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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월 극장가는 블록버스터영화들이 앞다퉈 경쟁하는 여름 대목이다. 올해도 저마다 압도적 재미를 자신하는 영화들이 개봉일을 확정 짓고 출격 준비를 마쳤다. 시리즈 통틀어 역대급 재미를 선사한다고 소문이 자자한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이 7월12일 개봉했고, 7월19일엔 그레타 거윅 감독의 <바비>가 하이힐을 벗은 바비의 세계로 관객을 초대한다. 7월26일엔 밀수판에 뛰어든 해녀들의 이야기인 류승완 감독의 <밀수>가 개봉하고, 8월2일엔 <신과 함께> 시리즈의 김용화 감독이 우주로 스케일을 넓힌 <더 문>과 <끝까지 간다> <터널>의 김성훈 감독이 만든 실종 외교관 구출 작전 <비공식작전>이 나란히 개봉한다. 8월9일엔 이병헌, 박서준, 박보영 주연의 디스토피아 재난물 <콘크리트 유토피아>, 8월15일엔 크리스토퍼 놀런의 <오펜하이머>가 그 모습을 드러낸다
[이주현 편집장] 작지만 큰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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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민주의(사회민주주의)는 사회주의의 이상을 정당과 의회를 통해 점진적으로 구현하는 정치 노선이다. 7월은 여러 사민주의자들이 마지막 숨결을 남긴 달이다. 1914년 7월31일 장 조레스. 1947년 7월19일 여운형. 1959년 7월31일 조봉암. 그리고 2018년 7월23일, 한국의 진보정당운동을 이끌어온 한 정치인이 세상을 떠났다.2007년 7월부터 두달간 나는 그의 캠프에서 일했다.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 경선이었다. 당원들에게 행사에 초청하는 전화를 걸고, 그의 연설이나 토론에 어울릴 카피를 짜고, 그에게 쏟아진 음해에 반박하는 논리를 구성하는 일을 했다. 화장실이나 흡연 공간을 다녀오던 나는 때때로 복도에서 그와 눈이 마주쳤다. 그때마다 그는 수줍은 소년처럼 배시시 웃으며 눈길을 내렸다. 그는 쉰둘, 나는 스물여섯이었다. 나는 그것이 그의 진면이라 여기며 살아왔다.
경선 후반부에 그와 대화할 기회가 부쩍 늘어났었다. 그는 ‘떠나간 사람들’을 이야기할 때 늘 “우리가, 내가
[김수민의 디스토피아로부터] 7월의 사민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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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에 나와 있는 무수한 글쓰기 책을 섭렵하면 정말 글을 잘 쓸 수 있을까. 글쓰기의 기본기를 익히고 좋은 글을 감별하는 눈은 기를 수 있겠지만 안타깝게도 글쓰기에 정답은 없다. 그래서 재밌고, 그래서 괴롭다. 글을 잘 쓰고 싶다면 역시 직접 써보는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본인이 글쓰기 초보라 생각된다면 글쓰기에 관한 책을 한두권쯤 읽어보길 권한다. 언급했다시피 기본기를 익힐 수 있기 때문이다. 글쓰기의 기본이란 무엇인가. 기본 중의 기본은 맞춤법 그리고 정확한 단어와 표현을 찾아 쓰는 것, 바른 어순으로 문장을 쓰는 것이다. 맞춤법과 문장은 보통 퇴고할 때 충분히 바로잡을 수 있다. 그만큼 퇴고는 중요하다. 거의 모든 글쓰기 책은 퇴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렇다면 영화책을 탐독하고 영화이론을 공부하면 영화평론을 잘 쓸 수 있을까. 지식의 양과 글쓰기 실력이 비례하지 않는 것처럼 영화 지식과 영화 글쓰기 실력도 비례하지 않는다. 영화 유튜버 혹은 오디오 비주얼 필름 크리틱을 할
[이주현 편집장] 영화평론상 심사를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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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이와 노랑이는 만난 적이 없다. 같은 학년이지만 학교가 다르고, 사는 곳도 좀 떨어져 있다. 독서교실에서도 수업 시간이 달라서 마주칠 일이 없다. 그런 두 사람이 요즘 자신들도 모르게 만나는 장소가 있다. 교실 한쪽, <하이디> <톰 소여의 모험> <프랑켄슈타인> 같은 작품이 놓인 ‘클래식’ 책장 앞이다. 이 책들이 대부분 양장이라 무게를 생각해서 맨 아래 칸에 꽂아두었기 때문에 책 꺼내기가 조금 불편하다. 그래도 한명은 월요일에, 한명은 화요일에 똑같이 그 앞에 쪼그리고 앉는다. 파랑이는 <삼총사>와 <홍당무> 중에서, 노랑이는 <꿀벌 마야의 모험>과 <폴리애나> 중에서 무엇을 먼저 읽을지 고민하는 정도만 다르다.
파랑이는 우리나라 동화를 좋아한다. 우리말로 되어 있어서 작가의 마음을 더 잘 알 것 같단다. 출판사를 중요하게 여기고 종종 판권도 살핀다. “이 책은 제가 태어나기 10년 전에 나왔네요.
[김소영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읽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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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넷플릭스 예능 <먹보와 털보>의 인터뷰로 만난 노홍철은 ‘떠나고 싶을 때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여행’이 자신이 꿈꾸는 여행이라 했다. ‘너 커서 뭐 될래 했는데 뭐가 된 노홍철’은 지금도 그 꿈을 열심히 실천하며 사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려서 TV 앞에서 코 박고 살았던 나도 ‘너 커서 뭐 될래’ 소리를 적잖이 들었다. 어른이 되어서도 ‘뭐가 되려고 이러느냐’는 얘기를 종종 들었는데, 결국 영화 잡지를 만들며 살고 있다. 어쨌든 뭐라도 되었다는 얘기다.
이번주 <씨네21>에는 좋아하는 것을 열심히 좋아하다 무언가 이룬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득 담겨 있다. 우선 <문라이즈 킹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프렌치 디스패치> 등을 통해 영화는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확고한 스타일리스트 웨스 앤더슨 감독과 그의 신작 <애스터로이드 시티>에 대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유전> <
[이주현 편집장] 덕업일치의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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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참 천박해졌다. 이 낡고 지나치게 단정적인 문장을 써야 할까 잠시 멈칫했지만, 달리 표현할 길을 찾지 못하겠다. 더 맛나고, 더 멋지고, 더 화려하고, 더 높은 것을 얻으려는 데 거리낌이 없다. 죽어라 공부하고, 더 좋은 대학에 가고, 더 높은 학점을 따고, 더 좋은 데 취업하고, 더 빨리 승진하려는 이유는 그거다. 이들 여러 이유마저도 실은 한 가지 욕망으로 요약된다. 남한테 꿀리고 싶지 않다는.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데, 정작 중요한 건 꿀리지 않을 욕망인 시대.
2000년대 초반 유학 시절, 고국에서 찾아온 이들과 친분이나 일로 엮였을 때 받았던 느낌이 딱 그랬다. 신기하게도 그들은 하나같이 불만투성이였다. 묵는 호텔의 추레함에 대해, 먹는 영국 음식의 맛없음에 대해, 그래서 찾아간 한인식당의 비싼 가격에 대해. 그들은 현지에서 만난, 자신보다 싼 옷을 걸치고 있는 영국인을 대놓고 무시하지는 못했지만, 외양과 옷차림에선 거의 차이도 없는 한인식당 종업원을
[정준희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중꺾마가 아닌 중꿀욕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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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왜 무서운 이야기를 좋아할까. 아이들은 왜 즐겁고 행복하고 아름다운 이야기가 아니라 무섭고 이상한 이야기에 더 귀를 쫑긋 세울까. 공포에의 매혹을 심리학적으로나 역사적으로 설명할 지식은 없지만, 아이들이 무서운 이야기를 즐기는 것은 겁쟁이가 아니라는 증명 혹은 어른스러움을 입증하는 행위 혹은 담력 테스트인 측면도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러고 보면 나는 심장을 죄어오는 공포를 즐길 줄 모르는 겁쟁이였다. 겁쟁이인 걸 들키는 것도 싫어하는 겁쟁이였지만 어릴 적 <전설의 고향> 중 <내 다리 내놔> 편을 봤을 때의 충격과 뭣 모르고 봤던 <오멘>의 공포는 쉽사리 떨칠 수 없었다. ‘김세인의 데구루루’를 연재하고 있는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의 김세인 감독은 자신이 괴담 마니아였다고 이번호에 실린 에세이 ‘무서운 이야기’에서 밝힌다. (“중학생 때 흔히 그렇듯 비 오는 날이면 선생님을 설득해 수업 대신 무서운 이야기를 했다. 그 순간만
[이주현 편집장] 괴담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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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아니라 응용통계라고 부르자. 세계적으로 유명한 SF 작가 테드 창이 최근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는 인공지능 개발자나 기자들이 챗지피티와 같은 챗봇을 “나”와 같은 인칭 대명사로 칭하게 하거나 인공지능 기술을 묘사할 때 “학습”이나 “이해” 등과 같은 인간 중심적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인공지능에 대한 환상을 만들었다고 지적한다. 응용통계라니, 그동안 인공지능을 둘러싸고 과도하게 불붙었던 기대와 두려움 둘 다에 찬물을 끼얹는 이름이 아닌가. 테드 창의 표현을 빌리면 “섹시하지 않은” 이름이기 때문에 아마 아무도 사용하지 않겠지만 말이다.
마침 또 이런 소식들이 들려온다. 자신을 본뜬 ‘인공지능 여자 친구’ 서비스를 출시한 미국의 인플루언서. 인공지능 앱에서 만난 가상 남성을 완벽한 남편으로 소개하는 여성. 챗지피티를 이용해서 나만의 여자 친구를 만드는 걸프렌드지피티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남성. 지난 화에서 이미 밝혔듯이 나는 인간을 닮은
[임소연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윌슨도 아니고 사만다도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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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플래시>의 공통점은? 모두 멀티버스(다중우주)를 활용하는 영화들이라는 점이다. 멀티버스의 개념을 요약하면, 내가 살고 있는 우주 말고 또 다른 우주에 내가 아닌 내가 살고 있다는 것이다. 시간여행이 유행이었던 시대가 저물고 이제는 우주와 우주를 가로지르는(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이야기가 유행하고 있다. 멀티버스 서사의 유행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시간여행을 통해 과거 혹은 미래의 나를 만나는 것과 우주의 차원 이동을 통해 또 다른 나를 만나는 것의 차이는 무엇일까. 두 경우 모두 동일한(혹은 동일하다고 보이는) 자아와의 대면, 즉 거울 효과를 통한 셀프 코칭의 서사라는 점에서 유사하다. 반면 전자는 현재로의 수렴과 시간의 유한함을 얘기한다면 후자는 시공간의 우주적 확장을 통한 무한과 팽창의 서사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우리는 유한한
[이주현 편집장]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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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요즘 윤석열 그분을 대통령으로 뽑은 사람들이 싫어 죽겠어요.”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푸념이다. 국민의힘 극성 지지층은 “무조건 민주당 찍는 좌파 콘크리트 40%는 인간이냐”고 조롱한다. ‘1찍(기호 1번 민주당 찍은 사람)’, ‘2찍(기호 2번 국민의힘 찍은 사람)’의 종특(종족 특성)을 운운하는 글과 말이 난무한다. 2022년 대선 직후 만난 유권자 몇몇에게 들은 말이다. “저는 국민의힘 지지자입니다만, 이재명에게 투표했어요.”(30대 초반 여성 A) A는 ‘2번’이 국정을 운영할 최소한의 자세도 안됐다고 보았다. ‘법인카드 유용’에 충격을 받았지만 ‘허위 이력’과 ‘주가 조작 의혹’에 더 경악했단다. “제 자신을 진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윤석열 찍었습니다.”(20대 후반 남성 B) 그는 조국 사태와 대장동 의혹을 거치며 ‘이번에는 1번이 져야 한다’고 생각을 굳혔다. 그는 여소야대가 여대야소보다 훨씬 낫다고 봤고 앞으로도 여소야대이길 희망했다.
세상에는 n개의
[김수민의 디스토피아로부터] 1찍과 2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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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무주산골영화제에 다녀왔다. 시외버스에 몸을 싣기 전 터미널에서 김밥까지 사먹었더니 그야말로 제대로 ‘영화 소풍’을 떠나는 기분이었다. 영화제 행사장 일대를 어슬렁거리며 오랜만에 만난 영화인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것도 좋았지만, 사람들이 모인 곳을 조금만 벗어나면 인구밀도가 급격히 낮아지는 소도시의 특성상 발길 닿는 대로 이동하다 온전히 혼자 된 기분을 만끽하는 일이 무엇보다 좋았다. 그러다 유난히 키 큰 나무 한 그루를 만났다. 다가가 안내 푯말을 보니 수령이 500년이다. 무주에서만 500년을 산 이 나무는 다른 땅, 다른 하늘이 궁금하지는 않았을까. 나무가 품은 경이로운 시간에 감탄하며 무주를 산책하자 어쩐지 <박하경 여행기>를 찍는 기분이 들었다.
미야케 쇼 감독도 신작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을 들고 무주산골영화제를 찾았다. 어깨너머로도 그를 보진 못했지만 이번주 특집 기사를 읽으며 그를 꽤 잘 알게 된 느낌이다. <씨네21>
[이주현 편집장] 청춘영화의 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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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이었다. 채도와 명도가 높은 파란색 파도가 휘몰아쳤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다. 비슷한 느낌이었는지 주위 사람들도 웃거나 탄성을 질렀다. 공항 건물이 살짝 흔들린 것도 같았다. 귀국한 아티스트 J가 공항 출구에서 자신의 차로 향하는 시간은 10여초였다. 몇 시간을 기다린 팬들이 그를 따라가며 환호한 것은 물론이고, 나처럼 누군가를 마중 나왔다가 난데없이 그 파도를 맞은 사람들도 왠지 들떠 웅성거렸다. 누군가 말했다. “와, 정말 대단하다.” 그건 K팝 스타의 인기라든가 팬들의 ‘열성’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니었다. 갑자기 공기를 눈부신 것, 차가운 것, 또는 열렬한 것, 간지럽고 조금 눈물 나는 것으로 만들어버린 사랑이 대단하다는 뜻이었다. 이만한 에너지를 가진 건 사랑밖에 없다.
사실 팬덤 문화에 대해서라면 나도 모르지 않는다. 한반도의 팬덤 역사에서 나는 신석기인쯤 될 것이다. 90년대 초 ‘뉴 키즈 온 더 블록’의 열풍이 시작되기도 전, 종로 어느 레코드 가게에서 재
[김소영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사랑의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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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영화제가 5월27일 폐막했다. 여전히 마음은 칸에서 배회 중인 듯한 송경원, 김소미 기자는 시차 적응에 실패했다며 다크서클을 주렁주렁 달고 출근했다. 영화 보랴 기사 쓰랴 사람들 만나랴 정신없이 바쁜 와중에도 두 사람은 칸영화제 공식 굿즈 중 하나인 에코백 선물을 잊지 않았다. 칸영화제 출장자의 에코백 선물은 어느덧 <씨네21>의 전통 아닌 전통이 되어버려, 나는 칸영화제 에코백만으로 일주일 내내 새 가방을 들 수 있는 에코백 부자가 되었다. <씨네21> 기자들은 한동안 너도나도 한쪽 어깨에 ‘FESTIVAL DE CANNES’이 큼지막이 프린트된 가방을 메고서 묘한 동료애를 나눌 것이다. 시사회장에서나 거리에서 같은 가방을 멘 서로를 발견하고 슬며시 미소 지을 것이다. 사실 진짜로 기다린 건 에코백이 아니라 칸에서의 이야기다. 아직 두 기자는 칸에서의 이야기보따리를 제대로 풀어놓지 않았는데(나만 못 들은 건가?), 들리는 얘기에 따르면 <씨네21>
[이주현 편집장] 칸의 영화들, 수입 됐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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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건설노동자가 자신의 몸에 불을 붙였다. 그리고 결국 사망했다. “죄 없이 정당하게 노조 활동을 했는데, 집시법 위반도 아니고 업무방해 및 공갈이랍니다. 제 자존심이 허락되지가 않네요”라고 그는 유서를 남겼다. ‘심리적 G8’에 이르렀다는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그들의 심리는 세계 최정상 8봉 가운데 하나에 올랐는지 몰라도 내 마음은 바닥을 뚫고 한없이 추락한다. 도대체 그들의 심리와 나의 심리가 이렇게 ‘하늘 끝, 땅끝’만큼의 차이가 있단 말인가.
비록 나와는 달라도 같은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만큼은 남겨놓으려고 했다. 그런데 <조선일보>가 나의 그 안간힘조차 걷어찼다. 당시 현장에 있던 주변 동료들이 분신 노동자를 말리려고 하지 않았고, 심지어 유서까지 대필한 의혹이 있다는 주장. 누군가는 자신의 자존심을 지키기위해 목숨을 던지고, 대부분은 그걸 보며 참혹해하는데, 다른 누군가는 그렇게 스러져간 목숨을 조롱한다. 같은 인간이 아닌 건가, 아니면 인간들 중 일부는
[정준희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수치심 없는 자들은 이해할 수 없는 자존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