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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안전국 NSS와 세계적 테러집단인 아이리스의 숙명적인 대결은 그린 드라마 '아이리스2'는 오는 2월 13일 밤 10시 첫 방영.
[아이리스2] ‘사탕키스보다 더 한 이벤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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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 우드>
레스 블랭크 / 다큐멘터리 / 1973년
<언더그라운드>
에밀 쿠스투리차 / 미키 마뇰로비치, 라자르 리스토브스키, 미란다 조코빅 / 극영화 / 1995년
<칠드런 오브 맨>
알폰소 쿠아론 / 클라이브 오언, 줄리언 무어 / 극영화 / 2006년
<제리캔>
줄리어스 에이버리 / 트리스탄 버크, 마크 프레이저 / 극영화 / 2008년
벤 제틀린 감독은 <비스트>를 만들 때 다음의 영화들로부터 영감을 얻었다고 밝힌다. 레스 블랭크의 다큐멘터리 <드라이 우드>로부터 배운 것은 가능한 전부다. 미국 문화, 특히 음악에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많이 만든 레스 블랭크는 인종 갈등이 심각했던 1972년, 루이지애나의 프랑스계 뮤지션 부아섹 아르두앙과 칸레이 폰트노를 뒤쫓았다. 그리고 그들의 음악을 배경으로 그 지역의 흑인 크리올 문화를 기록했다. 그 작품의 자유로운 세계관, 루이지애나를 담아내는 방식, 반
<비스트>의 형과 동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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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성처럼 등장했다’는 말은 이럴 때 쓴다. 영화 <비스트>는 2012년 미국 독립영화계가 낳은 최고의 화제작이지만, 크레딧에 우리가 아는 이름은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뒤져봤다. 벤 제틀린 감독은 누구이고, 이 영화는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으며, 해외 평자들이 쏟아낸 찬사는 동의할 만한가. 아마 누군가는 전반적인 만듦새와 올바른 태도만으로도 반길 것이고, 누군가는 그럼에도 끝내 진짜 있어야 할 것이 없다고 불평할 것이다. 어느 쪽이든 눈길을 끄는 데뷔작임은 분명하다.
폭풍 전야, 더 잃을 것도 없는 아버지는 술에 잔뜩 취한 채 겁에 질린 딸에게 소리친다. “두셋 집안 사람들은 용감해! 폭풍 따위에 굴하지 않는다고!” 그러고는 밖으로 뛰쳐나가 칠흑 같은 하늘을 향해 총을 쏴댄다. “덤벼라, 폭풍아! 다 죽어라! 나 여기 있다!” 그러나 다음날 아침, 부녀는 지붕 위에 올라 물에 잠긴 마을을 내려다보고 있다. 천재지변의 호령 아래 무릎 꿇을 수밖에 없는 인간이 저 황
이것은 누구의 유토피아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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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인들의 사랑방’이자 ‘서촌의 랜드마크’라고 아는 사람들끼리 은밀한 패스워드처럼 공유하는 공간이 있다. 이탈리아 가정식 요리를 중심으로 허인 셰프가 운영하는 효자동의 레스토랑 ‘두오모’가 그곳으로, 궁중음식연구가인 한복려 선생이 아끼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중에는 잠시 서촌 가게의 문을 닫고 ‘영화의 전당’에 자리를 마련해 많은 관람객과 영화제 스탭들이 부산에서 두오모의 파스타를 즐겼다. 서촌의 ‘동네 주민’ 이해영 감독이 허인 셰프를 만나 말 그대로 편안한 ‘가정식’ 대화를 나눴다. 오히려 ‘영화’를 지우고서 요리와 서촌, 그리고 사람들에 대한 얘기를 나누며 끼어드는 편안함이 좋았다. 마침 우연히 가게에 들른 또 다른 동네 주민 김종관 감독도 멀찌감치 그들의 대화를 ‘감상’했다. 서촌에서 즐길 수 있는 여유랄까.
허인_영화 하는 사람도 아닌데, 왜 나를 만나자고 한 건지? (웃음)
이해영_늘 궁금했다. 서촌에서 5년째 레스토랑을 꾸리는 것도, 부
이해영 감독, 요리사 허인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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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싱 스타일로 구분하면 이시영은 아웃복서, 정두홍 무술감독은 인파이터다. 아웃복서는 상대 선수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유효한 타격을 노리는 스타일이다. 보통 리치(주먹이 닿는 거리. 팔이 길수록 리치가 길다)가 길고, 계속 움직여야 하는 까닭에 지구력이 좋은 선수 중에 아웃복서가 많다. 반면 인파이터는 상대 선수에 바짝 달라붙어 저돌적으로 게임을 풀어가는 스타일이다. 맷집이 좋고 하체의 힘이 강하며 강력한 펀치를 가진 선수 중에 인파이터가 많다. ‘아웃복서’ 이시영과 ‘인파이터’ 정두홍이 매치업을 가졌다. 물론 사각의 링 위는 아니다. 지나친 비유일지도 모르겠지만 처음 만난 둘의 대화는 그들의 복싱 스타일과 무척 흡사해 보였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이 각각 무술감독, 주연배우로 작업한 <베를린>과 <남자사용설명서>는 2주 간격으로 맞붙는다(<베를린>은 1월29일 개봉했고 <남자사용설명서>는 2월14일 개봉예정이다).
정두홍_오늘(1월28
정두홍 무술감독, 배우 겸 복서 이시영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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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그를 궁금해했다. 우리는 그녀가 왜 하필 그를 궁금해하는지가 궁금했다. 작고 사소한 곳에서 특별함을 발견할 줄 아는 그녀의 후각에는 뭔가 다른 것이 포착되었을까. <말하는 건축가>에서 진심을 캐내는 다큐멘터리스트로서의 재능을 선보인 정재은 감독과 최근 어지간한 기자보다 더 많은 글을 쓰고 있는 프로파일러(범죄심리학자) 표창원 전 교수의 만남의 현장에서 그 대답을 직접 확인해보았다.
표창원_어떻게 나한테까지 연락을 다 주시고. 감독님 취향은 아니지 않나. 아름다운 이야기만 다루는 줄 알았는데 왜 나같이 어두운 사람을.
정재은_편견을 갖지 마시라. (웃음) 3년 전 교수님의 특강을 들었는데 무척 인상적이었다. 2005년에 출간한 <한국의 연쇄살인>을 읽고 더 관심을 가지게 됐고. 그때가 세 번째 영화를 호러나 스릴러쪽으로 준비하고 있었던 때다. 어떤 영화감독 집에 가봐도 책꽂이에 그 책이 한권씩은 꽂혀 있다. 아마 감독들이 제일 기다리고 있는 책 중
정재은 감독, 프로파일러 표창원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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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언제 윤종빈 감독에게 질문하나요?” 윤종빈 감독의 연타 질문 공세에 김태호 PD가 당황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오늘은 그저 순수한 <무한도전>의 팬으로 작정하고 왔다는 윤종빈 감독이다. 유재석이 <무한도전> 달력을 전달하는 ‘무한택배’ 편에서 ‘살아 있네~’를 연발하기 직전, 윤종빈 감독은 뒤늦게 <무한도전>의 팬으로 합류한 참이었다. 질문이 두서없어 미안하다는 말과 달리 윤종빈 감독은 팬심을 고백하는 것으로 시작해 <무한도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같은 연출자이기에 느끼는 기획, 편집권의 고민을 너르게 아우르며 인터뷰의 맥을 이어나갔다. 예능과 영화계에서 줄곧 남자, 캐릭터와의 전쟁을 해온 두 감독. 오늘의 만남이 무한만남으로 이어지길 기대하며 그들의 대화를 공개한다.
윤종빈_결혼하고 <무한도전>(이하 <무도>) 팬이 됐다. 결혼하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지 않나. (웃음) 그래서 IPTV를 설치했다. 원래
윤종빈 감독, 김태호 PD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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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주간 우린 영화인 뒷조사에 나섰다. 그들이 지금 영화가 아닌 어떤 것에 감흥하는지 알아내고 그걸 공유하고 싶었다. 윤종빈 감독이 뒤늦게 꽂힌 <무한도전>을 모조리 봤다는 건 김태호 PD와 만남의 좋은 구실을 제공해주었다. 정재은 감독의 촉각은 정치인으로 부각된 표창원이 아닌 프로파일러 표창원의 역량에 가닿았다. 이렇게 평소 궁금증을 갖고 있지만, 어쩌면 영영 만나지 않았을지도 모를 이종배합의 인터뷰. 영화인과 다른 분야의 인물과의 하이브리드 인터뷰를 추진했다. 정두홍 무술감독이 여배우에서 복서로 발을 넓힌 이시영을 탐구하고, 이해영 감독이 효자동에 자리한 영화인의 사랑방이자 자신의 단골 레스토랑 셰프 허인의 행보를 궁금해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들의 ‘이종대화’에 귀기울여보자.
1%의 영감을 찾아서 지금 만나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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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남녀가 할리우드를 사로잡았다. 지난해 말 북미 개봉한 제니퍼 로렌스, 브래들리 쿠퍼 주연의 로맨틱코미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에 대한 해외 평단의 반응이 심상치않다. 조울증 환자인 남자와 성적 통제력을 잃어버린 여자의 사랑을 다룬 이 영화는 <라이프 오브 파이> <링컨> 같은 거장의 쟁쟁한 영화들과 함께 아카데미 시상식 8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이 영화의 감독이 누구냐고? 2011년 <파이터>로 크리스천 베일, 멜리사 레오에게 아카데미 남우/여우조연상을 안겨준 데이비드 O. 러셀이다. 90년대 미국 인디영화의 새로운 재능으로 주목받던 그는 왜 이제야 제2의 전성기를 맞게 되었을까. 2월14일 국내 개봉하는 그의 신작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을 통해 데이비드 O. 러셀표 영화의 매력을 짚어봤다.
“20세기 말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었다”고 후대의 미국 영화사가들은 기록할지 모르겠다. 마치 새 밀레니엄에 진입하기 전당
미친 사람들이 사랑을 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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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건너 미국에서 벌어지는 영화 시상식이 우리에게 뭐가 그리 중요할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오스카 시상식은 그 자체로 늘 화려한 볼거리이면서도 한편으론 운동경기 같은 면모가 있다. 그래서 종종 수상 결과를 놓고 베팅 본능을 끌어낸다. 올해는 <씨네21>의 선택과 그러나 예측되는 오스카의 선택, 두 가지로 나눠서 놀아보기로 했다. 우리의 선택에는 신중한 근거가 있지만 오스카의 선택에 관해서는 예측일 뿐이다. 재미있자고 해보는 것이니 맞았다, 틀렸다 따지지 마시고 즐겨주시길.
작품상
후보
<아무르> <아르고> <비스트> <장고: 분노의 추적자> <레미제라블> <라이프 오브 파이> <링컨>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제로 다크 서티>
<씨네21>의 선택
<라이프 오브 파이>가 받아야 한다. 만약 <더 마스터>가 후보작이었
누가 받을까? 혹은 누가 받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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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멸 감독의 <지슬>이 선댄스영화제 대상을 받았다는 뉴스를 본 날, 음악이 궁금했다. 전작 <어이그 저 귓것> 때문이었다. 2010년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은 영화엔 서울에서 몸을 다쳐 귀향한 포크가수와 그를 스승으로 모시는 백수건달 두명, ‘점빵’ 삼촌(어르신)과 할망이 나온다. 제주 방언으로 지은 포크송과 민요도 흐르는데, 제주의 포크음악가 양정원이 서울 갔다 내려온 용필을 연기한다.
그의 노래를 들은 적이 있다. 간드락 소극장에서 뚜럼 브라더스(제주 방언으로 ‘노래하는 팀’이다) 공연으로 접한 그는 전인권이나 권인하가 연상되는 절창 가수였는데, 이상한 향수(내 것이 아닌 낭만)를 자극했던 기억으로 남았다. 마침 <어이그 저 귓것>의 영어 제목이 ‘Nostalgia’다. 사라지고 없는, 혹은 왜곡되어 기억에 남은 것들, 그럼에도 거기 있었고 지금 여기 있는 어떤 것들에 대한 얘기. 공연 뒤에 제주 시청에 ‘있던’ 아리랑 레코드에
[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이상한 노스탤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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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의 3B라는 것이 있다. 미녀(beauty), 동물(beast), 아기(baby)를 일컫는데, 소비자의 시선을 쉽게 끌고 호감을 높이기 때문에 광고를 만들 때 주로 고려한다고 한다. 광고를 TV로, 소비자를 시청자로 바꾸어도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 같다. 그런데 한국에서 <두 여자의 위험한 동거>라고 알려진 <ABC>의 시트콤 <Don’t Trust the B…in Apartment 23>의 타이틀 속 B는, 저 3B 중에 없다. ‘23호 아파트의 그X를 믿지 마세요’ 정도로 직역하면 될 듯한 이 시트콤은 중서부 출신의 순진한 준(드리마 워커)이 꿈에 그리던 뉴욕에 입성하면서 시작된다. 월스트리트에서 인정받는 커리어우먼이 되어 약혼자와 결혼하겠다는 준의 꿈은, 결국 커피전문점에서 주문을 받고 비좁은 아파트를 클로이(크리스텐 리터)라는 24시간 파티걸과 나누어 쓰는 쪽으로 현실화된다. 한데 준과 클로이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준이 착실하게 준비한
[안현진의 미드 크리에이터 열전] 나쁜 여자들을 위해 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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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은 우정이나 의리를 과신하는 경향이 있다. 나이가 들고 결혼하고 돈에 찌들어도 생각은 변하지 않는다. 자신의 낭만적인 성향은 의리에 가치를 둔다고 착각한다. 이런 경향은 영화를 통해 더욱 공고해진다. 의리에 살고 죽는 주인공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어린 시절의 낭만은 머리가 굳은 뒤에도 크게 바뀌지 않는다. 의리와 우정을 시험당하는 순간이 오면 영화 속 영웅의 행동과 비슷하게 대응할 거라고 다짐한다. 쉰 가까이 살면서 수많은 친구들이 곁을 스쳐 지나갔다. 그중에서 엄청나게 충직한 친구를 본 기억은 없다. 나와 내 친구에게 특별히 문제가 있다고 보진 않는다. 의리로 똘똘 뭉친 인물은 영화에나 존재한다. 현실에선 꿈꾸면 안될 일이다.
1970년대 미국의 일부 작가들은 프렌치 누아르의 피를 물려받았으면서도 일말의 낭만성조차 부정하며 건조한 삶으로 뛰어들었다. 보스턴 지하세계의 지옥도를 그린 <에디 코일의 친구들>은 현실을 두고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세 아이와 부인을 둔
[이용철의 아주 사적인 클래식] 영원한 친구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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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서 하는 밴드’라는 이름을 볼 때마다 (그들의 음악을 전혀 듣지 않았을 때도) 두 가지 생각이 동시에 들곤 했다. (1)그래, 좋아서 하는 게 좋은 거지, 그래야 오래 할 수 있고. (2)좋아서 하는 거라고 밝히는 건 완성도가 좀 떨어진다는 얘기 아니겠어? 비율로 따지자면 1번의 생각이 훨씬 더 크지만 마음이 평화롭지 못할 때는 2번의 마음으로 삐뚤어질 때가 있다.
좋아서 하는 게 완성도에 대한 면죄부가 될 수는 없는 거라고, 좋은 마음으로 나쁜 결과를 덮을 수는 없는 거라고 생각했다. 예술가는 의도로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작품으로 말하는 사람이고, 창작 과정으로 설득하는 사람이 아니라 논리적인 (때로는 비논리적인) 결과물로 누군가를 납득시키는 사람이다. 소설가든 영화감독이든 음악가든 화가든 ‘이번 작품은 정말 최선을 다해 온 힘을 다 쏟으며 진심으로 만들었으니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모습을 보면 나도 모르게 고개를 돌리게 된다.
나 역시 글 쓰는 사람이니
[김중혁의 최신가요인가요] 좋아서 위안이 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