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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사람들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걸까. 관객들의 마음을 영화가 어루만지듯이 마음의 상처를 바다 냄새가 치유하는걸까. 치유를 위함인지는 몰라도 사람이 넘치고 열정으로 넘실거리는 광안리를 아침 8시부터 저녁 7시까지 11시간을 바라본다. 밤이 시작되면서 모여드는 사람들과 같은 밤이 시작되면서 자리를 뜨는 나에게도 항상 행복이 머물길 빌어본다. 마음에 무척 드는 영화를 보고 나온 것처럼 이곳 바닷가에서도.
영화제 후반에 들어선 17일, 치유와 평안의 바다 광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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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패>로 베니스 영화제에 초대받았던 류승완 감독은 “기대하지도 못했는데 현지에서 상영 도중 박수가 두번이나 나왔다”고 기분 좋은 소감을 전했다. 그가 액션영화의 순수한 쾌감에 집중한 <짝패> 다음으로 준비하고 있는 영화는 뜻밖에도 무협사극 <야차>. 부산프로모션플랜(PPP)에 작품을 내고 <짝패> 무대인사도 하기 위해 부산을 찾아온 그를 만났다.
-무협영화더라도 <아라한-장풍대작전>은 당신의 취향이 반영된 영화였다. 그러나 <야차>는 어디에서 그런 기획이 나왔는지 궁금해진다.
=<야차>는 영화사가 기획해서 내게 제안한 영화다. 이런 일은 처음인데, 내가 고용 감독으로서 어떨지, 언제나 궁금했다(웃음). 처음 설정은 딱 한줄이었다. 무사가 좀비와 싸운다. 하지만 조지 로메로의 영화보다 무서운 좀비 영화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지 않았고, <황혼에서 새벽까지>처럼 신나는 영화를 만들기에는, 학살을
PPP에 차기작 <야차> 출품한 <짝패> 감독 류승완 (+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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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회고전 ‘변화와 선택의 시간: 일제시기 영화 발굴전’은 한국영상자료원이 중국전영자료관, 대만영상자료원을 통해 발굴하여 지난 3년간 세 번에 걸쳐 공개한 극영화 7편을 상영하는 자리다. 각각 2005년 3월과 2006년 3월에 상영된 <군용열차> <어화> <집없는 천사> <지원병>과 <미몽> <조선해협> <반도의 봄>이 그 영화들이다. 여기에 <열녀문>까지 더해지면, 3년간 발굴된 영화들은 모두 희귀성과 완성도를 고루 겸비한 작품이다. 2005년 3월 당시 자료원이 보유한 최고(最古) 한국영화는 <독립전야>(1948)에서 <군용열차>(1938)로 바뀌었고, 2006년에는 <미몽>(1936)으로, <독립전야>에 비하면 12년을 뛰어넘은 셈이다. 1935년에서 1945년까지 만들어진 62편의 한국영화 중 자료원이 소장하고 있는 영화는 모두 11편이다.
한국영상자료원의 '한국영화회고전' 상영작 발굴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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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성소수자만을 위한 문화강좌가 준비된다.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는 ‘게이 컬쳐 스쿨’이라는 명칭으로 초급일본어와 영화기획 두 분야의 문화강좌를 열 계획이다. 남성동성애자만 신청·수강할 수 있는 이번 강좌는 10∼12주 동안 진행된다. 10월 26일 개강하는 영화기획 부문은 다양한 실습 중심으로 친구사이 회의실에서 매주 목요일 3시간씩 수업이 펼쳐진다. 김조광수 청년필름 대표, 김미희 싸이더스FNH 대표, 김태용 감독, 최재원 바른손 영화본부장, 김정영 청년필름 프로듀서, 권미정 쇼박스 배급팀장이 강사로 나선다. 10월28일부터 노비 노비 일본어를 교재로 수업을 시작하는 일본어 강좌는 친구사이 회의실에서 매주 토요일 3시부터 5시까지 열리고 강사는 일본국립대 박사과정 수료자가 맡는다. 두 강좌의 정원은 모두 12명으로 제한됐고, 일본어는 교재비 포함 12주 동안 9만원, 영화기획은 10주 동안 25만원의 수강료가 필요하다.
더 자세한 사항은 친구사이 홈페이지나 친구사이 사무실
남성동성애자를 위한 문화강좌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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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남자들의 거룩한 수다
장진 감독은 남자들의 이야기를 곧잘 해온 감독이었다. <아는 여자>를 제외한다면 그의 영화들은 아이처럼 그림자놀이를 하고, 킬러지만 말투가 곱고, 강도이면서도 세상 물정에 어두운, 남자답지 않은 남자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곤 했다. 그 때문에 <거룩한 계보>는 장진 감독과 어울리지 않는 듯 어울리는 영화로 보였다. 질펀한 전라남도 사투리로 상대의 기를 꺾으며 한번, 두번, 세번, 정확하게 마음먹은 횟수만큼 사람 몸에 칼을 찔러넣는 조직폭력배들의 영화인 <거룩한 계보>. 그러나 이 영화의 남자들은 또한 함께 부르던 노래를 나지막한 휘파람으로 불어 친구에게 생존의 신호를 보내고, 죽은 줄 알았던 친구의 휘파람 소리에 엉엉 울어대는 연약하고 빈틈 많은 존재이기도 하다. 조직에 버림받은 치성(정재영)과 형제보다도 아꼈던 친구의 복수를 막아야만 하는 주중(정준호)은 어떻게 서로를 사랑하고, 서로에게 칼을 들이댈 것일까.
이런 영화를
<거룩한 계보>의 감독 장진과 주연배우 정재영, 정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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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즈다이어리] <레이디 인 더 워터> 감독은 한국산 온라인 게임 매니아?
[헌즈다이어리] <레이디 인 더 워터> 감독은 한국산 온라인 게임 매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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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P 프로젝트인 <나의 DNA가 당신을 사랑한다고 말하고 있어>가 10월17일 오후3시 그랜드호텔 2층 칸스에서 캐스팅 발표 기자회견을 연다. 리윤찬 감독이 연출하며 대만, 홍콩, 중국, 싱가포르가 합작하는 이 영화는 DNA를 연구하던 두 여성이 ‘반 청결 유전자’약을 먹고 혼란에 빠지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리는 작품이다. 이날 자리에서는 중화권에서 활동 중인 대만 배우 테리 콴, 피터 호, 에디 펭 등이 소개될 예정이다. 아시안필름마켓 관계자는 “이 영화가 PPP 프로젝트이기도 하지만 <버라이어티> <스크린 인터내셔널> 등이 취재를 벌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부산에서 캐스팅 기자회견을 여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나의 DNA가 당신을…> 캐스팅 기자회견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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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의 대표감독이 만난다. 봉준호 감독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10월17일 오후6시30분 해운대 야외무대에서 오픈토크를 갖는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2004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에 노미네이트 된 <아무도 모른다>를 비롯해 <황금의 빛> <디스턴스> <원더풀 라이프> 등의 작품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인물. 오카다 준이치, 미야자와 리에, 아사노 다다노부 등이 출연해 화제가 된 신작 <하나>를 들고 부산을 찾았다. 봉준호 감독과 고레에다 감독은 이날 행사를 통해 서로의 작품세계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할 예정이다.
봉준호·히로카즈 감독, 오픈토크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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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16일 아시아의 대표적 배우들을 소개하는 ‘커튼 콜’ 행사가 열렸다. 오후 1시30분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한국의 황정민, 장진영을 비롯, 중국의 저우신, 구오샤오둥, 일본의 아오이 유, 이치하라 하야토, 카시이 유, 베트남의 도티하이옌 등 8명의 참가자가 기념패를 받고, 사인보드에 자신의 이름을 적었다. 오후 6시30분에는 누리마루 APEC하우스 앞에서 팬로드 행사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커튼 콜’ 참가자 뿐 아니라 ‘캐스팅 보드’, ‘아시안 페이스 인 할리우드’ 등 스타 서밋 아시아 참가 배우들과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게스트들이 참석했다. 이어서 7시30분에는 APEC하우스에서 갈라파티가 열렸다. 17일에는 ‘캐스팅 보드’와 ‘아시안 페이스 인 할리우드’ 행사가 열린다.
황정민, 장진영, 아오이 유우 등‘커튼 콜’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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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16일 오전11시 PIFF 파빌리온 컨퍼런스룸에서 부산국제영화제의 경쟁부문인 뉴커런츠 감독 프리젠테이션이 있었다. 이 자리에는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김지석 아시아영화 프로그래머를 비롯해 <빈랑>의 양 헝 감독, <영원한 여름>의 레스티 첸,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의 김태식 감독, <경의선>의 박흥식 감독 등 열 명의 감독들 모두가 자리를 함께 했다. 김동호 집행위원장의 인사말과 포토타임이 있은 뒤 진행된 개별인터뷰에서는 국내외 언론이 감독들 개개인과 편안한 분위기에서 대화를 나누었다.
뉴커런츠 부문 감독 프리젠테이션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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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필름마켓에서 한국 노비스엔터테인먼트와 홍콩 옥토버픽처스가 이기문 감독의 <굿바이 데이>를 공동제작하기로 합의했다. <굿바이 데이>는 한국과 홍콩에서 각각 자란 형제가 대결을 펼친다는 내용의 액션영화로, 노비스엔터테인먼트에서 한국·홍콩합작을 염두에 두고 기획한 작품이다. 이 영화는 현재 시나리오 작업 중이며 내년 5월부터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노종윤 노비스 대표는 “시장을 넓히자는 차원에서 약 1년 전부터 홍콩과 공동제작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한편, CJ엔터테인먼트는 아시안필름마켓에서 홍콩 포커스필름스의 ‘퍼스트컷’ 시리즈 6편을 수입하기로 계약한 바 있다.
<굿바이 데이> 한-홍 합작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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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가 아시아다큐멘터리 제작을 적극 지원한다. 올해 첫번째 행사를 가진 아시아다큐멘터리네트워크(Asian Network of Documentary, AND)는 영화제 기간 중 10월13일부터 15일까지 3일에 걸쳐 AND 펀드 시상식, AND 미팅, AND 편집 마스터클래스, D-나이트 등의 행사를 가졌다.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을 맡고 있는 홍효숙 프로그래머의 총괄책임하에 아시아의 다큐멘터리영화제 관계자들이 AND 자문위원회에 참여, 1억3천만원의 펀드로 지원할 다큐멘터리 작품들을 선정해, AND 펀드 시상식을 통해 서동일, 백연아, 펭 얀, 마나 라비이를 비롯한 감독들에게 제작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AND의 목표는 단순한 아시아 다큐멘터리의 제작을 금전적으로 지원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홍효숙 프로그래머는 다큐멘터리가 저예산으로 제작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후반작업 환경이 열악하고, 결국 좋은 주제의식을 충분히 살리지 못하게 되는 환경을 개선하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다큐의 방향과 긴장감은 편집에서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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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찾는 것이 나의 일생이다.” 황해도 신천에서 태어나 남한으로, 또다시 미국으로 떠나온 김대실 감독. 그에게 삶이란 끊임없는 여정과도 같았다. 그리고 2년 전. 쿠바라는 낯선 땅은 그에게 또 다른 매혹으로 다가왔다. “보수화된 미국에 마음을 붙이지 못하면서, 혁명의 땅 쿠바를 찾아가고 싶었다. 자메이카로 가서 몰래 비자를 만들어 입국했다.” 그는 마르타라는 한국계 여성의 삶에 사로잡혔고, 즉흥적으로 카메라를 들었다. 그렇게 다큐멘터리 <모국>은 시작됐다. “쿠바 한인들의 삶을 통해, 이민자들에게 진정한 고향은 어디에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 <모국>은 자전적인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는 50살이 넘어 데뷔한 늦깎이 감독이다. 대학 교수와 공무원을 거치며 안정적인 삶을 살아왔지만, 이론이 아닌 현실에 뛰어들고 싶다는 욕구가 그를 추동했다. 1990년 <아메리카 비커밍>을 시작으로 사할린 동포, LA교민 등의 삶을 다큐멘터리로 만들었
다큐멘터리 <모국> 감독 김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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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 나에겐 한 가지 미신이 있었다. 중간 혹은 기말고사 기간에는 바닥에 누워 자면 안 되고, 잠을 자더라도 의자에 앉은 채로, 엎드려 자야만 한다는 것이 그것이었다. 아마도 당시, 성철 스님이 입적하시면서 세상에 회자되던 수행방식, ‘장좌불와(長坐不臥)’에서 영감을 받고 생각해낸 미신이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랬는지, 무슨 효과가 있었는지 증명된 바도 없지만, 당시의 나에게 그것은 중요한 문제였다. 몸이 고되긴 했지만, 그렇게 해야 마음이 편했다.
부산국제영화제에 있어서도 나에겐 떨쳐내기 어려운 미신 하나가 있다. 1회 때 참석하고, 이번이 두 번째 이긴 하지만 10년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러고, 난 하루에 영화를 꼭 4편씩 봐야만 한다. 물론 아이디카드가 있어 가능한 일이겠지만, 어쨌거나 나는 몸과 눈을 혹사시켜가며 꼬박꼬박 하루에 4편 씩의 영화를 보아오고 있다. 왜 그래야만 하는지도 모르겠다. 다만 그래야 맘이 편하다. 많은 영화를 볼 수 있어 좋긴
민용근의 부산유랑기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