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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에 볼 영화는 다 봤던 그사람
김성훈 사진 오계옥 2008-09-04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1001편> 책임 편집자 스티븐 슈나이더

서점에서 한번쯤 봤을 것이다.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1001편>. <싸이코>에서 자넷 리의 샤워실 장면을 표지로 두른, 국어사전처럼 두꺼운 책 말이다. 과거 이 책의 방대함에 놀랐고, 저자에게 되묻고 싶었다. ‘당신은 이 1001편을 다 보고 독자에게 소개하는 거냐고.’ 드디어 추궁할 기회가 왔다. 이 책의 책임편집자 스티븐 제이 슈나이더가 서울을 방문한 것이다. 과거 LA에서 열렸던 학술대회에서 차승재 기획위원장을 만나 맺은 인연이 계기가 되어 ‘리메이크 게임: 할리우드와 아시아, 그 문화교류의 역학관계’라는 이름의 발제자로 영화제에 참석하게 됐다고. 어떤 내용의 포럼이기에 ‘여행 귀차니즘의 신봉자’인 그가 비행기에 올랐을까. “한국영화를 비롯한 아시아 영화들의 할리우드 리메이크와 관련해 최근의 현상에 대한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에 대해 이야기할 생각”이라는 그는 9월 5일 오후2시에 개최되는 포럼에 와야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거라며 인터뷰 내내 약올린다. 순순히 포기할 순 없는 노릇. 끈질기게 캐물었더니 그는 “최근 10년 동안 아시아 영화들이 할리우드에 리메이크 되면서 할리우드가 아시아의 정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링> <주온> 등 호러영화 리메이크의 사례가 보여주듯이 특수한 지역의 정서에 관한 영화를 그대로 따라하는 것은 원작보다 못한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다”고 일갈한다. 영화제에 참석하면서 그는 최근 국내 번역, 출간된 <501 영화배우> 관련 출판사 미팅도 가질 예정이다. 짧은 인터뷰가 끝날 무렵, 삼켜뒀던 바로 그 질문을 내놓았다. “물론이다. 그런데 이제 기억이 가물가물한 영화도 있다. 그래서 그때마다 DVD로 기억 복구작업을 하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