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년 10월, 미국 대통령 조지 W. 부시가 시카고에 연설(그는 왜 경제포럼에서 테러와의 전쟁과 북한 핵 문제를 주요 테마로 삼는 것일까) 차 왔다 총에 맞고 죽는다. 올해 10월이 되지 않았고, 부시가 죽지도 않았으니 <대통령의 죽음>은 명백한 모큐멘터리다. 그런데 <대통령의 죽음>은 자신의 존재 이유를 모르는 바보 같다. 우리가 보고(혹은 확인하고) 싶은 건 미국의 한 대통령의 죽음과 이후 상황에 대한 시시콜콜한 분석 혹은 수사극이 아니라 살해라는 극단적 설정을 취한 의도와 이후의 비전이다. 일어나지 않은 사건의 추적과 끝없이 이어지는 인터뷰는 지루하며, 살인의 대리만족을 원하는 건 아니기에 부시의 죽음에 대한 갈망에도 위배된다. DVD에 실린 제작진의 음성해설과 인터뷰(18분)에 관심이 가는 건 그래서였다. 그러나 역시 제작에 관련된 이야기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핵심 사안에 대해선 변죽을 때리기만 할 뿐 부시라는 특정인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제목의 ‘
제작진의 인터뷰, 영화의 미덕을 잃게하다? <대통령의 죽음: 특별판>
-
캠벨 수프 통조림 등 일상적인 사물의 오브제나 마릴린 먼로의 얼굴을 무수히 복제한 실크스크린 혹은 재클린 케네디, 마오쩌둥과 같은 유명 인물들의 이미지들. 앤디 워홀이 ‘생산’하는 작업들은 예술의 높은 권위를 허물고자 하는 의도였다. 현대사회의 특성인 소비와 매스미디어의 속성을 적절히 잡아내 자신의 작업에 반영시킨 그의 작업은 회화, 조각, 사진, 영상까지 다양한 영역까지 아우른다. 앤디 워홀 작고 20주년으로 기획된 리움의 전시 <앤디 워홀 팩토리 전>(3월15일∼6월10일)을 맞아, 그의 작업의 개념들과 그 연장선상에서 제작되었던 영화 세계를 소개한다(전시문의: 02-2014-6901, www.leeum.org).
예술을 바꾸고 싶다면, 매체를 바꾸어라
“미디어는 메시지다”라는 마셜 맥루언의 말을 기억한다면, 아티스트 앤디 워홀(1928~87)이 영화 세계로까지 활동영역을 넓힌 것은 아주 논리적으로 보인다. 그는 원래 상품 디자이너로 활동을 시작한 뒤, 영화감독으로
앤디 워홀의 예술과 영화 세계
-
<황색여관> 3월22일∼4월8일/국립극장 달오름극장/02-2280-4283
사방 80km 이내로 건물이라고는 없는 황무지에 황색여관이 있다. 여관주인과 그 아내, 처제, 주방장이 살고 있는 이 여관에선 밤마다 칼부림이 벌어지고, 손님 모두가 죽어나가곤 한다. 아침이 되면 주인 부부는 시체에서 귀중품과 지갑을 빼낸 다음 또다시 영업을 준비한다. <파수꾼> <동지섣달 꽃본듯이>의 극작가 이강백의 신작 <황색여관>은 이처럼 황색여관에선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걸까 호기심을 자아내며 시작한다. 그러나 궁금해하지 않아도 좋다. 다만 지켜보면 된다. 황색여관에는 비밀 따위는 없고, 하루하루는 반복되며 결말은 예정되어 있다.
황색여관 손님들은 1층과 2층으로 나누어 묵는다. 1층은 값싼 방이고 2층은 비싼 방이어서, 손님들은 빈(貧)과 부(富)로 분열되고, 또다시 젊은 세대와 기성 세대로 분열된다. 2층에 묵는 변호사와 전직 장관과 부동산 투기
보통 사람들 속의 악귀를 찾아서
-
<더 퀸>의 엘리자베스 2세에 이어,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수상을 영화로 만나게 된다. <더 퀸>을 제작한 프랑스 제작사 빠떼(Pathe)와 BBC의 합작으로 만들어질 이 영화에 대해서, 기획단계임에도 불구하고 <로이터> <AP> <BBC> 등이 일제히 보도했다.
다이애나 비의 사망시점부터 영화화한 <더 퀸>과 마찬가지로 이 영화는 마거릿 대처의 일대기를 그리지는 않는다. 영화가 포커스를 맞추는 시점은 대처 수상의 임기가 시작되고 3년째인 1982년 포클랜드 전쟁 시발 전 17일 동안이다. 1979년 보수당 당수로 영국 수상의 자리에 오른 마거릿 대처는 임기 초반에는 인기가 없었으나, 강경한 대응책으로 아르헨티나와의 전쟁에서 영국군의 승리를 이끌어낸 포클랜드 전쟁을 분수령으로 신임을 얻었고, 현재까지도 영국인들의 향수 속에 깊이 남은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있다.
영화는 <히스토리 보이즈> <웰컴 투
'철의 여인' 대처 수상 이야기 영화화
-
-
‘30 세컨즈 투 마스’의 <A Beautiful Lie> EMI 발매
‘30 세컨즈 투 마스’의 <The Kill> 뮤직비디오는 마치 <샤이닝>을 연상시키는 거대하고 텅 빈 호텔에 간 한 4인조 밴드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정갈하면서 고딕적인 우아함이 지배적인 뮤직비디오의 연출은, 이들의 지배적인 이미지일지도 모르겠다. 그게 아니라면, 밴드를 이끄는 보컬이자 영화배우인 자레드 레토의 영향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대런 애로노프스키 감독의 <레퀴엠>과 <알렉산더>와 같은 영화에서 쉽게 부패할 수밖에 없는 아름다움을 가진 남자들의 어둠을 연기한 그의 영향이라고. 실제로, ‘30 세컨즈 투 마스’의 음악보다는 뮤직비디오가 더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The Kill’이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의 베스트 뮤직비디오 MTV2 부문 수상), 이번에 국내 라이선스된 <A Beautiful Lie> 음반에 수록된 중국 황실을 배경으로
자레드 레토의 목소리가 궁금해?
-
가수 안데니가 로맨틱 코미디 <기다리다 미쳐>로 영화에 데뷔한다. <기다리다 미쳐>는 남자친구의 입대로 고무신이 된 네 여자와 그 커플들에게 일어나는 심리 변화와 갈등을 다룬 이야기. 안 데니 외에도 손태영과 장근석을 비롯해 유인영, 김산호, 장희진, 한름, 우승민이 출연한다. 안데니는 이 영화에서 인디밴드의 리더 민철 역을 맡아 극중에서 보람을 연기하는 장희진과 커플을 이룰 예정. 이 밖에도 손태영과 장근석이 6살 연상 커플을, 드라마 <눈의여왕>의 유인영과 뮤지컬 <그리스>에 출연했던 김산호는 캠퍼스를 주름잡는 닭살 커플을 연기하며, MBC 황금어장 <무릎 팍 도사>에서 엉뚱한 화법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올라이즈밴드 우승민과 <사마리아>의 한여름이 부산사투리로 무장한 날라리 커플로 만난다. 이미 지난 3월 11일부터 촬영에 들어간 <기다리다 미쳐>는 2007년 하반기에 관객과 만날 계획이다.
가수 안데니, <기다리다 미쳐>로 스크린 데뷔
-
<웨딩 크래셔> 3월24일(토) KBS2 밤 12시25분
바람둥이에게 결혼식은 세 박자를 갖춘 활동 무대다. 먹을 것, 마실 것, 그리고 여자. <웨딩 크래셔>의 백미는 세 박자를 척척 밟아나가는 오언 윌슨과 빈스 본 콤비의 스텝이지만, 포스 하나만으로 그들을 제압하는 인물이 있으니 바로 글로리아 역의 이슬라 피셔다. “꼭 찾아낼거얌~”을 외치며 남자 가랑이에 찰싹 달라붙는 피셔는 스크린 밖에서도 유사한 이미지로 뭇 남성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드라마와 광고를 섭렵하며 빨간 머리의 ‘섹시녀’(Hottie)로 호주 방송가를 누비던 그녀는 벌거벗고 파티를 벌여 풍기문란죄로 검거되는 등 숱한 스캔들을 뿌렸다. 2000년 ‘보랏’ 사샤 바론 코언과 약혼을 선언하며 타블로이드를 후끈 달군 피셔의 걸음은 자연스레 할리우드를 향했다. 2002년 <스쿠비 두>의 조연으로 다소 수줍게 스크린을 두드린 그녀는 <웨딩 크래셔>로 자신의 장기(?)를 마음껏 선
[앗! 당신] 내겐 너무 끈적한 그녀, 이슬라 피셔
-
EBS 밤 11시
베넷 밀러의 <카포티>는 2006년 필립 세이무어 호프먼에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안겨준 영화로 잘 알려져 있다. 이 작품은 카포티가 소설 <인 콜드 블러드>를 완성하기까지의 과정을 전기형식 속에서 추적한다. 영화가 보여주듯, 실제로 카포티는 1959년 미국의 한 지방 농장에서 벌어진 일가족 살인사건을 접한 뒤 실화를 바탕으로 소설을 구성했다. <카포티>는 작가 카포티가 살인마들과 직접 대면하고 심적인 갈등을 겪으며 작품을 써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카포티는 두명의 살인마들 중에서도 유독 그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페리의 이야기에 주목한다. 리처드 브룩스의 1967년작 <냉혈한>은 바로 그 페리를 중심에 두고 진행되는 영화다. 간혹 잡지 편집장의 내레이션이 두 살인마의 상황을 설명해주기는 하지만, 카포티는 직접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두 살인마의 도피행각과 뒤늦게 삽입되는 살인현장, 이들의 과거와 복잡한 심리적 행로, 그리고
어느 살인마의 심연, <냉혈한>
-
윤진서와 이기우가 만화가 강경옥의 동명작품을 원작으로 하는 <두 사람이다>에 캐스팅 됐다. 윤진서는 가까운 사람에 의해 언제 죽음을 당할지 모르는 운명을 타고 태어난 가인 역을 맡았고, 이기우는 그녀의 곁에서 항상 힘이 되어주는 다정한 남자친구 현중을 연기한다. 이들 외에도 가인의 고등학교 동창생이자 항상 그녀를 주시하는 섬뜩하고 미스터리한 인물인 석민에는 최근 <동갑내기 과외하기2>의 주연을 맡은 박기웅이 캐스팅 된 상태. <선물> <작업의 정석>의 오기환 감독이 연출하는 <두 사람이다>는 오는 3월 말에 촬영을 시작한 후 여름에 개봉될 예정이다.
윤진서, 이기우. 영화 <두 사람이다> 캐스팅
-
<해부학교실>이 들어선 경기도 남양주종합촬영소. 1구(具) 제작에 “6천만원이 넘는 돈이 들어갔다”는 카데바(해부용 시체)를 볼 수 있으리라 기대했는데, 촬영장을 여기저기 뒤져봐도 당최 찾아볼 수 없다. 알고 보니 4월부터 촬영에 돌입할 대전 세트장에 고이 모셔뒀단다. 대신 “밤샘 촬영을 했다”는 핼쑥한 얼굴의 온주완과 “잠시라도 장난을 치지 않으면 못 견디는” 한지민이 취재진을 맞는다. 현장 공개는 오후 2시. 하지만 촬영준비가 다소 늦어져 1시간 넘게 미뤄졌다. 그동안 두 배우, 끊임없이 토닥댄다. 한지민은 “만날 수면양말과 내복 입고 다닌다”고 온주완을 놀리고, 온주완은 “몸과 발이 따뜻해야 한다”며 맞받아친다. 젊은 배우들의 장난스런 만담에 으슬으슬한 냉기는 금세 사라진다. “‘(주완아) 해 뜬다’ 아니면 ‘(지민아) 너만 잘하면 돼’라는 정도의 말이면 돼요. (웃음)” 배우들이 입모아 “편안한 친구 같다”는 손태웅 감독. 감독 입장에서 원하는 연기를 끌어내려면 배
생물실의 공포를 기억하나요, <해부학교실> 촬영현장
-
슛 사인이 떨어지자 ‘턴테이블’이 서서히 돌아간다. ‘턴테이블’이란 일명 ‘시소’라 불리는 긴 널빤지가 고정된 원형 트랙의 촬영 장비다. 카메라와 피사체가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화면에는 배경만 빙글빙글 도는 효과가 난다. 주위 360도가 모두 화면에 잡히는지라 스탭도 기자도 카메라 사정권 밖에 재간껏 숨어야 한다. 턴테이블 위에서 심각한 감정 연기를 하는 김강우의 발치엔 수명의 스탭들이 달라붙어 발소리를 죽이고 시소를 돌린다. 기습적인 함박눈이 펑펑 내린 3월7일 밤 분당, 즉석에서 신이 눈 오는 장면으로 수정됐지만 야속하게도 장비 세팅이 끝나자마자 눈은 그쳤다. 서울에서 급히 호출된 특수효과팀이 눈발을 뿌린 뒤에야 촬영이 속행됐다.
<가면>은 <리베라 메> <바람의 파이터> <홀리데이>의 양윤호 감독이 오랜만에 도전하는 스릴러다. 사생활이 문란한 젊은 스포츠 재벌이 잔인하게 살해된 현장에 강력반의 조경윤(김강우), 박은주(김민선) 형사
비밀보다 매서운 춘삼월 칼바람 속에서, <가면> 촬영현장
-
그는 자신의 ‘본업’이 영화감독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요즘 들어 영화진흥위원회 부위원장이나 경기영상위원회 위원장, 또는 한국영화감독네트워크 대표나 한국영화감독조합 고문 등 한국 영화계 정책가의 면모가 훨씬 두드러지는 그는 바로 이현승 감독이다. 그런 그가 긴히 할 말이 있다면서 인터뷰를 자청했다. 그가 하고 싶었던 말이란, “어떤 감독들은 제작 지분의 50%를 달라고 하는데, 나는 못 준다”(<씨네21> 590호) 등 차승재 싸이더스FNH 공동대표의 발언에 대한 한국영화감독조합 소속 감독들의 입장이었다. 젊은 감독들과 함께 ‘디렉터스 컷’이라는 모임을 만들었고, 이 모임을 한국영화감독네트워크로 확장했으며, 영화감독들의 길드조직인 감독조합까지 일궈낸 그는 감독들의 대변인을 자처하면서 한국영화제작가협회의 신임회장이기도 한 차승재 대표의 발언이 심각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랜 친구이자 작업 파트너이기도 하며, 한국 영화계의 다양한 사안을 논의하는 상대 차
제작자들에게 단체협상을 제안한다
-
차예련, 조안 주연의 공포영화 <므이>가 지난 3월 16일, 베트남과 서울에 걸친 3개월 반 동안의 대장정을 마치고 서울 대학로에서 촬영을 마무리했다. <므이>는 1896년 베트남 달랏에서 발견된 실존 초상화의 전설을 모티브로 하는 이야기. 풀어서는 안될 초상화의 끔찍한 비밀이 밝혀지면서 벌어지는 미스터리 공포영화다. 44회차 촬영이었던 이 날은 한국에 도착한 윤희(조안)가 대학로 한복판을 걸어 다니는 장면을 카메라에 담았다. 공포영화 <령>의 각본과 연출한 김태경 감독의 신작인 <므이>는 오는 여름 개봉될 예정이다.
차예련, 조안의 공포영화 <므이> 촬영 종료
-
열혈남아, 사랑싸움에 휘말리다. 영화배우 설경구가 드라마 <연애시대>를 연출한 한지승 감독의 신작 <싸움>(제작 시네마서비스, 상상필름)에 캐스팅됐다. <싸움>은 권태기에 접어든 상민과 진아가 이별하지 못하고 몸을 부딪히며 싸우게 된다는 이야기. 제작진 측은 사소한 물건을 사이에 두고 시작된 작은 시비로 인해 차가 뒤집어지고 집이 불타오르는 등 피와 살이 튀기는 가장 원초적인 싸움으로 사랑에 관한 질문을 던질 것이라고 밝혔다. <싸움>은 곧 설경구의 상대역 캐스팅을 마무리한 후 4월 11일부터 촬영에 돌입할 예정. 두 남녀의 혈투는 오는 가을에 만날 수 있다.
설경구, 한지승 감독의 신작 <싸움>에 캐스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