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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전당에서 한국영화의 기대주를 만난다. 한국영상자료원에서 독립영화를 소개하는 ‘해피투게더, 독립영화’의 일곱번째 주인공은 발군의 멜로영화로 주목받고 있는 김종관 감독이다. 2006년 10월26일 오후 7시30분에 열리는 이번 상영회에는 김종관 감독의 단편 일곱편이 상영된다. 가장 널리 알려진 <폴라로이드 작동법>에서부터 <모놀로그#1>, <Wounded>, <사랑하는 소녀>, <영재를 기다리며>, <엄마찾아 삼만리>, 최신작 <낙원>이 상영되고, 영화가 끝나면 서울독립영화제 조영각 집행위원장과 김종관 감독이 관객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장소는 예술의 전당에 위치한 한국영상자료원 고전영화관 시사실이다. 입장료는 5000원.
고전영화관에서 만나는 독립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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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관객이 선택한 한국영화 ‘톱10’은 무엇일까? 한국영상자료원이 11월2일부터 12일까지 10일간 ‘한국인이 뽑은 한국영화 10선 영화제’를 개최한다. 영상자료원은 이를 위해 올해 상반기에 발표했던 한국영화 대표작 100편을 대상으로 9월18일부터 10월9일까지 3주 동안 씨네21, KMDB(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싸이월드에서 온라인 투표를 진행했다. 이번 영화제에선 상위권에 뽑힌 영화들을 중심으로 상영한다.
총 2만4575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얻은 영화는 박종원 감독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다.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 신상옥 감독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가 2,3위를 차지했다. 사이트 별로 10위 내에 선정된 15편의 한국영화을 상영하는 이번 영화제는 한국영상자료원 고전영화관에서 펼쳐진다. 입장료는 2000원. 더 자세한 사항은 한국영상자료원 홈페이지 참조.
상영작 목록
제목/감독/제작연도/상영시간/자막
하녀/
한국인이 선택한 한국영화 10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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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소호의 한 호텔 방 앞에서 쪼그려 앉아 있는 마음은 착잡했다. 그 방 안에 최근 미국 영화계에서 가장 떠오르는 여배우 중 하나인 베라 파미가가 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문제는 방에 사진기자가 홀로 남아 있다는 점이었다. 베라 파미가가 의상 코디네이터, 메이크업 아티스트까지 포함된 일행을 향해 “사진기자만 남고 모두 나가주세요”라고 말했을 때부터 치밀었던 요상스러운 감정의 정체가 질투심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무렵에야 방문은 열렸다. 숨겨진 모습을 끌어내기 위해서라면 낯선 나라에서 온 사진가와 단둘이 20분가량 호텔 방에 머무는(?) 일도 서슴지 않는 베라 파미가는 자신의 첫인상을 ‘열정’ 또는 ‘혼신’이라는 단어로 간직하길 바라는 듯했다.
선대의 고향인 우크라이나 설원을 닮았을 희디흰 피부와 푸른색, 녹색, 회색이 오묘하게 뒤섞인 색의 눈동자를 갖고 있는 이 여배우는 사실 우리에겐 낯선 존재다. 변태 부부에게서 아이를 구해내는 강한 여성을 연기한 <러닝 스케어드>를
할리우드 샛별의 멋진 외출, <디파티드><네버 포에버> 베라 파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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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계보>가 3주간 독주하던 <타짜>를 왕좌에서 끌어내렸다. 서울 94개, 전국 476개 스크린에서 개봉한 장진 감독의 <거룩한 계보>는 10만9478명, 63만 836명을 모으며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전국 60만명대 관객동원은 추석흥행작들이 기록한 첫주 성적의 절반 수준. 지난해 같은 기간 1위를 차지했던 <새드무비>의 50만 8451명보다는 20% 가까이 높은 수치지만 500개에 육박하는 스크린 수를 감안하면 만족할만한 흥행성적으로 보이진 않는다. 극장 비수기인 11월이 가까워졌고 기존 개봉작들의 저항이 완강했다는 분석. 영진위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거룩한 계보>의 박스오피스 점유율은 35.7%이며, <타짜>와 <라디오스타>를 합친 비중은 40.1%다. 신작 <거룩한 계보>와 구작 <타짜>, <라디오스타>가 시장을 양분한 형국이다.
개봉 4주차 <타짜&g
<거룩한 계보>, 간발의 차로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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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사들의 대결이 박스오피스를 장악했다. 잠정집계된 북미지역 박스오피스 결과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프레스티지>가 1480만 달러로 1위 개봉했다. 크리스천 베일, 휴 잭맨, 스칼렛 요한슨 등이 출연하는 영화 <프레스티지>는 19세기 오스트리아 빈에서 펼쳐지는 두 마술사들의 대결이 점점 목숨을 건 위험한 경쟁으로 전개된다는 이야기. 총 2281개 스크린에서 개봉했으며 영화의 관객은 70% 이상이 35세 미만인 것으로 출구조사결과 밝혀졌다.
2위는 지난 주에 이어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마틴 스코시즈 감독의 <디파티드>다. 지난 주 공포영화 <그루지2>의 개봉으로 2위로 물러섰지만, 이번 주에도 2위를 지키는 강세를 보였다. 한편 지난 주 1위에 올랐던 일본영화 <주온2>의 리메이크 <그루지2>는 관객동원율이 63%로 크게 하락하며 6위로 다섯 계단 내려섰다.
3위는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
목숨을 건 마술사들의 대결, <프레스티지>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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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즈다이어리] <거룩한 계보> 예고편에서 본 장면 어디 간거야?
[헌즈다이어리] <거룩한 계보> 예고편에서 본 장면 어디 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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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남자>의 칠득이는 동생뻘인 팔복이와 함께 정직하게 웃고 우는 광대였다. 그러기에 칠득이가 웃으면 세상이 그와 더불어 기뻐하는 듯했고, 눈물 흘리면 세상이 그와 더불어 울어주는 듯했다. 자그마한 몸집과 자그마한 이목구비, 그러나 미친 왕의 놀이판에 휩쓸려 죽어버린 형님에게 탈을 씌워주던 모습만은 커다란 기억으로 남던 배우. <왕의 남자> 원작인 연극 <이>(爾)에 홍 내관으로 출연했던 인연으로 광대패에 합류하게 되었던 정석용이다. “<이>가 영화로 만들어진다기에 김태웅 연출에게 나를 추천하라고 찔렀다. (웃음) 그땐 내관 역을 얻을 줄 알았다. 그런데 이준익 감독은 <이>가 아니라 이상한 동네 아저씨로 출연한 <양덕원 이야기>를 보고선 광대가 어울린다며 칠득이를 하라고 하더라.” 그리고 이준익 감독과 맺은 인연은 다시 한번 매듭처럼 엮여 <라디오 스타>로 이어졌다.
정석용은 폐쇄 직전인 강원도 영월
칠득이도 박기사도 바로 나! <라디오 스타>의 배우 정석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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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범죄의 재구성>에서 감쪽같은 솜씨로 관객을 속여넘긴 최동훈 감독의 두 번째 장편 <타짜>는 “눈보다 빠른 손”으로 서로를 속고 속이는 타짜들의 이야기다. 지난 추석, 한국영화의 접전 속에서 최다 관객을 동원한 이 영화에서 감독은 한층 능수능란한 비주얼을 선보인다. 전작부터 함께 기술을 연마한 동갑내기 친구, 최영환 촬영감독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영화 속 대사를 빌리자면 ‘혼이 담긴 구라’의 경지에 오른 화면을 선보인 최영환 촬영감독에게 ‘사기의 기술’을 캐물었다. 두번 놀랐다. 도무지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이 어색하다며 사진 촬영을 위한 포즈를 한사코 거부하는 굳건한 고집에 한번. “촬영이 보이지 않는 촬영” 등 일반적인 촬영감독이 약속이나 한 것처럼 되뇌는 촬영의 원칙을 반복하지 않는 솔직함에 한번. 기술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결국, 스스로에게 솔직해지는 것이다. 자신의 촬영에 대해 “그냥 막 찍는다”든가, “후진 화면”이라고 말해버리는 말투
‘저렇게도 찍네!’라는 말이 좋다, <타짜> 촬영감독 최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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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열린 첫 번째 브라질영화제에서 주최쪽은 보란 듯이 최근 제작된 브라질영화들을 주로 선보였다. 누군가는 거기에 옛 시네마 노보 작품이 없다고 한탄했을 터인데, <황폐한 삶>과 <검은 신 하얀 악마>는 그들이 기대했음직한 브라질 뉴웨이브의 대표적 유령들이다. 시네마 노보의 시작을 알린 넬손 페레이라 도스 산토스가 그라실리아노 라모스의 소설을 영화화한 <황폐한 삶>은 1940년 전후의 극심한 가뭄 속에서 살기 위해 길을 떠난 부부와 두 아들 그리고 한 마리 개에 관한 이야기이며, 시네마 노보의 전사 글라우버 로샤의 <검은 신 하얀 악마>는 고용주를 죽인 남자와 부인의 도주와 저항의 연대기다. 네오리얼리즘의 영향을 받은 <황폐한 삶>과 신비주의·서부영화·침묵과 노래·속도와 멈춤이 뒤섞인 <검은 신 하얀 악마>는 그 양식에서 다르고, 삶의 고통이 불만스러워도 어쩌지 못하는 전자의 주인공과 예언자와 산적 그리고 ‘죽
[해외 타이틀] 브라질 뉴웨이브의 대표작 두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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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디 히트>는 사반세기 전에 한국에서 개봉됐던 영화다. 필자처럼 변두리 극장에서 누더기가 된 영화를 본 사람에게 <보디 히트>는 그렇고 그런 에로틱 영화로 남았을 게다. 하지만 <보디 히트>는 가장 훌륭한 현대 누아르 중 한편으로 꼽히며, 감독으로 데뷔한 로렌스 캐스단과 영화배우로서 무명에 가까운 시절의 윌리엄 허트와 캐서린 터너가 만든 작은 기적 같은 작품이다. 후끈거리는 열기와 땀의 끈적임, 불안한 심리, 억제되지 못한 욕망. 그 무엇의 힘일까? 다시 본 <보디 히트>는 고전누아르의 어색한 모방이 아닌 배신과 음모에 관한 본질적 기운을 내뿜는다. 나른한 남자와 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여자와 그녀의 남편과 살인, 유산, 비밀, 열정에 관한 이야기인 <보디 히트>는 부도덕한 인물의 몰락을 관능적인 어둠으로 포장해놓았다. 그리고 남자와 여자는 사랑없는 세상을 기어코 확인하고야 만다. 한국에서 처음 출시되는 <보디 히
25년 전 누아르, 다시 보니 훌륭하네, <보디 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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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만의 외출>은 오로지 마릴린 먼로의 영화다. 원작 브로드웨이 무대의 주인공 톰 이웰은 물론 거장 빌리 와일더의 이름도 그녀 앞에선 지워진다. 그런데 ‘지하철 송풍구 위 먼로’의 그 유명한 자태가 영화엔 그대로 안 나온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적다. 검열로 인해 다른 많은 대사, 장면과 함께 제한받았던 송풍구 장면은 뉴욕 현장 촬영분이 아닌 스튜디오에서 재촬영된 것으로 대체되기까지 했다. 그러나 먼로가 창 너머 그림자로 첫 등장하자마자 그런 나쁜 기억일랑 다 사라진다. 가장 빛나던 시절의 먼로는 100분 내내 남자를 자극하는 요정이었고, 남자는 최면 상태에서 빠져나오질 못했다. 오죽하면 극중에 ‘금발미녀라면 아마 먼로겠군’이라는 대사가 나오겠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이 <밀회> 때와 전혀 다르게 들리는 건 모두 그녀 때문이며, DVD 음성해설을 진행하는 빌리 와일더 전문가조차 영화의 공을 전부 먼로에게 돌린다. DVD 부록들도 먼로 특집 수준이다.
마릴린 먼로에 의한, 마릴린 먼로를 위한, <7년만의 외출: 특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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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서울아트시네마는 영화감상만을 위한 장소가 아니다. 한국사회 어디에서든 쉽게 할 수 없는 성소수자들의 이야기를 할 수 있고, 오해에서 비롯된 잘못된 상식을 진실인 양 알고 있는 AIDS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할 수 있으며, 내가 잘 알지 못하는 다른 나라의 문화와 삶을 경험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더불어 영화라는 매개체로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고 친구를 만들 수 있는 정말 소중한 보금자리이다. 언제나 가난한 내가 서울아트시네마를 위하여 할 수 있는 게 내 유일한 재산인 몸으로 때우는 것인데 일이 있어 불러준다면 언제든 달려가겠다. 더불어 이젠 절대 대관료 깎아달라고 떼쓰지 않고 정식으로 대관료를 내고 재밌고 신나는 영화제를 기획하여 서울아트시네마를 통해 관객과 만나는 게 유일할 듯하다.”
[서울아트시네마 후원 릴레이] 박기호 퀴어문화축제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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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추천한 (<안녕, 형아>의) 임태형 감독은 학교 후배인데 이 자리를 빌려 좋은 작품 더 많이 만들어주기를 바란다는 말부터 하고 싶다. <가을로>를 만들면서 조영욱 음악감독과 일치했던 얘기가 이 영화는 슬픈 멜로라기보다 상실을 어떻게 서로 치유하는가에 관한 영화라는 거였다. 결국 영화는 소통의 작업인데 영화가 아닌 또 다른 곳에서 이웃을 돕는 소통의 일환으로 이 릴레이가 계속 나아갔으면 좋겠다. 다음 주자로는 배우 엄지원을 추천한다. 좋은 배우이기도 하지만 사람으로서도 결이 곱다. 이 릴레이와 잘 어울린다.”
[만원 릴레이] 김대승 영화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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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0월20일 폐막식과 폐막작인 닝하오 감독의 <크레이지 스톤> 상영을 끝으로 9일 동안의 화려한 항해를 마쳤다. 총 246편의 상영작 중 월드 프리미어가 65편을 차지할 정도로 높아진 위상을 보여준 올해 부산영화제는 여느 해와 다름없이 싱싱한 아시아영화들과 감독, 스타 그리고 열혈 관객의 뜨거운 참여 속에서 열렸다. 특히 상영관이 남포동 대영시네마의 3개관을 제외하고는 모두 해운대 지역에 밀집해 부산영화제의 본격적인 ‘해운대 시대’가 열린 것으로 평가됐다.
지난해 행사는 부산영화제가 단 10년 만에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는 물론이고 세계가 주목하는 영화제로 자리잡은 것을 자축하는 성격이 강했던 반면, 올해 행사는 부산영화제가 아시아 영상산업의 중심 역할을 담당할 역량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40개국 562개 업체와 3500여명의 관계자들의 참여 속에서 열린 아시안필름마켓은 부산영화제의 야심에 걸맞은 결과물을 남겼다.
부산, 아시아 영상산업의 중심 입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