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는 교역의 대상이 아닙니다. 한국의 스크린쿼터는 전세계 문화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상징적인 존재입니다.” 문화침략 저지 및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가 주최하는 ‘FTA와 문화다양성협약 그리고 스크린쿼터 국제 컨퍼런스’가 10월15일 해운대 PIFF 파빌리온에서 열렸다. 양기환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사무처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방은진 영화감독, 클로드 미셸 프랑스 CGT 공연예술노조 위원장 등 7명의 발제자가 참석했으며, 제1부 ‘한미 FTA와 스크린쿼터:대표적 위기 사례’와 제2부 ‘유네스코 문화다양성협약:왜 국제법상으로 무역협정을 견제할 필요가 있는가?’의 순서로 진행됐다.
PIFF 부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안성기 대책위 공동위원장은 “문화다양성협약이 채택된 지 1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지지부진한 결과를 보이고 있다. 이날 행사가 관심을 촉구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는 인삿말로 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첫번째 발제자로 나선 이해영 교수는 “스크린쿼터가 축소된 상태에서 한미FTA가 체결되면 한국 영화시장은 원천적으로 봉쇄된다”고 지적했으며, 알프레도 구롤라 멕시코 영화감독노조위원장은 “94년 NAFTA가 체결된 후, 60년의 전통을 가진 멕시코의 영화산업이 파괴됐다”고 주장했다. 이어진 2부 행사에서 짐 매키 캐나다 문화다양성연대 국제협력국장은 “영화는 가치관과 정체성을 전달하는 매개체로서, 시장의 원리에 맡겨둘 경우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고 주장했으며, 방은진 감독은 ‘스크린쿼터 사수를 위한 한국 영화인들의 노력’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 발표 후부터 지금까지 이뤄지고 있는 영화계의 노력을 소개했다. 컨퍼러스가 종료된 후에는 공동선언문 낭독이 이어졌다. 대책위와 발제자들은 선언문을 통해 “한국영화인과 36개국 국제 문화 전문가 단체는 한국 정부가 스크린쿼터 제도를 원상회복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