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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고사 점수는 못 받아도 상관없어요.” 동의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환학생인 에노모토 마유코(23)씨는 부산영화제를 위해 중간고사를 포기해야 했다. 하지만 오히려 마음 좋으신 교수님은 “마유코상, 파이팅!!”을 외쳐주셨다고. “교수님 드리려고, 영화제 기념 핸드폰 줄을 하나 샀어요. 선물을 드리면 혹시나 리포트로 대체해 주실지도 몰라요.(웃음)”
올해 2월 한국을 찾은 에노모토씨는 일본에 있을 때부터 부산영화제를 눈여겨봤다. 이후 한국에서 같은 방을 쓰던 친구가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알려주었고, 그는 망설임 없이 지원했다. “원래 영화를 좋아하기도 했지만, 강동원이나 소지섭을 볼 수 있을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런데 오지 않아서 너무 섭섭해요.” 하지만 그는 자원봉사자로 활동한 덕분에 지난 8개월 동안 사귄 사람들만큼의 한국친구들을 얻게 되었다며 기뻐했다. 올 12월이면 일본으로 돌아가는 그는 “내년에는 관객으로 참여해서 이 친구들을 다시 만나고 싶다.”며 다음 영화제를
자원봉사자 에노모토 마유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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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지 스톤 Crazy Stone
감독 닝 하오/홍콩, 중국/2006/105분/폐막작
폐업 위기에 처한 수공예 공장을 구하기 위해 골동품 전시회가 열린다. 공장주는 전시품 중에서 가장 값비싼 비취 장신구가 걱정되어 전직 경찰인 바오에게 경비를 부탁한다. 그 무렵 빈집털이 등을 일삼던 다오 패거리는 공항에서 소매치기한 가방을 뒤지다가 비취를 훔치기 위한 장비와 계획서 등을 발견하고 직접 공장을 털기로 결심한다. 가방의 주인과 다오가 비취를 훔치러 공장을 들락거리는 사이, 바람둥이인 공장주의 아들 샤오멩은 진짜 비취를 가짜와 바꿔치기해서 애인에게 선물하는데, 그녀는 다오의 여자친구이기도 하다. 이때부터 진짜 비취와 그것을 모방해 기념품으로 만든 가짜 비취는 수많은 손을 거치며 진열장 안을 들락거린다.
중국에서 놀라운 대중적인 성공을 거둔 <크레이지 스톤>은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처럼 인물과 사건이 세밀한 사슬로 연결되어 있는 영화다. 속도가 빠
현대의 중국 서글프게 응시 <크레이지 스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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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의 날들 Days of Glory
라쉬드 부샤렙/프랑스, 알제리, 모로코, 벨기에/2006/120분/월드시네마
제2차 세계대전에 복무했던 북아프리카 식민지 군대는 가장 위험한 전투에 투입되었고 프랑스의 해방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그러나 역사에 기록되지 못한 그들의 공적은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잊혀졌다. 프랑스 군대의 길을 터주어야만 했던, 그리하여 그들보다도 많은 생명을 바쳐야했던 군대. <영광의 날들>은 어떤 보상도 받지 못한채 역사의 책장 사이에 파묻혀버린 갈색 피부의 군대를 위한 영화다.
알제리계 프랑스인 감독 라쉬드 부샤렙은 알자스 전투에 참전했던 식민지 군인들을 인터뷰하여 과거를 다큐멘터리로 되살린 듯한 영화를 만들었다. 1943년 알제리 청년 사이드는 조국 프랑스를 구하자는 구호에 고무되어 북아프리카 식민지 국민으로 구성된 군대에 자원한다. 그 부대의 하사관 마르티네즈는 어머니가 북아프리카 출신이지만 그 사실을 숨기고 병사들을 모질게 괴롭히는 인
식민지 군대를 위한 영화 <영광의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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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차게 달려왔다. 영화들, 배우들, 행사들, 관객들, 영화제의 관계자들, 그들을 바라보던 우리까지도. 영화의 바다에 빠져 흠뻑 젖었던 9일간을 뒤로하고 새로운 내년을 기약한다. 끝은 또다른 시작에 불과하다고 하던가. 이제 또 다른 시작을 앞에 두고 수고한 그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항상 웃음이 넘치길. 항상 행복하길.
마지막날만을 남겨둔, 영화제 9일간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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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르와 아스마르 Azur And Asmar
미셸 오슬로/프랑스/2006/95분/오픈시네마, 동시대 프랑스 작가들
파란 눈을 가진 소년 아주르는 어릴 적부터 아랍인 유모의 아들 아스마르와 함께 자란다. 아주르는 유모의 고향에 있다는 요정 진의 전설을 들으며 그녀와 결혼하고 말겠다고 결심하지만, 그 모습이 못마땅했던 아주르의 아버지는 아들을 도시로 유학보내고 아스마르 모자를 쫓아낸다. 몇년이 지나고 아름다운 청년으로 자란 아주르는 진의 전설을 잊지 못해 배를 타고 바다로 떠났다가 폭풍을 만난다. 아주르가 떠내려간 곳은 파란 눈을 저주의 상징이라 믿고 박해하는 유모의 고향땅. 장님 행세를 하며 천신만고 끝에 상인으로 성공한 유모를 만난 아주르는 그녀의 도움을 받아 진을 찾으러 가지만, 아스마르도 같은 목적을 가지고 진의 궁전으로 향하고 있다. 같은 요정을 사랑했고 형제처럼 친했던 아주르와 아스마르는 이제 서로를 견제해야하는 처지가 되었다.
<아주르와 아스마르>는 <
미셸 오슬로의 3D 애니메이션<아주르와 아스마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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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 <하나>는 18세기 도쿠가와 막부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사무라이극이다. 주로 동시대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적인 필치로 그려냈던 그의 전작들을 기억하는 이라면, 이러한 선택에 의아함과 동시에 궁금증을 느낄 것이다. 작품을 향해 쏟아낸 질문들에 쉽게 대답을 내주지 않고 생각에 잠기곤 했던 고레에다 감독은 느리지만 진지한 목소리로 <하나>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디스턴스> <아무도 모른다> 등 주로 동시대의 실화를 바탕으로 작품을 만들어왔던 당신에게 시대극은 큰 변화로 느껴진다.
=무거운 작품들을 계속 만들어왔다. 다큐멘터리가 나의 출발점이어서 그런지, 예전에는 연극같지 않은 사실적인 느낌의 영화를 선호했었다. 하지만 그런 것만이 영화의 전부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것에 도전해보고 싶었다. 완벽한 픽션을 가볍고 재미있는 방식으로 만들고 싶었다.
-<하나>는 죽음과 복수로부터 출발하지만,
<하나>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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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대학 졸업 작품이자 첫 장편영화인 <용서받지 못한 자> 마지막 상영이 있던 날, 나는 애써 태연한 듯 행동했지만 사실 굉장히 긴장하고 있었다. 이전에 두 번의 상영을 한 적이 있었지만 솔직히 나는 내 영화의 반응이 어떤지 알 방법이 없었다. 누가 감독 앞에서 영화를 욕하겠는가? “영화 잘 봤어요... ” 누구나 감독에게 예의차원에서 날리는 멘트 아닌가... 관계자에겐 영화를 너무 많이 봐서 보기 싫다고 얘기했지만 사실 겁이 나서 도저히 관객들과 함께 영화를 볼 용기가 없었다. 영화 상영 내내 극장 앞에서 줄담배를 피웠던 기억이 난다. 상영 내내 관객들이 영화를 욕할 것 같았다. 심지어는 줄지어 극장을 뛰쳐나갈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담배를 피다 극장에서 나오는 관객들을 바라보면 혹시 내 영화를 보다 나오는 게 아닌가 하는 상상도 했다. 별의별 공상을 다 하며 담배를 피고 있는데 한통의 전화가 왔다. 영사사고가 나서 상영이 중지 되었다는 것이다. 놀라 극장으로
부산의 첫 추억- 윤종빈 감독의 2005년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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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내가 12살 되던 해에 식당일을 시작하셨고, 29살 되던 해에 그만두셨다. 햇수로 따져보면 한 17년 정도 된다. 초,중,고,대학교 다닐 동안 수업을 마치면 항상 집 대신 식당에 와서 밥을 먹었다. 테이블이 그리 많은 곳이 아니었기에, 나는 다른 손님이 오기 전에 후다닥 먹고 빠져야 하는 상황이 많았다. 그런 이유로 인해 난 항상 오징어 덮밥을 시키곤 했다. 조리 시간도 짧고, 비벼먹는 음식이므로 빠르게 먹고 갈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오랜 시간 동안 그런 식습관에 길들여져서인지, 지금도 복잡하게 먹어야 하는 건 좋아하지 않는다. 구워야 하는 삼겹살, 발라야 하는 생선, 데쳐야 하는 샤브샤브 등.. 대신, 그릇 하나에 섞어놓고 비벼먹는 음식이면 뭐든 좋아한다. 한 마디로 말해 입이 좀 싼 편이다.
부산에서 지내는 동안 나의 까다로운(?) 식습관을 만족시켜줄 수 있는 식당 하나를 발견했다. 해운대 근처에 있는 ** 해장국집. 이 곳 해장국은 미니멀리즘의 극치다. 뚝배기 하
민용근 부산유랑기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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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소통의 장으로!’ 재외동포의 인권과 상호교류를 위해 힘써온 지구촌동포연대와 재외동포영화제실행위원회가 10월20일부터 22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재외동포영화제를 연다. 올해로 2회째를 맞는 이 영화제는 재외동포의 삶을 다룬 영상작품의 상영을 통해 재외동포의 당당한 지위를 확보하고 동포영화인들의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취지를 갖고 있다. 이번 영화제의 슬로건 ‘조선·고려·꼬레아·코리아 소통하다’는 재외동포들이 서로 다른 이름의 조국을 갖고 살아가지만, 영상을 통해 함께 만나고 화합할 수 있다는 희망을 뜻한다.
영화제 상영작은 총 4개 부문으로 이뤄져 있다. 각 나라에 살고 있는 동포들의 역사와 문화를 다룬 ‘700만의 발자국’, 타지에서 한국인의 정체성을 갖고 살아가는 것에 대해 질문하는 ‘월드 코리안의 목소리’, 한국 내부에 존재하는 이주 외국인 문제를 담은 ‘인사이드 코리안’, 남북한 동포의 문제와 통일에 카메라를 들이댄 ‘통일, 기억과 구상’이 그것이다. ‘70
영화를 통해 소통하다, 제2회 재외동포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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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라디오스타> 최곤의 정오의 희망곡
[정훈이 만화] <라디오스타> 최곤의 정오의 희망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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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짜>가 개봉 20일 만에 관객 500만명을 넘어섰다. 전국 545개 스크린에서 상영된 최동훈 감독의 <타짜>는 15일까지 서울 146만6391명, 전국 496만4844명(이하 배급사 집계)을 불러모았다. 제작사인 싸이더스FNH에 따르면 16일 오후 1시경 관객수 500만명을 돌파했다. <타짜>는 지난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3일 동안 전국에서 60만명을 극장으로 끌어들여 아직도 뒷심이 충분해 보인다. 영진위 통합전산망에 의하면 박스오피스 비중도 40% 이상을 유지중이다. 최종적인 예상스코어는 650만명선으로 상향조정될 전망. 지금까지 18세 이상 관람가 영화 중 최고 흥행작은 800여만명의 관객을 불러모은 <친구>다.
2위는 이준익 감독의 <라디오 스타>가 차지했다. <라디오스타>는 전국 272개 스크린에서 122만 8302명을 동원했다. <라디오스타>는 개봉 첫주부터 매주 박스오피스의 순위를 한단
<타짜> 500만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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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회고전 세미나가 10월18일 오후 1시30분 장산CGV 5관에서 열린다. 일제시기 영화발굴전과 관련해 열리는 이번 세미나에는 한국영상자료원의 정종화, 조준형 연구원이 토론자로 참석해 사회자인 조영정 한국영화 회고전 프로그램 코디네이터와 함께 일제시기 영화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할 예정이다. <미몽> <반도의 봄> 등 중국전영자료관에 보존 중이던 일제 시기 한국영화를 발굴하게 된 과정, 일제 시기 한국영화의 제작환경, 당시 한국영화의 스타일 등에 관해 이번 상영작 7편을 중심으로 논의하게 된다. 토론이 끝난 뒤에는 관객과의 토론도 진행될 예정이다.
한국영화 회고전 세미나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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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영문 데일리를 발간한 미국 영화산업지 <버라이어티>가 ‘버라이어티 아시아’ 온라인 사이트(www.varietyasiaonline.com)를 이번 주중에 런칭한다. ‘버라이어티 아시아’는 산업적으로 성장을 거듭하는 아시아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움직임을 발빠르게 따라잡기 위한 뉴스와 영화 리뷰, 그리고 기획기사들을 매일 업데이트한다. <버라이어티>는 지난해 홍콩에 아시아 지사를 설립한 바 있으며 이미 아시아 십여개국에 통신원을 두고 아시아 관련 산업뉴스를 보도하고 있다.
'버라이어티 아시아' 사이트 런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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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과 <하나>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오픈토크가 17일 오후 6시 30분, 해운대 야외무대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 봉준호 감독은 “11년 전 밴쿠버영화제에서 고레에다 감독의 <환상의 빛>을 보고는 매혹 당했다. 당시 나는 단편 몇 편을 만들었던 풋내기였는데, 시간이 지나 이렇게 감독님과 마주 앉게 되어 영광”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이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봉준호 감독은 지금 한국의 국민작가” 라며 “배두나 때문에 <플란다스의 개>를 봤는데, 영화가 끝날 때는 봉준호 감독의 이름이 각인되었다.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게 나로서는 부산영화제 최대의 이벤트”라고 화답했다.
봉준호-고레에다 감독, 오픈토크로 교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