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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라마가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나라 안에서는 방송사를 먹여살리는 콘텐츠로 시청자와 광고주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나라 밖에서도 한류 열풍의 진원지로 위세를 떨치고 있다. 잘 키운 드라마 하나가 열 제조업 부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한국 드라마의 넓고 깊은 공백을 지적하는 목소리 또한 높아가고 있다. ‘상품’으로서 단기적인 성취는 이뤘는지 몰라도, 시청자의 삶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문화로서의 성취와는 여전히 거리가 멀다는 비판이다. 당대 리얼리티의 반영이라는 문화의 핵심적 기능이 한국 드라마에선 거세된 영역으로 남아있다는 주장이기도 하다.
장르 전화와 거세된 사회성
한국 드라마의 공백은 현실의 배제와 판타지의 적극적 추구라는 주제와 소재의 제한에서 뚜렷하게 드러난다. 지난달 2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선 이에 대한 문제제기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티브이 드라마와 리얼리즘의 문제-현단계 티브이 드라마 진단과 제언’을 주제로 언론개혁
한국드라마 리얼리즘 어디 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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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게 기른 코밑 수염에 폭탄이라도 맞은 듯 부푼 ‘파마 머리’와 건장한 체격. 우선 우스꽝스런 외모가 눈길을 끈다. 그런데 한 박자 느린 몸짓과 천천히 더듬거리는 둔한 목소리가 한 순간 긴장을 깬다. “뭐야 뭐야 뭐야~.”
또 다른 콧수염도 있다. 그러나 진한 쌍꺼풀에 길게 길러 묶은 머리 하며, 반짝 거리는 현란한 무늬의 블라우스는 뭔가 모르게 중성적인 냄새를 풍긴다. ‘마가린 버터 3세’라고 자신을 소개하곤 갑자기 라틴풍 음악이 튀어나오면 엉거주춤 손을 들고 무대 위를 오가며 어설픈 춤을 춘다. 일명 ‘더듬이 춤’이란다.
요즘 한참 인기를 끌고 있는 에스비에스 개그 프로 <웃찾사>의 두 주역이다. 앞의 파마머리는 ‘택아’와 ‘뭐야’라는 두 꼭지의 주인공 윤택(27)이고, 뒤의 긴 머리는 ‘비둘기 합창단’에 나오는 리마리오(33·본명 이상훈)다. 윤택이나 리마리오까진 몰라도 ‘뭐야’나 ‘더듬이 춤’ 정도는 알아야 요즘 어디 가서 말이 통한단다. 모른다면? “뒤떨어졌
윤택 · 리마리오의 콧수염 기존 남성성을 깨고 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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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타닉>에서 가장 유명한 대사 “나는 세상의 왕이다!”(I'm the king of the world!)가 가장 느끼한 대사로 뽑혔다. 영국의 한 제빵회사 워버튼이 영화팬 2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당신이 뽑은 가장 느끼한 영화대사 3개는?”이라는 설문조사 결과로 <타이타닉>이 1위에 뽑힌 것. 이 조사에 따르면 여성들은 <노팅 힐> <제리 맥과이어> 같은 로맨틱 코미디를 주로 언급했고, 남성들은 <탑 건> <브레이브 하트> 같은 액션영화를 자주 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타이타닉>의 대사는 남녀불문 33%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다. 이 밖의 대사는 다음과 같다.
2위 <더티 댄싱> 패트릭 스웨이지 대사 “누구도 베이비(여주인공의 애칭)를 구석에 버려두진 않을 거야”(nobody puts baby in the corner)
공동 3위 <네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의 마지막 장
<타이타닉> “나는 세상의 왕이다!”가 가장 느끼한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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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들러의 리스트는 없었다! 저명한 역사학자 데이비드 M. 크로가, <오스카 쉰들러: 알려지지 않았던 그의 인생, 전쟁기간의 활동과 리스트의 전모>를 통해 “쉰들러는 리스트와 하등의 관계가 없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여기에 크로가 책에서 밝힌 몇 가지 사실은 1993년 스티븐 스필버그에게 아카데미상을 안겨준 영화 <쉰들러 리스트>에서 묘사한 쉰들러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영화 속에서 쉰들러가, 수용소행을 피할 수 있도록 자신의 공장에서 일할 만한 유대인들의 명단을 작성한 1944년. 크로에 따르면, 당시 쉰들러는 나치사령관 아몬 고스(랠프 파인즈가 연기했던 인물)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감옥에 있었다. 또한 크로는 1930년대 체코슬로바키아에서 독일 스파이로 활동했다고 알려진 쉰들러가, 나치의 폴란드 침공 계획을 진두지휘할 정도로 독일군에 깊숙이 관여했음을 지적했다. 크로는 스필버그가 주인공의 영웅적 면모를 보이기 위해 첨가한 몇 가지
[What`s up] 한 역사학자, ‘쉰들러 리스트’는 가짜라고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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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권의 오스카상이라고 할 수 있는 대만 금마장 시상식이 12월 4일 개최됐다. 최우수 영화상은 왕가위의 을 제치고 중국영화로는 최초로 <커커시리>가 수상했다. 루촨이 감독한 <커커시리>는 티베트와 중국 중남부에 서식하는 동물인 치루를 흉악한 사냥꾼들로부터 보호하는 대원들의 이야기로 도쿄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았던 작품이다.
한편 이번 시상식의 하이라이트는 남우주연상을 받은 유덕화였다. “내가 연기를 못한다고 생각했던 이들에게 앞으로 진짜 연기를 보여주겠다”고 뼈있는 수상소감을 밝힌 유덕화는 <무간도3>에서 경찰에 잠입해 활동하는 범죄조직원 역을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그는 20여년간 배우와 가수로서 크게 성공했지만 연기력은 별로 인정받지 못했었다. 여우주연상은 <음식남녀>, <애정만세> 등으로 잘 알려진 양귀매가 수상했고, 최우수 감독상은 경찰드라마 <브레이킹 뉴스>를 만든 홍콩 두기봉 감독에게 돌아갔다. 제
유덕화, 대만 금마장 시상식 남우주연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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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의 블루레이 디스크 포맷 전망 불투명
파라마운트 픽처스와 유니버설 스튜디오, 워너브러더스, 뉴라인 시네마가 도시바의 HD DVD를 차세대 DVD 포맷으로 지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지금까지 차세대 DVD 포맷을 두고 도시바와 경쟁을 벌인 소니는 중대한 고비에 처하게 됐다. 소니와 삼성, 마쓰시타 등이 내세웠던 포맷은 블루레이 디스크. 소니 자회사인 소니픽처스와 이십세기 폭스는 블루레이 디스크를 지지하고 있고, 디즈니는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소니와 도시바는 2005년 하반기부터 생산될 차세대 DVD 포맷 표준 선정을 두고 치열한 다툼을 벌여왔다. DVD가 빠른 속도로 VCR을 대체하고 있는데다가 영화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커지고 있기 때문. 디지털 평면 TV와 모니터 보급도 고화질 영상을 향한 소비자의 욕구를 부채질하고 있다. 블루레이 디스크는 좀더 많은 디지털 프로그램을 수록할 수 있지만, 현재 포맷과 유사한 HD DVD는 기존 DVD 생산라인을 새로운 포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사들, 도시바의 HD DVD 포맷 지지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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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제작가협회(회장 김형준, 이하 제협)의 새로운 회장단이 결정되었다. 한맥영화사 김형준 대표(사진)의 회장직 유임은 단독 출마로 사실상 결정된 상태였고, 문제는 부회장 자리였다. 지난 11월26일 열린 정기총회에서 부회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는 전임 부회장인 시네락픽처스 권영락 대표, LJ필름 이승재 대표, 그리고 청어람 최용배 대표였다. 첫 번째 표결에서 청어람 최용배 대표가 새로운 부회장으로 먼저 선출되었고, 3차 투표까지 치열한 경합을 벌인 끝에 권영락 대표의 유임이 결정되었다. 애초 운영위원회에서 제안한 회장단의 구성은 이승재 대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제협은 2005년에 사단법인 원년을 맞이한다. 김형준 제협회장은 “사단법인화의 공로와 원년임을 감안하여 안정되게 가자는 맥락에서 회원들이 지지를 보낸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단법인화와 더불어 제협의 회원사도 53개로 10여개사 확대되었다. 운영위원회를 6인에서 9인으로 늘리는 등 내부 조직 재정비도 본격화될 전망
[충무로는 통화중] 영화제작가협회 ‘조용한 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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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고질적인 외국어 영화 자막 문제, 돌파구는 있는가?
미국인들이 자막 읽는 걸 싫어해서 외국영화를 안 본다는 게 사실일까? 워낙 많이들 하는 소리라 이제는 의심받지 않는 진실이 돼버린 듯하다. 필자도 미국 평론가 조너선 로젠봄의 <영화 전쟁>(Movie Wars)(사진)을 읽고 나서야 진지하게 생각해봤다. 그게 진짜 현상이라기보다 변명에 가깝다는 의견을 내세웠다. 일례로 미국 관객이 비영어 대사로 가득한 <쉰들러 리스트>와 <늑대와 춤을>, 두편의 대박영화에 나오는 자막에 대해 불평한 적이 없다는 것을 지적했다.
또한 대부분의 미국인은 자막영화를 본 적이 없다는 것도 지적했다. 보통 뭔가를 싫어하면 해보고 안 좋은 경험을 했기 때문에 그렇게 말한다. 그런데 자막의 경우 사회적인 오명을 쓴 것에 더 가깝다. 자막은 쿨하지 못하기에 사람들이 피하려 최선을 다 하는 것이다. 멜 깁슨이 만든 영화일 때만 빼고.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의
[외신기자클럽] 쿨하든지 보기 좋든지 (+영어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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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인이 사랑하는 인물인 브리짓 존스는 여배우로서 꿈같은 역할입니다. 이런 역할을 두번이나 할 수 있었다니 저는 대단한 행운아지요.” 10일 개봉하는 〈브리짓 존스의 일기2:열정과 애정〉의 홍보를 위해 여주인공 르네 젤위거(35)가 내한했다. 6일 오전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청바지와 검은 티셔츠 차림의 수수한 모습으로 참석한 그는 일도, 연애도 지지부진한 브리짓에게 강한 동질감을 느꼈던 여성들이 배신감을 느낄 정도로 날씬해진 몸매를 자랑했다.
“원작 소설을 읽었을 때 실패를 두려워하는 브리짓에게 개인적으로 공감했어요. 그러면서도 솔직하게 자신을 인정하고 끊임없이 자신의 상황을 개선해보려는 노력이 존경스러웠지요. 세계 어디를 가도 ‘내가 바로 브리짓 존스’라고 말하는 사람을 반드시 만나게 되니, 나뿐만 아니라 누구든지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인 셈이지요.”
그는 1편에 이어 2편에서도 브리짓은 여전히 사랑스럽지만 “2편에서는 좀 더 지혜로워지고 덜 순진하며, 덜 낙관적
르네 젤위거 <브리짓 존스의 일기2> 홍보차 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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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캐리(42) 빼고 이 배역을 소화해낼 배우가 있을까. <레모니 스니캣: 위험한 대결>(미국 개봉 12월 17일, 한국 개봉 1월 28일)에서 짐 캐리가 맡은 울라프 백작은 살인을 일삼는 악당인 동시에 원하는 대로 변장하는 변신의 귀재이다. 먼 친척인 보들레어가의 어린 세 남매가 부모를 잃고 엄청난 유산을 상속받게 되자 그들의 유산을 가로채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무서우면서 우스운 캐릭터
짐 캐리의 표현대로 “무서우면서도 우스운”이 캐릭터는 달변과 능청, 우아한 몸짓의 파충류학자로, 외발의 선장으로 자유롭게 변신한다. 5일(현지시각)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짐 캐리는 출연의 가장 큰 이유로 ‘변신’을 꼽았다. “내가 다르게 보일 수 있다는 즐거움, 그건 아이들이 무척 원하는 것이기도 하다. 다른 사람을 놀래킬 수 있고, 내게 없던 걸 창조해낼 수 있고.” 영화에서 짐 캐리는 다른 인물로 나올 때마다 외모 뿐 아니라 말투와 몸짓까지, 관객들도 전
짐 캐리 주연 <레모니 스니캣: 위험한 대결> LA 시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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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라는 역사상 가장 불운한 병사일 것이다. 1993년 보스니아 내전이 벌어지는 한 전장(그 곳이 아직 임자가 정해지지 않은 ‘노맨스 랜드’다)에서 보스니아 민병대인 그는 전방으로 인솔되던 도중 적군인 세르비아 병사의 총에 맞는다. 거기까진 전쟁이 초래하는 일반적 불행이다. 잠시 후 정찰 나온 세르비아 병사가 그의 몸 밑에 고성능 지뢰를 깐다. 누군가 그의 시신을 드는 순간 튀어오른 지뢰는 1m 상공에서 터져 반경 35m를 피바다로 만들 것이다.
문제는 체라가 죽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가 눈을 뜨자 참호 안에는 동료 치키와 적군 니노가 티격태격하고 있다. 양 진영의 총과 포과 노려보고 있는 참호를 빠져나가기 위해선 서로 필요하니 죽이진 못하고 꼴사납게 잘잘못을 따지고 있는 것이다. 상처는 깊고 대변은 급하며 몸은 꼼짝할 수 없는데 전우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임시 휴전이 선언되고, 유엔 평화유지군이 지뢰해체반과 함께 뉴스에 굶주린 기자들을 몰고 왔을 때, 체라의 불운은 끝나가는
[비평 릴레이] <노맨스랜드> 허문영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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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 배리모어의 아버지이자 전설적인 연기자 가족 ‘배리모어 가문’의 일원인 배우 존 배리모어 주니어가 지난 11월29일 72살의 나이로 사망했다. 전설적인 스타 존 배리모어의 아들이었던 그는 아름다운 외모와 달리 거친 언행으로 유명했고, 알코올과 마약에 중독되어 힘겨운 노년을 보냈다. 자서전 <타락한 작은 소녀>에서 그의 폭력적인 행동을 폭로하며 인연을 끊었던 딸 드루 배리모어가 최근까지도 아버지를 위해 병원비를 지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피는 물보다 진한 것일까.
존 배리모어 주니어, 생을 마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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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딩 네버랜드> 2004 최고 영화상 수상
연말연시 시상식 시즌의 첫 번째 트로피는 조니 뎁의 <파인딩 네버랜드>가 가져갔다. 전미비평가협회가 2004년 최고의 영화로 <파인딩 네버랜드>를 선정했다. 이 영화는 J. M. 배리가 한 가족과 따뜻한 우정을 나누면서 동화 <피터팬>을 쓰게 되는 과정을 그렸다. 남우주연상은 <레이>에서 열연한 제이미 폭스가, 여우주연상은 <줄리아 되기>에서 늙은 영국 배우 역을 맡은 아네트 베닝이 수상했다.
<베리 롱 인게이지먼트> 국적은 미국?
11월25일 파리 법원이 <베리 롱 인게이지먼트>가 프랑스영화로 볼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 영화의 제작사 2003 프로덕션스가 프랑스에서 설립됐지만 실질적인 경영권은 미국 워너브러더스에 있다고 판단한 것. 결국 이 제작사는 정부지원금을 받을 수 없는 것은 물론, 향후 프랑스에서 투자를 유치하기도 어렵게 됐다. 장
[해외 단신] <파인딩 네버랜드> 2004 최고 영화상 수상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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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효과> 무삭제 감독판 특별 상영
지난 주말까지 전국 96만명 이상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한 <나비효과>의 무삭제 감독판이 12월7일과 8일 이틀간 삼성동 메가박스에서 특별 상영된다. 이날 상영될 감독판은 일반 극장판보다 7분 정도 러닝타임이 길고, 영화의 결말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 감독판은 이틀간 하루 1회씩 무료로 상영될 예정이며, 상영회에 참가할 사람은 www.naver.com과 www.maxmovie.com에서 신청이 가능하다.
<연애술사> 크랭크인
바람둥이 마술사 연정훈과 터프한 미술교사 박진희가 선보이는 섹시코미디 <연애술사>가 12월1일 촬영에 들어갔다. 과거 연인이었던 박진희와 연정훈이 자신들의 몰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대책을 논의하는 장면이 이날의 촬영 분량. 영화 <키다리 아저씨> 이후, 현재 드라마 <슬픈 연가>에도 출연 중인 연정훈과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박진희. 두 사
[국내 단신] < 나비효과 > 무삭제 감독판 특별 상영 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