <아침과 저녁사이>는 스크린으로 볼 수 있는 가장 오래된 단편실험영화다. 함께 상영되는 <색동>(한옥희 감독,1976)과 <또 다른 방>(이공희 감독,1979)은 한국청소년영화제 시절 발굴된 단편영화들. 이밖에 <백일몽> (이정국 감독) <비명도시>(김성수 감독)
서울독립영화제 30돌 아주 특별한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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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갖고 보고 놀았던 건 평생 따라다니는 것같다. 나는 어릴 때 서부극, 그중에서도 마카로니 웨스턴을 보고 자랐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리반 클리프, 프랑코 네로 같이 냉소적이고 냉정한 총잡이들이 좋았던 건 총 잘 쏘고 말과 행동에 군더더기가 없는 데 더해 마지막에 쿨하게 혼자 떠났기 때문이었다. 황량한 벌판으로 홀로 떠나는 그 뒷 모습! 멋있지 않은가. 그래도 어릴 때 그게 그토록 멋있었던 건 뭘까. 어쩌면 나는 평생 그렇게 하지 못한 채 동경하며 살지 모른다는 예감 아니었을까.
어른이 돼 마카로니 웨스턴보다 빨리 나왔던 존 포드 감독의 56년 영화 <수색자>(사진)를 봤다. 가족을 납치해 간 샤이언족을 찾아 복수하러 수년을 헤매고 돌아온 존 웨인은 백인 마을에 정착하지 못하고 다시 떠난다. 그때 알았다. 왜 서부의 총잡이들이 황야로 떠나는지. 폼 잡으려고 떠난 게 아니라 그들의 시대가 지나갔기 때문이었다. 존 웨인이 돌아왔을 때 마을사람들은 샤이언족이나 전쟁같은
[팝콘&콜라] 멋진 뒷모습을 보이면 떠날 서부라도 있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