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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ST’는 매주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에게 취향과 영감의 원천 5가지를 물어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이름하여 그들이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훠궈
늘 빠져 있는 음식이다. 전세계의 훠궈를 다 먹어보겠다는 원대한 꿈이 있다. 몇달 전 뉴욕에서 인생 훠궈집을 발견했는데 한국엔 없는 체인점이더라. 진지하게 한국에 들여오고 싶다.
뮤지컬
해외여행 중에 <위키드> <라이언 킹> 같은 유명한 뮤지컬을 몰아 봤는데 행복했다. 무대 위 배우들처럼 연기를 잘하고 싶다는 자극을 받았다. 영감을 위해서라도 좋은 무대를 많이 봐야겠다고 결심했다.
여행
워낙 집순이인 데다가 늘 바쁜 스케줄에 쫓겨 여행엔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작품 하나 끝내면 여행을 다녀오기 시작했다. 미국, 유럽, 발리 등에 머물렀는데 좋은 에너지를 받았다. 앞으로 나 자신에게 새로운 환경에서 다양한 문화를 경험할 기회를 주고 싶다.
수영
수영은 어렸을 때 하고 오랫동
[LIST] 김지연이 말하는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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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 지음 / 문학동네 펴냄
망각과 불안은 팔기 쉬워도 라면은 팔기 어렵다. 손님의 대다수를 돌려보내는 마트, “무엇이든 팔지만 아무거나 팔지 않는” 킹 프라이스 마트는 어딘가 범상치 않다. 이 기묘한 장소의 주인인 배치 크라우드는 “최고의 장사꾼 혹은 최악의 사기꾼”이라 불린다. 남다른 사업 수완으로 한때 ‘배치의 천원 숍’ 점포를 전세계 2만여개까지 확장 개업했으나 돌연 모든 것을 처분하고 모습을 숨긴다. 그로부터 몇년 후 서울에 ‘킹 프라이스 마트’를 새롭게 개장하면서 다시금 이목을 끈다. 이곳의 유일한 직원은 소설의 화자이자 27살 청년인 구천구다. 유명 무당 억조창생 여사의 셋째 아들로, 킹 프라이스 마트에 일하게 된 것도 어머니의 제안에 의해서였다. 억조창생 여사는 출근길에 오른 천구에게 마트에서 ‘베드로의 어구’를 구해올 것을 부탁한다. 어떤 선거도 53%의 승률로 승리하게 해주는 베드로의 어구로 대통령의 꿈을 이루고자 하는 것이다. 그런 천구의 눈앞에 배치 크라우드
씨네21 추천도서 - <프라이스 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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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민 지음 / 창비 펴냄
<알아두면 쓸데있는 범죄 잡학사전>에 출연했던 정재민이 쓴 한국의 범죄 이야기. 판사로서 형사재판을 담당했던 이력과 우리 사회의 범죄대책을 마련하는 법무부 법무심의관으로 일했던 이력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저작이다.
우리는 안전한 사회에 살고 있을까? 뉴스를 통해 접하는 범죄 소식은 어쩐지 점점 늘어나고, 또한 잔혹해지는 듯 느껴진다. 그런데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년간(2012~21) 우리나라의 전체 범죄 건수는 약 193만건에서 약 153만건으로 줄었다고 한다. 절대적인 범죄량이 줄어들고 있음에도 시민의 불안감이 심해지는 가장 중요한 이유를, 정재민은 범죄의 “무차별성”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통계상 급증하는 범죄는 사기, 마약, 성범죄로, 지난 10년간 24% 이상 늘었다는 것이다. 인간관계를 잘 관리하고 갈등과 원한을 만들지 않는다고 예방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과학수사의 발전상에 대한 글로 시작해 수사, 재판, 교정
씨네21 추천도서 - <범죄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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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그프리트 크라카우어 지음 / 김태환, 이경진 옮김 / 문학과지성사 펴냄
영화 매체 고유의 힘과 아름다움을 탐구하는, 20세기 가장 중요한 영화이론의 고전. 정성일 평론가의 말마따나 “영화이론의 고전주의 시대가 있다면 지그프리트 크라카우어의 이 책은 그 마지막 위대한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지그프리트 크라카우어에 따르면 영화는 본질적으로 사진의 연장선에 존재하기 때문에 영화와 사진은 동일한 매체적 특성을 공유한다. 하지만 영화감독에게는 사진작가보다 조형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훨씬 더 폭넓게 열려 있다. 영화의 가능성이 사진으로는 접근할 수 없는 차원까지 아우르므로. 그렇다면 사진이나 소설이나 연극과는 구분되는 특징으로서의 ‘영화적’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다른 식으로는 얻을 수 없는 통찰과 즐거움”을 제공하는 것. 이 책은 영화와 다른 매체를 구분 짓는 가느다란, 하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선에 대한 분석이다. 읽기 쉽지는 않지만 읽기가 괴롭지만은 않은 이유다. <
씨네21 추천도서 - <영화의 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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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린 송 지음 / 황석희, 조은정, 임지윤 옮김 / 을유문화사 펴냄
셀린 송 감독이 쓴 <패스트 라이브즈 각본>.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는 12살 때 토론토로 이민 간 나영과 서울에 남은 해성을 중심으로 풀어가는 이야기다. 12살 때 헤어지고, 12년 후에 온라인으로 재회했다 다시 소원해지고, 다시 12년이 흘러 두 사람은 뉴욕에서 비로소 만나게 된다. 그런데 나영은 그사이 아서와 결혼한 상태. 나영과 해성의 재회는 어떤 결과로 이어질까. ‘전생’을 뜻하는 제목 ‘패스트 라이브즈’에서 중요한 키워드는 ‘인연’이다. 인연이라는 말은 꼭 해피엔딩만을 의미하지 않으며, 악연도 인연이며, 헤어짐 역시 연이 다했을 때 벌어지는 일이다. 이 복잡한 마음의 행로를, <패스트 라이브즈>는 차분하게 따라간다.
영화를 본 관객에게 추천하는, <패스트 라이브즈 각본>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영화에서 배우의 행동을 통해 유추해야 했던 인물들의 속마음과
씨네21 추천도서 - <패스트 라이브즈 각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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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 라이브즈 각본> - 셀린 송 지음
<영화의 이론> - 지그프리트 크라카우어 지음
<범죄사회> - 정재민 지음
<프라이스 킹!!!> - 김홍 지음
씨네21 추천도서 - <씨네21>이 추천하는 3월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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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연여고 2학년5반 학생들은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 5교시 HR 시간이면 ‘피라미드 게임’을 한다. 인기투표를 표방하지만 사실 A등급부터 F등급까지 반 학생들의 등급을 매기는 잔혹한 게임이다. 자신보다 낮은 등급인 학생을 괴롭힐 수 있으며 F등급이 된 학생에게는 가혹한 폭력을 행사하는 게 이 게임의 기본 규칙이다. 누가 이런 걸 만들었을까? 백연그룹 손녀이자 백연여고 이사장 딸로서 반의 절대 권력자인 백하린(장다아)이다. 티빙 시리즈 <피라미드 게임>은 “사회의 축소판”과 같은 백연여고 2학년5반을 통해 계급화한 사회, 차별과 폭력에 무기력하게 침묵하는 사회를 은유한다. ‘사회’는 절대 권력자 한 사람에 의해 굴러갈 수 없듯 피라미드 게임이 1년 넘게 지속될 수 있었던 이유는 그 구조에 적극적으로 협력한 방관자와 가해자들 때문이다. 드라마는 반에서 일어나는 차별과 폭력이 그저 백하린으로 상징되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학교와 어른들의 이해관계가 얽힌 구조의 문제임을 보여준다
[오수경의 TVIEW] ‘피라미드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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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틀맨: 더 시리즈>
넷플릭스 | 8부작 / 연출 가이 리치 / 출연 테오 제임스, 카야 스코델라리오,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 다니엘 잉스 / 공개 3월 7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야성과 교양의 역설적인 조화
귀족 가문의 차남 에디(테오 제임스)는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아버지의 임종을 지킨다. 평화롭던 분위기는 변호사가 들고 온 유언장 하나로 순식간에 뒤흔들린다. 아버지가 600년 만에 처음으로 전통을 깨고 모든 재산과 작위를 차남에게 물려주기로 한 것이다. 마약상에 큰 빚을 져 누구보다 돈이 필요했던 장남 프레디(대니얼 잉스)가 분노에 차서 폭주하고 에디는 미안한 마음에 온 힘을 다해 형을 도우려 한다. 급하게 재산 매각을 준비하던 그의 앞에 매력적인 한 여성이 나타난다. 자신의 이름을 글라스(카야 스코델라리오)라고 밝힌 여성은 에디의 아버지와 오랜 기간 거래해온 사이다. 뜻밖의 사실은 그 거래가 마약과 연관되었다는 것. 가문의 저택이 대마초
[OTT 추천작] ‘젠틀맨: 더 시리즈’ ‘댐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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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 10부작 / 연출 이병헌 / 출연 류승룡, 안재홍, 김유정 / 공개 3월15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희귀종 웃음의 출현. 치밀하고 정성스럽게 어이없다
이병헌식 웃음에 익숙한 이들도 <닭강정>은 도전적으로 느낄지 모르겠다. 일찍이 웹툰 <닭강정>을 보며 웃은 이들도 넷플릭스 시리즈 <닭강정>에는 종종 당황할 수 있다. 감독, 배우, C급 코미디, 그리고 OTT 플랫폼이기에 가능한 시리즈 구성이 적역의 시너지효과를 낸 덕택이다. 사장 한명, 직원 둘. 전 직원 세명인 ‘모든기계’ 사무실에 의문의 기계가 배달되면서 사태는 시작된다. 인근의 유서 깊은 맛집에서 닭강정을 사들고 온 사장 최선만(류승룡)의 딸 최민아(김유정)가 하필이면 그 기계 안에 들어가 닭강정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주요 목격자는 민아를 흠모하던 인턴 직원 고백중(안재홍)으로, 선만과 백중은 곧 힘을 합쳐 변신에 얽힌 황당무계한 비밀을 파헤쳐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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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리뷰] ‘닭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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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룡점정’이란 슬로건 아래 치러진 올해 한국영화아카데미(KAFA) 졸업 영화제가 메가박스 성수점에서 3월8일부터 10일까지의 일정을 마쳤다. 짧지만 뜨거운, 작지만 큰 축제가 끝났다. “오랫동안 준비한 영화의 마지막 점”을 찍는다는 의미의 슬로건이라곤 하지만 KAFA의 졸업 영화제는 또 다른 시작점이기도 하다. 이제 막 영화 만들기의 세계에 들어선 신진 영화인들이 31개의 영화를 내놓았고, 이 31개의 흔적은 이후 한국영화계의 초석이 될 전망이다. 정규과정 40기와 장편과정 16기, 그리고 지난해 신설된 KAFA Actors 1기 학생들이 만든 단편 실사 극영화 19편, 단편애니메이션 3편, 장편 실사 극영화 6편, KAFA Actors 실습 작품 3편이 스크린에 걸렸다. 3월16일엔 부산 영화진흥위원회 표준시사실에서도 상영이 이어졌다.
많은 상영작이 ‘타인과의 관계’라는 주제에 천착했다. 관계의 대상엔 가족, 친구, 연인, 사제지간은 물론이거니와 이상한 존재들과의 관계까지도
[씨네스코프] 2024 한국영화아카데미 졸업 영화제 참관기, 졸업, 또다른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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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야마 아키라의 영향력은 일본 만화계를 넘어 20세기 후반의 전세계 문화를 집어삼킬 정도였다. <드래곤볼>의 시대에 젊은 날을 보냈던 한국의 창작자들 역시 그 영향력의 대상이다. 그중에서 특히 <드래곤볼>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고백한 엄태화, 연상호, 한준희 감독과 이종범 만화가의 추모사를 <씨네21>이 전한다. 엄태화 감독은 어린 시절부터 차곡차곡 모아온 <드래곤볼>의 굿즈 사진을 한가득 보내주기까지 했다. “저의 시작 역시 당신 작품의 한 페이지” (이종범 만화가)라는 이들의 마음이 하늘의 도리야마 아키라에게도 전해지길 바란다.
계왕을 만난 도리야마 아키라 - 엄태화 감독
“어린 시절의 경험은 기억에서 사라지더라도, 무의식에 남아 그 사람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 친척 집에서 손바닥만 한 책 하나를 봤다. 제목은 ‘드라곤의 비밀’이었다. 해적판의 인기에 힘입어 만화는 잡지 <아이큐 점프>
[기획] 천재의 자장 안에서, 도리야마 아키라를 기억하는 창작자들의 추모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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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슬럼프> <드래곤볼>의 도리야마 아키라 작가가 3월1일 급성 경막하 혈종으로 타계했다는 소식이 8일 전해졌다. 일본은 물론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많은 이들이 저마다 슬픔 속에서 추억을 떠올렸다. <닥터 슬럼프>나 <드래곤볼>을 보며 만화를 그리게 되었다는 작가들의 고백, 어린 시절 손바닥만 한 500원짜리 해적판 이야기, 여러 캐릭터 중에 특별히 마음이 가는 캐릭터들 이야기까지.
회고와 경이로움
1980년 소년 만화에서 보기 힘들었던 소녀(로봇)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닥터 슬럼프>가 연재되며 소녀 팬들로 소년 만화 독자층을 넓혔고, 1984년 11월20일(51호) <드래곤볼> 연재를 시작해 1995년 6월5일(25호) 연재 종료 시까지 ‘<소년점프> 황금기’의 주역으로 세계에서 사랑을 받았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80개국 이상에서 출판되었고, 2억6천만부가 판매되었다. 이런 놀라운 인기를 기반으
[기획] 주인공과 함께 세계의 독자들도 성장했다, <드래곤볼>의 작가 도리야마 아키라를 추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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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볼> <닥터 슬럼프> 등으로 세계적인 사랑을 받은 작가 도리야마 아키라가 향년 68살을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급성 경막하 혈종과 함께 전해진 갑작스러운 부고 소식은 그의 작품 세계를 사랑해온 많은 팬들에게 슬픔을 남겼다. 7개의 드래곤볼을 모으면 소원을 빌 수 있다는 <드래곤볼>은 오로지 욕망과 전투력만이 세계를 결정할 수 있는, 민족 다양성이 적용된 세계관이다. 국내에서도 <드래곤볼>을 활용한 다양한 밈이 생성되었던 만큼 세대를 뛰어넘는 뜨거운 애정이 이어졌다. 동글동글 귀여운 안경이 매력적인 인조인간 아리와 그를 둘러싼 펭귄마을 주민들의 일상을 담은 <닥터 슬럼프>는 매 에피소드를 예측 불가한 방향으로 질주시키면서 국내 팬들의 호응을 얻었다. 나뭇가지에 걸린 똥 모양은 <닥터 슬럼프>의 코믹함을 보여주는 귀여운 상징이기도 하다. 도리야마 아키라 작가가 지나간 자리에는 무엇이 남아 있을까. 그가 만화가로서 활
[기획] 만화와 추억은 우리 곁에 영원히, 도리야마 아키라 작가 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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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에서 개봉한 영화 중 여성 캐릭터 주연의 영화들이 평론가의 혹평은 물론이고 흥행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2월 개봉한 매슈 본 감독의 <아가일>, 젤다 윌리엄스 감독의 <리사 프랑켄슈타인>, 에단 코언 감독의 <드라이브어웨이 돌스>, S. J. 클라크슨 감독의 <마담 웹> 등이 여기 해당한다. 지난 2월14일 미국에서 개봉한 <마담 웹>은 8천만달러에 달하는 제작비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으로 9600만달러의 박스오피스 성적을 올리는 데 그쳤다. <마담 웹>은 슈퍼히어로영화 팬들에게 외면당한 것은 물론 평론가들로부터 “올해 최악의 영화”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 평론 포털사이트 로튼 토마토에서는 12%의 신선도를, 메타스코어에서는 26점을 기록했다.
<아가일>은 앞뒤 맞지 않는 스토리라인과 화학작용이 미적지근한 두 주연배우의 연기로 ‘폭망’ 상태다. 이 영화는 총 2억달러가 소요됐으나 세계적으
[뉴욕] 여성 캐릭터 주연 영화들 혹평 속 흥행 부진, 여성 영화인의 입지를 근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