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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식 2000년대 조폭영화가 자리잡은 이후 올해는 조폭영화가 조폭코미디에서 벗어나 리얼리티에 좀더 근접한 한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 자리는 조폭영화의 진화와 매력적인 남성 캐릭터를 축하하는 자리입니다. 저 이상식과 나편견 평론가가 함께 진행합니다.
나편견 쟁쟁한 후보들과 조연들, 자리 함께하셨습니다. 후보작들은 웬만한 영화 아니면 명함도 못 내밀 만큼 쟁쟁합니다. <거룩한 계보> <달콤한 인생> <역도산>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 <열혈남아> <주먹이 운다> <친구> <태풍>….
공로상 - <역도산>
이상식 먼저 공로상 부문입니다. 캐릭터 가운데 가장 연로한 역도산! 축하드립니다.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역도산이 곱슬머리를 양손으로 만지며, 흰 턱시도 차림으로 올라오는데 배에 피가 스며나온다.) 역도산이 얼마나 강한지 알고 싶다면 프로레슬링 티켓부터 사십시
찌질이 캐릭터 시상식으로 살펴본 한국영화의 찌질한 남성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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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한국영화에는 남성들이 넘쳐난다. 남자들끼리 만나서 ‘짝패’를 이루기도 하고, ‘폭력써클’도 만들더니 ‘뚝방전설’을 남기고, ‘거룩한 계보’까지 생성한다. 그렇게 냉혹한 생존의 룰이 지배하는 스크린 속의 ‘비열한 거리’는 ‘열혈남아’들로 가득 채워졌다. 이런 일련의 영화들을 지켜보고 있자면, 한국의 남성들이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려면 어떤 식으로든 조직과 연루되어 자신의 힘을 폭력을 통해 전시하고, 자신이 보호해야 하는 가치나 대상을 위해 죽음을 불사해야만 할 것 같다. 그들의 신상명세에 공통적으로 기입되는 직업명은 조직폭력배, 혹은 좀더 전통적이고 서정적인 아우라를 갖는 ‘건달’이다. 영화 속의 이런 직업 편중화 현상을 우리는 청년 실업률이 최고치에 달하고, 경제적 양극화가 심화된 대한민국의 절망적인 현재에 그린 초상이라고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무한복제되는 두 가지 기원, <친구>와 <파이란>
조폭영화의 기폭제가 되었던 2001년 <친구>
폭력 넘치는 남성영화 속 가짜 눈물의 공포, 그 기원과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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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남자들이 운다. 아프니 어루만져달라고 울고, 가족을 부양하느라 힘이 부치다고 운다. 어른의 자리로 가지 않고 아직 어린아이의 자리에 머물러 엄마를 찾는 이 아웃사이더들은 관객에게 연민을 요구한다. 충무로 남성, 또는 건달영화는 이렇게 몇년째 성장을 거부하고 가족의 바람막이 뒤에서 징징거리는 남자들을 봐달라고 호소한다. 이들은 사회에 저항하지도, 공동체에 대한 연대의식을 느끼지도 않으며, 자신의 행위에 책임을 느끼지도 않은 채 기존 도덕의 가치 속에서 폭력을 휘두르고 그 폭력의 질서 안에 뭉개면서 그럴 수밖에 없었노라고 항변하는 중이다. 그러나 이들은 연민이 가는 아웃사이더도 아니고 반항아도 아니며 기껏해야 순응주의자이고 여성을 자기 존재의 증명에 이용하려는 어린아이들이다. 남다은, 김지미 평론가가 지금 퇴행 중인 한국 남성영화의 기이한 성장통을 짚었다. 마지막으로 이종도 기자의 한국영화 속 찌질한 남성상 천태만상이 이어진다.
한국영화여, 연민의 최면에서 깨어나라!
2004
무력함과 자기 연민에 빠진 한국의 남자 아웃사이더들을 비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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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효주는 ‘첫사랑’이란 단어가 어울리는 선이 고운 사람이다. 보드라운 갈색 머리칼이나 앳된 얼굴은 물론이고 길고 가느다란 팔다리만 봐도 그렇다. 무엇보다 그것이 함축하는 의미들, 예컨대 유년의 비밀이나 순수함 등은 한효주의 성정과 맞닿은 면이 있다. “사람이 예뻐도 영혼까지 예뻐 보이긴 쉽지 않다고 생각했다.” 드라마 <봄의 왈츠>에 한효주를 캐스팅하며 윤석호 감독이 던진 말은, 그래서 설득력이 있다. 우연스레 이국땅에 발을 내디딘 섬소녀 박은영. 고향에서 실려온 봄바람처럼 쾌활하게 웃던 그녀는 심지 굳은 남자들의 마음조차 마냥 설레게 했고 좁은 어깨를 들썩이던 그 웃음에서 첫사랑의 드라마가 완성됐다. “감독님이 인터넷 웹서핑을 하다가 우연히 제 사진을 보곤 부르셨대요.” 믿기 어려운 그 얘기가 사실이라면 한효주는 엄청난 우연의 벽을 넘어 이곳에 도달한 셈이다. 출연작이라곤 시트콤 <논스톱5>와 영화 <투사부일체>가 전부. 봄이란 계절에 맞게 신인을
행운처럼 다가온 ‘아주 특별한’ 봄바람, <아주 특별한 손님>의 한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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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때로 한방이다. 적어도 할리우드 여배우 펠리시티 허프먼의 인생은 그 한방으로 달라졌다. 그녀의 한방은 2004년 방송을 시작해 이듬해까지 미국 전역을 뜨겁게 달구고 2005년 에미상 주요 부문을 휩쓸었던 TV시리즈 <위기의 주부들>이었다. <위기의 주부들>에서 허프먼이 맡았던 역은 광고계에서 날리던 커리어를 접고 4명의 아이를 키우는 전업주부 생활에 허덕이는 리네트 스카보. 네명의 주인공 가운데 가장 현실적인 위기에 빠져 있고 가장 평범한 일상에 속해 있으면서 날마다 신경증에 시달리는 리네트 역으로 펠리시티 허프먼은 에미상 여우주연상과 골든글로브 TV시리즈 부문 여우주연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펠리시티 허프먼은 1962년생, 올해 마흔네살이다. 열여섯살 때부터 TV연기를 시작해 브로드웨이와 브라운관만 오가다시피 했던 그녀는 마흔여편에 달하는 필모그래피를 쌓아오다가 이때 처음으로 에미상과 골든글로브 연기상을 탔다. 배우로서 허프먼의 인생은 오랫동안 우울한
40대, 쇼는 시작된다, <트랜스아메리카> 배우 펠리시티 허프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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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과 아름다운 재단, 영화인회의, 영화제작가협회, 여성영화인모임이 함께하는 '행복한 만원 릴레이'의 63번째 주인공은 한결법무법인 이동직 변호사입니다.
“<그때 그사람들> 항소심 관련 서면 작성 중에 전화를 받았다. 나를 추천한 한진 프로듀서 말대로 돈 때문에 영화쪽 일을 하는 건 아니다. 영화쪽에서 일하는 분들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자신의 꿈을 가지고 사는 분들을 볼 때마다 나에게도 많은 도움이 된다. 대박 뒷면에는 고생만 하고 보상을 못 받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분들을 위해 쓰였으면 좋겠다. 급속도로 산업환경이 변화하고 있는데 영화인들이 주체적으로 대응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게 잘 안 되면 위기가 올 것 같고 대안을 모색해야 할 듯하다. 다음 주자는 <작은 연못>의 이우정 PD를 추천한다. 이런 역사적 소재가 과연 영화화될 수 있을까 의구심이 있었는데 굉장히 어려운 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거기에 힘을 드리고 싶다.”
[행복한 만원 릴레이 63] 한결법무법인 이동직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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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기 한호흥업 대표이사가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 신임 조직위원장으로 선출됐다. 김 위원장은 1986년 애니메이션 관련업체인 한호흥업 대표이사에 취임한 이래 한국애니메이션 제작자협회 회장과 방송진흥원 애니메이션 운영위원을 역임했다. 김 위원장의 임기는 2년이며 제11회 SICAF는 2007년 5월에 개최된다.
SICAF 새 조직위원장에 김석기씨 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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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순 감독의 <쇼킹 패밀리>가 11월29일 오후 7시30분 홍익대 앞 카페 빵에서 상영된다. 카페 빵 독립영화 상영회의 일환으로 상영되는 <쇼킹 패밀리>는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금기시되는 모든 불합리함을 두 여성의 눈으로 드러내는 다큐멘터리다. 문의는 한국독립영화협회(02-334-3166)로 하면 된다.
<쇼킹 패밀리> 상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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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시네마가 주최하는 제3회 삼색아트필름전이 11월27일부터 12월6일까지 개최된다. 영등포, 대전, 전주, 대구, 부산, 울산의 롯데시네마에서 열리는 이 행사에서는 이윤기 감독의 <아주 특별한 손님>을 비롯해, 짐 자무시의 <커피와 담배>, 구스 반 산트의 <라스트 데이즈>가 상영된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www.lottecinema.co.kr)를 통하면 된다.
제3회 삼색아트필름전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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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훈 감독의 <포도나무를 베어라>가 2007년 6월27일부터 열리는 카를로비 바리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포도나무를 베어라>는 과거의 여자친구에 대한 죄책감을 가진 한 신학대생이 외모가 비슷한 여성을 만나 혼란에 빠진다는 내용의 멜로드라마로 서장원, 이민정, 기주봉이 출연한다. 한국에서는 2007년 2월 개봉예정이다.
<포도나무를 베어라> 카를로비 바리 영화제 경쟁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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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트시네마가 11월8일에 이어 22일 두 번째 호소문 ‘서울아트시네마는 진정한 시네마테크가 되고 싶습니다’를 발표했다. 이 글에서 서울아트시네마는 2년마다 재계약을 해야 하는 장소문제와 연간 프로그램 제작에 8억원이 필요한데 영진위의 실질적 지원은 15% 정도인 1억2천만원이라는 재정문제 등을 제기하며 합리적인 대안 논의를 촉구했다.
서울아트시네마, 두 번째 호소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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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로
자신을 찾기 위한 장소
‘패턴’이라는 일종의 미로를 창조한 <앰버 연대기>의 로저 젤라즈니가 그랬듯이, 많은 작가들은 미로가 자아와 운명을 찾기 위해 걸어가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기예르모 델 토로도 비슷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 그는 <헬보이> 감독판 코멘터리에서 “미로는 길을 잃고 헤매는 곳이 아닌, 자신을 찾기 위한 장소라는 말이 있다. 미로에서는 자신에게 꼭 맞는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때문에 델 토로는 자신의 영화에서 미로 혹은 어느 한 길을 택해야만 하는 갈림길을 자주 사용하곤 한다. <판의 미로: 오필리아와 세개의 열쇠>는 그러한 미로의 이미지가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나 있는 영화다. 이 영화에서 오필리아는 미로 동굴을 통과해, 그 중심에 놓인 조그만 미로 도형에 당도하는데, 그 원형의 미로는 <헬보이>에서 라스푸틴을 부활시키기 위해 희생자의 피를 흘려보내는 원형 미로와 매우 비슷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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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의 미로: 오필리아와 세개의 열쇠>에 이르는 다섯 가지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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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예르모 나바로
기예르모 델 토로는 <악마의 등뼈>를 “관음증적인 카메라”로 찍고 싶어했다. “카메라가 제3의 캐릭터처럼 인물 곁에 머물면서도 두드러지지 않는, 일종의 훔쳐보기”를 하는 유연하고 은밀한 카메라는 <블레이드2> <미믹>을 제외한 기예르모 델 토로의 모든 영화를 촬영한 기예르모 나바로의 것이었다. 사진을 공부했고 유럽에 유학을 가기도 했던 나바로는 <데스페라도> <스파이 키드 3D: 게임 오버> 등의 로버트 로드리게즈와도 좋은 파트너로 일해왔다.
론 펄먼
<크로노스> <블레이드2> <헬보이> 등에 출연한 론 펄먼은 기예르모 델 토로가 편지로 간청해서 <크로노스> 출연을 승낙했다. <크로노스>에는 분장을 하지 않아도 기괴한 맨 얼굴로 나오지만, 델 토로가 그에게 매혹된 까닭은 “론 채니처럼 분장을 활용할 줄 아는 배우”이기 때문이었다. TV시리즈 <미녀와
기예르모 델 토로의 왕국 건설을 도운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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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의 미로: 오필리아와 세개의 열쇠>의 숲은 현실과 전설이 뒤섞여 있는 곳이다. 파시즘 정부에 저항하는 게릴라들은 산등성이에 모닥불을 피우고, 그 아래 산기슭에는 기원 이전의 물건인 듯한 석상이 당연하다는 듯이 양치식물 사이에 피있다. 오솔길을 따라가면 이끼로 뒤덮인 아치 너머 미로 동굴이 있어 오래전에 닫혀버린 지하 왕국의 입구로 인도한다. 햇빛 사이로 어둠이 깃드는, 참혹한 전쟁터이면서 서글픈 마법에 걸린 숲. 이 공간을 창조한 멕시코 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는 <블레이드2> <헬보이> 같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만드는 사이사이 <악마의 등뼈> <판의 미로…>처럼 사적이고 신비한 영화를 만들어왔다. 스페인 내전을 작은 숲으로 축소하여 세상 모든 이가 타협하여도 홀로 타협하지 못했던 소녀를 감싸안는 <판의 미로…>는 그 이란성 쌍둥이 버전인 <악마의 등뼈>처럼 불가해한 존재를 믿는 상상력으로 야만의 세상을
상상과 모험의 세계, 기예르모 델 토로의 영화왕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