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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취적이고, 폭력적이고, 활발하고, 젊으며 대담하고 사악해.” 그저 재미로 혼자 사는 여인을 잔혹하게 살해한 난폭한 젊은이가 내무부 장관에게는 이상적인 실험의 모델이 된다. “그는 완벽해.” 살인죄로 14년형을 선고받은 알렉스. 2년간의 지루한 교도소 생활 끝에 테크놀로지의 힘으로 악인을 선인으로 바꿔준다는 ‘루도비코법’의 대상자로 선정된다. 치료소에서 몇주간의 치료만 받으면, 그는 완전히 새 사람이 되어 사회로 나갈 수 있게 될 것이다.
처벌의 이론들
1971년에 제작된 <시계태엽 오렌지>는 1995년의 영국, 당시로서는 24년 뒤의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영화에는 철학적으로 매우 흥미로운 몇 가지 문제들을 제기한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물론 형벌에 관한 법철학적 논의들이다. 영화에서 다루어지는 것은 보복론과 치유론(혹은 재사회화론)의 대립이다. 교도소장은 형벌에 대한 견해 중에서 가장 고대적인 관념을 대변한다. 형벌이란 모름지기 보복을 통한
[진중권의 이매진] 범죄자, 진정으로 도덕적인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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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집을 나가고 아버지는 죽는다. 아이들은 버려져 삶의 지옥을 목격한다. 그리고 말하기를 멈춘다. 말하기를 멈추었으므로 그들에게 선택은 두 가지다. 세상을 폭파하거나 자신을 폭파하거나. 이건 장르영화가 사랑하는 길이다. 현실을 사는 우리 대부분은 그럴 용기가 없다. 아오야마 신지는 <헬프리스>(1996)와 <유레카>(2000)에서, 어느 쪽도 할 수 없어 세상의 변방 혹은 황야를 떠도는 아이들의 침묵을 찍었다. 특히 <유레카>에서, 말해질 수 없는 상실과 상처를 흐느끼듯 사무치게 찍었다.
그들이 떠도는 황무지는 불친절하지만 세상과 달리 그들의 침묵을 방해하지 않는다. 그게 그들이 떠나온 이유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서부극의 낭만적인 황무지는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신화는 소멸한 지 오래이고, 황무지는 문명의 피안에서 우리를 유혹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문명에 갇혀 있다. 문명의 포위망은 더욱 확장될 것이고 황무지는 점점 왜소해질 것이
[전영객잔] 수평적이며 비혈연적인 유대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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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프: 하하. 이걸로 비앙카가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면 재미있겠당. 라스가 사는 마을 사람들 같은 분위기가 그대로 이어지는 영화가 또 한편 개봉되죠. <댄 인 러브> 말입니다.
어스: 맞아요.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에 동화책에서 집단 탈출한 듯한 이웃들이 등장한다면 <댄 인 러브>에는 그런 가족이 나오죠.
헬프: 어떻게 보면 퇴행적이라는 느낌마저 없지 않았어요. -_-
어스: 아내를 여의고 세딸을 키우는 상담 칼럼니스트 댄(스티브 카렐)이 추수 감사절 가족 모임을 위해 부모 집에 왔다가 하필 동생의 여친(줄리엣 비노쉬)과 사랑에 빠지는 난감한 로맨스입니다. 영화의 첫 장면은 칼럼니스트 댄이 아침에 기상하는 장면인데요.
헬프: 옆에 아내가 있는 줄 알고 더듬거리다가 없음을 확인하고 쓸쓸하게 일어나는 장면이죠.
어스: 더블베드인데도 한쪽에 몰려서 자고, 그의 옆에는 연인이나 배우자가 아니라 밤새 보던 자료들이 누워 있더군요. 보는
[메신저토크] <댄 인 러브>, <천일의 스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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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프리스(lifeisntcool@naver.com)님이 입장하셨습니다.
어웨이 프롬 어스(vermeer@cine21.com)님이 입장하셨습니다.
헬프리스님(이하 헬프)의 말: 아! 오늘 제 대화명도 <어웨이 프롬 허>에서 따왔어요. 오래 하다보니 닮아가는 듯. 그래서 메신저토크를 끝낼 때가 됐나봐요. ^^ <어웨이 프롬 허>의 엔딩 크레딧이 오를 때 흐르는 K. D. 랭의 노래 제목이 <헬프리스>거든요. 살면서 무력감에 얼마나 잘 적응하냐가 무척 중요하다는 생각을 저 자신이 종종 하고 살아서리….-_- 그리고 ‘Help Lee’s’라고 새기면 “이군이 하는 짓거리 좀 도와주구려”의 뜻도 되고. ^^
어웨이 프롬 어스님(이하 어스)의 말: 쯧쯧. 선배는 꼭 딱 좋을 때 한발 더 나아가신다니까요. 제가 선배를 멈췄어야 했는데…. -..-
헬프: 마지막이잖아요. 좀만 참아주구려. -_-#
김혜리: 20대 후반 감독의 데뷔작으로선 의외
[메신저토크] <어웨이 프롬 허>,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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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흥행영화
장년층에게 추억으로 환심
“수익을 본 것은 아니지만 과거 흥행작에 대한 관객의 지지는 확인했다.” 지난해 11월 드림시네마에서 재개봉한 <더티댄싱>은 현재까지 약 1만2천명 관객을 동원했다. 재개봉을 추진한 즐거운시네마의 김은주 대표는 드림시네마에 이어 옛 허리우드극장을 인수해 ‘추억의 흥행작 전용관’을 설립했고, 이곳에서는 지난 4월1일부터 <벤허>를 상영하고 있다. <더티댄싱>이 화제가 되면서 심지어 몇몇 멀티플렉스도 이 추세에 동참하려는 조짐을 보일 정도다. 하지만 <더티댄싱>을 관람한 관객이 “왜 멀티플렉스까지 고전영화를 상영하려 하냐”며 “오래된 영화를 오래된 극장에서 보는 게 더 좋다”는 내용의 글을 극장 홈페이지에 올리고 있다. 김은주 대표가 바라보는 틈새는 30, 40대 관객이다. 50대 이상의 관객은 영화정보에 대한 접근도가 낮기 때문이지만 자신이 함께 추억을 공유한 세대가 30, 40대이기 때문이기도 하
[틈새 속의 틈새시장 생존전략] 숨겨진 1%를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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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가관이다. <에로틱 고스트: 사이렌> <나쁜여자 길들이기> <못말리는 섹스아카데미> <나는 섹스중독자> <재패니스 愛열전>. 한때는 비디오숍 진열장 한구석에서나 볼 수 있었을 야릇한 제목들이지만 엄연히 공식적으로 수입돼 영화전문지와 온라인 뉴스에서도 리뷰를 쓰는 작품이 됐다. 아오이 소라, 호노카, 고토노 등 직접 연기하거나 포스터에만 등장한 일본 AV배우들의 모습이 반갑기도 하고 가끔씩은 해외영화제 수상작, 혹은 미지의 거장감독이 만든 영화라는 타이틀이 놀랍기도 하다. 그들의 출신이 어디인지, 어떤 성장과정을 거쳤는지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기란 쉽지 않다. 다만 한국땅에 모인 그들은 나름대로 공급과 수요의 원칙을 형성해가는 중이다. “정말?”이란 반문은 당연할 것이다. 불법 다운로드로 도킹하는 순간, 외국산 포르노들이 저렴한 패킷 가격으로 유혹하는 이 시대에 그들을 찾는 건 누구란 말인가. 설마 누군가가 이들을 찾아 극장
[수입 에로영화시장 생존전략] 1:1 윈도로 유혹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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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짧고, 드라마는 길다.” 영화와 드라마의 차이를 드러내는 매우 간략한 정의다. 어떤 이들은 이 정의에 많은 설명을 덧붙이고 싶겠지만, 지금 일반관객은 ‘길이’의 차이로 영화와 드라마를 구분한다. 지난해 OCN에서 방영된 TV영화 <이브의 유혹>을 제작한 화인웍스의 윤창업 PD는 “이제 관객은 영화와 드라마를 구분할 때, 퀄리티의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추세”라고 말한다. 영화와 드라마 사이의 경계는 무너지고 있다. 한때는 방송종사자들이 영화로 흘러왔지만, 이제는 영화종사자들이 방송을 찾는다. 봉만대 감독의 <동상이몽>부터 공수창 감독의 <코마>, 정초신 감독의 <색시몽>, 박종원 감독의 <8일>로 이어지는 케이블용 TV영화의 계보가 있는가 하면, 한지승 감독의 <연애시대>에서 오는 5월 방영예정인 박흥식 감독의 <달콤한 나의 도시> 같은 공중파용 드라마도 있다. 영화제작사들의 TV진출 선언도 잦아지고
[TV영화시장 생존전략] 컨버전스 시대를 준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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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족한 성찬이었다. 2006년을 기점으로 극장판 일본 애니메이션이 전면 개방되고 ‘국제영화제 수상작만 개봉이 가능하다’는 진입 장벽이 사라지면서, 2007년과 2008년 상반기 한국의 극장가는 그 어느 때보다 다채로운 일본 애니메이션을 맞이했다. <왕립우주군: 오네아미스의 귀환> <귀를 기울이면> <마녀 배달부 키키> 등 익히 알려진 고전부터 <초속 5센티미터> <시간을 달리는 소녀> <벡실> <파프리카> <에반게리온: 서(序)> <브레이브 스토리> 같은 화제의 신작 혹은 근작까지, 과거 지브리 스튜디오 작품에만 치중되어 있던 개봉작의 범위는 한결 확장됐고 그 편수도 증가했다. 하지만 더욱 눈에 띄는 것은 개봉 전략의 변화다. 가늘고 길게 혹은 작고 효율적으로. 처음부터 프린트를 5벌만 제작한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5개관 개봉으로 시작해 순회상영으로 5만8천명을, 단 2개관
[재패니메이션시장 생존전략] 소규모 장기 상영으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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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가 우리 눈에 띄면 이 영화 마케팅은 망한 거다.” <꿀벌 대소동> 개봉 당시 CJ엔터테인먼트 해외마케팅팀 내에 농담처럼 돌아다녔던 말이다. 올 초 1월3일 개봉작인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꿀벌 대소동>은 국내 개봉작으로는 드물게 가족 타깃에 마케팅을 올인한 사례. 우선 개봉시기를 조정해 가족 타깃이 극장가에 붐비는 겨울방학으로 옮겼고(미국 개봉일은 11월2일), 꿀벌이 인간들과 소송을 벌이는 줄거리에서 키를 잡아 ‘먹었으면 꿀값 내놔’라는 쉬운 포스터 카피를 내걸었다. 김종원 CJ엔터테인먼트 해외마케팅팀장은 “20대를 메인 타깃으로 생각했으면 카피의 말맛 등을 좀더 고려했겠지만 아이들이 좋아하고 부모가 호기심을 가져서 애들에게 보여줄 맘이 들 정도면 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한다. “크리에이티브도 전체적으로 귀엽게 갔고, 20대에게 어필하는 볼거리 풍부한 애니메이션이라는 측면보다 철저히 주인공 꿀벌의 귀여운 캐릭터를 부모와 아이들에게 어필하고자 했다.”
[가족영화시장 생존전략] 1500만 잠재시장을 깨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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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에 10대 시장은 있는가? <도레미파솔라시도>가 4월3일 제작 1년 만에 개봉한다. 촬영이 중단되고 제작사가 바뀌는 등 진통을 겪은 뒤다. <도레미파솔라시도>는 <늑대의 유혹> <그놈은 멋있었다>에 이어 귀여니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로 10대 관객을 주요 타깃으로 한 작품이다. 이외에도 지금 충무로에선 10대를 타깃으로 한 작품들이 하나둘 다시 제작되고 있다. 프라임엔터테인먼트에선 장근석을 주인공으로, 갑자기 아기를 떠맡아 기르게 된 고등학생의 이야기인 <아기와 나>를 촬영하고 있고, 아이비젼엔터테인먼트는 귀여니의 또 다른 소설을 원작으로 한 <내 남자친구에게>를 준비하고 있다. 2003년 <동갑내기 과외하기>(전국관객 500만명)와 2004년 <늑대의 유혹>(218만명), <어린 신부>(314만명) 등으로 10대 영화의 붐이 일었던 충무로에 다시 10대 영화 바람이 불 수 있을
[10대 영화시장 생존전략] 10대의 열광을 두려워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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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을 찾는 20대 중·후반 여성관객을 잡아라! 한국영화시장에서 통하는 제1의 진리다. 2007년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관객성향조사에 따르면 성별과 나이를 막론해 가장 많이 영화를 보는 관객층은 ‘24~29살의 여성’(26.6편)이다. 2007년 영화산업결산은 우리나라에서 영화 한편이 얻을 수 있는 전체 수익 가운데 79.8%를 극장에 의존하고 있다고 전한다. 말하자면 20대 중·후반의 여성관객에게 어필하는 영화를 약 300개 이상의 스크린에서 개봉할 수 있을 때, 그나마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당연히 20대 중·후반의 여성을 집중공략하는 마케팅과 극장에서 끝장을 보려는 물량공세가 다반사다. 하지만 아예 이 메인시장의 바깥에서 살길을 찾는 영화들도 있다. 시장의 존재여부도 불분명한 10대 영화와 보기도 전에 ‘따분한 스토리’로 치부받는 가족영화, 소수의 머니아들에게만 환영받는 일본 애니메이션, 아예 극장을 벗어난 TV영화, 그리고 누가 보는지, 어디서 볼 수 있는
틈새시장, 뚫어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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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의 대표 코미디 감독 두명이 극장과 브라운관에서 영화로 배틀을 한다.
각각 한시간의 분량의 영화를 두편씩 선보이며 대결을 하는 새로운 방식의 영화실험작이다.
1라운드는 김정우 감독과 장한준 감독의 각각의 작품으로 <색다른 동거>와 <전투의 매너>
2라운드는 <음란한 사회>와 <성 발렌타인>으로 붙었다
이날 현장에는 강경준, 서유정, 정시아, 김혁, 이용준, 이지현,문어준등
주연배우들과 함께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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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겨뤄보자「장감독vs김감독」무비배틀 제작보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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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솔로지>
의술의 신들을 증인으로 삼아 누구도 해치지 않겠다고 말하는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는 더 이상 없다.
사람을 살리는 의사들이 완벽한 살인을 위해 게임을 펼친다는 내용으로
기존의 상식을 완전히 뒤엎는 충격적인 소재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화 <패솔로지>는 오는 4월 17일날 개봉할 예정이다.
[개봉작 NEW] <패솔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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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황색 형광등 불빛이 화사하게 쏟아지는 골목길, 두 사내가 마주선다.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다음날 한 기업의 최종 면접을 앞두고 있다. ‘취업’이란 두 글자 앞에서 선후배간의 의리와 관용은 없다. 선배는 임신 8개월인 아내까지 동원해 “한번만 양보해달라”며 애원하고, 후배는 “선배, 취했어?”라며 매정하게 돌아선다. 다급해진 선배는 후배를 납치해 수면제를 먹이고는 지하철에 버려둔다. 면접시간이 다 되어 의식을 되찾은 후배는 추리닝에 슬리퍼 차림인데도 ‘본능적으로’ 회사를 향해 달린다. 이것이 ‘무직’인 그들이 ‘취업’이란 무지개를 좇는 방식이다.
<무직의 무지개>는 코미디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마냥 가볍게 볼 수만은 없는 작품이다. 구직자들간의 경쟁의식과 면접에 대한 두려움, 스스로를 향한 자괴감 등 사회의 어두운 단면들이 엉뚱한 상황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다. 이처럼 영화 속 에피소드가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건 신승철 감독이 ‘잘 듣는 사람’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달의 단편] 취업 앞에 선후배 따윈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