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MBC TV 월화극 '내조의 여왕'이 승승장구다. 10% 대에 턱걸이하며 출발한 시청률이 지금은 20% 대 중반까지 치고 올라왔다.
상승세의 중심에는 감칠맛 나는 코믹 연기를 펼치는 김남주가 자리 잡고 있다. 아울러 김남주의 남편으로 조직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엘리트 오달수 역을 연기하는 오지호(33)도 드라마의 재미에 한몫 단단히 하고 있다.
오지호는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경영센터에서 기자들을 만나 "남녀 시청층 모두가 좋아할 수 있는 드라마"라며 "내 주변 남자들은 극 중 직장 생활 장면이 무척 재미있다고 평가한다"고 드라마의 인기 비결에 대해 설명했다.
드라마에서 그는 서울대 의대 출신의 수재이지만 조직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인물로 나온다. 눈치 없이 어리바리한 바람에 아내 천지애의 적극적인 도움을 통해 사회에서 자리를 잡아나간다.
"일과 관련된 면을 빼고 실생활 만을 고려하면 온달수는 지금까지 제가 연기했던 캐릭터 중 저와 가장 닮았어요. 실제로 저는 극 중 온달수처럼 한 번 보면 잘 안 잊어버립니다. 한 번 간 길도 절대로 안 잊어버리지요. 어렸을 때 암산을 배워서 기억력이 좋은가봐요."
실제로 아내가 자신의 모든 것을 내조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모든 것을 다 챙겨주는 것은 내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아내가 내 일에는 간섭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불편할 것 같다"고 대답했다.
온달수는 극 중에서 한준혁(최철호)과 팽팽한 신경전을 펼치기도 한다. 한준혁은 온달수의 직장 상사이자 천지애를 사랑했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오지호는 최근 근육질 몸매를 드러내는 장면을 놓고 최철호와 은근한 신경전을 펼친 에피소드를 전했다.
"사우나 촬영신이 예정됐는데 철호 형이 촬영 한 시간 전에 미리 알려달라고 했지요. 촬영 시간을 알려준 후 나중에 현장으로 가보니 철호 형이 혼자서 두 시간가량 운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촬영하느라 오히려 살이 빠졌는데 형은 너무한 것 아니냐'고 제가 항의하기도 했지요."
그는 최근 몇 년 동안 드라마에서 코믹한 연기를 주로 선보였다. '신입사원', '환상의 커플', '싱글파파' 등에서 재미있는 연기로 사랑받았다.
"망가지며 웃기려는 게 아니기 때문에 코믹한 연기를 한다고 해서 부담을 느끼지는 않습니다. 차승원 선배 같은 연기를 하고 싶어요. '로맨틱 코미디라면 오지호'라는 닉네임을 얻고 싶습니다. 일단 로맨틱 코미디의 거장이 되고 난 후 내면을 채워 보여주겠습니다."
드라마 시청률에 대해서는 "나는 그동안 잘 된 드라마는 대박이었고 아니면 쪽박이었다"며 "시청률이 낮았던 '싱글파파'와 '가을 소나기' 때는 내게 드라마를 끌고 가는 힘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온달수의 극 중 변화에 대해 주목해 달라고 당부했다.
"사회성 없고 눈치도 없던 인물인데 스스로 일을 해 나가기 시작하지요. 그러면서 아내의 간섭을 부담스러워합니다. 스스로 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그게 남자의 성장 아닐까요. 온달수라는 인간이 어떻게 성장해나가는지 주목해주세요."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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