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시 3월31일 오후2시
장소 대한극장
개봉 4월9일
이 영화
전직 특수요원 브라이언(리암 니슨)은 이혼한 아내와 함께 살고 있는 딸아이 킴(매기 그레이스)과 좀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은퇴 뒤 이사까지 감행한다. 자신의 반대에도 기어이 파리로 여행을 떠난 딸이 괴한들에게 납치당하자 브라이언은 자신의 경력을 백분 발휘해 그들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딸과 그 친구를 유인한 남자가 죽어버리고 현지 경찰이 그를 뒤쫓는 등 그의 앞길을 막는 이 많다. <13구역>으로 감독 데뷔한 피에르 모렐의 두 번째 연출작. 뤽 베송이 각본은 물론 제작에도 참여했다.
100자평
참으로 단순 무식한 영화이다. 뤽베송과 피에르 엘지 드 포렘이 제작을 맡고 피에르 모렐이 감독을 맡은 <테이큰>은, 제작자의 전작 <히트맨>과 감독의 전작 <13구역>과 비슷한 영화이다. 그러니까 <히트맨>의 부패한 러시아에 미국인이 맨몸으로 활약한다
납치된 딸을 되찾기 위한 아버지의 분투, <테이큰> 공개
-
[정훈이 만화] <테이큰> 조선 비밀 정보 기관의 첨단 장비들
[정훈이 만화] <테이큰> 조선 비밀 정보 기관의 첨단 장비들
-
때로는 음반 커버를 통해 그 속에 들어 있는 음악의 성격을 짐작해보고 싶을 때가 있다. 최근에는 우타다 히카루의 신보 커버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화장기없는 ‘자연스러운’ 표정으로 자연광에 가까운 조명 아래서 카메라를 응시하는 그녀의 얼굴. 그녀야 언제나 얼굴 하나로 커버 사진을 채워온, ‘커버보다는 음악에 돈을 쓰는 근검절약형’ 뮤지션이지만 이번 음반의 커버는 유난히 그녀의 전설적인 데뷔작 ≪First Love≫(1999)를 닮았다. 일본 R&B의 역사를 다시 썼다고 평가받는 그 음반 말이다. 그래서 어쩌면 이 음반이 그녀의 가장 ‘내성적인’ 음반이거나 ‘자아 성찰적인’ 음반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아니면 ‘어쿠스틱한’ 음반이거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짐작은 그렇게 잘 들어맞지 않았다. 적어도 외견상으로, 우타다 히카루의 신보는 2006년의 ≪Ultra Blue≫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음반이다. 하드디스크 용량이 다 찰 때까지 꽉꽉 눌러 담은
우타다 히카루의 거침없는 재능, ≪Heart Station≫
-
19세기 말 발행된 <점석재화보>를 중심으로 다양한 관심을 공유하는 학자들이 펴낸 <중국 근대의 풍경>은 ‘유리거울의 시대’에 비친 ‘구리거울의 시대’의 풍경처럼 아련하게 다가온다. <점석재화보>는 서구(타자)가 더이상 은유적 외부가 아니라 실재적 외부로, 머나먼 타자가 아니라 중국의 일상을 위협하는 직접적 육체성으로 전환되는 시대의 표상이다. 중국 근대의 비극은 상상 속의 타자와 현실 속의 타자 사이에 존재하는 엄청난 간극에서 비롯된다. 그들에게 세계는 탐미적 나르시시즘의 코드로 읽혔기에, 그 어떤 아름다운 타자가 노크를 해도 중국인의 구리거울에 비친 자아보다 아름답지는 않았다. 구리거울에 비친 자아(전통) vs 유리거울에 비친 타자(근대)의 대결에서 승리는 점점 유리거울쪽으로 기울었다.
유리거울은 결코 마주하고 싶지 않은 보잘것없는 나와의 투명한 대면을 매개하는, 잔인한 미디어다. 중화주의·화이론적 세계관이 구리거울의 이미지라면, 만천하에 중
타인을 비추는 끔찍한 거울, <중국 근대의 풍경>
-
-
EBS | 4월12일(토) 밤 11시25분
다리가 불편해 걷지 못하는 조제가 외출할 수 있는 길은 할머니가 밀어주는 유모차를 탈 때뿐이다. 집에서 그녀는 좁은 방구석을 아이처럼 기어다닌다. 세상에 자유롭게 발을 내딛지는 못해도 그녀는 내면에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어 충분히 깊고 성숙하게 삶에 대해 생각하고 상상한다. 아이와 어른 사이. 소녀와 여인 사이. 이누도 잇신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프랑수아 사강의 소설 속 여인의 이름을 딴 조제가 사랑을 경험하며 아이와 어른 사이의 세계에서 벗어나 비로소 세상과 홀로 대면하게 되는 과정을 담은 영화다. 영화 속의 로맨스가 조제의 건조하고 외로운 삶을 구원해준 달콤한 꿈처럼 보여도 그 꿈이 때때로 시린 것은 망설임없이 그 꿈을 꾼 자는 그 꿈이 깨지는 순간 또한 망설임없이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마작 게임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일상을 소진하는 츠네오(쓰마부키 사토시)는 우연히 언덕길을 내달리는 유모차
조제가 세상과 홀로 대면하기까지,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
방송사는 계절을 타는 조직이다. 지상파 3사는 4월 한달여에 걸쳐 대대적인 개편을 단행한다. ‘시청률 무한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요즘 같아서야 프로그램이 피고 지는 데 딱히 철을 가리겠는가마는 개편은 방송가의 공식 중간점검이라 들여다보면 그들의 ‘속내’가 읽힌다.
이번 봄개편에서 주목할 부분은 한때 유행처럼 번졌던 ‘아나테이너’(아나운서와 엔터테이너의 합성어) 열풍이 사그라진 점이다. 아나운서 4명이 진행하던 MBC <지피지기>는 시청률 부진을 겪다 이번에 폐지됐다. KBS <상상플러스>는 시즌2로 재도약을 노리면서 아나운서 카드를 버리고 이효리에게 그 자리를 넘겼다. ‘아나테이너’의 진원지라 할 수 있는 <상상플러스>는 노현정, 백승주, 최송현 등 여러 명의 스타 아나운서를 배출한 프로그램이다. 이번 개편을 두고 일각에서는 ‘아나테이너의 종말’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아직 단정하기엔 이르다. MBC 아나운서 6명이 공동진행하는 &
봄 타는 방송사, 그 속내를 읽는다
-
스코틀랜드의 글래스고에 소재한 시그마 필름과 덴마크의 젠트로파사는 ‘Advance Party’라는 이름으로 세편의 영화를 공동 기획했다(배후에는 라스 폰 트리에가 있었다). ‘도그마95’의 영향 아래 있는 세 영화에는 까다로운 조건들이 주어졌다. 세명의 감독이 동일한 캐릭터와 배우를 데리고 각자의 영화를 만드는데, 글래스고시를 배경으로 찍어야 하고, 영화의 길이도 같아야 한다는 것이다. 데뷔전의 신인감독을 또 하나의 조건으로 내세운 제작진은 미국 아카데미에서 단편영화상을 수상한 안드레아 아놀드를 그중 한명으로 선택했다. 마흔이 넘은 안드레아 아놀드는 그렇게 장편영화를 만들 기회를 잡았고,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하면서 주목할 만한 감독으로 떠오른다(올해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도 <붉은 거리>가 상영된다). CCTV 오퍼레이터인 재키는 모니터를 통해 자기가 맡은 구역을 감시하고 관찰한다. 동료와 나누는 건조한 성관계처럼 쓸쓸한 삶을 살던 그녀는 어느 날 모니터에 잡힌 남
[해외 타이틀] 상처받은 이들을 위한 배려깊은 성찬, <붉은 거리>
-
<사랑의 찬가>(2001)를 보고 난 미국인 가운데 상당수는 영화에서 스티븐 스필버그가 언급되는 방식에 대해 다소 당혹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레지스탕스의 기억을 돈으로 사는 스필버그라는 존재를 대하며 누군가는 좀더 정확한 사실 관계를 밝힐 필요를 느끼기도 했고 또 누군가는 신랄한 조크이지만 좀 과한 것이 아니냐는 생각을 갖기도 했다. 사실 스필버그에 대한 장 뤽 고다르의 과격한 공격 혹은 비꼼은 꽤 오랜 시간을 거슬러간 지점부터 시작되었던 일이었다. 그리고 고다르의 입장에서 보자면 이는 단지 스필버그 개인에 대한 어떤 악감정에서만 비롯된 것이 아니라 세계가 조직된 방식과 그 세상에서 영화가 존재하는 방식에 대한 시인적이면서 철학가적인 통찰력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금세기 들어 고다르가 처음으로 내놓은 영화인 <사랑의 찬가>는 분명 <영화사>(1998) 이후의 작품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고다르의 너무도 방대하고 야심적인 전작의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이기
고독과 사색, 혁신을 조화시킨 전설의 자화상
-
“이야기는 결코 시작되거나 끝나길 멈추지 않는다. 이야기는 차이들 위에 세워져 있기 때문에 머리없이, 꼬리없이 나타난다. 그것의 (무)유한성은 완전성에 관한 모든 개념을 전복하고 그것의 틀은 총체화할 수 없는 상태로 남는다. 그것이 가져오는 차이들은 구조들의 유희, 표면들의 활동 안에 있을 뿐만 아니라, 음색과 침묵 속에도 있다.”-트린 T. 민하, <여성, 원주민, 타자>(Woman, Native, Other) 중에서
베트남 태생 여성인 트린 T. 민하는 프랑스에서 교육을 받고 세네갈을 거쳐 미국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독립영화감독이자 작가, 이론가이다. 다큐멘터리와 극영화를 넘나드는 그녀의 작품들은 완결된 서사와 매끄러운 편집, 균질적인 사운드를 거부한다. 그녀가 보기에 하나의 중심으로 모여드는 서사나 규정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내레이션, 서사의 틈을 메워주는 음악은 서구 중심주의와 남성 중심주의의 부산물이다. 다시 말해 트린 T. 민하의 실험적이고 비관습적인
3세계 여성의 해방을 위하여, 트린 T. 민하전
-
2003년 <불어라 봄바람>을 내놓은 이후 장항준 감독은 계속 수면 아래 있었다. 그가 준비해온 <꿈의 시작>과 <메이드 인 홍콩>이라는 대작 프로젝트는 촬영을 코앞에 둔 시점에 운 없게도 좌절의 호수 속으로 빠져들었다. <라이터를 켜라> 같은 연출작이나 <북경반점> <귀신이 산다> 같은 시나리오를 통해 독특한 코미디 세계를 구축해온 그에 대한 궁금증이 치솟아 오를 무렵, 그는 영화를 들고 갑자기 나타났다. 그것도 한꺼번에 두편을. 그가 만든 <전투의 매너>와 <음란한 사회>는 케이블 채널 OCN이 주최하는 ‘무비배틀’에서 김정우 감독이 만든 두편의 영화와 격돌을 벌이게 된다. 일러스트레이터인 여자와 가전제품 대리점 직원인 남자의 연애담을 그린 <전투의 매너>는 4월17일 극장에서, 인생에서 쓴맛을 본 세 남자가 성인용품을 팔면서 희망을 찾게 된다는 <음란한 사회>는 4월25일
[장항준] “인생은 즐겁다. 언제 뒤집어질 지 모르니까.”
-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그러나 적어도 노인을 위한 노인은 있다. 허리는 굽고 눈은 침침하며 각종 질병이 시든 육체를 공습하지만 아픔도 쪼개면 가벼워지는 법이니, 노인과 노인이 짝패를 이룬 두편의 ‘실버 버디무비’를 비교분석해봤다. 죽음을 눈앞에 둔 채 마지막 여행길에 오르는 <버킷 리스트>와 황혼에 찾아온 사랑으로 꺼졌던 열정을 지피는 <그럼피 올드 맨>. 세월은 유수와 같고 그 앞엔 장사가 없으니, 이들의 특출난 노후 설계를 적극 참조해보자.
질병과 고독, 어떤 말년이 더 우울한가
<버킷 리스트> 승!
<버킷 리스트> 결국은 병원 신세다. 왕년엔 제법 총명한 청년이었으나 여자친구가 덜컥 임신하면서 대학을 중퇴한 카터는 40년간 자동차 정비공으로 온몸에 기름때를 묻혀가며 가족을 부양한다. 퀴즈쇼에 채널을 고정하고 나홀로 정답을 중얼거릴 정도로 지식에 대한 열정은 식지 않았지만, 결국은 일흔을 앞둔 나이에 암 선고를 받는다. 한편
[VS] 어느 쪽 노후설계가 더 솔깃한가?
-
2001년 베를린영화제, 스티븐 소더버그의 <트래픽> 기자회견장에서 영화의 다큐멘터리적 기법에 대한 질문과 찬사가 쏟아지던 가운데, 한 기자가 “그런 건 이미 당신 선배들이 다 했던 것 아니냐”고 비꼬았다. 그러자 소더버그는 “줄스 다신의 <네이키드 시티>를 말하는 거죠?”라고 웃으며 답한 뒤, 그는 가장 존경하는 감독 중 하나가 줄스 다신이라며 그의 또 다른 작품 <리피피>에 오마주를 바치는 가벼운 강탈 영화도 하나 만들 것이라 했다. 그 강탈 영화가 바로 <오션스 일레븐>(2001)이었다. 주도면밀한 강탈 현장을 세심하게 재현해낸다는 점에서 <리피피>는 <오션스 일레븐>은 물론 저 멀리 장 피에르 멜빌의 <형사>(1971)부터 최동훈 감독의 <범죄의 재구성>(2004)에 이르기까지 그 모든 영화들의 원조라 할 수 있다. 오리지널이 드문 시대, 그렇게 또 하나의 ‘원본’ 감독이 사라졌다.
지난
[줄스 다신] 범죄를 가장 먼저 재구성한 남자
-
지난 3월28일 중국의 다큐멘터리 감독 저우하오가 인디다큐페스티발 참석차 방한했다. 저우하오는 중국 공산당에서 발행하는 신문 <신화통신>에서 기자로 활동하다 2003년 다큐멘터리 <호우지에 타운십>으로 데뷔한 감독. 이번 영화제에서 상영되는 작품은 2006년작인 <고3>과 2007년 작품인 <약쟁이 아롱씨>다. <고3>은 입시문제를 통해 성공이란 틀로 정해진 중국 청소년들의 미래를 쓸쓸하게 바라보는 작품이고 <약쟁이 아롱씨>는 마약에 찌들어 사는 남자 아롱을 따라다니며 찍고 찍히는 관계에 대해 탐구한 영화. 2년이 넘게 걸리는 제작과정이지만 저우하오 감독은 이미 두편의 차기작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그에겐 아직 못다한 중국의 뒷이야기가 많이 있는 걸까. 저우하오 감독을 만나 두편의 다큐멘터리에 대해 물어보았다.
-<고3>을 구상한 출발점이 궁금하다.
=중국에선 대학 입시를 높은 시험이란 뜻으로 고고(高考
[저우하오] “다큐멘터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태도다”
-
노경태 감독의 장편 데뷔작 <마지막 밥상>이 완성된 지 2년 만에 4월11일 인디스페이스에서 개봉한다. 이보다 조금 앞선 3월19일엔 프랑스 파리에서 먼저 정식 개봉했다. 국내 배급을 위해 이리저리 부딪히길 2년, 고생 뒤에 찾아온 결과다. 유령처럼 떠돌며 사는 가족들의 삶을 실험영화 방식으로 담은 <마지막 밥상>은 확실히 국내에서 쉽게 개봉할 수 있는 종류의 작품은 아니다. 캐릭터는 설명을 거부하고 파편적으로 이어지는 이미지는 불균질한 흐름 안에 녹아 있다. 변하지 않는 일상 속에서 답답함을 느끼던 가족들이 화성으로 이민을 가며 끝나는 영화의 결말까지 추상적이고 괴상하다. 영화의 개봉을 맞아 노경태 감독을 만났다. 현재 충남 청운대학교에서 영화를 가르치고 있는 노경태 감독은 이미 두 번째 영화 <허수아비들의 땅>을 찍어 칸영화제에 응모했다고 했다. 한손엔 <마지막 밥상>을, 다른 한손엔 <허수아비들의 땅>을 갖고 인터뷰 자리에
[노경태] “큐비즘의 영화라고도 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