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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사람들’의 삶의 숨결을 담은 세밀화
한국 영화의 오늘 파노라마 상영작 <사과>
20대 후반의 평범한 회사원 현정(문소리)은 오래된 남자친구 민석(이선균)과 여행길에 올랐다가 난데없이 이별 통보를 받는다. 세상이 무너진 것 같고, 삶은 끝난 것 같다. 그즈음 상훈(김태우)이라는 같은 빌딩에서 근무하는 순박한 남자가 나타나 현정에게 구애를 하고, 현정은 조금씩 그에게 마음을 열어 결혼에 이른다. 여기가 끝이 아니다. “결혼하는 것을 꼭 영화 중간에 넣고 싶었다”는 감독의 말처럼 남편 상훈과의 결혼생활은 다른 갈등을 위한 시작이다. 상훈이 일 때문에 한 본의 아닌 거짓말이 불씨를 만들고, 아이 낳고 지친 결혼생활을 뒤로하고 현정도 옛 애인 민석을 다시 만난다. 현정에게 세상은 다시 서럽고 미안한 사막이 되었다. 그러나, 중요한 것. 삶은 그래도 계속될 태세다.
강이관 감독은 영화아카데미 출신이며, <나의 일기> <소년의 시> 등의 단편 작업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난 감독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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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사랑을 향한 평화의 메시지
아시아 영화의 창 상영작 <하나>
9·11 테러는 3천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비극적 사건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전세계적 증오심과 복수심에 불을 붙인 결정적 도화선이기도 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곳곳에 바이러스처럼 퍼져나가던 적의를 향해 발언하고자 하는 충동을 느꼈다. 옴진리교 사건을 모티브로 한 <디스턴스>, 영아 유기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아무도 모른다> 등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현실의 화두가 그를 자극한 것이지만, 그의 고민은 18세기 도쿠가와 막부시대를 배경으로 한 시대극 <하나>로 그 물꼬를 틀었다. “다큐멘터리가 나의 출발점이어서 그런지, 사실적인 느낌의 영화를 선호했다. 하지만 그런 것만이 전부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새로운 것에 도전해보고 싶었다. 완벽한 픽션을 가볍고 재미있는 방식으로 만들고자 했다.”
고레에다 감독의 첫 번째 시대극 <하나>는 사무라이극인 동시에 사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난 감독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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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0월20일 폐막식을 끝으로 9일간의 항해에 마침표를 찍었다. 올해 영화제에는 개막작 <가을로>와 폐막작 <크레이지 스톤>을 포함해 63개국에서 총 264편의 영화가 초청됐다. 초청작 중 월드프리미어가 역대 최다인 64편을 이루며 한층 높아진 부산영화제의 위상을 증명했고, 부산프로모션플랜(PPP)과 부산영상산업박람회(BIFCOM)를 통합해 첫발을 내디딘 아시안필름마켓(AFM)은 40개국 3500명의 참가자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출발을 알리기도 했다. 새로운 10년의 시작을 여는 올해의 영화제를 결산하며, 남다른 작품으로 부산을 찾은 작가 9명을 꼽았다. 올해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수상작 <플랑드르>의 감독이자 뉴커런츠 심사위원 자격으로 내한한 브루노 뒤몽과 시대극 <하나>로 스타일의 변화를 선언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각각 극영화와 다큐멘터리로 현대 중국사회의 이면을 조명한 닝하오와 두하이빈, 여배우에서 감독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난 감독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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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회 부산 국제 영화제에서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 상을 수상한 홍콩의 제작자 겸 배우 유덕화의 기자회견 및 무대 인사 동영상입니다.
cine club 은 씨네21이 만난 저명인사, 또는 영향력 있는 인물과의 만남을 동영상을 통해 보여드릴 예정입니다. cine club는 오직 씨네21에서만 보실 수 있습니다. 앞으로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cine club] 유덕화, 부산영화제 기자 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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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미디어센터 설립을 위한 심포지엄이 열린다. 10월25일 오후 3시 대구 프린스호텔 갤럭시홀에서 열리는 이번 심포지엄은 경상북도가 주최하고 대구경북독립영화협회가 주관한다. 경북북부의 미디어센터 설립추진계확과 발전방안을 논의하는 이 자리에선 부산, 전주, 춘천-마산 등지의 시청자미디어센터어와 영상미디어센터의 사례도 발표될 계획이다. 미디액트 이주훈 사무국장이 사회를 맡고 시민방송 Rtv 이정훈 편성국장, 진주독립미디어센터 박기식 소장, 대구경북독립영화협회 남태우 사무국장이 지정토론자로 나선다. 더 자세한 사항은 대구경북독협 홈페이지 참조
대구에서 미디어센터 심포지엄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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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 밖에서 독립영화들을 만나는 금요단편극장의 11월 상영작이 결정됐다. 인디스토리와 서울아트시네마와 공동기획한 ‘금요단편극장 - 인디스토리 쇼케이스’의 11월3일 오후 8시 30분, 종로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상영될 영화는 전선영 감독의 <난년이>, 김태희 감독의 <붉은 나비>, 이도윤 감독의 <우리, 여행자들> 세 편이다. 11월24일에는 새로운 단편영화들이 상영될 계획이다. 더 자세한 사항은 인디스토리 홈페이지, 금요단편극장 블로그참조.
가을, 단편영화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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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중장기 발전방안이 발표됐다. 5년 동안 6403억원을 투입해 영화 5대 강국으로 만든다는 것이 정부의 구상이다. 문화관광부와 열린우리당 한국영화발전특위(이하 특위)가 10월23일 발표한 계획은 다양성 영화 제작지원 예술영화관 확보, 영화발전기금 조성과 모태펀드 활용, 문화산업전문회사 활성화, 불법 다운로드 근절, 영화인 복지와 전문인력 양성 및 기술력 제고, 디지털 시네마 기반 구축, 해외진출전략센터 설립을 통한 한국영화의 해외진출 강화, 해외 공동제작 활성화를 위한 외국과의 제작협정, 지역 미디어센터 및 국제영화제 지원 등이다. 이를 위해 국고 지원 2천억 원, 영화관 입장료 모금 2천억원, 기존 영화진흥금고 1천55억 원 등으로 5천억원 규모의 영화발전기금을 조성하고 기반 시설 건립을 위해 국고 810억 원, 지방비 410억원, 기타 1천218억 원을 포함시켜 총 6403억 원의 재원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영화관람요금의 3~5% 선에서 영화관 입장료를 모금한다는 계획
문화관광부, 한국영화 중장기 발전방안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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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이락인가. 5년 동안 6403억원을 투입하는 한국영화 중장기 발전계획이 발표된 지 하루만에 한미FTA협상 테이블에서 스크린쿼터 원상복구 불가론을 미국이 주장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미국은 현재 73일로 축소된 스크린쿼터를 이전 수준으로 복구하는 것은 물론이고, 디지털영화에 대해서도 스크린쿼터 적용불가론을 요구해 영화계의 반발이 격렬해지고 있다.
한겨레가 10월24일 단독보도한 바에 따르면, 제주에서 4차 본협상을 시작한 한미FTA 테이블에서 미국은 “영화를 디지털 제품으로 인정하고 디지털 전송을 통한 영화상영은 아예 유보 대상에서 제외해 전면개방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한 관계자는 “FTA협상에 앞서 스크린쿼터 축소를 선결과제로 내걸고 성공한 미국의 시청각분야 대한 장기적인 전략은 디지털영화 전면 개방, 정기간행물을 비롯한 신문, 방송, 통신 서비스 개방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익히 짐작됐다. 이번 발언은 그것을 점차 현실화되는 단계일 것”라고 예상했다. 문화관광부는
미국, FTA협상 중 디지털영화 전면 개방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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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럽쇼. 놀람도 잠시다. 곳곳에서 한숨이 터져나온다. 1950년 2월6일. 서울 시내 을지로 국도극장. 600여명의 수험생들이 예상외의 시험문제를 받아들고 고전하고 있다. “대한민국을 중심으로 한 현 국제정세에 대해 논하시오.” 10여분쯤 버텼을까. 강남춘씨는 감독관의 눈을 피해 슬쩍 옆눈질을 해보는데 저편도 끙끙거리는 건 마찬가지다. 짐짓 태연한 얼굴로 연필을 깎아도 보지만 막막함이 가시진 않는다. 목구멍이 걸린 시험인데 배짱 좋게 백지를 낼 순 없는 일. 지린내가 진동하는 극장에서 시험 종료까지 엉덩이 붙이고 버티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혹시 아나. 하늘이 도울지.
지금으로부터 50여년 전 치러졌던 한 자격시험장 풍경이다. 도대체 무슨 시험이기에 응시자들이 저토록 당황했던 것일까. 국제정세에 대한 거창한 질문만 놓고 보면 필시 법관 아니면 외교관, 그것도 아니라면 교사 자격시험 정도였을 것이다. 아니, 그런데 저 수험생들의 수군거림은 뭐란 말인가. 이른바 국가고시였다면 답
50년대엔 ‘배우고시’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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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트먼 영화란 무엇인가? 여기서 내가 알트먼 영화라고 부르는 것은 모든 알트먼 영화를 가리키는 건 아니다. 장르로서 알트먼 영화는 수많은 배우들이 나와 종종 중첩되는 복잡한 대사와 애드리브를 통해 자연스럽고 소란스러운 소우주를 만들어내는 앙상블영화를 뜻한다. 그렇다면 이 장르에서는 알트먼이 직접 만든 <진저브레드 맨>이나 <세 여자> <이미지> 같은 영화들이 떨어져나가고 폴 토머스 앤더슨의 <매그놀리아> 같은 영화들이 그 빈자리에 삽입된다.
여기서 재미있는 건 알트먼이 종종 아주 전형적인 알트먼 영화를 만들면서도 ‘고용감독’처럼 행세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2003년작인 <더 컴퍼니>다. 이 영화를 기획한 사람은 알트먼이 아니라 주연 배우 니브 캠벨이다. 캠벨은 무용계를 무대로 한 알트먼 영화를 상상했고 계획을 성사시키기 위해 그 장르의 시조인 알트먼을 찾아가 그를 설득했다. 그전까지 알트먼은 무용계에 대한 알트먼 영화를
<더 컴퍼니> <프레리 홈 컴패니언> 등의 알트먼 영화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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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과 장미> <칼라 송> <네비게이터> 등 몇몇 작품이 빠졌지만 상영작 14개 작품 속엔 켄 로치의 주요 작품들이 거의 다 들어 있다. <케스> <랜드 앤 프리덤> <레이닝 스톤> 등 걸작이 많지만 나머지 작품들도 일정 수준 이상의 성취를 거두면서 이야기의 즐거움과 정치적 예민함을 놓치지 않고 있다.
1. 캐시 컴 홈/ Cathy Come Home/ 1966년
1960년대 TV드라마 중 가장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낸 작품. 홈리스가 된 가족 이야기로, 다큐멘터리 기법을 활용해 관료적 복지제도가 어떻게 가족을 해체시키는지를 다뤘다. 훗날 <레이디버드 레이디버드>의 문제의식을 연상시킨다.
2. 케스/ Kes/ 1969년
가정도 포기하고, 학교생활에도 관심이 없는 소년들이 어떻게 영국 노동계급으로 편입되는지 탁월하게 묘사했지만 무엇보다 빌리가 매(황조롱이)와 가까워지면서 스스로를 발견해가는 과정이 압권이
켄 로치의 영화세계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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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페이소스를 듬뿍 친 유머-켄 로치 드라마의 웃음
켄 로치의 드라마는 유머로 가득하다. 직장도 없고, 있다 해도 언제 쫓겨날지 모르는 비정규직이며, 정부나 직장의 보호권 밖으로 밀려난 이들의 절박한 상황 속에서 켄 로치는 유머를 건져낸다. 설령 영화 속 배경이 실직과 절망으로 얼룩졌다 하더라도 캐릭터들은 웃음을 잃는 법이 없다.
켄 로치의 하층민들을 공격하는 건 무한질주하는 자본의 무자비함인데, 그것은 보통 똥으로 인격화되어 나타난다. <하층민들>에서 건설노동자 래리는 일터에서 화장실을 찾아 헤매다가 모델하우스에 몰래 들어가 해결하는 방법을 알게 된다. 근사한 화장실 안에서 모처럼 목욕을 하던(여기 노동자들은 집이 없어 빈집에 들어가 산다) 래리는 집을 보러 화장실 문을 열고 들어온 히잡 쓴 여인들을 보고 혼비백산한다(감독은 아랍 여성이 들어갈 거란 얘기를 하지 않았다, 물론!). <네비게이터>에서 백발이 성성한 철도노동자 제리는 작업 중 달려가는 기차
켄 로치의 영화세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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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칼라의 시인, 좌파영화의 십자군이라 불리는 켄 로치의 열네 작품이 한국을 찾는다. 올해 칸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부터 초기 걸작 <케스>, 그를 문제적 감독으로 주목하게 한 TV영화 <캐시 컴 홈>을 아우르는 열네 작품이다. 동숭아트센터(10월27일∼11월9일)와 시네마테크 부산(11월10∼26일)에서 한달간 이어서 상영한다. 70이 된 오늘까지 40여년, 줄기차게 정의와 평등에 관해 발언해온 켄 로치의 거의 모든 것을 마주할 수 있는 기회다.
‘바리케이드를 향해.’ 일명 바르샤바 혁명 행진곡이 낡은 흑백영화에서 흘러나온다. ‘혁명의 깃발을 높이 들자… 바리케이드를 향해.’ 아무런 무기도 없이 민주주의를 향한 열정만으로 팔을 휘두르는 스페인 젊은이들의 모습이 비친다. <랜드 앤 프리덤>(1995, 이하 필모그래피 참조) 첫머리다. 켄 로치의 영화 40년은 바리케이드를 향한 40년이기도 하다. 억압받는 민중의
켄 로치의 영화세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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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의 시나리오 작가들이 모인다. 제3회 21세기 영화발전을 위한 한일 시나리오작가 공동토론회가 충무아트홀 컨벤션 센터에서 11월 8일 오후 2시30분부터 열린다. 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 유동훈 이사장을 비롯해 한국작가 50명, 일본시나리오작가협회장 가또 마사또를 비롯한 일본작가 10명이 참석하는 이번 토론회에는 동국대 유지나 교수가 주제발표자로 나선다. 토론자로는 송길한 시나리오작가, 김갑의 경북영상위원회 운영위원장, 이준익 영화감독, 손정은 시나리오 작가가 참여할 예정이다. 자세한 문의는 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 홈페이지 참조.
한일 시나리오 작가 공동토론회 개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