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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칸영화제 직전 <버라이어티>에 유럽의 가장 중요한 세 영화제 위원장들의 프로그래밍 솜씨를 비교하는 글을 썼다. 그 글은 우리가 어떻게 세 사람- 베를린의 디에터 코슬릭, 칸의 티에리 프리모와 베니스의 마르코 뮐러- 의 취향이 아젠다를 설정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가에 관한 것이었다. 세 사람의 군림은 2000년대 초엽부터 시작되었고 앞으로 코슬릭과 뮐러의 계약이 끝나는 최소 2011년까지 계속될 것이다.
이 시기를 코슬릭-프리모-뮐러 시대라고 부른다면, 80년대와 90년대 ‘질 자콥(칸)-모리츠 드 하델른(베를린)’ 시대만큼 중요한 시기일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프로그래밍 솜씨와 국제적인 안목만 놓고 보자면 세명 중 뮐러야말로 가장 자신의 자리에 적절하며 뛰어난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프리모와 코슬릭은 칸과 베를린 이전에는 영화제를 프로그래밍해 본 적이 없다. 반면 뮐러는 20년의 경력을 갖고 있다). 다른 사람들도 내 의견에 모두 동감이었다. 그리고 몇주 전 드디
[외신기자클럽] 마르코 뮐러의 실패로 얼룩진 베니스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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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홍진 감독이 오랜 추격 끝에 신부를 잡았다. 현재 차기작 <살인자>(가제)의 시나리오를 작업 중인 나홍진 감독이 오는 10월4일, 강남의 한 웨딩홀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신부는 나홍진 감독의 학교 후배로 한양대학교 공예학과를 졸업한 뒤 주얼리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여성이다. 나홍진 감독은 지난 5월 칸영화제에서 “<추격자> 덕분에 결혼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감독 데뷔에, 영화흥행, 칸영화제 출품에 이어 결혼까지 연이은 경사다.
나홍진 감독, 10월 결혼식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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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장진영이 위암 판정을 받아 당분간 활동을 중단한다. 장진영의 소속사인 예당엔터테인먼트는 “지난 9월17일 서울의 한 종합병원을 찾아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위암 판정을 받았다”며 “다행히 극단적인 상황이 아니라 치료만 하면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지난 9월25일 병원에 입원한 장진영은 현재 항암치료 중인 상태다. 장진영은 지난해 드라마 <로비스트>을 끝낸 뒤 차기작을 고르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디 쾌차하시길.
장진영, 위암으로 활동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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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타키타니>의 감독 이치가와 준이 9월19일 목숨을 거뒀다. 향년 59살. 그는 자택에서 의식불명으로 발견됐으며 바로 도쿄 근처의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숨졌다. 정확한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CF 감독 출신으로 1987년 청춘물 <부수>로 스크린 데뷔한 이치카와는 오즈 야스지로에 대한 오마주 작품인 <도쿄 형제>(1995)를 비롯해 <토니 타키타니> <도쿄 자장가> 등 도시 라이프에 대한 쓸쓸하고 섬세한 묘사에 탁월했다. 최근 편집 중이던 신작 <Buy a Suit>는 10월22일 도쿄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될 예정이었으며, 그외에도 <렌더링시> <비욘의 처> 등의 작품을 준비하고 있었던 걸로 알려졌다.
<토니 타키타니>의 이치가와 준 감독,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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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강하다. 지난 8월14일 개봉한 이스라엘영화 <누들>이 최근 4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영화계는 다시 한번 ‘작지만 강한’ 영화의 저력을 확인하고 있다. <누들>과 함께 회자되는 영화는 정병길 감독의 다큐멘터리 <우린 액션배우다>와 오다기리 조가 주연을 맡은 미키 사토시 감독의 <텐텐>이다. 각각 8월28일과 9월11일 개봉한 이 두편의 영화는 1만 관객을 넘겼다. 단관 개봉이나 소규모 상영을 노리는 저예산·예술영화로서는 “1만 관객이 곧 100만 관객”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1만 고지를 넘기기가 힘든 실정이다. 지난 한달 동안 올림픽과 추석 연휴라는 ‘위기의 계절’을 겪은 위 세편의 영화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방법은 무엇일까. 해당 영화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콘텐츠의 힘”을 외친다. <누들>의 홍보를 맡은 프리비전의 이광희 매니저는 “포털 사이트 네이버·다음에서 관객 평점이 상위권이다. CGV에서는 개봉한 지 한달이
작은 영화들의 저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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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이메일 한통을 받았다. ‘영화 <핸섬슈츠> 서울 바이어 시사 안내’라는 메일 제목을 보면서 잘못 배달된 게 아닌지 의심했던 것은 ‘바이어 시사’라는 생소한 낱말 때문이었다. 기자 시사회, 일반 시사회, VIP 시사회는 들어봤어도 바이어 시사회는 처음 들었기 때문이다. 상상력을 덧붙여 생각하더라도 만약 바이어 시사회라는 행사가 있다면, 그건 서울의 한 극장이 아니라 영화제나 영화마켓에서 열려야 할 것 같았다. 바이어, 그러니까 영화를 구매할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이 시사회의 정체가 궁금해진 것은 그 다음 일이었다.
메일의 내용은 9월26일 CGV압구정에서 영화수입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핸섬슈츠>라는 일본영화의 시사회를 연다는 것이었다. 이 메일을 보낸 도키엔터테인먼트의 도재훈 대표는 “한국의 영화 바이어들을 상대로 한 일본영화 시사회는 그동안 꾸준히 열려왔다”면서 “영화수입사 대표나 구매 담당자에게만 연락을 하다보니 언론이나 일반인은 잘 모르는 행사”
[문석의 취재파일]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현지 반응부터 살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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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영화계가 새로운 물결을 맞이하고 있다. 이탈리아영화는 올해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과 심사위원대상을 각각 차지했으며 9월 초에 개최한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에도 4편이나 출품되어 최우수 남자배우상을 수상했다. 이를 새로운 르네상스의 도래라고 보는 시각도 있고, 그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이탈리아영화가 상승세에 있다는 것만은 모두가 인정하는 분위기다. 게다가 과거 20% 수준에 그쳤던 국산영화 자국시장 점유율도 이미 30%를 넘어섰다.
해외 영화제 수상작이 자국에서 인기와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이탈리아영화 3편이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나란히 올라 있는 것은 근래에 보기 드문 일이기도 하다. 베니스영화제가 열린 지난 9월 초 부터 3주에 거쳐 이탈리아 박스오피스에는 윌 스미스의 <핸콕>과 <쿵푸팬더>의 뒤를 이어 세편의 이탈리아 필름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페르잔 오즈페텍의 <완벽한 하루>(Un Giorno Perfetto), 푸피 아바티의
[로마] 이탈리아 新르네상스의 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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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영화산업의 부활을 위해 정부가 나섰다. 9월19일 <타이베이 타임스>는, 대만 정부가 자국영화 발전을 위한 새로운 지원정책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대만 국가정보원 장관 사아평은 “영화산업에 긍정적인 자극이 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발표했고, 언급된 “긍정적인 자극”은 영화 제작지원금 형태로 나타날 예정이다. 정부지원금 신청 자격은 대만에서 제작된 영화이거나 대만 감독이 만든 영화여야 하며, 대만에서의 극장수입이 5천만대만달러(154만달러)를 넘어야 한다. 정부지원금은 해당 영화의 흥행성적에 따라 다르게 지급되며 총극장수입의 20%를 지원할 예정이다.
이 같은 정책이 태어난 배경은 대만영화 <제7봉>의 흥행에 있다. <저녁에 마주친 얼굴> <세 가지 대화> 등의 단편을 만든 대만 감독 웨이더솅이 메가폰을 잡은 <제7봉>은, 지난 8월22일 개봉해 현재까지 1억 대만달러가 넘는 수익을 기록했다. 만약 웨이더솅이 새
돈 되는 영화에 투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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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이후 오랜만에 컴백한 이나영과 국내외에서 가장 사랑 받는 일본 배우 오다기리 죠의 만남으로 큰 관심을 불러 일으킨 영화 <비몽>이 지난 23일 서울의 한 극장에서 드디어 그 모습을 공개했다.
연출을 맡은 김기덕 감독 특유의 신비로우면서도 독특한 로맨스 속에서 아름다운 두 배우의 열연이 돋보였던 영화 <비몽>의 상영 끝난 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는 특히, 한일 정상급 배우들의 만남에 대한 많은 질문들이 쏟아졌다. 오다기리 죠와의 연기 소감을 묻는 질문에 이나영은 "외국배우인데도 불구하고 전혀 경계의 벽이 없었고, 대기 시간에는 여유로운 모습도 보이지만 촬영에 임할 때는 오히려 제가 긴장해야 될 정도였다. 많은 자극이 되었고 배울 점이 많은 배우였다"라고 답했다. 한국어와 일본어 다른 언어로 대화를 해야 했는데 어려운 점은 없었냐는 질문에는 "서로의 마음과 눈빛이 통했기 때문에 언어소통이나 대화에 대해서는 전혀 어려운 점이
이나영, 오다기리 조가 전하는 슬픈 사랑의 꿈 <비몽> 언론시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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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세계문학상 수상작으로 40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주가를 높이고 있는 박현욱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의 제작보고회가 지난 23일 오전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렸다.
영화의 주인공인 손예진, 김주혁의 결혼식이라는 독특한 컨셉으로 진행된 이날 행사는 시작 전부터 많은 화제를 뿌리며 300여명의 언론매체가 참석한 가운데 개그우먼 김미화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웨딩드레스와 턱시도 차림으로 실제 신혼 부부의 모습을 방불케 한 손예진, 김주혁은 취재진의 뜨거운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아름다운 모습을 드러냈다.
손예진과 김주혁은 한목소리로 "정말 결혼하는 것 같아 기분이 묘하다. 상대방이 마음에 든다"며 환한 미소로 기자간담회를 시작했다. 발칙한 자유 연애주의자 '주인아' 역을 맡은 손예진은 "촬영하면서 그녀의 매력에 공감하게 되었다. 모든 여자들이 꿈꾸는 일상의 도피라는 점에서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했다"며 캐릭터의 매력을 전했다. 바보스
<아내가 결혼했다> 손예진-김주혁 “우리 결혼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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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9월24일(수) 오후 2시
장소 용산 CGV
이 영화
현정(문소리)은 가족여행 가자는 부모의 제안을 뿌리치고 남자친구 민석(이선균)과 함께 제주도로 떠난다. 7년을 사귀었지만 민석에 대한 애정이 전혀 변함없는 그녀다. 행복함에 취해 현정은 여행을 만끽하지만, 민석은 그녀에게 “내가 점점 없어지는 것 같다”면서 헤어지자고 말한다. 서울에 돌아온 뒤 민석에게 매달려 보지만 현정은 두 사람 사이의 모든 관계가 끝났음을 재차 확인한다. 그 무렵 현정에게 또 다른 남자가 나타난다. 현정과 같은 빌딩에서 일하는 상훈(김태우)이다. 상훈은 매일 명함과 꽃다발을 건네주고, 민석에 대한 미련 때문에 한동안 그의 호의를 밀어내던 현정은 결국 상훈의 마음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두 사람의 결혼. 최종 목적지에 다다른 것 같던 두 사람의 사랑은 그러나 상훈의 지방 전근을 전후로 식어내린다.
말X3
“살아가는 것이 왜 이리 힘든가, 사랑한다는 것은 또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따라가는 영화다”
문소리, 김태우의 <사과>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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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수목드라마 <바람의 나라>(수·목 밤 9시55분)가 방영 초반부터 논란에 휩싸였다. “제2의 <주몽>이다”와 “원작인 김진의 동명 만화를 훼손했다”는 문제제기를 두고 드라마 게시판에서는 시청자의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200억원짜리 36부작 드라마 <바람의 나라>는 고구려 700년 역사의 기틀을 세운 ‘대무신왕’ 무휼의 이야기다. ‘형제와 부모, 자식을 죽일 운명’이라는 예언 속에 태어나 왕의 자손인 줄 모른 채 자란 무휼이 역사상 유일한 ‘신왕’의 칭호를 받기까지의 과정을 그린다.
<주몽>과 관련한 논란은 10일 첫 방송 전부터 제기됐다. MBC <주몽>을 만든 제작사와 최완규 작가, 주몽을 연기했던 송일국이 주몽의 손자인 무휼 역을 맡아 다시 뭉친다고 알려지면서 “시대적 배경과 등장인물이 겹쳐 <주몽>의 이미지가 계속 떠오른다”는 시청자의 의견이 쏟아졌다. 방송 뒤에는 주인공이 시련을 통해 왕의 면모
제2의 주몽? 원작만화의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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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속의 드라마’라는 파격적인 형식의 영국 드라마가 나란히 방영 중이다. 올해 초 영국 상업방송 <ITV>에서 방영하며 인기를 얻은 <에코 비치>와 <드라마 만듭시다>는 감독, 배우, 작가들이 하나로 연결된 드라마다. <에코 비치>가 가상의 해변도시 폴내런을 배경으로 한 가족극이라면, <드라마 만듭시다>는 <에코 비치>를 만드는 드라마 제작진들의 모습을 코믹하게 담았다. <드라마 만듭시다>에서 PD에게 배역 청탁을 한 여배우가 <에코 비치>에서 비중있는 역할을 맡아 나오는 식이다. 드라마 제작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준 SBS <온에어>와 극중 드라마 ‘티켓 투 더 문’을 연상하면 이해가 쉽다. <드라마 만듭시다>는 독특한 형식으로 시청자의 눈길을 끌면서 현재 시즌2 방영을 앞두고 있다. 이번에는 <에코 비치> 대신 ‘좀비’를 소재로 한 드라마를 보여줄 예정이다.
[이주의 추천프로] 영국산 ‘드라마 속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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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체하면 어머니는 상비해놓았던 활명수를 내주셨고, 고생하는 친구나 직장 동료를 방문할 때면 약국에 들러 박카스를 샀다. 각각 111년(활명수), 47년(박카스)의 역사를 지닌 대한민국 대표 의약품인 활명수와 박카스. 다른 어떤 제품도 따라올 수 없는 자랑할 만한 긴 역사지만 ‘올디스 벗 구디스’(Oldies But Goodies)가 되는 것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두 제품 모두 여전히 친근하고, 피곤할 때나 소화불량일 때 바로 떠올리는 구매고려 제품이지만 10대와 20대에게는 낡은 이미지를 가진, 아예 한번도 먹어본 적 없는 제품일 수도 있다. 동일한 용도에 어리고 젊은 타깃에 어울리는 경쟁제품이 존재하기도 한다.
‘브랜드의 진부화’를 해결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두 브랜드는 동일한 고민을 하고 있다. 진부화는 당연히 매출 정체나 감소로 쉽게 연결될 수 있다. 그래서 박카스의 경우 일찌감치 젊은 층이 선호하는 모델을 기용했고, ‘대학생 국토대장정’ 같은 프로모션을 진행하
[CF 스토리] 젊은 층 잡기 위한 서로 다른 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