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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금문교의 투신 자살자들을 촬영한 다큐멘터리 <다리>(The Bridge)가 10월 말 미국 개봉을 맞아 논란과 화제를 낳고 있다. <다리>의 에릭 스틸 감독은 2004년 1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새벽부터 해질녘까지 각각 광각렌즈와 망원렌즈 한 세트가 딸린 네대의 카메라를 금문교 주변에 설치하고 23명의 투신 현장을 필름에 담았다. 그리고 자살 기도자의 가족과 친구 인터뷰를 덧붙여 영화를 완성했다. 올해 초 뉴욕 트라이베카영화제와 샌프란시스코영화제에서 공개된 바 있는 <다리>는 실제 인간의 죽음을 필름에 기록했다는 점에서 ‘스너프 필름’(카메라와 관객을 위해 미리 계획된 죽음을 찍은 영화)과 비교되며 “영화로 찍어서 공공 상영할 수 있는 내용의 한계는 어디인가?”라는 윤리적 질문을 던졌다.
10월22일치 <뉴욕타임스>의 데니스 림은 에릭 스틸 감독의 <다리>와 함께 불치병 환자의 안락사를 돕는 스
죽음, 찍어도 좋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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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협상에서 정부가 미국쪽의 영화산업 추가개방 요구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관련 부처들이 이를 부인하고 나서 진위 여부가 주목된다. <한겨레>는 10월24일자 ‘무역장벽 낮추려 영화 희생하나’ 등의 기사에서 고위관계자의 말을 빌려 미국쪽이 현재 73일로 축소된 스크린쿼터를 다시 늘리지 못하도록 하고 디지털 전송을 통한 영화상영은 전면 개방해달라고 공식 요청했다고 전했다. 위 기사에 따르면, 우리쪽 협상단 또한 “무역구제 부분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미국쪽의 이러한 요구를 새로운 ‘협상카드’로 인식하고 ‘적극 검토’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이에 대해 ‘문화침략 저지 및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대책위’는 성명을 내고 “미국의 이 같은 요구는 스크린쿼터의 완전한 폐기처분을 의미하는 것”이며 “한-미 FTA 협상의 선결조건으로 희생양이 되었던 한국영화가 이제는 협상 성공을 위한 희생양이 됐다”며 정부를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비난 여론이 비등하자
[충무로는 통화중] 미국의 속셈 들통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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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이 뽑은 최고의 한국영화들이 한자리에서 상영된다. 9월18일부터 10월9일까지 인터넷 <씨네21> 사이트를 비롯해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싸이월드에서 이뤄진 투표결과에 따라 선정된 15편의 영화를 선보이는 ‘한국인이 뽑은 한국영화 10선’이 그것이다. 11월2일부터 12일까지(11월6일은 상영없음)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안 한국영상자료원 고전영화관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에서는 3개 사이트의 통합 집계 1위를 차지한 박종원 감독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1992)을 필두로 2위인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1993), 3위인 신상옥 감독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1961) 등이 관객과 만난다. 베스트 10 안에 포함된 <맨발의 청춘>(김기덕, 1964), <미워도 다시 한번>(정소영, 1968),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박광수, 1995), <소나기>(고영남, 1978), <난장이가 쏘아
한국인이 사랑하는 한국영화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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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가 더해 갈수록 잔인해지는 영화, <쏘우> 시리즈의 3편 <쏘우3>가 할로윈 주말 미국 박스오피스를 정복했다. 일요일 잠정집계 된 결과에 따르면 <쏘우3>는 개봉주 3430만 달러의 수입을 올려 시리즈 최고개봉기록을 세웠다. <쏘우> 1편은 2004년 할로윈 1830만 달러로 1위 데뷔했고, 그 다음 해 같은 시기에 <쏘우2>는 3170만 달러로 정상을 차지했다. <쏘우3>에서도 희생자들의 도덕심을 단죄하는 악당 지그쏘의 창의적인 고문방법이 펼쳐지며, 이 시리즈로 3년 연속 할로윈 정상을 차지한 라이온스게이트는 2007년 할로윈에 <쏘우4>를 극장 개봉할 계획이다.
3주 연속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마틴 스코시즈 감독의 <디파티드>는 주말수입 984만 달러, 4주 누적수입 9109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주와 비교해 <디파티드>의 관객동원율은 27% 하락했는데, 이는 지난 주
3년 연속 할로윈 정복, <쏘우3> 박스오피스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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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두 편 〈번지 점프를 하다〉, 〈혈의 누〉에서 새로운 대중영화의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주목받아온 김대승 감독이 〈가을로〉를 들고 다시 찾아왔다. 미스터리와 멜로를 적절히 섞으면서 장르적 상상력을 넓히려 했던 두 편에 견주면, 〈가을로〉는 좀더 본격적으로 동시대의 사회적 맥락 안에 뿌리를 두는 것이 특징이다. 1995년 일어났던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을 소재로 해서 사회적 사건과 개인의 불행이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를 그려내고자 한 것이다.
초보 검사 현우(유지태)와 방송사 프로듀서 민주(김지수)는 곧 결혼할 사이다. 어느 날 신혼 살림살이를 사러 가자고 찾아온 민주에게 현우는 백화점에 가서 잠시 기다리라고 말한다. 뒤늦게 찾아간 현우의 눈앞에서 백화점이 무너지고, 민주를 잃은 채 현우는 10년이라는 시간을 죄책감 속에 보낸다. 건물 분양 관련 비리를 파헤치다 본의 아니게 휴직하게 된 현우는 민주의 아버지가 건네준 민주의 옛 수첩을 받게 되고, 거기에 적힌 신혼여행 계획의 경로를
<가을로> 김대승 감독, ‘사회적 슬픔’ 그저 함께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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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여년 전 지금은 사라진 동숭씨네마텍에서 <천국보다 낯선>을 봤던 기억이 난다. 그 작품을 시작으로 거기서 상영한 영화들은 거의 빼먹지 않고 봤던 것 같다. 그전까지 흐릿한 복사판 비디오에 만족해야 했던 명작들을 그렇게 스크린으로 접하면서 영화를 제대로 된 극장에서 필름으로 봐야 하는 이유가 온몸으로 느껴졌다. 이후 영화제들이 연달아 출범하고 세계의 걸작들을 극장에서 대할 기회는 확실히 늘었지만,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 갈증은 발굴의 기쁨이라 할 영화의 고전들을 필름으로 꾸준하게 감상하는 일이었다. 서울아트시네마는 그런 갈증을 해소하는 소중한 물줄기이다. 나는 서울아트시네마가 재정난에 허덕이지 않고 명실상부한 아카이브도 갖추기를 소망한다. 자주 가서 영화보고 기분 좋게 후원금도 내자. 수혜자는 바로 우리 자신이기 때문이다.”
[서울아트시네마 후원 릴레이] 김시천 AISFF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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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즈다이어리] <가을로> 지태씨, 노트 좀 빌려주세요!
[헌즈다이어리] <가을로> 지태씨, 노트 좀 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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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을 보면서 언젠가 만원 릴레이 차례가 되겠지 생각했는데, <가을로>로 좋은 인연을 맺은 김대승 감독님의 추천이라니 무척 기쁘다. <가을로>가 막 개봉해서 관객 반응을 기다리고 있는데, 영화들을 통해 앞으로 좋은 영화인으로 인상지워졌으면 한다. 다음 주자로는 <야수>의 김성수 감독님을 추천한다. <야수>에 우정출연을 했는데, 감독님과도 친구 같은 관계가 된 듯해 특히 기억에 남는다. 무엇보다 어려운 시기를 겪은 감독님이라 이런 좋은 일이라면 기꺼이 도와주실 것 같다.”
[만원릴레이] 엄지원/ 영화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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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산업의 체질 개선을 위한 보약인가, 정부·여당의 생색내기용 정책인가. 문화관광부와 열린우리당 한국영화발전특위(이하 특위)가 10월23일 발표한 ‘한국영화 중장기 발전방안’을 놓고 영화계가 술렁이고 있다. 이 발전방안은 다양성 영화 제작지원 및 예술영화관 확보, 영화발전기금 조성과 모태펀드 활용, 문화산업전문회사 활성화, 불법 다운로드 근절, 영화인 복지와 전문인력 양성 및 기술력 제고, 디지털 시네마 기반 구축, 해외진출전략센터 설립, 공동제작 활성화를 위한 외국과의 제작협정, 지역 미디어센터 및 국제영화제 지원 등을 내용으로 한다. 특위는 “국고 지원 2천억원, 영화관 입장료 모금 2천억원, 기존 영화진흥금고 1천55억원 등으로 5천억원 규모의 영화발전기금을 조성하고 기반 시설 건립을 위해 국고 810억원, 지방비 410억원, 기타 1218억원을 포함시켜 총 6403억원의 재원을 확보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영화계의 반응은 신통치 않다. 특히 “입장료의 3~5%를 모금해
‘한국영화 중장기 발전방안’ 실효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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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에서 영진위의 스크린쿼터 원상복귀와 시장독과점에 대한 적극적 대응이 촉구됐다. 천영세 의원은 영진위의 스크린쿼터에 대한 미온적 태도를 질타했고 손봉숙 의원은 큰 손실을 가져올뻔한 행정 실수를 지적했다. 국정감사가 열린 10월 27일 민주노동당 천영세 의원은 “영진위는 대책회의만 몇 번 하다가 특별보고서내고 조사하고 끝났다. 6월이후에는 아예 개업휴점 상태이다. 오히려 영화에 대한 여러가지 빅딜설이 오가는 가운데, 영화진흥위원회는 일명 ‘스크린쿼터 후속대책’이라는 정부의 행보와 공조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천의원은 또한 메이저배급사와 멀티플렉스의 시장독과점 상황에 대해 우려했다. 영진위와 공정거래위에 조사를 촉구하면서 천의원이 지적한 내용은 한국영화와 외화를 구분하여 시장점유율을 산정할 것, 극장 분야에서는 지역시장별로 시장지배적 상황을 측정하는 것, 수직계열화로 인한 수익의 불균형 등이다.
열린우리당 한국영화 발전특위 이광철 의원 또한 "2001년부터 4년간 영화상영관 수
영진위 국정감사, 스크린쿼터와 시장독과점에 대한 문제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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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정부가 이창동 감독에게 레종 도뇌르 훈장을 수여했다. 27일 오후 7시 서대문구 합동 프랑스 대사관저에서 ‘한불 영화공동제작협정’ 체결을 위해 방한한 르노 도느디유 드 바브르 프랑스 문화부 장관은 훈장을 전달했다. 이창동 전 장관은 영화감독으로서 뛰어난 역량과 2003년-2005년 대한민국 문화관광부장관을 역임한 공로로 레종 도뇌르 기사장(슈발리에) 수훈자로 결정됐다. 이창동 감독은 현재 송강호와 전도연이 출연하는 신작 <시크릿 선샤인>의 촬영에 열중하고 있다.
이창동 감독, 프랑스 정부로부터 레종 도뇌르 훈장 수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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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유럽 영화의 향연이 펼쳐진다. 시네마테크 부산이 11월초부터 12월 중순까지 켄 로치 특별전, 루치노 비스콘티의 <센소>, 마르셀 카르네 & 쥘리앙 뒤비비에 특별전 등을 통해 30여편의 유럽영화를 소개한다. 먼저 11월 10일부터 26일까지 열리는 켄 로치 특별전은 <티켓>, <다정한 입맞춤>, <스위트 식스틴>, <내 이름은 조>, <랜드 앤 프리덤>, <레이디 버드>, <레이닝 스톤>, <히든 아젠다>, <하층민들>, <외모와 미소>, <게임키퍼>, <케스>, <캐시 컴 홈>,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등 총 14편이 상영된다. 초기작 <케스>에서부터 최신작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까지 망라된 이번 특별전은 좌파영화의 전설 켄로치를 조우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루키노 비스콘티가
부산, 유럽영화의 향기에 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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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구름> - 메마른 현실이 견딜 수 없어
감독 | 차이밍량 출연 | 이강생, 양귀매
배경 | 대만의 공중화장실
♬ 아래는 보지 말아, 뒤돌아보지도 말고. 고개를 들고 갈 길을 찾으라고. 겁 없이 갈 길만 따라가라고. 즐거움이 상으로 주어질 테니. ♬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는 대만, 포르노 배우인 남자는 화장실에서 자위를 하고 있다. 그러나 뜻대로 되지 않고 갈증만 심해질 뿐이다. 이어서 눈이 얼얼할 정도로 화려한 뮤지컬 장면으로 급전환된다. 머리에는 외설스러운 남근 모자를 뒤집어쓰고, 허리에는 안쓰럽게 호스로 칭칭 감은 남자. 하나의 페니스로 상징화된 남자는, 현란한 의상을 입은 여자들에게 둘러싸인다. 여기서 차이밍량의 뮤지컬은 치유를 위한 판타지가 아니다. 잠시 동안의 도피처가 될 순 있겠지만, 아이로니컬하게도 색감이 화려해질수록 주인공의 소외감은 배가되어 느껴진다. 의상은 조악하기 짝이 없고, 우는 것도 웃는 것도 아닌 묘한 표정의 이강생은 관절염 환자
주목할 만한 영화 속 뮤지컬 명장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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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에 춤추고 노래하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낯설어서 위험하고, 비용과 노력도 만만치 않아 선뜻 시도되지 못했던 뮤지컬영화. 그 위험 장르를 ‘감히’ 표방하고 나선 영화들이 한국 영화계에 다양성을 불어넣고 있다. 한국에서 오랫동안 명맥이 끊겼던 뮤지컬은 최근 <다세포 소녀>로 살짝 워밍업을 하더니, <구미호 가족>과 <삼거리극장>에 이르러서는 아예 멍석을 깔았다. 일단 눈과 귀가 즐겁다. 하지만 뮤지컬의 묘미는 단순히 춤과 노래에만 있는 게 아니다. 디스토피아를 유토피아로 전환해주는 치유의 판타지, 난데없이 불쑥 튀어나오는 데서 얻는 쾌감이야말로 뮤지컬의 정수가 아닐까. 그래서 모아봤다. 영화 속에 삽입된 황당하고 짜릿하며 대담하기 그지없는 뮤지컬 명장면들! 인생이 미치도록 지루한 사람들은 블랙홀에 빠져들 각오, 단단히 하시라.
<삼거리극장> - 따분한 영혼들이여, 깨어나라
감독 | 전계수 출연 | 김꽃비, 박준면, 조희봉, 박영수,
주목할 만한 영화 속 뮤지컬 명장면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