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황후가 일본군에 살해당한 사건으로 조선인들이 큰 슬픔에 빠진다. 일본인 기독교 선교사 노리마쓰 마사야스는 그런 조선인들을 위로하고자 수원에 터전을 잡고 한반도에 복음을 전파한다. 그는 생소한 종교를 조선에 알리는 것뿐 아니라 조선인들에게 을미사변에 대한 사죄를 구하기도 하며 일본인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까지 바꿔낸다. 그 유지를 이은 또 한명의 선교사 오다 나라지는 일제의 조선 통치가 한창인 1928년에 조선을 찾는다. 전국을 돌며 선교를 하던 그는 신사참배를 반대하는 운동에 앞장서다 추방당할 위기에 처하게 된다. <무명 無名>은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두 일본인 선교사의 숭고한 삶을 조명하는 종교다큐멘터리로, 그들의 흔적을 찾아가는 현재의 이야기와 재연드라마 톤으로 펼쳐지는 과거가 동시에 전개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두 인물의 행보에서 느껴지는 묵직한 메시지가 현재에도 큰 울림을 줄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