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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2일부터 또다시 축제의 막이 오른다. 국내 최대, 아시아 최대 규모라는 얘기를 넘어 또 작품 편수와 참가국 수는 늘었다. 여전히 신선한 상상력을 선보이고 있는 아시아영화들과 유럽, 북미 지역 영화들의 각개 약진은 물론 카자흐스탄과 필리핀 등 미지의 발견이 눈에 띈다. 올해는 특정한 테마와 장르로 헤쳐 모으는 분류법보다 지역별로 돌출된 작가들의 행보가 더 흥미로웠다. 여기 <씨네21> 편집부가 엄선에 엄선을 거듭한 35편의 영화들을 소개한다.
[PIFF2008] Go Go 2008 Pu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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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부인: 세기의 스캔들>은 드본셔의 공작부인이자 시대의 패션 아이콘이며, 뛰어난 화술과 사교성으로 대중의 인기를 한몸에 받았던 조지아나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로, 키라 나이틀리와 레이프 파인즈가 공작부부로 호흡을 맞췄다. 영화는 조지아나(키라 나이틀리)가 듀크(레이프 파인즈)와 결혼하라는 어머니의 뜻을 고분고분 따르며 시작된다. 하지만 조지아나의 결혼생활은 순탄치 않다. 남편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결혼과 함께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녀의 절망은 듀크와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인 베스(헤일리 애트웰)와의 불륜 현장을 목격한 뒤 점점 깊어간다. 한편, 남편의 무관심과 냉정함에 지친 조지아나는 자신을 짝사랑했던 찰스 그레이(도미닉 쿠퍼)를 만나 주체할 수 없는 감정에 휩싸인다.
<공작부인…>에 대해 영국 언론들은 “<오만과 편견>처럼 로맨스로 가득 차 있거나, 강렬한 비극이 가슴을 내리치는 <어톤먼트>와 비교해볼 때 가장 잘 만들어
<공작부인: 세기의 스캔들> 18세기 영국 사교계의 여왕이 부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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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전>이 3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지난 주말 <신기전>이 동원한 관객은 약 36만7000명. 주말관객을 보태 전국관객 300만명을 돌파했다. 배급사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약 300만 1천명이다. 당초 예매순위에서는 <맘마미아>가 근소한 차이로 앞섰지만, 예매사이트를 덜 활용하는 지방관객의 호응에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주말을 비롯해 일일 평균관객은 줄었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신기전>은 지지난 주말동안 64만7641명을 동원했지만 지난주에는 42만5298명을 기록, 약 20만명의 수치가 감소했다. 물론 다른 영화들도 마찬가지다. 지지난 주말 57만4068명을 동원했던 <맘마미아>도 지난 주에는 41만3223명을 불러모으는 데 그쳤다.
1,2위뿐만 아니라 3위 4위도 견고하다. <영화는 영화다>와 <울학교 이티>가 지난 주와 마찬가지로 각각 3,4위를 지켰다. 이어 개봉작인
<신기전> 3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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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비 대비 때깔 지수 ★★★★
영리한 스릴러 지수 ★☆
동네방네 피칠갑 지수 ★★★☆
성실하고 정직한 트럭 운전사 철민(유해진)에게 뜻하지 않은 불행이 찾아온다. 심장병을 앓던 딸이 중태에 빠진 것이다. 당장 수술비 6천만원을 마련해야 하는 철민은 최후의 수단으로 도박판에 끼어들지만 오히려 트럭까지 내주는 상황에 처한다. 자신을 사기 도박판에 빠뜨린 자를 쫓던 그는 조직폭력단의 두목이 여러 명의 사람을 죽이는 현장을 목격하게 되고 결국 시체를 몰래 처분하는 일을 떠맡게 된다. 딸을 살리기 위한 일념으로 산골로 향하던 그는 사이코 연쇄살인범 김영호(진구)를 태우게 되면서 더 커다란 위험에 빠진다.
차려놓은 재료로만 판단한다면 <트럭>은 꽤 먹음직스런 스릴러영화로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순박한 주인공, 검은 함정과 불가피한 상황, 그리고 여기에 덧씌워지는 또 하나의 올가미까지, 요리하기에 따라 이 영화는 공포감과 긴장감을 갖춘 짜릿한 오락물이 될 수 있었다. 자신의
지나친 우연의 남발 <트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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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개연성 지수 ★★☆
캐릭터 호감 지수 ★★
스페인 애니메이션 정체성 지수 ☆
슬프지만 아름다운 동화의 결말을 해피엔딩으로 바꿔놓는 것은 디즈니의 장기요, 꿈과 희망이 가득한 동화 속 세상을 풍자와 비아냥으로 버무리는 것은 드림웍스의 특기다. 제목으로 보나 내용으로 보나 세르반테스의 고전 <돈키호테>에 뿌리를 둔 <동키호테>는 두 스튜디오의 장기와 특기를 빌려와 만들어낸 스페인산 3D애니메이션이다. <돈키호테>의 내용을 요약하는 내레이션으로 시작된 영화는, 말이 되고 싶은 당나귀 동키(정종철)의 안내에 따라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출발점은 돈키호테(박준형)가 첫 모험에서 돌아온 뒤다. 라 만차 마을 산초(오정태)네 집에 애마 로시난테(장승길)와 함께 얹혀사는 신세가 된 키호테는 꿈의 여인 둘시네아에 대한 환상을 간직한 채 기사도 문학과 검술에 빠져 지낸다. 어느 날 시장이 키호테와 산초를 부르더니 놀랍게도 바르셀로나에서 둘시네아를 놓고 벌어지는
스페인산 3D애니메이션 <동키호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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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리티 지수 ★★
조정 지수 ★
노출 지수 ★★★★
TV드라마 <부부클리닉-사랑과 전쟁>의 장점은 리얼리티와 소통에 있었다. 매주 금요일 밤, 시청자는 ‘자신과 다르지 않은’ 누군가가 제보한 안방문제에 솔깃해했고, 드라마가 끝날 때쯤이면 그 안방문제에 직접 관여하며 대리만족을 느꼈다. 그런 장점이 이 드라마를 장수 프로그램(올해가 9년째다)으로 만들었고, 그 인기에 힘입어 여느 드라마도 넘보지 못했던 스크린까지 진출했건만 극장판 <사랑과 전쟁: 열두 번째 남자>는 드라마의 장점을 영화로 끌어오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극장판이니 당연히 드라마와는 달라야 하지 않겠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물론 다르다’. 드라마의 리얼리티가 이야기였다면, 영화의 리얼리티는 표현 수위에 있다. 영화는 남편과 내연녀가 격렬한 정사를 나누는 것으로 시작한다. 드라마이기에 늘 점잖은 모습만 보여야 했던 불륜 남녀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파격적인 노출 수위의 베드신을 선보인다
사라진 드라마의 장점 <사랑과 전쟁: 열두 번째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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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아 연기 변신 지수 ★★☆
히키코모리 관심 요망 지수 ★★★☆
반전 지수 ★☆
공포영화 제작자가 은둔형 외톨이인 히키코모리라는 소재를 탐내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외부와 단절된 생활은 공간을 이용한 공포심 유발을 가능하게 하고, 자해와 폭력을 일삼는 모습은 충격과 공포를 던져준다. 게다가 살인의 이유를 굳이 찾을 필요도 없어 드라마를 통해 모든 것을 설명하려 하지 않아도 된다. 히키코모리의 극단적 증상이기도 한 ‘묻지마 살인’을 통해 공포를 극대화하려 했던 <외톨이>는 그러나 소재의 묘미도 사회적 메시지도 제대로 살리지 못한다.
고등학생 수나(고은아)는 호화로운 저택에서 삼촌(정유석)과 할머니(정영숙)와 함께 산다. 집에선 한없이 어리광쟁이지만 학교에선 친구들로부터 괴롭힘받는 하정을 옆에서 지켜주는 씩씩한 반장이다. 어느 날 하정은 친구들에게 심한 모욕을 당하고 수치스런 경험을 하게 된다. 수나에게 도움의 문자를 보내보지만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줄도 알아야 한
은둔, 자해, 폭력형 히키코모리의 모습 <외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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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적인 연출지수 ★★★★
반전의 감흥지수 ★★★☆
감독의 세 번째 영화 ★★★★
교수 남편과 사랑스러운 딸을 가진 전형적인 중산층 가정의 여인 다이애나(우마 서먼).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일상이지만 그녀의 얼굴에는 늘 불안의 그림자가 서려 있다. 그 불안의 근원은 15년 전, 이 마을의 고등학교에서 일어난 총기난사사건의 기억이다. 당시 17살 고등학생이었던 그녀는(어린 다이애나 역은 에반 레이첼 우드가 연기한다) 단짝이었던 모린(에바 아무리)과 극도의 공포 속에서 생사를 택해야 했던 순간을 잊을 수 없다. 총기난사사건 15주년을 맞이하여 용기를 내어 희생자 추모식에 참석하기로 마음먹지만, 두려움과 죄의식을 떨칠 수 없는 그녀의 눈앞에 납득할 수 없는 일들이 연이어 벌어진다.
<모래와 안개의 집>으로 혜성같이 등장한 바딤 페렐만의 <인 블룸>은 지난해 미국사회를 충격에 떨게 한 버지니아 총격사건을 상기시킨다. 뿐만 아니라 소재의 유사성과 그걸 아름답고
몽환적이고 초현실적인 공기 <인 블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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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만원 세대 지수 ★★★★☆
공포 지수 ★★★☆
신파 감성 지수 ★
앤지(키어스턴 워레잉)는 동구권 이민자들을 영국으로 취업시키는 인력송출업체의 직원이었지만, 상관의 성추행에 항의하다 해고된다. 감당하기 어려운 빚을 떠안고 있는 싱글맘인 그녀는 생계를 고민하다 스스로 인력송출업체를 꾸리기로 결심하고 친구인 로즈(줄리엣 엘리스)와 함께 동업을 시작한다. 그녀는 타고난 붙임성에 미모까지 무기로 내세워 적극적으로 영업을 벌이고, 차츰 시장에서 인정받는다. 하지만 인력을 보낸 건설현장이 일방적으로 문을 닫자 노동자들은 그녀에게 격렬히 항의하고 앤지는 갈등하게 된다.
노동자를 비롯해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약자의 입장을 옹호해온 켄 로치의 최근작 <자유로운 세계>는 두 가지 이슈를 다룬다. 하나는 이주노동자, 또 다른 하나는 ‘유연한’ 노동, 즉 포괄적인 의미에서의 비정규 노동의 문제다. 물론 이주노동자들이야말로 해고와 고용처럼 자본 입장에서만 유연한 이 시스템의 가장
우리가 발딛고 있는 비참한 현실 <자유로운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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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로맨틱 지수 ★★★
이것저것 볼거리 지수 ★★★★☆
3편 나올까 예상 지수 ★☆
지금쯤이면 슈퍼히어로물에 지친 관객도 있을 거다. 여름 내내 극장가는 아스팔트를 깨부수고 자동차를 던져올렸으며 하늘을 날아다녔다. 하지만 더운 날씨만큼이나 긴 꼬리를 가진 붉은 영웅이 아직 남아 있다. 아마도 올해의 마지막 여름 블록버스터가 될 <헬보이2: 골든아미>(이하 <헬보이2>)는, 기예르모 델 토로가 2004년작 <헬보이>에서 다 보여주지 못했던 세계를 작정하고 펼쳐놓은 환상적이고 소박한 영웅담이다.
영화는 옛날이야기로 출발한다. 인간과 요정들이 함께 살던 시절, 인간의 욕심은 종족간 전쟁으로 이어진다. 엘프족의 왕은 4900개의 황금기갑병으로 이뤄진 골든 아미를 전쟁에 투입하고 세상이 피바다가 된 뒤에야 휴전 협정을 맺는다. 이를 반대했던 누아다 왕자(루크 고스)는 방랑길에 오르는데, 오랜 세월 인간의 욕심을 참아온 그가 골든 아미를 깨울 준비를
환상적이고 소박한 영웅담 <헬보이2: 골든 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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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하고 은근한 멜로의 맛 ★★★☆
누군가에겐 꼭 다시 보고 싶은 영화일 거란 확신 ★★★★
누군가에겐 지루한 영화일 거란 확신 ★★★★
그들은 1년 전에 헤어졌다. 과거 연인이었던 희수(전도연)와 병운(하정우)은 이제 채권자-채무자의 사이가 되었다. 병운이 평상시처럼 경마장에 들어앉서 모니터를 들여다보며 “가벼운 놈”과 그렇지 않은 놈을 구별하고 있던 토요일 아침, 느닷없이 나타난 옛 여자친구가 말한다. “돈 갚아.” 희수는 병운이 사업 자금 운운하며 (사귀던 당시에) 빌려갔던 350만원을 이 자리에서 당장 받아가야겠다고 까칠한 고집을 부린다. 수중에 그만한 돈이 있지 않은 병운은 자기만의 방법으로 돈을 갚기로 나선다. 병운은 희수의 차를 얻어타고 제 지인들을 찾아다니며 십시일반으로 돈을 꿔 모으기 시작한다.
돈 많은 연상의 여성 사업가에서부터 호스티스, 대학 시절 승마부 후배, 사촌, 심지어는 스키 강사로 일할 때 만난 제자라든가 이혼 뒤 싱글맘이 된 초교 동창에게까지 병
연인이었던 두 사람의 흔적들 <멋진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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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9월22일 오후2시
장소 CGV 용산
이 영화
1930년대 경성, 스스로를 ‘낭만의 화신’이라 부르는 청년 이해명(박해일)은 남부러울 것 없는 호화 생활을 누리고 있다. 친일파 아버지를 둔 덕에 든든한 재산을 갖고 있고 일본 유학을 다녀와 조선총독부에서 일급서기관으로 일하고 있으니 말이다. 흰 양복에 멋진 구두를 또각거리며 경성시내를 활보하는 이 ‘모던뽀이’의 삶은 그저 술과 장미의 나날일 뿐이다. 그러던 그에게 “인생을 걸” 일이 생기니, 그건 어느 클럽에서 만난 섹시한 댄서 로라(김혜수)의 사랑을 얻는 일이다. 절친한 친구 고등검사 신스케(김남길)의 협조로 로라, 아니 조난실이라는 본명을 가진 이 여성과 가까워진 해명의 삶은 분홍빛이 되지만, 어느날 난실이 건넨 도시락은 그의 삶을 먹구름 속으로 몰아넣는다.
100자평
정지우 감독의 농밀한 멜로 감성이 시대의 아픔과 만났다. <해피엔드>를 시작으로 그는 세편의 멜로영화를 만든 셈인데 그는 늘 위태
30년대 경성 '모던뽀이'의 열애, <모던보이>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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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9월 17일 수요일 오후 2시
장소 서울극장 2관
이 영화
희수(전도연)와 병운(하정우)은 1년 전까지 연인 사이였다. 헤어진 그들이 다시 만나게 된 건 돈 350만원 때문. 희수는 병운을 찾아와 다짜고짜 “빌려간 돈 갚으라”고 한다. 수중에 그만한 돈이 없는 병운은, 희수의 차를 얻어타고 제 지인들을 찾아다니며 십시일반 돈을 꿔 모으게 된다.
100자평
전도연과 하정우, 두 배우 이름만으로도 '연기는 최고'일 것이라는 보증이 성립된다. 과연 그렇다. 하정우의 천연덕스러운 연기는 독창적인 캐릭터를 창출한다. <멋진 하루>의 하정우는 <비스티 보이즈>의 하정우와 겉모습은 비슷하지만, 내면은 다른 사람이다. 입만 벌리면 거짓말이 튀어나오던 <비스티 보이즈>의 재현과는 달리, 병운은 "매순간 진실"하다. 병운은 거의 재현된 적은 없지만, 살면서 한두명씩 만나게 되는- '저런 사람 있다' 싶은- 인물을 아주 제대로 그리고 있는데, 그것 만으로도 이
<멋진 하루> 언론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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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신기전> 제임 서봉도 요원의 복귀!
[정훈이 만화] <신기전> 제임 서봉도 요원의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