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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V가 부산에서 네번째 사이트를 연다. CGV는 25일 CGV동래를 부산 동래구 온천동에 위치한 SK스카이허브 7층에 개관한다. CGV동래는 9개관, 1천700여석 규모이다. CGV동래의 개관으로 CGV는 기존 서면,남포,장산과 함께 부산 전역에 상영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됐다. CGV동래는 개관기념으로 25일부터 26일까지 <잔혹한 출근>, <삼거리 극장>, <가을로> 등의 무료 시사회를 갖는다.
CGV동래, 10월25일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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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에게는 격려의 의미가 되겠지만, 그보다도 더욱 많은 아시아 영화인들이 신인감독과 새로운 영화인력을 길러내는 일에 동참했으면 좋겠다.” 지난 10월13일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받은 유덕화는 수상의 기쁨을 피력하기보다 홍콩과 아시아 영화계에 새로운 피를 수혈하는 일의 중요성을 더 강조하고 싶은 듯했다. 유덕화가 지난 한해 동안 아시아영화 발전에 가장 크게 기여한 인물에게 수여하는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받은 이유는 “제작자로서 저예산영화 제작을 지원하고 아시아 신인 영화감독, 배우 양성에 힘써온 점을 높이 평가”(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받았기 때문이다.
1980년대 중반 이후 도박영화, 누아르영화, 무협영화 등 다양한 장르영화를 누비며 홍콩 영화계의 최고 스타로 군림해온 유덕화의 배우로서의 경력이야 누구나 아는 바지만, ‘제작자 유덕화’의 모습은 우리에게 낯설게 느껴진다. 1990년대 초 자신의 영화사 팀워크프로덕션 하우스를 설립한 뒤 프루트 챈 감독의 <메
포커스 필름 대표로, <삼국지: 용의 부활> 배우로 돌아온 유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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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사와 아키라의 <란>(1985), 오시마 나기사의 <고하토>(1999), 피터 그리너웨이의 <8과 1/2우먼>(1999)과 <필로우북>(1996), 장이모의 <영웅>(2002)과 <연인>(2004), 프랑코 제피렐리의 오페라 <나비부인>(2004)까지. 일본의 의상디자이너 와다 에미(69)의 손을 거쳤던 옷들은 그저 영화의상 또는 무대의상이라 불리기엔 그 자체로 지나친 매혹의 향기를 낸다. 특히 기모노를 중심으로, 동양 의상의 색감·곡선·무늬를 모던함과 화려함의 절정까지 끌어올렸던 그의 작업들은 1985년 아카데미 의상상(<란>) 수상으로 서구인들의 인정을 얻기에 이르렀다. 정우성, 김태희 주연의 판타지극 <중천>의 조동오 감독은 중국의 사적인 자리에서 만난 와다 에미에게 단지 의상에 대한 조언을 구하다가 결국 그를 정식 스탭으로 ‘초청’하게 됐다.
와다 에미는 의상 또는 미술
영화에 날개를 다는 장인, <중천>의 의상감독 와다 에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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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수 감독은 미술대학을 나왔다. 그래서일까. 그는 ‘그림’ 그리는 데 능하다(조소를 전공했지만 그 또한 스케치가 필요한 일 아닌가). 우선, 그는 부산국제영화제가 탄생할 당시 영화제의 성격과 방향 등 커다란 밑그림을 그리는 데 큰 공헌을 세웠다. 부산프로모션플랜(PPP) 또한 그가 그린 그림의 일부였다. 영화제 부집행위원장을 그만둔 뒤에도 그는 다시 부산에서 새로운 그림을 그렸다. 영화 촬영을 지원하는 부산영상위원회를 만든 것이다. 그러던 그가 이번에는 또 다른 대형 캔버스에 손을 댔다. 한국 최초의 영화마켓인 아시안필름마켓을 창설한 것이다. 10월15일부터 18일까지 나흘 동안의 숨가쁜 일정을 마친 첫 아시안필름마켓에 관해 박광수 감독, 아니 공동 운영위원장에게 들었다.
- 첫 번째 아시안필름마켓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 애초 기대했던 것만큼은 이룬 것 같다. 우선 기존의 PPP와 부산국제필름커미션·영화산업박람회(BIFCOM)이 지난해보다 훨씬 좋아졌다. PPP의 경우
올해 첫 개장한 아시안필름마켓의 박광수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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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차’는 사람을 잡아먹는 반신반귀(半神半鬼)의 존재다. 시체처럼 푸른빛을 띠고 있는 야차는 불교에서 전해지는 온갖 신(神)의 하나이면서 어린아이의 울음을 그치게 하려고 들려주는 괴담 속의 식인귀이기도 하다. 류승완 감독이 준비하고 있는 <야차>는 비유적인 의미가 아닌, 공포영화에 어울릴 법한 진짜 야차가 등장하는 영화다. 궁금했다. <주먹이 운다>로 잠깐 다른 장르를 건너다본 류승완 감독은 순수한 액션의 쾌감을 추구하며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시절이 떠오르게 하는 <짝패>를 만들었다. 그런데 어찌하여 무협과 호러를 교배했다고 알려진 <야차>를 선택하게 되었을까.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의 두 번째 단편 <악몽>이 공포영화이긴 했지만, 류승완 감독과 공포영화의 만남은 어쩐지 낯설어 보였다. 그러나 류승완 감독은 또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아직 시놉시스도 완성되지 않아 정말 할 말이 없다”면서 걱정스러운
무협공포물 <야차> 준비 중인 류승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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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물등급위원회를 점진적으로 해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10월16일 열린 영상물등급위원회 국정감사에서다.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소속 이광철, 우상호 의원 등은 “영등위를 해체하고 등급서비스 기관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날 국정감사는 ‘바다이야기’ 사태의 책임을 추궁하는 과정에서 이경순 영등위 위원장 사퇴 공방이 빚어져 이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진 못했다. 하지만 10월28일 게임물등급위원회가 출범함에 따라 영등위의 조직 개편 또한 불가피해진 상황이라, ‘해체론’에 대한 영화계 안팎의 반응이 잇따를 전망이다.
이광철 의원은 국감에서 “영화와 비디오는 영등위, 게임은 게임물등급위원회, 음악은 문화콘텐츠진흥원, 공연은 문화예술위원회가 맡으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마다 도마에 오르는 영등위 위원들의 전문성 시비 문제를 해결하려면 먼저 심의 업무를 나눠야 한다는 것이다. 광범위한 업무 때문에 영등위는 애초 위원을 뽑을 때 전문성을 적극적으로 고려하지 못해왔다
영등위는 민심을 읽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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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의 국제경쟁단편영화제인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AISFF2006)가 오는 11월9일 개막을 시작으로 6일간의 축제에 들어간다. 아시아나국제영화제 쪽은 10월24일 오전 11시 서울 신문로 금호아트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올해 영화제의 프로그램과 상영작에 대한 간략한 소개의 시간을 가졌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영화제 집행위원장인 영화배우 안성기를 비롯해 심사위원장으로 위촉된 이준익 감독, ‘단편의 얼굴상’의 특별심사위원을 맡은 영화배우 김지수와 정인기 등이 참석했다.
11월9일부터 14일까지 서울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진행되는 이번 영화제에는 경쟁부문에 초청된 36개국 53편의 작품을 포함해, 특별 프로그램으로 상영되는 32편의 작품 등 총 85편의 단편영화가 소개된다. 개막작으로는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85년작 <금지된 사랑에 관한 트레일러>와 나카노 히로유키 감독의 <다리미>, 2005년 신설된 사전제작지원제도인 AISFF펀드프로젝트의 첫 대상작인
달라진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11월9일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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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주 전 <한겨레> 논설주간은 “나이 들면 입은 닫고 지갑은 열라고 했다”는 지당하신 말씀을 한 바 있다(제게도 조금만 더 열어주시면…). 술자리에서 말 많은 상사는 지겹지만, 말 많고 술값 안 내는 상사는 끔찍하다. 북·미 직접 대화를 한사코 거부하는 미국을 보며 문득 떠오른 생각이다. 북한 돈줄을 콱 틀어쥐고는 갖다붙이듯 개성공단이 문제네, 금강산관광이 문제네 떠든다.
문제는 ‘선생님’ 말씀대로 푸는 게 바람직하다. 대통령도 되고, 남북정상회담도 하고, 노벨평화상까지 받은 분이 뭐가 아쉬워 노구를 이끌고 강의며 인터뷰를 닥치는 대로 하고 다니시겠나. 미국 고위급 인사를 북한에 보내고 북-미 직접대화를 해서 ‘핵포기-안전보장’을 주고받기식으로 협상해야 한다는 게 요지이다. “대화는 악마와도 하는 것”이라고 또박또박 일러준다. 1994년에도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을 대북특사로 콕 짚어 북-미 제네바합의를 이끌어내게 했듯이, 이번에는 제임스 베이커 전 미국 국무장
[이슈] 선생님이 가르쳐주셨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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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새터민에게 들은 말. “나도 그 체제가 싫어 죽음을 무릅쓰고 탈출했다. 하지만 김정일이 일거에 무너지면 미국은 물론이고 여우 같은 일본과 곰 같은 중국이 득달같이 뜯어먹으려들 텐데, 그럼 토끼 같은 남한도 다 같이 잡아먹힌다.” 논란이 따를 비유이나 그의 표정은 절박했다. 제 앞가림도 어려운 처지에서 한반도의 앞날을 끊임없이 걱정했다. 북한 사람 전부는 아니겠지만 상당수는 민족의 생존과 체제 유지(혹은 점진적 변화)를 동일선상에 놓고 본다.
북한이 핵실험을 했다고 발표한 날 인터넷에 들어가 방사능 유출이 없었다는 뉴스만 확인하곤 눌어붙지 않는 프라이팬을 고르는 데 한참을 보낸 나는, 분단의 시간은 남북 사람들의 뇌구조까지 다르게 진화시킬 만큼 길다는 생각을 문득 했다. 사재기 열풍이 없었던 건 ‘양치기 정일’에게 너무 자주 놀랐고 민족공조 의식도 성숙해진 덕이겠지만, 분단불감증도 그만큼 심해졌다.
핵실험이 사실로 굳어진 뒤에도 미국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이슈] ‘벼랑 밑 전술’ 다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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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남녀의 머릿속에 퇴적된 사랑의 추억을, 지층을 감식하는 지질학자의 눈길로 검토한 영화 <이터널 선샤인>의 미셸 공드리 감독에게 인간의 머릿속은 골짜기와 폭포, 사막과 숲으로 이루어진 땅과 같아서 답사를 요한다. 기억에 이어 공드리가 발을 들인 오지는 인간의 꿈. 행여나 제목으로부터 잠의 원리나 불면증 퇴치법을 보여주는 영화를 기대하면 오산이다. 단짝 작가 찰리 카우프만(<휴먼 네이쳐> <이터널 선샤인>)에게서 독립해 미셸 공드리가 혼자 힘으로 시나리오를 쓴 <수면의 과학>은 꿈과 현실이 구분되지 않는 증세를 가진 남자의 동화다. 또한, 염세적이고 철없는 남자의 연애 방식을 자학적으로 드러내는 보고서이기도 하다.
소심한 멕시코 아티스트 스테판(가엘 가르시아 베르날)은 꿈속에서는 <TV 스테판>이라는 화려한 쇼의 활달한 진행자로 변신한다. 어려서부터 꿈과 현실의 경계가 사라지는 현상 속에 살아온 스테판은 심기일전해 파리로 날아
꿈과 현실을 이어붙인 뫼비우스의 띠, <수면의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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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입구에 놓인 커다란 돌덩이가 대뜸 눈에 들어온다. ‘마파도 촬영지 동백마을.’ 굽이굽이 꺾인 흙길이며, 저 멀리 서해바다, 들어가서 살 수 있도록 지어진 할매들의 집이며, 그 밑으로 보이는 배추밭까지, 변한 것은 하나도 없다. 지난 10월17일. 전남 영광 동백마을에 마련된 오픈세트, 회장댁 앞마당에 둘러앉은 다섯 할매와 두 남정네까지 마주하니, 2년 반 전으로 돌아간 기분이다. 아니, 좀 달라지긴 했다. 다 함께 김치를 담그다가 술자리로 이어지는 장면을 촬영 중인 여수댁(김을동), 마산댁(김형자) 등은 갓 삶은 돼지고기로 푸짐한 보쌈을 만들어 모든 스탭들의 입에 넣어주기 바쁘다. 군복무 중인 이정진 대신 ‘삼순이 전 남친’ 이규한이, 욕쟁이 할매 진안댁(김수미)이 특별출연하는 대신 그 사촌언니 영광댁(김지영)이 합류한 것을 제외하면 모든 멤버가 다시 모인 자리는 전편의 시끌벅적함을 다섯 단계쯤 업그레이드한 느낌이다.
이들이 재회한 사연은 이렇다. 재벌회장의 첫사랑 꽃님이를
오지게 빡센 폭소 한 마당, <마파도2: 동백아가씨>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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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중순은 곧 부산국제영화제다. 필자는 다시 해운대의 같은 호텔, 거의 같은 방에 묵고 있으며, 엘리베이터도 변함없이 느리다. 그런데 무언가가 변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성장한 것이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참가 베테랑 동료 중 한 사람이 와서 눈썹을 치켜올리며 “부산은 더이상 우리만의 비밀이 아닌 거 알지?”라며 말하던 것이 생각난다. 같은 열혈 집단이 남포동 식당에 몰려 앉아 있거나 코모도호텔의 바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새로운 한국영화의 발견에 대한 소식을 서구로 다시 가져가던 때는 이미 오래전에 사라졌다. 남한영화의 국제적 위상은 이제 영원히 바뀌었으며 부산국제영화제도 그렇다.
그러나 부산영화제가 십대에 들어서는 성숙함과 더불어 새로운 책임들이 생겨난다. 그중 언론에 대한 대우가 적지 않은 책임이다. 부산영화제는 여러 전선에서 서구영화제 아이디어들을 모방하고 재빠르게 부산의 구조에 그것들을 흡수시켰다. 예를 들어 PPP, 파빌롱, 탤런트 캠퍼스, 그리고 이제 마켓까지 있
[외신기자클럽] 영화를 자유롭게, 마음껏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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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트 어웨이>의 속편이 만들어지려나. 망망대해에서 표류하다 극적으로 구조된 멕시코 어부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영화화하는 조건으로 380만달러를 받게 됐다. 고진감래 백만장자 스토리의 주인공은 살바도르 오르도네스, 헤수스 비다나, 루시오 렌돈이라는 3명의 20대 멕시코 청년들이다. 지난해 10월28일 태평양 연안의 작은 멕시코 어촌 ‘산 블라스’에서 3주간의 계획으로 상어잡이에 나섰던 그들은 섬유유리로 만든 8m 길이의 소형 고기잡이배가 고장나면서 기나긴 표류를 시작했다. 세 사람이 발견된 것은 출항으로부터 무려 9개월이 지난 2006년 8월. 날생선과 바닷새를 잡아먹고 빗물과 소변으로 목을 축이며 연명해온 그들은 출항지에서 8800km나 떨어진 남태평양 마셜군도 부근에서 대만의 참치선단에 발견되어 마침내 표류생활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었다. 멕시코의 고향마을로 귀환한 그들은 곧 국제적인 유명인사가 되었지만, 한때는 마약 운반책이라는 미디어의 비난에 직면하기도 했다. 그
[왓츠업] <캐스트 어웨이> 속편 만들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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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도시들이 그러하듯, 몬트리올에서도 수많은 영화제가 시작되고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그중 이름마저 새로운 누보시네마영화제는 동시대의 영화를 날카롭게 바라보는 시선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이 영화제는 늘 조용히 시작했다가 문을 닫아 안타까운 마음이었는데 올해는 특별한 이벤트로 모든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영화서적에서만 보았던 그 이름, 비 내리는 비디오 화면 혹은 영화과 수업을 도강해서야 볼 수 있다는 필름(들)의 감독을 만나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름마저 실험적인, 실험영화계의 정신적 지주이자 이 시대의 게이 아이콘인 케네스 앵거가 그를 모델로 한 다큐멘터리의 상영일자에 맞추어 콩코디아대학에서 강연을 가질 예정이라 한다. 퀘벡/캐나다 섹션에서 상영될 엘리오 젤미니 감독의 다큐멘터리 <Anger Me>를 통해 전설로 남게 된 그를 기리고 현재의 그를 만나 다시 영화를 얘기한다는 누보영화제의 취지. 다른 어떤 화려한 영화제에 초대된 스타
[몬트리올] 케네스 앵거를 만나는 설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