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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필름커미션네트워크(AFCNet)가 10월 17일 해운대 그랜드 호텔에서 해외 작품 지원과 문제점에 관해 세미나를 열었다. 일본연락협의회 이사 및 AFCNet 고문 테츠지 마에자와가 모더레이터를 맡은 이 세미나에서는 외국 제작사가 현지 필름커미션의 지원을 받아 촬영을 한 다음 경비를 지급하지 않는 등의 문제를 일으킨 사례와 그 대처방안이 논의됐다. 일본 코치필름커미션과 삿포로필름커미션, 한국 부산영상위원회 등이 사례를 발표했다.
아시안필름커미션네트워크, 해외 작품 지원 관련 세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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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과 한국영화제작가협회 위임교섭단이 주최한 영화산업 제9차 공개 산별교섭이 해운대 메리어트 호텔 5층 까멜리아홀에서 열렸다. 2시부터 시작된 행사는 9차산별 교섭 이후 설명회도 가졌다. 설명회에서는 근로시간, 유급휴일, 업무상 재해, 징계 및 해고관련 등 현재 교섭중인 임금협약을 제외한 19개 교섭의제에 대한 주요 잠정합의사항의 개요를 중심으로 설명과 질문이 이어졌다. 최진욱 노조 위원장은 한국영화제작가협회에 교섭 및 협약체결 권한을 위임한 29개 제작사 이외의 경우에도 “지금의 합의 결과물과 동일한 조건으로 교섭을 추구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 위임교섭단장 차승재 싸이더스 FNH 대표 역시 “노사 간 편차는 있지만 제작 환경의 합리화와 건강한 생산구조를 위해 우리가 다다르려는 동일한 길”이라고 교섭 결과의 이행을 강조했다.
영화산업 제9차 산별교섭과 설명회 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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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발버둥치고 있다.” 대만의 거장감독 차이밍량이 17일 오후 1시 PIFF파빌리온 컨퍼런스 룸에서 열린 마스터클래스 행사에서 자신의 영화가 처한 현실에 대해 개탄했다. 영화평론가 김영진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차이밍량 감독은 “내 영화는 주로 영화제를 통해 소개되지만, 사실 영화제가 끝나면 내 영화도 끝난다”며 “어쩌면 부산에 오는 것도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기조강연에서도 차이밍량은 “이렇게만 가면 결국 상업영화만 남게 되는 거 아닌가? 하지만 현실도피 말고 그런 영화들에게 어떤 가능성이 있겠는가?”라며 “영화를 산업으로만 생각한다면 분명 영화는 퇴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배급사, 투자사, 제작자의 마인드가 바뀌어야 한다. 문화산업을 지원하는 정부도 마찬가지다. 한국처럼 대만정부도 영화를 지원하고 있지만, 다들 돈을 벌려는 데만 혈안이 되어있다.” 또한 그는 자신은 물론이고 배우들까지 직접 영화표를 파는 것에 대해 “이것은 일종의 사회개
차이밍량 감독, 영화의 상업적 현실에 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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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프로듀서들의 국제적 네트워크가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 10월14일 세미나 등 다양한 행사를 가진 ‘아시아 프로듀서 네트워크’(APN)는 공식적으로 준비위원회를 꾸리고 본격적인 출범 준비에 들어갔다. APN은 지난 3년동안 한국영화제작가협회(제협)가 주도한 한국·중국·일본 프로듀서 포럼을 기반으로 하며, 합작 등 아시아 영화계의 다양한 협력을 보다 수월하게 만들기 위한 조직. 김형준 제협 회장은 “모임을 계속하다 보니 관심도 많아졌고 주변 사람들도 많아져 범 아시아 차원으로 넓혀보자는 의견이 모였다”고 출범 배경을 밝혔다. 준비위원회에는 이번에 부산을 찾은 홍콩, 싱가포르, 타이, 뉴질랜드 등의 국가가 참여하고 이후 호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기타 아시아 국가도 동참시킬 예정이다. APN은 내년 5월 열리는 홍콩 필름마트에서 공식 출범할 계획이다.
‘프로듀서 클럽’(가칭)도 활발한 논의를 전개하고 있다. 독일과 미국에서 활약중인 이인아 프로듀서가 중심이 된 이 네
아시아 영화계의 협력 본격 가동 (+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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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궁전> 시나리오를 읽어보니 마음에 쏙 들었다. 로우예 감독님에게 전화를 걸어 이 영화는 내가 꼭 하겠다고 말했다. 저우웨이는 마치 거울 속의 나를 보는 것 같다고, 이 영화는 나밖에 할 수 없다고 이야기했다.” 구오 샤오둥은 <여름 궁전>의 남자주인공 저우웨이 역할이 처음부터 욕심났다고 말했다. 연기력만이 아니라 <여름 궁전> 시나리오에 대한 이해가 있는 배우를 찾고 있던 로우예 감독에게 구오샤오둥은 더없이 적절한 배우였다. 중국에서 구오샤오둥은 TV 드라마나 대중적인 영화보다는 작가영화에 주로 출연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1996년 북경영화학원에 입학하면서 연기를 시작한 그는 시나리오를 꼼꼼하게 읽고 영화 출연을 결정해왔다. <여름 궁전>은 그에게 사랑이야기로 다가갔고, 그 감정을 소화하기 위해 그는 오랜 시간 깊게 역할에 파고들었다.
10년이 훨씬 넘는 시간동안 옛사랑을 잊지 못하는 저우웨이와 유홍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지 않
<여름 궁전> 배우 구오 샤오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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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당신에게 유령친구가 생긴다면? 공포영화의 형식에 소년들의 우정을 담아낸 독특한 태국영화 <나의 유령 친구>의 두 소년은 찰리 트라이엇과 시라샷 찌엔타원이다. 13,14살의 나이에 만만치 않은 연기를 선보인 이들은 태국에서는 이미 유명인사들. “한국에는 처음인데, 관객들이 많이 좋아해주셔서 정말 행복했어요.”
이번 영화로 처음 만났다는 둘은 촬영이 끝날 때쯤엔 영화 속 차트리와 비쉬엔처럼 단짝이 됐다. “시라샷은 너무 조용한 성격이어서 저랑 안 맞긴 하지만, 같이 놀만해요.(웃음)”라며 찰리가 농담을 걸자 시라샷이 “제가 좀 내성적인 성격인데, 그래서 연기하기 더 쉬웠어요. 비쉬엔과 제가 닮은 점이 많았거든요”라며 슬며시 웃는다. “야간촬영 때문에 밤을 꼴딱 새우고” “와이어를 다는 것이 너무 아팠다”면서도 영화 이야기를 멈추지 않는 두 소년은 이제 연기의 맛을 조금씩 알아가는 중이지만, 아직 배우의 길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싶지는 않단다. “많은 경험을 할
<나의 유령 친구> 두 아역배우 찰리 트라이엇, 시라샷 찌엔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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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르바비차 Grbavica
야스밀라 즈바니치/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오스트리아/2006년/90분/월드 시네마
웰컴 투 사라예보! 야스밀라 즈바니치의 데뷔작 <그르바비차>는 내전의 상처를 여전히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도시, 사라예보의 희망가다. 에스마는 세르비아 군인들에게 강간당해 낳은 딸 사라를 홀로 키우며 살아간다. 딸의 수학여행이 다가오자 그는 사라예보 시내의 나이트 클럽에 웨이트리스로 취직을 해 여행비를 벌어야만 한다. 하지만 자신이 상이용사의 딸이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는 사라는 “상이용사 증명서만 있다면 무료로 수학여행을 갈 수 있다”며 아버지에 대해서 꼬치꼬치 캐묻기 시작한다. 에스마는 가슴속에 품은 진실을 사라에게 말할 용기가 없다. 그리고 어린 사라 역시 진실을 대면할만한 준비는 되어있지 않다.
다큐멘타리 감독 출신인 야스밀라 즈바니치의 <그르바비차>는 미학적으로나 감정적으로 서툴고 투박한 데뷔작이다. 하지만 진심으로 만든 모든 데뷔작이 그
사라예보 여인들의 씻김굿 <그르바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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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가을, 부산 해운대. 영화지에서 마련한 차이밍량 감독과의 대담을 마친 나는 파라다이스 호텔을 나와 혼자 목적지 없이 걸음을 옮기고 있어. 어제는 ‘감독과 영화 보기’ 팀과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 영화를 보러갔다가 기요시 감독을 만나 인사까지 나눴는데. 이번엔 영화제 초반부터 운이 좋군. 중얼거리는 동안 호텔 앞 사거리 신호등 앞에 와 섰네. 가만 있자... 내가 어딜 가야 되는 거지? 어젯밤 숙취가 풀리지 않아서인지 선뜻 판단이 안서. 마지막 술자리를 벗어나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커피숖이 막 오픈하기에 진한 모닝 커피를 샀었지. 덕분에 나는 오후에 극장에서 감기는 눈을 뒤집어가며 영화를 보려고 사투를 해야 했어. 나중에 옆자리의 지인이 하는 말. “창피해서 죽을 뻔 했어요! 소리가 장난이 아니었다구욧!”
대충 이쯤 생각하다보니 내가 당장 별로 할 일이 없음을 깨달았어. 아직은 해가 바다에 걸쳐있으니 어두워질 때까지 뭘 하나. 그래. 아픈 속이나 달래자
부산의 첫 추억-이윤기 감독의 2004년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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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영화 티켓들을 들고, 한 서점으로 들어간 차이밍량. 잠시 주위를 둘러본 후, 아이를 안고 있는 한 아주머니에게 다가간다.“저는 차이밍량이라고 하는데요. 혹시 시간되시면 제 영화 보실래요?”그 말을 들은 아주머니는 잠시 그를 바라본다. 그리고는 지갑에서 돈을 꺼내 그가 내민 영화표를 산다. 하지만 그녀가 영화표를 사 준 이유는 차이밍량을 알고 있거나, 그의 영화를 본 적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다. 단지 그가 불쌍했기에 동정심이 발동했던 것 뿐이었다.‘나의 인생, 나의 영화’라는 거창한 타이틀과는 상관없이, 그의 마스터 클래스는 이처럼 우울한 이야기로 시작되었다. 마치‘표를 팔아 영화를 찍는다’는 말이 ‘피를 팔아 영화를 찍는다’는 말로 들릴 만큼 우울했으니까.
하지만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 차이밍량의 얼굴은 오히려 밝아보였다. 단지 머리털이 하나도 없는 그의 헤어스타일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끊임없이 자신의 영화가 만들어지고, 관객들과 소통되어지길 바라고 있었고, 직접 자신
민용근의 부산유랑기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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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15년동안 아시아 합작을 위해 나름의 네트워크를 만들었습니다. 젊은 영화인들이 이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기 바라는 마음에서 여기 참여했습니다.” 일본의 프로듀서 이세키 사토루씨는 1985년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란>에 참여한 이후 지금까지 ‘하나된 아시아의 영화’를 꿈꿔왔다. 그 시작은 일본 감독과 홍콩 배우를 결합시켜 일본과 홍콩에서 촬영된 1990년의 <중국의 그림자>였다. 이후 그는 웨인 왕 감독의 <스모크>, 할 하틀리 감독의 <플러트> 등에 참여하면서 미국영화계와 관계를 맺었다. 그의 야심이 발휘된 프로젝트는 첸 카이거 감독의 <시황제 암살사건>이었다. 프랑스, 일본, 중국이 합작한 이 2000만 달러짜리 프로젝트는 대실패를 거뒀지만, 이후 쏟아져나온 아시아 합작영화의 시발점이 됐다.
그의 부산 일정은 어느해보다 바빴다. 합작에 관해 보다 심도깊은 논의를 할 수 있는 아시아 프로듀서 네트워크(APN)에 참
<묵공> 프로듀서 이세키 사토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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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라걸스 Hula Girls
감독 이상일 | 일본 | 2006 | 110분 | 오픈 시네마
1965년 일본, 석탄의 사용량이 점차 줄어들면서 광산 산업은 사양길에 접어들기 시작한다. 탄광일로 주민 대다수가 생업을 유지하는 일본 북부의 한 작은 마을에도 위기가 닥쳐온다. 탄광 폐쇄로 인해 당장 2천명의 주민이 해고 통지를 받게된 것. 분개한 주민들에게 광산 회사가 대안으로 제시한 것은 하와이 센터를 설립해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이다. 주민들은 맹렬히 반대하지만, 소도시의 답답한 삶으로부터 탈출을 꿈꾸어왔던 몇몇 소녀들은 하와이안 센터를 지지하고 나선다. 그들에게 주어진 역할은 센터의 홍보에 필수적인 훌라춤을 배우는 것. 도쿄로부터 무용 교사가 초빙되고, 소녀들은 훌라춤을 배우기 시작한다.
<훌라걸스>는 <69> <스크랩 헤븐> 등 청춘의 표상을 경쾌한 필치로 그려온 재일교포 이상일 감독의 네 번째 장편영화다. <69>의 소년들이 학교를
소녀들의 몸짓이 가져다주는 순수한 쾌감 <훌라걸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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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0 4:30
로이스톤 탄/싱가포르/2005/93분/아시아 영화의 창
새벽 4시30분. 11살 소년 샤오우에게 그것은 하루의 절정이자 희열의 순간을 의미한다. 혼자 살아가며 사람과의 접촉에 목말라하는 그는 매일 4시30분에 일어나 같은 아파트에 세들어 살고 있는 한국인 아저씨 정을 찾아간다. 방을 뒤져 소지품을 훔치기도 하고, 옆에 누워 핸드폰 사진을 찍는 등 몰래 정과의 인연을 소망하던 소년은 어느날 그의 자살 시도를 목격한다. 두 사람은 서서히 가까워지고, 샤오우는 정의 관심에 행복해한다.
<4:30>은 로이스톤 탄 감독의 2번째 장편 연출작이다. <15> <컷> 등 MTV풍의 현란한 색감과 영상미를 강조하는 단편으로 주목받은 그는 이번 작품에서 정반대의 스타일을 택했다. 사운드의 사용을 최대한 절제하고 무성영화처럼 전개되는 영화는 정서의 기류를 대사나 극적인 사건이 아닌 일상의 소소한 에피소드들을 통해 조금씩 구축해나간다. 한국어로 노
인간의 고독과 채워지지 않는 갈망이 빚어내는 공허함 <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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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사람들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걸까. 관객들의 마음을 영화가 어루만지듯이 마음의 상처를 바다 냄새가 치유하는걸까. 치유를 위함인지는 몰라도 사람이 넘치고 열정으로 넘실거리는 광안리를 아침 8시부터 저녁 7시까지 11시간을 바라본다. 밤이 시작되면서 모여드는 사람들과 같은 밤이 시작되면서 자리를 뜨는 나에게도 항상 행복이 머물길 빌어본다. 마음에 무척 드는 영화를 보고 나온 것처럼 이곳 바닷가에서도.
영화제 후반에 들어선 17일, 치유와 평안의 바다 광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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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패>로 베니스 영화제에 초대받았던 류승완 감독은 “기대하지도 못했는데 현지에서 상영 도중 박수가 두번이나 나왔다”고 기분 좋은 소감을 전했다. 그가 액션영화의 순수한 쾌감에 집중한 <짝패> 다음으로 준비하고 있는 영화는 뜻밖에도 무협사극 <야차>. 부산프로모션플랜(PPP)에 작품을 내고 <짝패> 무대인사도 하기 위해 부산을 찾아온 그를 만났다.
-무협영화더라도 <아라한-장풍대작전>은 당신의 취향이 반영된 영화였다. 그러나 <야차>는 어디에서 그런 기획이 나왔는지 궁금해진다.
=<야차>는 영화사가 기획해서 내게 제안한 영화다. 이런 일은 처음인데, 내가 고용 감독으로서 어떨지, 언제나 궁금했다(웃음). 처음 설정은 딱 한줄이었다. 무사가 좀비와 싸운다. 하지만 조지 로메로의 영화보다 무서운 좀비 영화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지 않았고, <황혼에서 새벽까지>처럼 신나는 영화를 만들기에는, 학살을
PPP에 차기작 <야차> 출품한 <짝패> 감독 류승완 (+영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