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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 전부터 괜히 편견을 갖게 되는 영화들이 있다. 요즘 ‘뜨는’ 배우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아이언맨>이나 <배트맨>처럼 슈퍼히어로가 나오지도 않고, 유명한 감독의 작품도 아니다. 작품성있는 독립영화도 아니고, A급 할리우드영화도 아닌 것이, 중년 여배우들의 재치있는 한줄짜리 대사로 일관하는 TV광고를 보고 있자면, 괜스레 ‘패스’하고 싶은 영화가 바로 <내 친구의 사생활>이다.
<내 친구의 사생활>(The Women)은 클레어 부스 루스의 희곡으로 브로드웨이에서 대성공을 거둔 뒤 39년 조지 쿠커의 연출로 영화화된 <여인들>(The Women)을 바탕으로 했다. 걸작으로 꼽히는 <여인들>을 리메이크해서인지 <내 친구의 사생활>을 곱게 보는 평론가는 드물었다. 평론 집계 사이트 ‘로튼토마토’에 따르면 10%만이 호의적인 평을 했다. 대표적인 평론가 중 유일하게 <시카고 선타임스>의 로저 에버
<내 친구의 사생활> 여자친구들이 헤어질 땐 어떤 일이 생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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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시한 고양이들의 이번 타깃은 영어울렁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아닐까. 최초로 선보이는 뮤지컬 <캣츠>의 한국어 공연이 9월부터 관객을 맞이하기 시작했다. 근래 강력한 트렌드로 떠오른 ‘고양이’라는 키워드에, 그 유명한 <Memory>를 포함해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T. S. 엘리엇의 시집 <지혜로운 고양이가 되기 위한 지침서>에 기반해 써내려갔다는 아름다운 뮤지컬 넘버들, 빅뱅의 대성, 옥주현, 신영숙 등 스타로 무장한 캐스트는 이 뮤지컬에 주목할 또 다른 이유라 하겠다. 물론, 고양이 울음을 연상시키는 선율 위에 절묘하게 얹힌 라임을 고스란히 옮길 수야 없었겠지만, 자막을 훔쳐보는 게 괴로웠던 관객에겐 웨스트엔드발 라이선스 공연을 편히 음미할 기회일 듯. 때는 젤리클 고양이들이 화합하는 축제의 밤. 지혜로운 리더 올드 듀터로노미, 악동 몽고제리와 럼플티저, 바람둥이 럼 텀 터커 등 한데 모여 춤추고 노래하는 개성 강한 고양이들의 모습에서 은근히
한국어로 재탄생한 신나는 고양이들의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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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예술이 영상 즉 움직이는 이미지를 하나의 언어적 도구로 활용했던 순간부터 영화는 자연스럽게 현대예술의 탐구 대상이 되었다. 영화와 시각예술은 엄연히 다른 장르에서 비롯되었지만, 그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 만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도 하다. ‘아티스트 필름&비디오’를 그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는데, 이를테면 전시장과 상영공간 혹은 필름과 비디오를 넘나들며 활동해온 작가들의 작품을 일컫는 것이다. 인사미술공간의 아카이브 프로젝트 2008은 바로 이 분야에서 활동해온 6명의 작가를 초대하여 ‘아티스트 필름&비디오 쇼케이스’를 열었다. 프랑스의 발명가 루이 르 프랭스가 1890년에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영화를 재연하는 매튜 버킹엄의 <거짓된 미래>나 슬로모션과 시점숏, 클로즈업 등 영화적 테크닉을 작품에 활용하는 아니카 라슨의 <3L33T> 등 해외 전시에서 주목받았던 작가들의 최근작들이 전시된다. 현대예술의 입장에서 본다면 다양한 영화 기법이나
예술과 영화의 인상적인 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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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봉태규를 보면 한대 치고 싶습니다.
<워킹맘>나 <애정결핍이 두 남자에게 미치는 영향> 같은 작품들에서 찌질한 젊은 남자 역을 그럴싸하게 소화해내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말하면 편하겠죠. 사실이기도 하니까. 하지만 그것과는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봉태규가 늘 이런 역만 맡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가족의 탄생>의 경석이나 <두 얼굴의 여친>의 구창은 어떻습니까? 모두 그 정도면 준수한 청년들이죠. 경석의 경우는 조금 옹졸한 구석이 있긴 하지만 오지랖의 여신과도 같은 여자친구의 캐릭터를 생각해보면 그 정도 반응은 이해가 가요. 그런데도 저는 여전히 이 두 영화에서 봉태규가 여자친구들에게 학대당하는 걸 보면서 변태적인 쾌락을 느끼는 것입니다. 심지어 전 간담회나 발표회에서 자연인 봉태규를 봐도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저절로 손이 올라가요. 쓰윽.
여기서 재미있는 건, 봉태규에 대한 이런 감정이 캐릭터에 대한 혐오나 멸시와 전혀 상관이
[듀나의 배우스케치] 봉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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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발간된 켄 로치의 인터뷰집 <로치 온 로치>의 저자 그레이엄 풀러와 감독 켄 로치가 나눈 마지막 문답은 이렇다. 그레이엄 풀러가 켄 로치에게 “당신은 세태에 관해 낙관적입니까, 비관적입니까?”라고 물으니 그가 말한다.“이 악순환적인 타락에 사람들이 직면해 있기 때문에 짧게 보면 낙관적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길게 보면 나는 낙관적입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늘 돌아와 싸우기 때문입니다. 내가 영화를 만드는 이유는 바로 사람들로 하여금 그걸 표현하게 하고 그런 탄력을 공유하려는 것입니다. 그게 바로 사람들을 웃게 만들거든요. 그게 바로 매일 아침 사람들을 일으켜 세우는 겁니다”저자는 한번 더 묻는다.“지쳐 쓰러지기 전까지는 계속하실 생각이신가요?”켄 로치의 답. “글쎄요 확실히 그럴 것 같은데요.”
길게 보면 희망이 있다는 켄 로치의 대답
10년이 지났다. 켄 로치의 신작 <자유로운 세계>의 개봉에 맞춰 <씨네21>과 켄 로치가
[전영객잔] 켄 로치는 세계의 부당함과 어떻게 싸우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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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 연료는 역시 화끈해 지수 ★★★★
기승전결 지수 ★★
내가 지금 홍콩영화를 보나 지수 ★★★
<트리플X>에서는 익스트림 스포츠의 솜씨를 뽐냈고 <리딕 연대기> 시리즈에선 거친 탈옥수를 연기했던 강한 남자 빈 디젤. 그가 또 한번 강인한 사나이로 등장한다.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바빌론 A.D.>는 빈 디젤 영화의 관습을 그대로 반복하는 SF액션영화다. 주인공이 생존의 달인이라는 설정은 여전히 유효하며 적들은 주인공 앞에 짚단처럼 우수수 쓰러진다. 여기서 빈 디젤은 돈만 쥐어주면 뭐든 하는 동유럽의 용병 ‘투롭’이다. 마피아의 우두머리와 계약을 맺은 투롭은, 기도는 안 하고 무술만 갈고닦은 듯한 수녀 레베카(양자경)와 함께 ‘오로라’(멜라니 티에리)라는 여인을 뉴욕에 밀입국시켜야 한다. 오로라는 종교단체에서 유전자 공학으로 만들어낸 성녀이자 생체병기다. 비정한 국경의 장사꾼들은 투롭을 배신하며 오로라를 탐내고, 오로라의 아버지가 이끄는
빈 디젤 영화의 관습을 반복하는 SF액션 <바빌론 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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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틱 지수 ★★
뻔한 반전 지수 ★★★
배우 아까움 지수 ★★★★
<더 클럽>의 원제는 ‘속임수’를 의미하는 ‘Deception’이다. 주인공 중 누군가는 누군가를 속이게 된다는 의미다. 물론 그 정도로는 남발하는 반전과 혼재하는 맥거핀에 익숙한 지금의 관객을 만족시킬 수 없다. 제대로 된 스릴러를 만들려면 머리를 좀더 비상하게 굴려야 한다. 불행히도 <더 클럽>은 머리가 좀 나쁘다.
무대는 모두가 일상적으로 서로를 속고 속이는 맨해튼의 월 스트리트. 능력있는 회계사 조나단(이완 맥그리거)은 밤샘 회계감사 작업을 하던 중 변호사 와이어트(휴 잭맨)를 만난다. 사무실에서 선뜻 대마초를 권하는 잘생긴 변호사의 자유분방함에 매료된 조나단은 와이어트의 소개로 비밀 섹스클럽에 빠져든다. 월 스트리트 상류층 남녀들만이 가입할 수 있는 섹스클럽의 이용법은 아주 간단하다. 리스트에 올라 있는 무작위의 사람들 중 한명에게 전화를 걸어 “오늘밤 한가해요?”라는 멘트를 날
모든 게 예측 가능한 스릴러 <더 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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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 앤 더 시티> 지수 ★★
로맨틱 감성 업그레이드 지수 ★★★
칙릿 지수 ★★★★
가정교사로 일하는 페티그루(프랜시스 맥도먼드)는 융통성없는 성격 탓에 번번이 해고된다. 떠돌이 신세로 전락할 즈음, 그녀는 얼떨결에 클럽 가수 라포스(에이미 애덤스)의 매니저가 된다. 젊고 아름다운 라포스는 뮤지컬 극단주의 아들, 부와 명예를 지닌 클럽 주인 닉, 그리고 가난한 로맨티스트 피아니스트 마이클을 동시에 사귀는 자유연애주의자다. 파티와 공연이 이어지는 긴 하루 동안 페티그루는 세 남자 사이에서 갈등하는 라포스의 연애상담사가 된다. 그리고 오랫동안 사랑에 눈감았던 자신 역시 중년의 유명 디자이너 조 블룸필드와 로맨스를 이루게 된다.
‘숨겨진 제인 오스틴’으로 뒤늦게 조명된 영국 작가 위니프레드 왓슨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 <오만과 편견>의 엘리자베스가 다아시를 만나는 과정에서 보여주었던 복잡한 심리에 비하자면 다소 헐겁지만, 목사의 딸로 태어나 도덕
‘섹스 앤 더 시티’의 시대극 버전 <미스 페티그루의 어느 특별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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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대 경성 재현 지수 ★★★☆
김혜수의 노래와 춤 지수 ★★★★
박해일의 능청연기 지수 ★★★★☆
1930년대 경성은 흥미로운 공간이었다. 다양한 가치와 문물들이 혼란스럽게 뒤섞인 채 존재했기 때문이다. 갓, 짚신, 쪽 찐 머리는 실크햇, 백구두, 파마 머리와 공존했으며, 기생집과 주막은 무도클럽과 서양식 바와 나란히 운영됐고, 고루한 유교 관습은 개인주의적 가치관이나 나아가 사회주의적 사상과 동시에 설파됐다. 보기에 따라 매혹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는 이 모더니티의 시대는, 그러나 일본 제국주의의 조선에 대한 억압적 지배라는 정치적 배경을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결국 일제가 조선의 근대화에 기여했다는 식민지 근대화론은 현실의 절반만 바라본 것이다. 이 이론은 근대화 이면에 자리한 조선 민중의 고통을 배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던보이>가 자리한 곳은 근대화라는 가로 축과 일제의 억압이라는 세로 축이 교차하는 좌표 위다. 이해명(박해일)도 바로 그 결절점에 서
‘모던뽀이’의 절박한 사랑 <모던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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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 공연 쾌감 지수 ★★★★☆
실제 가수들 숨은 그림 찾기 지수 ★★★★
조승우와 신민아의 로맨스 지수 ★★
지난 10년간 4편. <바이준>(1998) 이후 최호 감독의 필모그래피는 결국 피 끓는 한국 청춘에 대한 풍경화다. 성인으로의 진입이 계속 지연되고 있는 청춘의 방황(<바이준>), 애타게 새로운 시대와 접속하려는 청춘의 의지(<후아유>), 어느덧 사회의 찌꺼기가 돼버린 가혹한 청춘의 숙명(<사생결단>) 등 그는 언제나 청춘의 근심에 매달려왔다. <고고70> 역시 거기서 멀지 않다. 데블스 멤버로 헤쳐 모인 그들이 서울로 오는 것, 주인공이 마치 씻김굿을 하듯 공연을 통해 어머니에 대한 기억을 씻어내는 것은 모두 성인이 되고자 하는 그들의 의지다. 하지만 당시 한국사회는 누구나 성인이 되고 싶어 했지만 모두가 성인이 될 수는 없었다. 머리가 길고, 손에 악기를 들고, 나쁜 것을 입에 대고, 자정이 넘어 귀가하지 않으면
단절되고 삭제되었던 한국 록의 역사 <고고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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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잡지 만드는 일을 시작했을 때 글을 쓰면 잡지는 저절로 나오는 줄 알았다. 글을 쓰고 싶어 시작한 일이었기에 그 글이 어떤 공정을 거쳐 어떻게 인쇄돼야 독자의 손에 가게 되는지에 관해선 사실 아무 관심도 없었다. 그러다 글쓰는 일이 잡지를 만드는 데 있어 무척 작은 영역에 불과하다는 걸 깨닫고 놀랐던 기억이 난다. 처음 일을 시작한 곳이 무척 영세한 잡지였기에 글을 쓰는 며칠보다 훨씬 많은 일이 글을 쓴 뒤에 기다리고 있었다. 사진을 찾거나 교열·교정을 하는 일은 물론이고 인쇄소에 가서 인쇄된 책을 규격에 맞게 자르고 포장한 뒤 트럭에 싣고 배달하는 일까지. 잡지가 독자의 손에 들어가기까지 어떤 노동이 들어가야 하는지 몸으로 배운 시기였다. 그렇게 일을 배워서인지 후배들한테도 인쇄소에 한번 가보길 권하는 편이다. 책상에 앉아 자판만 두드려서는 알 수 없는 세계가 그곳에 있고 나의 고뇌만큼 가치있는 땀이 거기 흐르기 때문이다. 인쇄된 종이만 보고 종이의 재질이 어떠하며 무게가
[편집장이 독자에게] 엔딩 크레딧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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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버지가 있죠. 그죠. 아버지의 아버지가 있죠. 그죠. 이렇게 해서 계속 올라가면 어디까지 갈까. 예? 아담. 그 아담 위에는 누구여. 하나님. 이거는요, 인간이 알 수 있는 지식이 아니더라고요. 가다 스님한테 물어보세요. 그걸 어떻게 압니까, 그러지. (교인들 웃음) 우리도 몰라야지. 근데 우리가 어떻게 알아. 하나님이 가르쳐주니까. 그러니까 기독교가 참 좋은 종교요. 아우, 그 우월성이 그냥 드러나버리잖아.”
장경동 목사님, 질문이요. 성경에 따르면 아담과 이브는 아들만 둘 낳았지요. 그런데 아벨 때려죽이고 세상에 홀로 남은 카인이 무슨 재주로 애를 낳았나요? 황우석의 줄기세포 1번처럼 단성생식을 했나봐요. 그것도 ‘처녀생식’이 아니라 ‘총각생식’을 했나봐요. 모르시면, 기도해보세요. “하나님이 가르쳐주니까.” 그래서 “기독교가 참 좋은 종교” 아니겠어요?
“여러분 이 세상을 보면요, 인종이 3인종이 있어요. 왜 인종이 3인종이야. 그거 모른다니까. 세상 사람은 알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장경동 목사님, 질문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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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빼고 기다렸던 여름휴가를 다녀왔다. 휴가지를 미국으로 정한 뒤 기뻤던 한 가지는 벤 스틸러가 연출하고 출연한 <트로픽 선더>의 개봉과 나의 체류기간이 일치한다는 사실이었다. 일전에 한 선배가 ‘길티 플레저’로 <쥬랜더>를 꼽았는데, 나 역시 <쥬랜더>를 처음 본 뒤로 DVD까지 구매해서 심심하거나 울적해질 참이면 본편부터 서플먼트까지 빠지지 않고 챙겨서 보곤 했다. 친구들과 펜션을 빌려 놀러갈 때도 이 즐거움을 전파하겠단 일념 아래 DVD를 챙겨가기도 했다. 그만큼 벤 스틸러가 7년 만에 잡은 메가폰에 대한 기대가 컸다.
스포일러가 안 되는 수준에서 줄거리를 풀면, <트로픽 선더>는 베트남전 참전용사가 쓴 회고록이다. <트로픽 선더>는 쏟아져 나왔던 전쟁 회고록 중에서도 베스트셀러가 되어 판권이 팔리고 실제로 영화로 만들어진다. 주연배우는 3명이다. 이미지 변신을 꾀하는 근육질 배우 터그(벤 스틸러)와 역할을 위해 흑인이
[오픈칼럼] 내가 속한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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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의 영화에는 차별에 대한 특별한 시선이 들어 있다. 제도화된 차별, 또는 제도화된 폭력에 대한 파스빈더의 비판은 우리가 묵시적으로 동의하고 있는 관습의 허위를 드러낸다. 이런 주제가 절정을 맞은 것은 이른바 ‘독일 멜로드라마’라고 불리는 작품들이 연이어 나올 때다. 곧 <사계절의 상인>(1972)부터 <중국식 룰렛>(1976)까지 더글러스 서크의 영향 아래 완성된 작품들을 말한다.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1974)는 서크의 <하늘이 허락한 모든 것>(1955)을 각색한 것인데, 뜻하지 않게 2주 정도 비는 시간이 생겨 급하게 만든 작품이다. 그런데 이게 예상외로 대표작이 됐다.
2주 만에 완성한 대표작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의 주인공은 모로코 출신 노동자 알리이다. 어쩔 수 없이 조국을 떠난 일종의 디아스포라다. 오로지 일만 하고, 퇴근 뒤 아랍 친구들과 어울려 술 마시는 게 그의 생활의 전부다.
[걸작 오디세이] 디아스포라의 불안과 죽음 같은 차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