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괴물>이 미국에서 개봉된 역대 한국영화중 최단기간에 박스오피스 100만달러를 넘어서는 기록을 세웠다. 미국에서 15개 도시 71개관에서 개봉한 <괴물>은 개봉 첫 주말인 지난 9일 부터 11일까지 32만 달러를 벌어들였으며, 개봉 2주차까지 69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이후 3주차에는 35개 도시, 94개 관으로 확대 개봉한 <괴물>은 100만 달러의 수입을 올리며 <올드보이>의 개봉 수입 기록을 돌파하였다. 또한 개봉 2주차 전미 박스오피스 28위 였던 <괴물>은 3주차에는 24위로 순위가 상승하며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괴물>의 이 같은 선전에 대해 미국배급사인 매그놀리아 픽처스 대표 이몬 보울스(Eamonn Bowles)는 "장르 영화들은 2주차에 하락율이 심한 경향이 있는데, <괴물>은 개봉 2주차 성적이 매우 좋다. 평단의 반응 역시 좋아서, 지금까지 나온 역대 최고의 괴수영화들에 필적할만
<괴물>, 미국 박스오피스 100만 달러 돌파
-
4명의 오다기리 죠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미로스페이스는 오는 4월 12일 부터 18일까지 ‘<I LOVE 오다기리 죠> 4色 영화 특별전’을 개최한다. 오다기리 죠는 1976년 오키야마현 출생으로 <플라토닉 섹스> <아즈미> <밝은 미래>등의 영화를 비롯해 <사토라레> <비기너> <시효경찰> 등 드라마에서도 두각을 드러낸 배우다. 최근에는 국내에서 <메종드히미코> <유레루>등으로 인기를 모으며 가장 사랑받는 일본배우 앙케이트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으며, 오는 4월 19일 개봉되는 <헤저드>에서는 무료한 삶의 감각을 깨우기 위해 뉴욕을 찾는 대학생 신을 연기했다. 이번 오다기리 죠 특별전에서는 영화 <밝은 미래>를 비롯해 <박치기> <클럽진주군> <유레루>를 상영할 예정이다. (문의 : 02-3210-3357)
미로스페이스, 오다기리 죠 특별전 개최
-
지아장커 감독의 <스틸라이프>가 오는 5월 3일 한국에서 개봉된다. <스틸라이프>는 중국 산샤지역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빠른 속도로 산업화되어가고 있는 중국의 현실을 예리한 시선으로 관찰하는 영화. 절망과 가난으로 가득찬 중국의 모습을 한 폭의 수채화처럼 아름답게 그려내며 빠른 발전과 동시에 많은 것을 잃어가고 있는 중국의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한 수작이다. 제63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으며, 최근 열린 제1회 홍콩영화제 아시안 필름어워드에서 감독상을 수상했다.
지아장커의 <스틸라이프>, 한국개봉
-
2007 전주국제영화제 국제경쟁부문 ’인디비전’(Indie Vision)상영작 12편이 확정됐다. ’인디비전’은 새로운 영화미학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전 세계 신인 감독들의 60분 이상의 장편 극영화와 장편 다큐멘터리들을 대상으로 하는 경쟁섹션. 올해는 영화 평론가이자 시네마닐라 영화제, 상가폴 영화제, 우디네 극동 영화제에서 자문위원 및 프로그래머로 활동 중인 노엘 베라를 비롯해 <여자, 정혜>(2004), <아주 특별한 손님>(2006)의 이윤기 감독, 그리고 <가까이에서 본 기차 Closely Watched Trains>(1966)로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바 있는 이리 멘젤 감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에 의해 수상작품이 선정되며 최고작에 대해서는 우석대학교의 후원으로 ‘우석상’과 미화 10,000불의 상금이 수여될 예정이다. 지금까지 인디비전을 통해 우석상을 수상한 작품으로는 스와 노부히로 감독의 <M/OTHER>(2000)과 아
2007전주국제영화제, 인디비전 상영작 12편 확정
-
-
2007 전주국제영화제가 올해부터 넷팩상(NETPAC Award)을 신설했다. 넷팩상은 아시아영화진흥기구(NETPAC)에서 수여하는 상으로 베를린영화제 등 전 세계 여러 영화제에서 아시아 영화의 발전과 진흥에 기여해 오면서 아시아 영화의 최고 권위상으로 자리매김 해왔다. 지난해 말 아시아영화진흥기구(NETPAC)에 가입한 전주국제영화제는 영화제에서 상영되는 모든 아시아 장편영화들을 대상으로 심사위원 3인의 엄정한 심사를 거쳐 수상 작품에 트로피를 수여할 계획이다.
이번 전주국제영화제 넷팩상 심사위원으로는 유라시아 국제영화제 아트 디렉터이자 카자흐스탄 중앙아시아 영화센터 디렉터인 굴나라 아비케예바와 동국대 영화영상학과 교수인 유지나, 넷팩의 멤버이자 심사위원 코디네이터인 애슐리 라트나비부샤나 등 모두 3명이다. 또한 아루나 바수데프(Aruna Vasudev) 넷팩 위원장이 2007전주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흐름’ 부문 심사위원장으로 참가해 전주국제영화제의 넷팩 가입 및 넷팩상 신설을
전주국제영화제, 넷팩상(NETPAC Award)신설
-
언젠가는 피부색을 언급할 필요가 없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오스카 수상 여부를 점칠 때나 수상자에 관해 분석할 때나 피부색 얘기가 빠지지 않는다. 영화 속 아시아인들이 주로 인색한 가게 주인이나 공부벌레 학생으로만 그려지는 것처럼 흑인들은 많은 경우 뒷골목에서 어슬렁거리며 행인의 호주머니를 노리는 단순강도(백인은 지능형 범죄를 주로 저지르는 것으로 묘사)로 등장해왔다. 하지만 이런 할리우드적인 편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폭넓은 연기를 보여주고, 그만큼 인정받은 배우들이 있다. 덴젤 워싱턴, 윌 스미스, 포레스트 휘태커…. 당신이 잘 안다고 생각했던 이 세 배우들에 관한 소사(小史)를 7가지씩 여기 소개한다. 이 세 사람 중 포레스트 휘태커와 윌 스미스는 올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라 휘태커는 수상했으며, 덴젤 워싱턴은 이미 2개의 오스카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는 점은 이들의 연기를 수식할 수 있는 아주 작은 시발점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머지않아 할리우드의 아
덴젤 워싱턴, 윌 스미스, 포레스트 휘태커에 관한 7가지 소사(小史)
-
‘안정 속의 개혁’과 ‘개혁 후의 풍요’를 슬로건으로 건 대선 후보가 맞붙으면 어떻게 될까? 다른 모든 변수를 논외로 하고 이 두 구호만 맞대결을 붙인다면 말이다. 안정된 삶을 누리는 사람들보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훨씬 많음에도 불구하고 선거에서는 ‘안정 속의 개혁’이란 슬로건이 이상한 위력을 발휘한다. 왜일까? 두 슬로건이 지시하는 구체적인 내용보다 표현 자체가 가진 마법적인 힘 때문이 아닐까?
‘안정 속의 개혁’이란 표현은 현재 내가 가진 것에다 대가없이 작은 무언가를 보태줄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그 의미 작용의 비결은 이렇다. 먼저 ‘안정 속의 개혁’이란 표현은 이미 안정과 개혁을 대립적인 의미로 전제하고 들어간다. 이 대비를 통해 개혁은 안정의 반대인 불안의 의미로 자리매김된다. 대개의 사람은 뭔가를 새로 얻고자 하는 성취욕구보다 지금 가진 것을 지키고자 하는 안전욕구를 우선시하기 때문에 이 대립구도에서 강조되는 일차적 의미는 개혁의 불안이다. 이 불안은 안전욕구를 자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불안의 정치학
-
3천원짜리 쿠폰과 경품 이벤트에 눈이 멀어 <처음처럼>을 샀다. 신영복이 쓰고 그린 <처음처럼>은 생각보다 크고 무거웠지만, 조그만 검은색 노트가 함께 들어 있어서 용서가 되었다. 책보다도 노트가 마음에 들었다. 나는 매끄러운 미색 종이가 예뻐서 만지작거리다가 예전에 좋아했던 글을 발견했다. <함께 맞는 비>라는 제목만 보고도, 나는 그 글을 알아볼 수 있었다.
“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입니다/ 함께 비를 맞지 않는 위로慰勞는 따뜻하지 않습니다/ 위로는 위로를 받는 사람으로 하여금/ 스스로가 위로의 대상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기 때문입니다.”
나는 그제야 내가 읽고 기억했던 글이 변형된 것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오랫동안 잊고 있던 기억이 <함께 맞는 비>와 함께 한꺼번에 풀려나왔다.
대학 3학년이었던 1997년이었다. 나는 인문대 학생회 선거 운동을 하고 있었고, 총학생회와
[오픈칼럼] 함께 맞는 비
-
던킨 도너츠에 된장녀 스타일로 앉아 있는데, 누군가가 내 앞에 프라이팬을 내밀었다. 우아한 클래식 음악과 소곤거리는 사람들의 대화, 햇살이 비치는 창 등 조용한 카페의 미장센에 불협화음을 낸 그 소년. 사시였다. 눈동자가 제멋대로 춤추고 있어 나를 보는지 내 옆사람을 보는지 알 수 없게 했다. 난 메모를 끼적거리고 있었기에 갑자기 내 앞에 놓인 프라이팬 앞에서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프라이팬은 기묘할 정도로 컸다. 소년은 약간 뚱뚱했고 시니컬한 말투의 소유자였다.
“동전이나 좀 주세요.”
그리고 소년은 프라이팬에 있던 동전 하나를 일부러 떨어뜨려 쨍그랑 소리를 냈다. 사람들이 이쪽을 쳐다보았다. 난 당황하며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고 소년은 금세 다른 테이블로 옮겨갔다. 사람들의 표정을 관찰했다. 누구나 당황하는 표정이었고 소년은 두 테이블에 한명 정도의 확률로 돈을 받을 수 있었다. 소년은 거대한 프라이팬을 옆구리에 끼고 계단을 걸어내려가 유유히 사라졌다.
광인. 어떤 시대를 살고
[이창] 프라이팬 소년
-
<타인의 삶>(The Lives of Others)은 뛰어날 정도로 고립된 제목과 딱 20세기적인 전제를 가진 영화이다. 플로리안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의 첫 번째 영화는 베를린 장벽이 지정학적 세계에서 움직일 수 없는 중심으로 여겨졌던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때는 1984년. 조지 오웰의 소설 속 이야기가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 모범적인 스탈린주의 경찰국가였던 독일민주공화국(동독)은 세계에서 인구당 가장 많은 미행자, 도청 전화기, 도청된 방을 갖고 있었다. 독일 국가안전기구(Stasi: State Security Apparatus)는 1만명의 요원들과 적어도 그보다 두배가 넘는 ‘비공식’ 정보통을 보유했다. 협박은 어디에서나 만연했다. 비밀첩보원들은 상대를 몰래 조사하기 위해 반대편에 침투해 들어갔다. 농담이나 소문과 마찬가지로 낙서조차 조사를 받았다. 국가안전기구는 미래의 단서로 사용하기 위해 용의자의 몸 냄새까지 신중하게 수집했다. <타인의 삶>은 바로
[영화읽기] 냉정과 열정의 눈으로 본 냉전시대
-
천재 피아니스트 이리스(프란카 포텐테)는 불치병을 선고받고 고민에 빠진다. 서서히 다가올 죽음보다 더 큰 고통은 자신의 음악적 재능마저 죽음과 함께 사라진다는 사실이다. 재능을 수혈하고 영구히 지속시킬 존재를 강구하던 이리스는 체세포 복제학 권위자인 피셔 박사와 공모하여 딸이자, 쌍둥이이자, 자신의 사본인 시리(프란카 포텐테 1인2역)를 낳기에 이른다. 두 사람은 어머니와 딸로서 즐거운 생활을 영위하지만 시리가 자신에 버금가는 피아니스트가 되길 바라는 이리스의 엄격한 양육은 종종 갈등을 빚어낸다. 설령 시리가 어떤 이에게 ‘괴물’로 비쳐질 수 있다면 그것마저도 이리스가 원하던 바일 정도. 하지만 피셔 박사의 야욕으로 시리의 존재가 세상에 공개되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어머니와 딸에서 원본과 사본의 관계로 순식간에 돌변한다. 본격적인 갈등은 시리가 피부의 주름과 머리 색깔만 다를 뿐 이리스와 똑같은 여성으로 성장하면서부터다. 피아니스트로서의 자존심과 한 남자의 애정을 놓고 경쟁하던 그들
인간복제 시대의 예의 고찰 <블루프린트>
-
인간의 죄의식은 사랑으로 치유되는가. 과거의 죄를 숨기고 사는 두 남자의 이야기 <뷰티풀 선데이>는 사랑과 얽힌 죄에 대한 이야기다. 고시생 민우(남궁민)는 우연히 본 여자 수연(민지혜)에게 한눈에 반한다. 사랑한단 말은 못하고, 뒤를 쫓아다니길 며칠. 그는 수연에게 남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룰 수 없는 자신의 사랑에 스스로를 자학한다. 그리고 강간. 비가 오는 어느 날 수연의 뒤를 밟던 민우는 우발적으로 성폭행을 저지른다. 집착이 사랑을 억누르고, 사랑이 파멸을 불러온 순간, 영화는 카메라를 몇년 뒤로 돌려 수연과 새롭게 연애를 시작하는 민우의 모습을 잡는다. 비, 강간, 죄, 아픔. 두 남녀의 연애 속에 과거의 기억은 잠시 생략된다.
또 한명의 남자 강 형사(박용우)의 과거는 병상에 누워 있는 아내다. 얼마 전 강도 사건으로 아내가 식물인간이 된 강 형사는 자책감에 시달리며 하루하루를 이어가고 있다. 아내의 병원비를 위해 뛰어다니던 발걸음은 어느새 마
인간의 원죄와 속죄 <뷰티풀 선데이>
-
2차대전의 막바지, 네덜란드의 유대인 여성 레이첼(캐리스 반 허슨)은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가족과 함께 국경을 탈출하려 하지만 독일군에 발각된다. 무차별적인 총탄 공세 속에서 가족을 모두 잃고 유일하게 살아남은 레이첼은 레지스탕스에 가입하면서 복수를 다짐한다. 의사 출신의 레지스탕스 리더 한스(톰 호프먼) 등과 다양한 저항활동을 펼치던 레이첼은 나치 장교 문츠(세바스티안 코흐)를 유혹해 네덜란드 안에 차려진 독일군 사령부로 잠입하게 된다. 문츠의 비서가 된 레이첼은 사무실에 도청장치를 설치하고 다양한 정보를 빼내는 등 혁혁한 수훈을 세우지만, 문츠는 그녀가 스파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린다. 하지만 레이첼과 문츠는 이미 고칠 수 없는 중병에 걸렸으니, 그건 사랑에 빠진 것이다. 평화주의자 성향이 강했던 문츠는 레이첼의 행동을 눈감아주고 레이첼 또한 문츠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독일군 감옥에 갇힌 레지스탕스 대원들을 탈출시키는 계획이 정보 누설로 실패하게 되자 레이첼은 의심
전쟁 속 인간의 추악한 내면 <블랙북>
-
다큐멘터리 <우리학교>에 들어서기도 전에 이미 우리는 그 길목에서 영화보다 극적인 이야기들과 마주한다. <우리학교>의 시간은 2000년대지만, 거기에는 해방 직후부터 이어져온 ‘조선학교’의 굴곡진 역사가 여전히 부유하고 있다. 그리고 김명준 감독으로 하여금 그 역사와 인연을 맺게 해준 고 조은령 감독의 흔적이 살아 있다. 말하자면 <우리학교>는 지상을 떠나지 못한 그 두 영혼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애도하기 위해 시작된 영화다. 고 조은령 감독은 재일조선인을 다룬 극영화 <하나>를 준비하던 도중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촬영감독이자 그녀의 남편인 김명준은 살아남은 자가 되어 아내의 미완성된 시선을 <하나를 위하여>로 채워넣었다. <하나를 위하여>를 완성한 뒤 2004년 말, 그는 다시 일본 홋카이도의 ‘우리학교’로 돌아간다. 이번에는 아마도 자신의 텅 빈 마음을 채우기 위해서 다시 카메라를 잡았을 것이다. 더이상 아내는
우리의 무기력한 태도 <우리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