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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진수(김법래)는 최근 들어 아내 연정(김혜은)이 달라졌음을 느낀다. 목적이 불분명한 외출이 잦아지고 집안일에도 빈틈이 생기자 진수는 아내가 바람을 피우는 건 아닌지 의심한다. 진수가 아내의 불륜 증거를 찾느라 바쁜 와중에 가족은 한층 복잡한 상황에 놓인다. 연정은 건축 현장으로 돌아가기 위해 재취업을 준비하겠다고 하고, 고등학생 딸 미나(김보윤)는 그동안 해오던 피아노를 그만두겠다고 선언한다. 갈등은 깊어지고 함께할 시간은 줄어들면서 진수의 가족은 진심을 나눌 기회에서 멀어진다.
제2회 4·16재단 문화콘텐츠 공모전 대상작인 <가족의 비밀>은 슬픔으로 묶인 감정을 하나씩 풀어내는 작품이다. 영화는 아들이자 오빠인 승현(박현우)을 사회적 참사로 잃은 가족을 단순히 슬픈 유가족으로만 그리지 않는다. 직업을 고민하고 뜻밖의 사건을 겪으며 희로애락을 경험하는 인물들의 일상을 통해 유가족 서사의 새로운 길을 보여준다. 코미디 장르를 선택하면서도 상처를 자극하지 않으려는 세
[리뷰] 슬픔과 그리움에서 빠져나와 희노애락의 일상으로, <가족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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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말하지 못한 비밀을 품고 산다. 그 비밀이 언제, 어떻게 드러나느냐에 따라 관계가 무너질 수도,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도 있다. <비밀일 수밖에>는 평범한 가족의 일상적인 풍경 속에 숨겨진 균열과 묻어둔 진실을 포착한 작품으로, 집이라는 제한된 공간에 여러 인물이 머물게 되면서 사건이 전개된다. 표면적으로는 결혼을 앞둔 두 집안의 만남이지만 이면에는 쉽게 드러낼 수 없는 상처와 감정이 켜켜이 자리한다. 김대환 감독은 가족이 가진 복잡한 감정을 탐색함과 동시에 우리가 말하지 못하는 건 무엇이고 말하지 못하게 만드는 건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영화는 심각하거나 어둡지 않은 분위기로 웃음 포인트도 곳곳에 마련돼 있다. 휴직 중인 교사 정하(장영남)의 집에 예비 사돈 하영(박지아)과 문철(박지일)이 갑작스럽게 방문하면서 숨겨왔던 정하의 비밀이 폭로되는 이야기다. 비밀은 다름 아닌 정하의 성정체성이며, 정하는 애인 지선(옥지영)과 동거 중이다. 서사의 중심에 있는
[리뷰] 말 못 하게 만드는 실체에 대하여, <비밀일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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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창간 30주년 특별 연재 ‘21세기 영화란 무엇인가?’의 두 번째 키워드는 ‘인간의 조건’이다. 첫 번째 키워드 ‘20세기의 기억’을 통해서는 20세기의 영화사를 현재의 시각에서 재편하는 시도를 펼쳤다. 이번엔 21세기 영화의 안팎에서 ‘인간’이라는 존재의 양상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살피려 한다. 우선 첫 번째로 이도훈 영화평론가(편집위원)는 디지털카메라의 도래 이후의 인간-배우가 영화에 어떤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지를 분석했다. 이후 김병규 평론가는 영화감독의 위상과 존재론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드러낸다. 이어서 이나라 영화연구자는 21세기 영화가 드러낸 인간의 새로운 얼굴에 대해 논의하고, 연재의 마지막엔 21세기 영화에 걸친 비인간의 출몰을 들여다볼 예정이다. 차차 쌓여가는 21세기 영화에의 다변적 해석과 다양한 고민에 계속하여 함께해주길 바란다.
또 다른 응답
21세기 영화의 감각 불가능성
21세기가 되었을 때 영화는 몸을 감각하며 20세기
[21세기 영화란 무엇인가?] 또 다른 응답 - 21세기 영화의 감각 불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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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투루 건넬 수 없는 이야기라서
- 이란희 감독이 배우들에게 필독서를 정해줬다며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은유)과 <교복 위에 작업복을 입었다>(허태준)를 언급했다. 모두 현장 실습생들의 현실을 밀도 높게 다룬 책인데, 배우 입장에서 그 무게감이 어렵게 다가오지는 않았나.
김성국 두 책은 내가 못해본 생각을 해보게 도와줬다. 그럼에도 시나리오에 다가가기 위해 책을 참고하는 것이니 너무 무겁게 느끼지는 않았다.
유명조 나는 정반대다. 책을 읽으면서 이 시나리오를 허투루 연기하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게다가 수호는 2회차 만에 촬영이 끝나는 역할이라 더 잘하고 싶었다. 2회차 안에 마법 같은 일을 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때 연기를 시작하고 나서 가장 많이 떨었던 것 같다.
유이하 사실 감독님이 처음에는 일고여덟권을 추천해주셨고, 다 못 읽는다면 이것만이라고 읽으라면서 그 두권을 꼽으셨다. 최대한 다 보고 싶어서 서점을 돌아다
[인터뷰] 허투루 건넬 수 없는 이야기라서 - <3학년 2학기> 배우 유이하, 김성국, 양지운, 김소완, 유명조 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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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영화의 제목은 관객 각자의 19살을 떠올리게 한다. 여러분의 고등학교 3학년 2학기는 어떤 시절이었나.
유이하 내가 연기한 창우처럼 특성화고에 다녔다. 제빵을 전공하며 취업과 대입 둘 다 준비했지만 창우와 다르게 금방 일을 그만두고 학교로 돌아왔다. 여느 특성화고 학생들과 다를 바 없는 3학년 2학기를 보냈다.
양지운 대학 연극영화과에 수시합격한 상태로 마냥 즐겁게 지냈다. 나는 이제 성인이고, 누구도 나한테 뭐라 할 수 없다는 기분에 빠져 일탈도 한번 해보고 싶었다!
유명조 나도 아주 편히 놀았다. 대학 갈 생각도, 수능 볼 생각도 없었기 때문에 남들 공부할 때 푹 자고 일어나 공부 끝난 친구들과 PC방에서 <서든어택>을 했다.
김성국 나도 이하 형처럼 특성화고를 나왔는데, 대학 갈 생각은 없었다. 3학년 때 거리에서 만난 에이전시 직원의 제안을 받고 연기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이걸 계속할 수 있을지 모르겠더라. 학교에서 공장에 보내줘 일을 좀 하고, 연기
[인터뷰] 연기라는 일, 배우라는 직업 - <3학년 2학기> 배우 유이하, 김성국, 양지운, 김소완, 유명조 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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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출석을 부르는 것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다섯명이 차례로 자신의 이름과 배역 이름을 읊으니 기자가 아닌 담임선생님이 되어 출석부를 훑는 기분이었다. 목례하듯 녹음기를 향해 고개를 숙이고 자기소개를 하는 배우들을 향해 곧게 앉아도 괜찮다고 전하며 돌이켰다. 특성화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현장실습에 나선 학생들의 이야기인 <3학년 2학기>에서 이름을 제대로 새기고 부르는 일이 얼마나 중요하게 다뤄지는지를.
이를테면 창우(유이하)는 여느 서류를 받아들 때마다 반복해 말한다. “사인이 없는데 이름을 써도 될까요?” 우재(양지운)는 첫 출근 날부터 오타 난 이름표를 받아들고 얼굴을 찡그린다. 다혜(김소완)는 성민(김성국)의 연락을 받고 마주한 흰 봉투 어디쯤에 자기 이름을 남겨야 하는 건지 헷갈린다. 사회 초년생에게는 이런 순간들이 어렵다. 휘갈겨지지도, 오류나지도 않은 채 마땅한 곳에 자리하는 존재로서의 나는 언제쯤 가능해질까? <3학년 2학기>는 청소년과 성인
[커버] 우리의 다음 학기는 - <3학년 2학기> 배우 유이하, 김성국, 양지운, 김소완, 유명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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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시리즈 <애마>, 영화 <지옥만세> <저 ㄴ을 어떻게 죽이지?> 등 출연
빵
한순간도 빵을 사랑하지 않은 날이 없다. 사람이 많은 곳을 좋아하지 않지만 유명한 빵집만큼은 마음을 굳게 먹고 달려가 웨이팅도 불사한다. 필링도넛, 크림빵같이 달콤한 크림이 잔뜩 든…. 아니다 빵이면 다 좋다.
인도네시아 길리
자동차가 다닐 수 없어 도로에 마차와 자전거뿐이다. 그 경험이 무척 행복했다. 수영을 하며 바다거북들도 자주 만났다. 이 친구들이 무섭냐고? 그럴 리가. 얼마나 귀엽고 순한지 모른다.
열대과일
최애 과일은 용과다. 구체적으로는 ‘레드 용과’ . 왜 좋은지 이유를 생각 하는 게 사치일 정도로 맛있어서 계절 상관없이 주문해 먹는다. 못지않게 좋아하는 과일은 망고다.
<F1 더 무비>
올여름 참 덥지 않았나. 그런데 영화를 보는 동안 더위가 가시는 충격적인 경험을 했다. 빨리 달리는 걸 무서워해서 놀이기구조차 못 타는데도
[LIST] 방효린이 말하는 요즘 빠져있는 것들의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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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성>
디즈니+ | 9부작 / 연출 김희원, 허명행 / 출연 전지현, 강동원 / 9월10일 공개
플레이지수 ▶▶▶▷ | 20자평 - 정서경 작가 고유의 스토리 헤게모니, 그 파도를 타고 올라선 전지현의 중심축
북한의 핵 위협이 가시화될수록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정세는 가파르게 불안정해진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가간의 복잡한 이해관계가 조금씩 뒤틀리기 시작할 즈음, 범국민적인 지지를 받는 장준익 의원이 예상치 못한 해결책을 꺼내든다. 오늘날 다소 힘을 잃어버린 말, 바로 ‘평화통일’이다. 하지만 강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이의 결단인 만큼 통일 가능성은 계속해 뜨거운 관심을 받는다. 한축에서 벌어지는 국민적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 그는 아내 서문주(전지현)와 평화통일을 기원하는 미사에 참여하고, 한 군인으로부터 갑작스러운 피습을 당하며 예배당 한가운데에서 사망에 이른다. 모든 것이 아수라장이 돼버린 그 절명의 순간, 서문주는 군인을 저지해낸 알 수 없는
[OTT리뷰] <북극성> <열대의 묵시록> <고백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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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가 오버랩되고 현실에선 괴짜 취급 받는 게임 마니아가 양쪽 세계에서 정의를 실현한다. 많은 영화가 떠오르지만 그 시조 격엔 <트론>(1982)이 있다. <트론>은 최초로 컴퓨터그래픽을 사용한 영화였고, 당시 디즈니 애니메이터였던 존 래시터는 <트론>에 영감을 받아 픽사를 설립했다. 그로부터 28년 뒤에 나온 <트론: 새로운 시작>은 지금 돌아보면 <탑건: 매버릭>과 <F1 더 무비>를 연출한 조지프 코신스키 감독의 데뷔작이었고, 당시 열풍이었던 3D기술을 효과적으로 활용한 동시에 다프트 펑크의 사운드트랙을 준수하게 사용한 작품이었다. <트론> 시리즈가 15년 만에 <트론: 아레스>로 돌아온다. 이번 영화는 고도 지능 AI 병기 ‘아레스’(재러드 레토)가 가상 세계에서 현실 세계로 넘어오며 벌어지는 인류의 위기를 다룬다. 영화계 안팎에서 가장 큰 화두인 인공지능을 이야기
[coming soon] 트론: 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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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202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일본 내 중계권을 단독 확보했다. 그간 일본의 스포츠 중계는 공중파와 위성방송이 전담했다. 하지만 지금 일본의 스포츠 중계권 시장은 OTT 플랫폼간 다극적 경쟁 체제로 재편된 지 오래다. 다존은 J리그, 프로야구 일부 경기, 일본 B리그 농구, 유럽 축구와 모터스포츠 등을 아우르며 일본 스포츠 OTT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고, 유넥스트는 해외 축구, ATP 테니스, 골프 투어에서 전문성을 강화했다. 또 아베마는 다존, 와우와우와 제휴하면서 무료 중계와 자체 제작 프로그램을 결합한 독창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다. 훌루 재팬과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까지 각자의 전략을 취하는 중이었다. 이 구도에 넷플릭스가 합류한 것이다. 그것도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경기인 WBC를 독점 중계한다. 도전적이면서도 파괴적인 변화다. 평자들은 넷플릭스가 일본 내에서 구독자 증대라는 단순 전략을 넘어 광고 기반의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하는 중이라고 분석한
[김조한의 OTT 인사이트] 넷플릭스, 일본 내 WBC 중계권 단독 확보… 한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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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례하긴. 순애(純愛)야.” 2021년 <극장판 주술회전 0>의 주인공 옷코츠 유타의 시그니처 멘트는 오타쿠와 일반인을 구별하는 테스트 질문이다. 놀라운 재능을 지닌 특급 주술사 후보 유타는 어린 시절 사망한 소꿉친구이자 저주의 여왕이 된 리타에게 속박의 말을 건다. 좋아하니까 영원히 곁에서 힘을 빌려달라는 순정남의 고백. 극장 안엔 삽시간에 소름이 퍼진다. 다만 같은 소름처럼 보여도 이유는 제각각인데, 팬이라면 응당 ‘머리를 올렸더니 미남자’라는 공식에 충실한 유타의 활약에 환호하며 대사의 맛을 음미할 것이다. 반대로 일반인들은 낯간지러운 대사의 민망함에 오그라들지도 모르겠다. 순애에 열광하는 오타쿠와 무례에 더 공감할 일반인 사이의 두꺼운 벽이 완전히 사라지는 데 놀랍게도 4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2021년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이 200만 관객을 돌파했을 때만 해도 단발성 신드롬에 가깝다고 여겼다. 일본에서부터 워낙 흥행작이라 기세가 심상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순애(純愛), 어쩔수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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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개봉작 중 <전지적 독자 시점>(이하 <전독시>) <좀비딸> <침범>의 공통점은 일종의 재난이 바탕이 된다는 것이다. 재난물의 단골 소재인 자연재해는 아니지만 소설 속 환난이 현실화된 세계, 좀비 아포칼립스, 사이코패스가 갑작스레 주인공의 일상에 틈입한다. 조건이 다를지언정 ‘누가 어떤 방식으로 살아남을 것인가’라는 재난물의 기본 골자는 그대로 적용된다.
위의 세 작품, 특히 <전독시>와 <좀비딸> 은 영화제작이 확정됐을 무렵부터 영화가 원작을 얼마나 잘 재현하고 원작과 어떤 차이를 지닐 것인가에 관한 질문이 제기됐다. 전부 호평받은 웹툰 혹은 웹소설이 원작이기 때문이다. 웹툰이 시초인 <좀비딸>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기도 했으며 <전독시>는 웹소설, <침범>은 영화 각본을 바탕으로 웹툰이 먼저 제작된 뒤 영상화가 이루어진 사례다. 물론 이전에도 한국영화계에서 웹툰, 웹소설의 영
[비평] 재매개의 전략, 조현나 기자의 <전지적 독자 시점> <좀비딸> <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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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티아스 피녜이로 감독의 <너는 나를 불태워>는 일단 극영화다. 고대 그리스 시인 사포와 신화 속 님프 브리토마르티스의 대화로 이루어진 체사레 파베세의 희곡 <바다 거품(파도 거품)>의 각색이지만, 두 배우가 마주보고 연기하는 형식을 취하지는 않는다. 원작의 대화가 영화 전체에 걸쳐 재생되는 가운데 여러 인용과 서술, 책 페이지를 비롯한 각종 요소가 나뉘고 섞이고 겹친다. 전부 분리해 재조립하려는 듯한 연출의 초점은 파편들의 연결에 있어 보인다. 조희영 감독의 <다른 것으로 알려질 뿐이지>에서도 분리 후 재구성이 발견되는데, 그 조각은 인물이 현존하거나 기억하는 시공간의 덩어리들이다. 현장에서 감각되지 않는 것은 해석이 불가한 것으로 남고, 가시화된 균열은 메워지지 않는다. 이토록 다른 두 영화의 유사성을 짚어내 범주화하려는 의도는 없다. 이 글쓰기는 양쪽을 이해하려는 하나의 시도다.
조각냄으로써 잇다
<바다 거품>은 각자의 이야기에
[비평] 경계의 연결, 균열의 응시, 김연우 평론가의 <너는 나를 불태워> <다른 것으로 알려질 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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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서부터 많은 시간을 여행으로 보냈다. 대체로 단출하게 짐을 꾸려 혼자서 이곳저곳 쏘다니는 배낭여행이었다. 지금껏 70개국 정도를 여행했고, 기간으로 놓고 보면 5년을 훌쩍 넘긴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엇비슷한 여행을 하도 다녀서인지 감흥이 예전만 못해 이제는 나름 새로운 여행을 해보려고 애쓴다. 나의 삶에 여행의 환희는 여전히 필요하므로. 그래서 산악스키, 자전거, 카약 등 무동력 운송수단으로 여행하는 일에 심취했었다. 무동력 여행 중에서도 요트는 유독 진입장벽이 높은데, 요트 자체가 고가이기도 하고 계류를 비롯한 유지비용이 만만치 않아서다. 또한 요트는 기본적으로 네명의 선원이 탑승해야 항해할 수 있는데 나에겐 요트도 없고 동료도 찾기 힘들었으니, 요트 여행은 점점 소원해졌다. 그런 사정 속에서 반가운 풍문이 들려왔다. ‘개척자들’이라는 NGO에서 요트 항해 훈련을 한다는 것이었다. 인도네시아에 가서 무려 한달 동안. 귀가 솔깃할 수밖에 없었다. 어떤 훈련이 필요한지, 어떤 자격
[박 로드리고 세희의 초소형 여행기]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