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한 손님들이었다. 10월4일 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 야외상영관에서 열린 제12회 부산영화제 개막식에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경선후보를 선두로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모습을 드러냈다. 레드카펫 행사가 거의 끝나갈 7시30분 즈음 입장한 이들 대선후보는 레드카펫 위에서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독점하다시피 했다. 이명박 후보는 특히 부산시장이자 한나라당 의원이기도 한 허남식 조직위원장 옆자리에 나란히 앉아 눈길을 끌었다. 부산영화제 강정룡 홍보팀장은 대선주자들의 개막식 참석을 두고 “몇달 전부터 참석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있긴 했지만 어떻게 된 건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공식초청장을 보내 숙박과 항공권을 제공하는 분들은 아니다”고 설명하며 “그저 내빈으로 오신 것이기 때문에 저희도 반갑게 맞이했다”고 덧붙였다. 영화제가 정치와는 무관한 행사임을 염두에 둘 때 영화제 관계자도, 공식초청 게스트도 아닌 이들 정치인의 레드카펫 입장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은 사례로 기록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