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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계절이다. 아니, 올해는 애니메이션의 계절이다. <슈렉> 시리즈를 통해 단숨에 애니메이션 흥행명가로 떠오른 드림웍스의 야심작 <쿵푸팬더>를 시작으로 극장과 각종 영화제에서 올 여름, 원없이 애니메이션을 즐길 수가 있다. 픽사의 신작 등 주목할 만한 개봉예정작 애니메이션들과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5월21~25일), 백두대간의 예술영화전문극장 개관기념 영화제(6월 중), 서울환경영화제(5월22~28일) 그리고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7월18~27일)의 애니메이션 초청작들 가운데 기대할 만한 프로그램 11개를 뽑아 소개한다.
[2008 애니 열전] 올여름 만날 수 있는 11편의 애니메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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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5월 20일(화) 오후 2시
장소 용산CGV
개봉 5월 22일
이 영화
냉전이 최고조에 다다른 1957년 미국 네바다 주. 이리나 스팔코(케이트 블란쳇)가 이끄는 소련 특수부대가 한 공군기지를 점령하고 인디아나 존스(해리슨 포드)와 그의 동료 맥(레이 윈스톤)을 데려간다. 그들을 돕는 척 하던 그는 배신한 맥까지 따돌리고 힘겹게 탈출에 성공한다. 이후 일상으로 돌아간 존스는 대학에서 고고학 강의를 하며 평범하게 지내고 싶어 하지만, 소련을 도왔다는 누명과 더불어 고고학 연구에 관련해 자신의 교수직을 해고하려는 정부의 또 다른 압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렇게 대학을 떠나려던 찰나, 그의 앞에 반항기 가득한 청년 머트 윌리암스(샤이어 라보프)가 나타난다. 그는 크리스탈 해골에 얽힌 여러 가지 비밀들을 늘어놓은 뒤 자신의 어머니가 잡혀있다면서 수천 년 간 풀리지 않은 마야 문명의 비밀을 풀기 위해 크리스탈 해골을 찾아 나서자고 제안한다. 인디아나 존스와 머트 일행은 크리
참 오래 기다렸다! <인디아나 존스4: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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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5월20일 오후5시
장소 스폰지하우스 중앙
개봉 5월29일
이 영화
나이도 외모도 인종도 심지어 성별도 제각각인 여섯명의 예술가가 있다. "밥 딜런의 다양한 삶과 음악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첫머리에 명시한 영화 <아임 낫 데어>가 밥 딜런의 여섯 초상을 완성하기 위한 조각들이다. 세상을 떠도는 11살 흑인소년 우디(마커스 칼 프랭클린)는 그의 천재성을, 포크음악계의 스타 잭(크리스찬 베일)과 가스펠을 부르는 목사 존(또 크리스찬 베일)은 그의 변화무쌍한 음악성을, 잭을 연기하는 영화배우 로비(히스 레저)가 젊은 프랑스 화가 클레어(샬롯 갱스부르)의 사랑과 이별은 그가 연인들과 맺었던 관계를, 포크에서 록으로 전향한 뒤 팬과 평론가들로부터 변절자 취급을 받는 쥬드(케이트 블란쳇)는 그의 극적인 전환기를, 무법자 빌리 더 키드(리처드 기어)는 그의 은둔자적 성향을 드러낸다. 자신을 아르뛰르 랭보라고 소개하는 스무살 청년(벤 위쇼)은 그가 사랑했던 시인의 이름을 가지고
밥 딜런, 여섯 개의 초상 <아임 낫 데어> 기자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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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분>
어느날, 최고의 범죄 프로파일러(심리학자) 잭 그램에게
88분후면 죽는다는 익명의 전화가 한 통 걸려온다.
무심코 지나쳐버린 전화가 결코 장난전화가 아니란 것을 알고
보이지 않는 범죄자와 최고의 범죄 프로파일러와의
숨막히는 대결이 시작된다.
영화<88분>은 오는 5월29일날 개봉할 예정이다.
[개봉작 NEW] <8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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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유발 지수 ★
이종장르 교배 지수 ★★★★
박정아 팬 예상 만족 지수 ★★
저물어가는 조폭코미디의 그림자가 뼈대있는 종가(宗家)에까지 드리웠다. <날나리 종부전>은 이질적 배경을 가진 커플의 결합을 X축에 놓고 조직폭력단의 대결을 Y축에 배치한, <조폭 마누라>와 <가문의 영광>의 후예다. X축에는 출중한 미모로 남자들을 품 안으로 끌어당기는 천연수(박정아)와 휴대폰을 잘못 가져간 뒤 연수의 공략 타깃이 되는 이씨 총탄공파의 종손 이정도(박진우)가 있다. 여기에 아무 생각없이 살아온 연수의 무뇌적 세계와 21세기 속에서도 15세기의 라이프스타일을 꾸려가는 정도의 집안이 자리한다. Y축에는 합법과 비합법의 경계 어디쯤에선가 부동산업을 펼치고 있는 연수의 아버지 천 회장(이원종)과 그의 영역을 호시탐탐 노리는 나 사장(이일재)이 있다. 이들은 조직폭력단 비슷한 장정들을 수십명씩 데리고 있다. 이야기는 대부분 X축에서 진행되는데, 뜻하지 않은 임신
‘조폭 마누라’와 ‘가문의 영광’의 후예 <날나리 종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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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녀석 자위 선호도 지수 ★★★★★
(영화보기 전에) 엄청 음탕할 것처럼 보이는 지수 ★★★★
(영화보고 나서) 실제 음탕함 지수 ★
아이바 히데오(니노야마 아쓰시), 고2. 학교에 다니고는 있지만 반 교우들 중 누구도 이 녀석의 이름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그는 그만큼이나 존재감이 없는 인물이다. 학교에서 주로 하는 일이란 책상에 한 쪽 팔을 축 늘이고 머리를 기댄 다음 선생이 떠들거나 말거나 마냥 공상에 젖는 것이다. 그가 활동하고 있는 동아리 낭만 클럽이란 곳도 실은 바보들이 모인 집단처럼 보일 지경이다. 집으로 돌아가서야 아이바가 집중하는 일이 한 가지 있는데 바로 자위다. 그가 2층에서 자위를 시작하면 아래층의 어머니와 동생은 “음… 형이 방에 있나봐요”라고 말할 정도다. 그의 자위는 공공연하다. 또한 그의 자위는 청소년기 통과의례의 수준을 지나 단 하나의 취미 생활 혹은 인생의 목적에 가까워져 있는데 그에게는 그만큼이나 절실하다. 그때쯤 아름다운 여학생(이라기보다는
육체파 여학생이 주인공인 코믹 청춘물 <슨도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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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아르 지수 ★★☆
음악과 장면의 싱크로 지수 ★★★★
‘프란츠’의 은근한 귀여움 지수 ★★★☆
“3살 때 은행을 턴” 전설을 간직한 미모의 여도둑 레이라(지오바나 메로지오노)는 평소처럼 남자를 유혹해 지갑과 여권을 훔친다. 우연히 훔친 지갑에서 발견한 보관함 열쇠는 그녀를 400만유로가 든 돈가방이 있는 곳으로 안내하는데, 사실 그 돈은 대기업 총수, 전직 정부요원 마테라, 마피아 가피아로가 오매불망 찾고 있는 마이크로칩에 걸린 포상금이다. 심각한 범죄에 끼어든 것을 직감한 레이라는 도주하고 때마침 지나는 야간 버스의 운전기사 프란츠(발레리오 마스탄드레아)가 맨발로 뛰어오는 그녀를 태운다. 위기를 모면한 레이라는 프란츠의 집에서 하룻밤 신세를 지는데 둘의 인연은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누아르, 로맨스, 액션에 코미디까지 섞고 균형잡기에도 성공한 <나이트 버스>의 무게중심은 캐릭터에 있다. 소심한 주변인 프란츠와 대담하면서도 고독한 레이라가 티격태격 쌓아가는 코믹
누아르, 로맨스, 액션에 코미디까지 <나이트 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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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외모발산지수 ★
실제액션비트지수 ★★
벤치마킹&봉합지수 ★★★☆
재기는 인정받았으나 감독이 아직 지명도가 약하다. 배우, 아직 내세울 만한 급은 아니다. 소재 또한 귀 쫑긋해질 ‘하이 컨셉’이라고 하기엔 모자란다. 당신이 제작자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썩 좋은 조건이 아닌데도 어떻게든 관객의 호주머니를 털어야 한다면? 모든 관객을 단박에 만족시킬 수 없다면 방법은 한 가지다. 여러 취향을 가진 관객의 관심을 조금씩 모으는 식이다. 삼각관계 틴에이저물은 시시하다. 신종 스포츠로 자리잡은 MMA(Mixed Martial Arts, 종합격투기)로 자극을 더한다. 머리없는 발차기영화라고 오인되면 불안하니 여기에 가족, 성장영화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설정과 인물을 덧붙인다. 종합격투기에서 경기 시작을 의미하는 영화제목 ‘겟썸’은 뭔가를(some) 더 얻기(get) 위해 다종장르 혼용을 택한 영화의 욕구처럼 들리기도 한다.
올랜도의 고등학교로 전학 간 제이크(숀 패리스)는 이전
다종장르의 적절한 혼용 <겟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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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풀한 패션 지수 ★
수평 트래킹과 패닝 감동지수 ★★★★
‘아티스트 3부작’ 마지막 작품 기대지수 ★★★★
자본주의에서 상품이 아닌 모든 것은 ‘무용’(無用)하다(고 믿어진다). 이때 자본 밖에서 존재할 수 있다는 이상을 꿈꾸는 대신 자본 안에서 자본을 거스르려는 움직임을 포기하지 않는 것, 무용한 것의 정치성을 끝끝내 붙잡는 것이 예술이다. 그렇다면 자본주의를 사는 예술가와 그 세상을 사는 노동자의 삶은 얼마나 혹은 어떻게 겹쳐지는가. 지아장커의 ‘아티스트 3부작’은 그걸 사유하는 작업이다. 화가 리샤우동을 주인공으로 싼샤의 노동자들을 찍었던 <동>이 그 첫 번째 작업이었다면, <무용>은 <동>에서 그 사유를 좀더 진척시킨 다큐멘터리다. 여기서 지아장커의 관심은 중국의 의류산업이다. 좀더 정확히 말해 점점 더 물질적으로 변모해가는 중국의 현실에서 옷을 둘러싼 삶의 이야기를 보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세개의 지역에서 옷과 관련된 세개의 초상
‘아티스트 3부작’ 중 두번째 작품 <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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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개봉 2주 만에 한국에서 전국 300만 관객을 넘었고 미국에선 1억7천만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 평단의 반응도 좋은 편이다. 스타라 말하기 어색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를 캐스팅한 것이 대성공으로 판명받았고 만화적 감성과 코미디 감각이 조화를 이룬다는 평이 많다. 대단한 감흥을 얻은 건 아니지만 나 역시 즐겁게 봤다. 특히 흥미로운 대목은 주인공 토니 스타크가 아이언맨 아머 슈트를 개발하고 시험하는 장면들이었다. 아이언맨으로 싸우는 액션시퀀스가 많지 않은 대신 <아이언맨>은 발명과 실험의 과정을 코미디 리듬에 실어 비중있게 그린다. 그 과정이 엉터리임을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나 영화적으로는 신선하고 재미있다. 관객에게 지금 보고 있는 것이 그럴듯하다는 실감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디지털 특수효과로 도배되는 슈퍼히어로물에서 이런 세심한 묘사는 관객의 몰입을 유도하는 리얼리티를 만들어낸다. <스파이더 맨>
[편집장이 독자에게] <아이언맨>과 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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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영화 <청춘의 십자로>
‘가장 귀여운 노력의 결정.’ 1934년 박승걸이 <조선중앙일보>에 <청춘의 십자로>를 보고 평한 것이다. “조선 영화는 얼마나 잘된 것을 보러가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못된 것을 보러간다”는 말이 널리 퍼져 있을 때 나온 안종화 감독의 <청춘의 십자로>는 당시 평단의 주목을 끌었다. 금강 키네마사 제1회 작품이다.
“안종화씨 감독, 이명우씨 촬영으로 제작된 금강 키네마의 <청춘의 십자로>가 21일부터 조극(朝劇)에서 상영하게 되었는데 스토리는 굴곡이 적으나 출연자들의 연기와 촬영수업이 제 길을 들어선 셈이다. 물론 부분적으로 따져보면 쳐들 말이 많지만, 이 영화에서 영화배우다운 몇 사람을 찾아낼 수 있음이 기쁜 일이다. 김연실양은 이제야 영화라는 것을 안 것 같고 초출연의 박연씨의 역은 그를 출세시킬 기틀을 만들었고 후편에 있어서 이원용씨는 열연이었고 안종화씨의 감독 수법
[전영객잔] <청춘의 십자로>와 근대의 원초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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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에 걸려 있다 하더라도 광우병에 걸린 소로 등심스테이크를 만들어 먹어도 절대 안전합니다. 한국인들이 잘 해먹는 우족탕, 꼬리곰탕 이런 것들도 역시 모두 안전하다는 이야기입니다.”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의 말이다. 한국에서 광우병은 어느새 감기보다 못한 병이 되었다. 이게 다 정부와 보수언론이 무지몽매한 국민을 대상으로 열심히 펼친 계몽활동 덕분이다. 광우병 괴담을 물리친 한국은 광우병 공포에서 해방되어 이제 세계에서 가장 개명한 나라가 되었다. 이제는 나아가 한국이 세계를 계몽할 때다.
일차 대상국은 독일. “독일 식품위험평가원은 지난 2004년 미국 축산업시장에 대한 보고서에서 미국의 축산업이 유럽의 안전기준에 현저히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미국의 광우병 대책에 대해 광우병 감염 차단 노력과 감염 이후의 통제가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또한 소를 사육하고 도살하는 과정에서 유럽의 관리 기준에 못 미치고 있다고 지적하고 축산물 관리체계를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광우병 계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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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쇠고기 수입협상에 항의하는 촛불집회에 참석한 청소년들을 조종하는 ‘배후세력’이 있단다. 맞다. 입시에 쫓겨 집에선 웬만해서 얼굴 보기도 힘든 청소년들이 버스 타고 지하철 타고 한자리에 모여 한목소리를 내는데 배후세력이 없을 리 있나. 십수년 전 고교 시절 이웃 학교 친구들과 거리에서 시위를 벌였을 때도 우리에겐 분명 배후세력이 있었다.
혹시 전교조 선생님들이었느냐고? 천만의 말씀이다. 당시는 교단을 떠나는 전교조 선생님들을 향해 “제발 가지 마세요∼”라며 눈물바람을 하던 시절이었지만 시위 지도부는 전교조 사무실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 “순수한 우리의 뜻이 훼손될 우려가 있어서”다. 그 순수한 뜻이 무엇인고 하니, 0교시와 보충수업, 야간자율학습, 주초고사까지는 어찌어찌 견뎠지만 고교 경쟁입시를 도입하는 것만은 정말 못 참겠다는 것이었다. 돌이켜보면 학교가 입시 지옥이 되는 현실을 바꾸려고 모든 것을 걸었던 전교조 선생님들이야말로 우리의 순수한 뜻을 가장 잘 이해할 터였는데,
[오픈칼럼] 현실이 된 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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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가 배우로도 성공하기는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엘비스가 수많은 영화에 나왔지만, 대부분이 그의 팬들을 위한 수준 낮은 ‘전략 상품들’(exploitation film)이었던 점에서도 알 수 있다. 프랭크 시내트라(1915~98)도 배우 이전에 유명 가수였다. 그의 나이 30대인 1940년대에 그는 그야말로 스타였다. 영화에도 자주 출연했는데 아쉽게도 기억에 남는 작품은 드물다. 무엇보다 가수로서의 바쁜 일정 때문이었다. 나이도 들고, 가수의 생명에 위기가 왔을 때 시내트라는 배우로 거듭난다. 그 첫 신호탄이 조연으로 나온 <지상에서 영원으로>(1953)이고, 주연으로 출연한 <황금팔을 가진 사나이>(1955)로 그는 드디어 자신의 명성에 걸맞은 배우가 된다.
오토 프레밍거, 검열제도 헤이스 코드 폐지 이끌어
오토 프레밍거는 ‘검열의 역사’를 말할 때 제일 먼저 거론되는 감독이다. 오스트리아 출신 유대인으로, 나치를 피해 미국으로 망명했다. 정치적으로
[걸작 오디세이] 검열과의 싸움이 시작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