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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 벨루는 또래 친구들보다 성장이 느리다. 하얗고 윤기나는 몸을 뽐내는 친구들과 달리 벨루의 조그만 몸에는 군데군데 회색 점이 가득하다. 성장을 마친 수컷들이 먼바다로 떠나기 위해 수영 연습을 할 때도 벨루는 할머니 곁에 혼자 남아 있어야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벨루를 항상 꼬맹이라고 무시하던 알피가 임신한 돌고래를 구하고 주위로부터 용감하다는 찬사를 받는다. 벨루는 알피처럼 자신의 용기를 증명하기 위해 오래전 거대 빙하 지대로 떠난 할아버지를 찾아 멀고 먼 모험을 떠나기로 마음먹는다. 기나긴 여정에 잔소리 많은 철갑상어 시라노와 애교 만점 범고래 잭클린이 합류한다. 죽을 고비를 몇번이고 넘기며 간신히 거대 빙하 지대에 도착한 벨루는 잭클린의 비밀을 알게 된다. <용감한 돌고래 벨루와 바닷속 친구들>은 외모가 보잘것없는 주인공의 모험을 다룬 성장영화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애니메이션답게 아기자기한 캐릭터들이 돋보인다. 전반적으로 서사를 빠르게 풀어나가 연결이 부자연스
[리뷰] ‘용감한 돌고래 벨루와 바닷속 친구들’, 먹이사슬 너머의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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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가사도우미로 일하는 필리핀 여성 조이(맥신 아이겐만)는 혼수상태의 자산가 개럿(데이비드 헤이먼)의 대저택에 입주 도우미 제안을 받는다. 자신을 조카라 소개하는 캐서린(리앤 베스트)은 조이에게 안정적인 주급과 개인 방을 제안한다. 조이가 딸 그레이스(제이든 페이지 보아디야)를 집 안에 몰래 데려와 키우면서 브로커를 통해 불법 체류 신분을 해결하려는 어느 날, 켜켜이 묵은 가문의 끔찍한 비밀이 모녀를 위협하기 시작한다. 필리핀계 영국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레이징 그레이스>는 대저택에 우연히 발을 들인 외부인의 시선으로 집 안 깊숙이 자리한 미스터리를 추적하는 앞선 할리우드영화들을 연상시킨다. <겟 아웃>보다는 호러 요소가 무르고 <나이브스 아웃>보다는 추리 요소가 부족하다. 동시대 ‘가정부 스릴러’ 범주화에 혁혁한 공을 세운 <기생충>과도 원치 않게 비교될 것이다. 필리핀 음악과 의상 등 동남아시아 전통문화의 이미지를 장르에 적절하게
[리뷰] ‘레이징 그레이스’, 대저택 미스터리 속 불완전한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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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파일럿 리퍼(러셀 크로)는 필리핀 술루해에서 피랍된 CIA 요원을 구출하는 작전을 수행하는 델타포스팀을 지원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팀의 구성원은 베테랑 요원 아벨(루크 헴스워스), 비숍(리키 휘틀), 슈가(마일로 벤티밀리아) 그리고 항공기공격통제관 키니(리암 헴스워스)다. 이들은 작전 수행 중에 예기치 못하게 적에게 습격당해 뿔뿔이 흩어진다. 혼자 살아남은 키니는 드론의 도움으로 탈출하던 중에 폭포에 떨어져 기절한다. 그를 구한 것은 죽은 줄 알았던 아벨이다. 아벨은 키니에게 납치된 비숍을 구하러 가자고 설득한다.
<랜드 오브 배드>는 <언더워터>(2020)의 감독 윌리엄 유뱅크의 신작이다. 독창적 비주얼을 그려내려고 애쓴 감독의 전작과 달리 영화는 낡고 전형적인 전쟁 블록버스터에 불과하다. 초반에는 그나마 전장과 본부를 넘나드는 리퍼와 키니의 전우애를 중심으로 전개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전장을 강 건너 불구경이라고 생각하는 군인과 영화를 보는 관객에
[리뷰] ‘랜드 오브 배드’, 이 영화의 올드함은 악지 중의 악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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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산드라 웹(다코타 존슨)을 임신한 콘스턴스는 초능력을 지닌 독거미를 채집하러 아마존으로 떠난다. 그녀는 동행인 이지키엘 심스(타하르 라힘)에게 살해당하고, 채집한 독거미까지 빼앗긴다. 다행히 카산드라 웹은 거미와 공생하는 원주민 아라냐에게 구출된다. 30년 뒤인 2003년 뉴욕. 독거미의 힘으로 초능력자가 된 이지키엘은 10대 소녀 줄리아 콘월(시드니 스위니), 안야 코라존(이사벨라 메르세드), 매티 프랭클린(셀레스트 오코너)이 자신을 죽이리라는 미래를 본 뒤 그녀들을 죽이려 한다. 마찬가지로 미래를 보는 카산드라는 세 소녀를 지키려 한다. <마담 웹>은 ‘소니 <스파이더맨> 유니버스’의 신작이다. 원래 조연이었던 노인 캐릭터 마담 웹을 주체적인 X세대 젊은 여성 캐릭터로 재해석했다. 마담 웹이 지킨 세 소녀가 스파이더우먼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예고편식 결말로 끝나지만 이 영화만 볼 때 시리즈가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일단 모든 캐릭터가 일차원적인 데다 전개마저
[리뷰] ‘마담 웹’, 히어로 영화라기보단 CPR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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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사고를 친 뒤 나락에 빠진 배우 수연(박지연)은 요즘 화병으로 앓아눕기 직전이다. 재기하려 사인회를 열어도 오는 사람이 없고 같이 사는 후배 배우 가영(김누리)과 소속사 대표로부터 무시당하는 나날이 이어지자 다시 술에 손대고 싶은 욕망에 휩싸인다. 결국 술을 진탕 마시고 잠들었다 깬 수연은 직전까지 싸웠던 가영이 칼에 찔려 죽은 것을 목격한다. 혹여나 만취한 자신이 저지른 일이 아닐까 하고 두려워하던 와중에 문밖에서 의문의 남성을 발견한다. <화녀>는 궁지에 몰린 여성이 위기 상황을 돌파해나가는 과정을 흥미롭게 담는다. 수연은 남자와의 일대일 싸움에서 그동안 쌓인 분노 에너지를 활용해 그를 제압하고 집을 찾아온 경찰들 앞에서는 연기대상을 받은 배우답게 능청스러운 연기로 그들의 시선을 돌린다. 배우 박지연은 발견이라 할 만큼 반짝인다. 명성을 잃은 배우의 처연함을 실어나르는 목소리가 특히 귀를 사로잡는다. 반면 거친 만듦새는 아쉽다. 파편적인 감정선은 인물들의 행동을
[리뷰] ‘화녀’, 정돈이 필요한 분노 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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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시(줄리앤 무어)와 조(찰스 멜턴)의 관계가 발각된 1992년 여름. 당시 중학교 1학년이었던 조의 아이를 임신한 그레이시는 아동 강간 혐의로 구속되어 철창 안에서 분만하는 스캔들의 주인공이 된다. 그로부터 23년 후 이 실화를 바탕으로 삼은 영화의 주연을 맡은 배우 엘리자베스(내털리 포트먼)가 평온한 결혼 생활을 이어가는 듯 보이는 그레이시 부부를 방문한다. 당시 그레이시의 나이가 된 조와 이젠 예순을 바라보는 그레이시. 그리고 성년을 앞둔 세 자녀가 이룬 가정이 엘리자베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지난해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메이 디셈버>는 1990년대 토드 헤인스의 초기 필모그래피를 떠올리게 하는 사이코드라마다. 현재 시점에 남아 있는 주변과 당사자의 증언을 통해 과거를 추적하는 탐정극 플롯 자체가 흥미롭다. 게다가 감독 특유의 전복적인 에로티시즘이 영화의 야릇한 분위기를 규정하며 관객을 흥분케 한다. <세이프>를 시작으로 토드 헤인스의 일탈적
[리뷰] ‘메이 디셈버’, 곪아빠진 인간들의 에로틱한 서스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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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당신이 각별한 이와의 관계가 불가항력으로 뜯긴 후 그 이별이 전부 자기 탓이라 자학해본 적 있다면, <로봇 드림>으로부터 상대와 사랑할 수 있었던 이유 또한 모두 당신 덕이었다는 위로를 건네받을 수 있을 것이다. 동물만 사는 1980년대 뉴욕. 이스트빌리지의 한 아파트에 사는 개는 꺼진 TV 액정에 홀로 사는 스스로의 반영이 비칠 때마다 고독이 치민다. 때마침 개는 TV 광고에서 쓸쓸한 이들의 친구가 될 수 있는 반려 로봇을 본다. 동거를 택한 개와 로봇은 서로의 삶에서 다시 마주하기 어려울 찬란한 우정을 나누지만, 모든 이야기가 그러하듯 행복은 스스로 확신하는 순간 증발해버리고 만다. 어느 날 개와 함께 해수욕을 즐기던 로봇은 그만 고장이 나 멈춰 선다. 개는 백사장에 로봇을 잠시 남겨둔 후 서둘러 수리 도구를 갖춘 채 다시 휴가지를 찾지만, 그새 폐장한 해변엔 다음 여름까지 입장이 불가능하다. 그날 이후 둘은 밤낮으로 상대의 꿈을 꾼다. 홀로 남은 로봇은 우두커니
[리뷰] ‘로봇 드림’, 로봇의 표정에서 찾아내는 수많은 인간감정의 흔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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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나영(권유리)은 바깥세상이 전혀 궁금하지 않다. 지역신문 기자로서 주민들의 하루를 담고 한집 사는 식구들의 끼니를 챙기는 일이 나영에겐 최고의 행복이다. 그러나 나영의 행복은 가족들의 변화로 인해 깨질 위기에 처한다. 엄마 정옥(길해연)이 돌연 재혼을 발표하더니 고등학생인 동생 성운(현우석)은 갑자기 서울에 가겠다며 고집을 부린다.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나영을 구해준 건 다름 아닌 볼링이다. 나영은 친한 볼링장 주인 미숙(박미현)과 서울에서 온 다정한 외지인 해수(심희섭)의 도움을 받아 볼링이란 낯선 세계에 눈을 뜬다.
한국영화아카데미가 제작한 <돌핀>은 주인공을 인간의 손을 떠나 레인 위의 질주를 시작한 볼링공에 빗대어 풀어낸다. 줄곧 변화를 두려워하던 나영은 집안의 대소사를 겪고 볼링이란 새로운 취미를 만나면서 도전하는 삶으로 나아가는데, 이는 도랑에 빠져 굴러가던 볼링공이 마지막에 돌고래처럼 튀어 올라 볼링핀을 쓰러뜨리는 기적 같은 순간과 맞닿는다. 긴장감이
[리뷰] ‘돌핀’, 자꾸만 도랑에 빠지는 안타까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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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말리: 원 러브>는 레게 음악으로 고국 자메이카의 평화와 세계의 화합을 이끌었던 뮤지션 밥 말리의 일대기를 그린다. “밥 말리의 시작은 더없이 초라했다”라는 자막을 통해 1945년생인 밥 말리의 유년기와 청년 시절을 축약한 영화는 그의 마지막 전성기라 할 1976년부터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로부터 1978년까지의 일이 중심으로 그려지되 몇번의 플래시백을 통해 그의 과거를 조명하기도 한다. 레게 뮤지션으로 잘 알려진 그의 공적인 삶뿐만 아니라 어릴 적 백인 아버지에게 버림받았던 상처, 아내 리타와의 사랑 등 그의 삶에 걸친 개인사가 밝혀진다. 1976년에 이미 세계적인 스타였던 밥 말리는 정치적 대립과 물리적 충돌이 극에 달했던 고국에서 공연 ‘스마일 자메이카’를 진행한다. 그러나 그는 공연 전에 한 청년의 총격을 받고 가까스로 공연을 끝낸 후 영국으로 거주지를 옮긴다. 이후 런던과 파리 등 유럽을 오가며 20세기 최고의 앨범 중 하나로 꼽히는 《Exodus》
[리뷰] ‘밥 말리: 원 러브’, 그의 삶보단 다소 안전하게 꾸려진 정석의 음악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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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입니다.’ SNS에 남긴 간결한 인사와 함께 배우 박서함이 돌아왔다. 언제 자리를 비웠었냐는 듯 그는 금세 팬들과의 만남의 자리를 마련했다. 추위가 누그러지는 3월, 계절에 걸맞게 <너를 위한 삼월>이라는 제목의 포토에세이도 출간했다. 2016년 아이돌 크나큰의 멤버로서 무대 위에 올랐던 박서함은 도전해보지 않은 영역에 발을 들이며 자기 세계를 차근히 확장해가고 있다.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한 웹드라마 <한입만> 시즌2 촬영이 들어가기 전, 그는 한 인터뷰에서 “카메라를 찾는 버릇이 있어 많이 혼날 것 같다”고 답한 바 있다. 당시의 걱정이 무색하게 이제 그는 어떻게 캐릭터를 분석하고 효과적으로 액션을 익힐지 한층 깊은 층위의 고민을 거듭하고 있었다. 스스로 여러 차례 인터뷰에서 언급한 것처럼 박서함의 “미래를 기대하게”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배우 박서함의 새로운 챕터가 이제 막 펼쳐졌다.
- 얼마 전 같은 소속사 배우 신은수, 양병열과 호주에
[커버] 나의 세번째 챕터, 배우 박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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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묘>의 학생 무당 ‘자혜’를 연기한 김지안 배우는 연기 경력 10년차의 베테랑이다. 참여한 작품만 해도 20편을 훌쩍 넘는다. 아버지의 권유로 7살 때부터 연기학원을 다녔고 얼마 후부터 바로 연기 현장에 뛰어들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계속 연기를 하고 있었던” 만큼 배우 김지안과 인간 김지안은 이미 떼놓을 수 없는 관계로 묶여 있다. “학교가 끝나자마자 굿을 하러 온” 터라 교복 위에 외투와 가방을 걸치고 있던 자혜의 상황은 김지안 배우의 최근 일상과도 비슷하다. 김지안 배우는 이제 막 새 학기를 맞은 고등학교 1학년이다. 평일의 정규 수업을 마친 후에 <씨네21>과의 인터뷰 길에 나섰다. “학교에 가서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면서도 학업과 연기 생활의 균형을 잃지 않으려는 그에겐 10년차 배우의 여유로운 태와 함께 “이제 인강 보고 공부해야 한다”라는 학생의 풋풋함까지 동시에 느껴졌다.
700만 관객 돌파를 앞둔 <파묘>의 장점은
[WHO ARE YOU] ‘파묘’ 김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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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에 IT업계 여성 여러 명을 인터뷰한 적이 있다. IT산업의 동향 및 미래 전망과 함께 업계 내 성차별 문제와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 등 새로운 기술을 둘러싼 성평등 이슈 등에 대한 현장 종사자들의 경험과 생각을 듣고 싶어서였다. 경력 10년을 기준으로 두 그룹으로 나누었는데 이 두 그룹 사이의 차이가 흥미로웠다. 경력 10년 이상의 여성 개발자들이 공학 전공자로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는 여성 기술 인력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으며 주로 일·가정 양립과 관련한 조직 내 성평등을 얘기했다면 경력 10년 미만의 개발자들은 공학에 한정되지 않는 전공에 업무 또한 기획부터 개발까지 다양했으며 무엇보다 자신들이 만드는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여성과 소수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고 있었다.
이 차이는 어디서 온 것일까? 경력 10년 미만의 개발자들이 주로 19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에 태어난 여성들이라는 사실에서 감이 온다. 여성의 안전을 위협하는 범죄에 대항해 일어난 페미니즘 대
[임소연의 디스토피아로부터] ‘문송’하지 않은 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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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려 말할 필요 없이 <파묘>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화두는, 오니의 출현을 기점으로 서사가 급격하게 굴절된다는 점이다. 영화를 비판하는 측은 이 비약을 용인하지 못하며, 호의적인 측은 이 비약을 납득시키는 감독의 과단성에 매혹된다. 나는 후자에 해당하지만, 비평이란 예술가의 의도를 곧이곧대로 긍정하는 대신 작품의 구체적 효과가 그 의도를 정당하게 납득시키는가를 논하는 작업이므로 감독의 뚝심이 기특하다는 식의 말을 늘어놓을 생각은 없다. 여기서는 <파묘>의 도발적인 전략이 지니는 시의성을 논하려 한다. 이를 위해 먼저 잠시 우회해 그 전략을 시의성 있게 만드는 동시대 픽션의 상황을 간략하게 점검해보자.
앙드레 바쟁은 새로운 매체와 예술이 부상하면, 그것이 기존의 예술과 상호 간섭하며 새로운 스타일을 창출한다고 말했다. 가령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의 냉엄한 문체가 카메라를 연상하는 비인간적인 객관주의를 체현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오늘날의 미디
[비평] 있어선 안될 존재를 직시하는, 알려지지 못할 싸움에 대하여, <파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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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살의 릴리 글래드스턴이 고등학교 드라마반에서 ‘오스카 수상 가능성이 가장 높은 배우’로 뽑힌 약 20년 전의 사진이 뒤늦게 미국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고교 동창들이 펼친 추억의 앨범은 3월10일 열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그 예언적 위상을 실현할지도 모르는 기대감으로 빛난다. 블랙피트 인디언 보호구역에서 자라난 릴리 글래드스턴이 아메리카 원주민으로서는 최초로(그러니까 너무나 뒤늦게도) 오스카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기 때문이다. <플라워 킬링 문>에서 백인들의 탐욕적 공작에 가족을 잃고 자신의 생명까지 위협받는 오세이지족 여성으로 분한 릴리 글래드스턴은, 골든글로브와 미국배우조합상을 거머쥐면서 아메리카 원주민 재현의 대표성을 논할 때면 언제나 첫줄에 거론될 표본으로 이미 자리 잡았다. <플라워 킬링 문>의 캐스팅 제안을 받기 직전까지 새 진로를 모색할 정도로 낙담했던 1986년생 몬태나주 출신의 배우는 요즘 할리우드의 역사를 새로 쓰느라 정신없는 날들을 보
[특집] ‘담요 아래의 여자, 역사를 쓰다’, <플라워 킬링 문> 배우 릴리 글래드스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