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들 미 위드 케어> Handle Me with Care 콩데이 자투라나사미/태국/2008년/123분/컬러/국제경쟁부문
콴은 왼손이 하나 더 있는 남자다. 팔이 세 개인 그는 어린 시절 엄마에게 물었다. “특별하다는 게 뭐예요?” 그러자 엄마가 말했다. “그건 스페셜 정식 같은 거란다.” 엄마의 말에 대한 콴의 믿음은 확고했다. 팔이 세 개인 덕분에 배구시합에서는 그를 따라올자가 없었고, 예쁜 여자친구까지 얻었다. 하지만 역시 팔이 세 개인 탓에 정규경기에는 출전할 수 없었고, 여자친구마저 팔이 두 개인 남자를 찾아나섰다. 엄마는 병으로 세상을 뜨고, 특별한 기술이 없어 편지를 분류하던 일을 하며 살던 어느 날, 콴의 믿음이 무너지는 일이 벌어진다. 어린시절부터 자신을 위해 팔 부분이 세 개인 셔츠를 만들어 주던 동네 재단사 아저씨가 세상을 뜨게 된 것. 게다가 우체국은 성수기가 지나자 콴을 퇴출시키고, 그의 두번째 사랑마저 콴을 저버린다. 이제 콴에게 있는 세번째 팔은 짐이다. <핸들 미 위드 케어>는 결국 “특별하다는 것은 괴물을 뜻하는 것”이라고 깨달은 콴이 수술을 받으러 방콕으로 향하는 여정을 담는다. 그의 여행은 새로운 사랑을 찾는 로맨틱 소동극이지만, 진정한 자아를 찾는 성장담이기도 하다. 서정적인 태국의 시골풍경을 빼곡히 담아내는 영화는 종종 콴의 세번째 팔이 가진 특별한 능력을 보여줄 때, 기이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여분의 손이 남은 두 손을 도와 사랑하는 여자를 껴안을 때, 자동차에 치일 뻔한 개와 고양이, 그리고 꼬마를 한번에 들어올릴 때, 그의 세번째 팔은 신의 저주가 아닌 축복이다. 특히 우여곡절 끝에 방콕을 찾은 콴이 수술을 받은 후에야, 자신이 팔을 제거한 것이 아니라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깨닫는 장면은 울컥한 감정을 쏟아낸다. 태국의 인기 시나리오 작가이자 인기배우인 콩데이 자투라나사미가 연출한 <핸들 미 위드 케어>는 남들이 자신을 대하는 태도에 상처받기 이전에, 자신을 먼저 사랑해야한다는 잠언을 설파하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