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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왜 이사벨라는 섹스를 하다 말고 갑자기 눈물을 흘리는 것일까? 울음없는 눈물. 카메라는 이사벨라의 얼굴에 아주 가까이 다가가고 우리는 그녀의 눈가에 젖은 글썽이는 눈망울을 보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이 정체불명의 중국인 쿠바 여인과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마약 밀거래상을 하고 있는 마이애미 형사 소니, 혹은 더 정확하게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공리와 점점 더 매혹적이 되어가는 콜린 파렐의 육신이 뒤엉키는 섹스를 보다 말고 문득 그 눈물의 의미를 생각하게 된다. 마이클 만의 <마이애미 바이스>에서 이 장면과 만날 때 누구라도 어리둥절해진다. 이건 섹스를 놓고 지금 이사벨라와 소니 사이에 이미 있었던 그 어떤 사연의 비통한 선택을 다루려는 장면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것이 첫 데이트이며, 그들 사이에 그 어떤 거래도 없었다. 열일곱살 때부터 마약 거래 비즈니스에 뛰어든 이사벨라에게 이게 첫 섹스도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 눈물은 어떤 대답도 할 수 없는 질문을
눈물과 매직 아워, <마이애미 바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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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의 괴력은 여전했다. 개봉 5주차로 접어드는 8월 넷째주 주말, <괴물>은 216,493명의 관객(통합전산망 집계)을 추가하며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했다. 배급사 집계에 따르면 <괴물>은 8월27일까지 1205만여명을 동원해 <왕의 남자>의 기록에 25만여명 차이로 다가섰다. 제작사인 청어람은 <괴물>이 9월2일 쯤 <왕의 남자>의 기록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 5주째 1위를 차지한 <괴물>의 위세에 밀려 2, 3, 4위에는 8월24일 개봉한 한국 영화 세편이 나란히 올랐다. 말없는 ‘킬라’ 신하균을 내세운 <예의없는 것들>이 개봉 첫주 15.2%의 점유율(통합전산망 집계)을 보이며 2위에 등극한 가운데, 아빠를 찾아나선 소년의 모험을 담은 <아이스케키>는 12.1%의 점유율(통합전산망 집계)로 <예의없는 것들>을 바싹 뒤쫓고 있는 상태. 각 배급사에 따르면, 8월2
<괴물> 5주연속 흥행 1위, 관객 1200만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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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신데렐라> 왕자님의 무도회가 열리는 날
[정훈이 만화] <신데렐라> 왕자님의 무도회가 열리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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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프로모션플랜(PPP)의
공식 선정작이 발표됐다.
부산영화제는 접수된 130여편의 프로젝트 중 36편을 10월15일부터 18일까지 나흘간 열리는 제9회 PPP의 공식 프로젝트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부산영화제에서 진행하는 아시안필름마켓의 일환인 PPP는 아시아권 영화 프로젝트의 제작을 활성화하기 위해 1998년 출범시킨 프로젝트 마켓. 부산국제영화제측은 “올해 PPP를 통해 처음으로 부분적이나마 비아시아권의 프로젝트를 선정”했으며 “예술영화나 저예산 독립영화쪽으로 기울었던 기존의 프로젝트 성향과는 달리 대중적이고 상업적인 성향을 갖춘 프로젝트들도 포함시켰다고”고 강조했다.
국가간 합작을 비롯해 미국 3편, 프랑스 1편, 영국 1편 등으로 구성된 비아시아권 프로젝트 중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라울 루이즈 감독의 신작 <미스 크리스티나>. 칠레 출신 프랑스 감독인 라울 루이즈 감독은 베를린 영화제에서 평생 공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차이밍량, 모흐젠 마흐말바프
부산국제영화제, PPP 선정작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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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가 영화를 통해 하나가 된다. 외교통상부에서 ‘다른 모습, 같은 감정, 영화로 하나되는 아시아’라는 슬로건을 걸고 ‘2006동아시아영화교류전’을 개최한다. 싱가포르, 캄보디아, 미얀마 등 동아시아 지역 12개국에서 각각 한편의 작품을 불러들인 이번 교류전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작품은 이란영화 <천국의 아이들>의 리메이크작이자 1965년 싱가포르를 배경으로 오누이의 성장담을 코믹하게 풀어낸 <홈런>, 소녀가장이 처절한 가난 속에서도 눈먼 할머니와 아픈 어머니를 보살피며 어려움을 극복해나간다는 내용의 <그레이트풀니스>, 미궁에 빠진 살인사건을 윤회와 환생을 토대로 풀어나가는 <지평선 너머> 등이다. 주최측은 이번 교류전이 “평소 접하기 어려운 동아시아의 사회문화적 경향과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계기”인 동시에 “각국의 다양한 문화적 소통과 이해의 폭을 넓혀 문화예술 전반의 건설적인 유대관계를 도모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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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가 영화를 통해 하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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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가을, 세기의 예술가들이 스크린을 찾는다. 프랑스문화원의 정기상영회 ‘시네 프랑스’가 9월과 10월 예술가를 소재로 한 9편의 영화를 소개하는 ‘세기의 예술가들’을 마련했다. 피카소가 그림을 완성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로 1956년 칸느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한 <피카소의 신비>를 필두로, 빛의 화가 렘브란트의 굴곡 많은 인생을 조명한 <렘브란트>, 반 고흐가 죽기 전 마지막 67일을 극적으로 그려낸 <반 고흐>, 카미유 클로델의 열정적이고도 불행한 사랑을 다룬 <카미유 클로델>, 젊은 시절 모딜리아니의 사랑과 좌절을 옮겨낸 <몽파르나스의 연인>의 5편은 미술가의 모습을 담은 작품들. 반면 마르그리트 뒤라스와 50여살 연하의 문학도 얀이 나눈 애정을 그린 <연인>, 1794년 외설적 작품을 썼다는 죄로 수감된 이후 사드 후작이 벌이는 사건을 쫓는 <사드>를 비롯한 4편은 문학작가를 소재로 택한
세기의 예술가들이 스크린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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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일: 이 영화에서 또 한 가지 의아했던 부분은 가족의 심리적 발전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왜 삼촌과 고모가 쫓아가는가. 보통 이런 영화에서 이런 인물들은 처음엔 조카를 구할 생각이 없다가 점점 달라지고 자기가 해결해야 할 사연을 만들어서 내면화를 통해 외재화된 괴물을 처치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이야기 구조다. 그런데 그들은 시작하자마자 급박하다. 이렇게 인물들의 심리가 평면적일 수 있는가. 에필로그에 현서에 대한 어떤 애도도 없다는 것도 신기하다. 아무리 아이가 (세주로) 대체되었다 하더라도 이 밤 속에서의 각성 중에 영화의 음악은 웃고 있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괴물은 낮에만 나타난다.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밤이 나왔고, 그 밤이라는 실재는 동화라기보다 블랙홀 같은 거다.
허문영: 심리적 발전이 없다는 건 비판할 수 있지만 그건 애당초 봉준호 감독의 관심사가 아니었다. 감독에겐 괴물을 등장시킨 싸움의 과정이 필요했고, 괴물도 가족도 온전한 파토스를 지닌 존재로 그리는 데엔 관심
전영객잔 3인, <괴물>과 <한반도>를 논하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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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혁, 문근영 주연의 멜로물 <사랑따윈 필요없어>가 8월27일 촬영을 마쳤다. 이날 촬영분은 여자를 유혹하는 데 이력이 난 줄리앙이 호스트클럽 ‘아도니스’로 돌아오는 장면. 이 영화에서 줄리앙 역을 맡은 김주혁은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 <청연> <광식이 동생 광태> 등에서 보여온 지고지순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유명 호스트이자 카사노바로 등장한다. 막대한 유산을 상속한 시각장애인 소녀 민을 연기한 문근영은 이미 자신의 촬영을 모두 마친 상태. 줄리앙과 민은 사랑을 믿지 않는 외롭고 차가운 사람들이지만 어느 순간 서로를 향해 마음을 열게 된다. <사랑따윈 필요없어>는 4월21일 일본 삿뽀로에서 촬영을 시작한 후 4개월에 걸쳐 촬영을 진행해왔다. 츠츠미 유키히코가 연출한 동명 일본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사랑따윈 필요없어>는 후반작업을 거쳐 11월 극장가를 찾는다.
김주혁, 문근영 주연의 <사랑따윈 필요없어> 촬영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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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일: <씨네21> 566호에 실린 허문영의 평을 보면, 자살하는 남자의 이야기를 쓰면서 그 사람의 자살을 말리기 위해 달려온 등장인물들이 영화 후반부에 재등장조차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있다. <괴물>의 시나리오를 보면 초반에 강두가 낮잠에서 깨어나기까지 실제로 더 많은 신이 있다. 프롤로그가 긴 것이다. 우리가 본 버전은 타협한 버전이다. 프롤로그를 다 찍든지 혹은 다 버리든지 하는 것이 아니라 타협하고 난 결과, 관객은 프롤로그에 구애받지 않고 영화를 본다는 느낌이 있다. 만약 이 프롤로그없이 괴물의 공격으로 영화가 바로 시작했다면 어땠을까. 그 프롤로그가 절대적으로 필요한가.
허문영: 그 점이 봉준호 감독에게 개인적으로 가장 궁금하다. 나에게 선택하라고 했으면 초반의 세신은 드러내는 것이 맞다고 본다. 미군이 독극물을 방류했다는 설정은 나중에 미국의 바이러스 운운하는 내용과 직접 연결되지도 않는다. 그 설정이 없어도 뒷부분이 말이 된다. 자살하는 사
전영객잔 3인, <괴물>과 <한반도>를 논하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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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일: <괴물>은 어찌되었건 대중적인 폭탄이 됐다. 충무로의 이른바 선수들조차 망연자실할 정도로 성공했는데, 2006년 7월 지금 대중에게 <괴물>이라는 영화의 핵심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김소영: 두편 모두 개봉시기가 기획된 영화다. <한반도>는 월드컵 이후 영화로 민족적 감정이 최고조일 때 터뜨렸다. <괴물>은 <해리 포터>와 <반지의 제왕> 시리즈가 없는 시즌에 나왔고, CG로 잘 만들어진 괴물을 열대야에 가족끼리 피서용으로 보는 멀티플렉스 영화라는 게 핵심적 역할인 것 같다. 덧붙이면 믿을 만한 배우들 정도? 영화적으로 보자면 <괴물>은 장르영화치고 파토스(감정의 격앙·격정)를 지나치게 아낀다.
허문영: 파토스를 단절한다. 흥행된 영화를 놓고 왜 됐느냐라는 말을 하는 것만큼 허망하기 짝이 없는 것도 없다. 기본적으로 대답할 수 없는 문제지만 굳이 이런 게 아닐까 짐작한다면, 그럴듯한 괴물
전영객잔 3인, <괴물>과 <한반도>를 논하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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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일: 김소영씨가 <경향신문>에 기고한 글에서처럼, <괴물>을 둘러싸고 괴물적 현상이라 부를 만한 상황이 벌어졌다. 그리고 이는 <태극기 휘날리며> 때와 다른 느낌이다. <괴물>이 어떻게 흥행했는지(이 대담이 이뤄질 시점에 <괴물>의 관객 수는 전국 700만명을 넘어섰다)는 마케팅 담당자들이 논할 일이다. 다만 이런 성공 속에 만들어진 담론과 관련해 재미있는 구석이 있다. 그중 하나는 <괴물>을 영화 안에 가두려는 담론이고, 또 하나는 <괴물>을 ‘2006년 한국’이라 불리는 상황에 대한 정치적 판본의 하나로 읽으려는 담론이다. 또 다른 하나는 둘 사이의 중재라고나 할까, 대중이란 무엇일까란 방식으로 좌표를 재정립하려는 시도다. 매우 복합적인 담론이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왕의 남자>의 성공요인 분석 등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담론이 번져나가고 있다. 언론이 만들어낸 문화담론의 헤게모니 장 안으로
전영객잔 3인, <괴물>과 <한반도>를 논하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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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목은 역설이다. 가볍고 쿨한 연애는 없다. 영화의 주제는 이를 분명히 한다.
<결혼은, 미친 짓이다>가 가장 공상적이고 이념적인 ‘중혼’의 형태라면, <연애참>은 가장 현실적인 ‘중혼’의 형태를 보여준다. 캐릭터도 현실세계에서 훨씬 흔한 인물들이고, 서사도 대단히 개연성이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사 관계가 불평등한 이유는 생산수단의 소유와 산업예비군의 존재 때문이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남-녀 관계가 불평등한 이유는 재산권의 편중과 성매매라는 애정예비군의 존재 때문이다. 영화 중에 "네 자식은 아들이면, 두 집 살림, 딸이면 10대 가출"이라는 대사가 나온다. 영운같은 남자는 두 집 살림하며 살 수 있지만, 연아같은 여자는 성매매의 현장을 전전하는 것 외엔 삶의 방법이 없다. 아직까지 남자 살기 좋은 세상이다. 황진미/영화평론가
[전문가 100자평]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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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세 미키오 감독의 걸작 20편이 서울에 이어 부산을 찾는다. 시네마테크 부산과 동숭아트센터가 공동개최하는 ‘나루세 미키오 회고전’이 9월1일부터 9월17일까지 시네마테크 부산에서 열린다. 이번 회고전에는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나루세 미키오 감독의 초기작 4편이 포함돼 눈길을 끈다. 여류 음악작가인 어머니, 어머니를 버린 아버지, 그리고 헌신적인 아버지의 첩 사이에 흐르는 심리 변화를 그린 <아내여 장미처럼>(1935), 안톤 체호프의 희곡 <벚꽃 동산>을 토대로 사려 깊은 딸의 모습을 담은 <소문난 처녀>(1935), 샤미센 연주자 츠루하치와 그 연주에 맞춰 노래를 하는 츠루지로의 관계를 다룬 <츠루하치 츠루지로>(1938), 한 소녀가 친구의 아버지와 자신의 어머니가 과거 연인 사이였음을 알게 된 후 느끼는 감정을 옮긴 <진심>(1939)이 그것들이다. 그중 <소문난 처녀> <진심>은 상영본이 없어
나루세 미키오 감독의 걸작 20편, 부산에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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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1일 용산CGV에서 시작되는 2006년 CJ 중국영화제가 김희선을 영화제 홍보대사로 선정했다. 영화제쪽은 김희선이 성룡과 함께 <신화-진시황릉의 비밀>에 출연했을 뿐 아니라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하는 ‘한중 문화교류의 아이콘’으로서의 역할을 높이 샀다고 밝혔다. 영화제에 따르면 김희선 또한 “한국과 중국의 문화교류의 장이 될 뜻깊은 중국영화제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고 말했다. 김희선은 한국에 방문한 중국 인사들과 9월1일 CGV용산에서 있을 개막식에 참석해 테이프 커팅식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중국 영화 100년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2006년 CJ 중국영화제>는 9월 1일부터 서울 CGV용산에서, 9월 4일부터는 부산 CGV 서면에서 열린다.
김희선, CJ중국영화제 홍보대사 임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