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의 고공비행은 올해도 계속됐다. <태극기 휘날리며>와 <실미도>는 1천만 관객을 넘어섰다. 스크린쿼터제로 간신히 버티던 우리영화의 점유율은 50%를 넘기고 있다. 영화인 스스로의 노력도 많았지만 외부의 도움도 컸다. 스크린쿼터제를 지키기 위해 함께 어깨겯고 싸웠던 시민·사회·문화 단체, 정부의 지원, 관객의 적극적인 호응 등이 큰 몫을 했다.
영화인들이 한국영화의 오늘을 있게 한 이런 국민적 지지와 성원에 나눔으로 보답에 나섰다. ‘아름다운 영화인’. 영화인들이 2005년 한해동안 진행할 나눔 캠페인이다. 영상전문주간지 <씨네21>이 판을 벌렸고, 영화인협회, 영화인회의, 영화제작가협회, 여성영화인모임 등 범영화계가 참여한다. 그동안 개인적인 차원의 나눔활동은 있었지만 영화인들이 이번처럼 조직적으로 나눔활동을 벌이기는 처음이어서 이 캠페인은 우리 사회의 나눔문화 확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름다운 영화인’ 캠페인은 1%기부를 화두로 사랑1%나눔, 물품1%나눔, 영화1%나눔, 시간1%나눔 등 네 가지 방식으로 펼쳐 진다. 사랑1%나눔은 영화감독, 배우, 제작사, 배급사, 극장 등 개인이나 단체로부터 기부를 받아 기금을 만드는 사업이다. 모아진 기금은 아름다운재단에 만든 ‘아름다운영화인기금’에 쌓이게 되며 여성, 아동, 노인, 문화 등 영화인들이 돕기를 원하는 소외계층을 위해 쓰여진다. 판을 벌린 <씨네21> 직원들 대부분이 급여의 1%를 출연하기로 했다. <씨네21>은 오는 30일 열리는 영화인 송년회에서 ‘아름다운 영화인’ 캠페인을 홍보하고 모금을 할 계획도 세웠다.
물품1%나눔은 개인 소장품이나 영화소품, 영화홍보물 등 영화인들이 기증할 수 있는 다양한 물품을 기부하는 일이다. 이 기증품은 아름다운가게를 통하거나 경매를 통해 판 뒤 그 수익금을 기금으로 만들게 된다.
영화1%나눔은 ‘아름다운극장’과 ‘아름다운영화’의 두 가지로 프로그램으로 이뤄진다. ‘아름다운극장’은 영화사들이 문화소외계층을 대상으로 무료시사회를 열거나 유료시사회 수익금을 기금으로 모으는 행사다. 해당 영화를 만든 감독이나 배우들도 참여해 참여자 수를 늘리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이미 두 개 영화사에서 이 행사를 시작했다. 시제이엔터테인먼트와 시지브이(CGV)는 28일 용산시지브이(CGV)에서 공부방 어린이를 초청해 <샤크> 무료시사회를 가졌다. 이에 앞선 27일에는 팝콘필름이 서울 강남구 신사동 브로드웨이극장에서 사회복지사를 초청해 <신석기 블루스>를 보여주는 행사를 열었다. 또 중앙시네마는 28일 1일 수익금 전액을 기부하기로 약정했다.
‘아름다운 영화’의 경우 영화제작자가 개봉에 앞서 영화가 흥행에 성공했을 경우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때부터 관객 1명당 일정 금액의 기부를 약정하는 방식이다. 또 ‘시간1%나눔’을 통해 영화인들은 재활용품 매장인 아름다운가게에서 일일점원으로 일하거나 감독 또는 배우가 팬들과 함께 영화를 관람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만남의 장을 상품으로 판매해 이로부터 나오는 수익금을 기부하게 된다.
<씨네21>은 2005년 캠페인을 위해 아름다운재단, 영화인 단체들과 함께 상설기구를 만들어 영화음악가들이 참여하는 아름다운 영화음악회와 영화인걷기대회를 추진할 계획이며 영화제작팀이 짬을 내 사회복지시설을 찾아 자원봉사를 하는 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