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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쇼핑몰에 있던 사람들이 좀비들과 사투를 벌일 때, 이들과 먼 곳에 서 있는 사람들이 있다. 먼저 감염 사태를 처음으로 일으킨 장본인 서영철(구교환). 그는 권세정(전지현)이 이끄는 생존자 무리에 맞닿아 있지만 사람들과 절대 섞이지 않는다. 그리고 감염의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찾는 생명공학자 공설희(신현빈). 그는 복합쇼핑몰 밖에서 권세정과 연락하며 내부 상황을 알아나가는 인물이다. 따라서 구교환과 신현빈에겐 공통점이 하나 생긴다. 극 중에서 군체가 아닌 단일한 개인으로 존재해야 하는 것. 선에 설 것인가, 악에 설 것인가. 이 질문만이 두 사람을 가로지를 뿐이다.
인간으로부터 새로운 정보를 발견하면 모든 좀비는 하나의 군체처럼 고개를 흔드는 다소 기괴한 행동을 취하며 공동의 정보를 업데이트한다. 조금씩 발전하고 진화하는 좀비들. 그동안 일상적이거나 캐릭터성이 강한 인물을 구현해온 배우 구교환에게 이러한 장르 연기는 어떻게 다가왔을까. “시나리오 지문으로 명확한 내용이 제시돼
[인터뷰] 중심에서 반 발짝 떨어진 사람들 - <군체> 배우 구교환, 신현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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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호 월드에 처음으로 발을 들인 배우 전지현은 강단 있고 의협심 넘치고 즉흥적 판단이 빠른 권세정의 얼굴이 되었다. 어둠 가득한 둥우리 빌딩 곳곳을 종횡하던 그의 긴 팔다리는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레드카펫 위에서 시그니처 이미지로 돌변하며 고혹적이고 화려한 위상을 자랑했다. 연상호이기에 가능한 세계관에 전지현이라 가능한 주인공이 만들어졌다. 2020년대 중반에 당도한, 새로운 단계에 올라탄 이름 모를 화학작용이 칸영화제에 그대로 기록되었다.
- 처음으로 칸영화제 레드카펫에 오른 경험은 어땠나.
전지현 칸이라니, 정말 모든 영화인들의 꿈이다. 이제 난 그 꿈을 이룬 사람이 됐다. (웃음) 사실 나이가 들면 여자배우로서 이런 기회가 줄어든다고 매일 생각한다. 일이 주어졌을 때 한없이 귀하게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내 안에 있는 모든 세계의 균형을 잘 맞추기 위해 늘 고군분투하는데 칸영화제 레드카펫에 오른 순간 그 감사의 경험이 두배, 세배로 커졌다.
연상호 레드카펫에 오른
[인터뷰] 그리하여 이 믿음은 진실인가, 거짓인가 - <군체> 연상호 감독, 배우 전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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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나흘 만에 누적 관객수 100만명 돌파, 닷새 만에 200만명 돌파. <군체>는 2026년 개봉작 가운데 가장 빠른 흥행 속도를 기록 중이다. 이는 <만약에 우리> 260만명, <왕과 사는 남자> 1688만명, <살목지> 323만명에 이은 쇼박스의 대대적인 성과이기도 하다. “짝수 해에 쇼박스는 무적”이라는 영화산업 내 속설을 증명하듯 <군체>의 흥행 곡선은 가파르고 빠르다. <부산행><반도>와 함께 연상호표 좀비물 트릴로지를 완성한 <군체>는 인간의 행동을 학습해 진화하는,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신선한 좀비를 묘사하며 공포감을 배가했다. 특히 올해 제79회 칸영화제에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받으며 연상호의 저력은 어김없이 드러났다. 원인을 쉽게 파악할 수 없는 재난 속에서 감염된 자와 살아남은 자는 어떻게 무리를 형성할까. 자연히 하나가 되는 좀비들과 도저히 하나가 될 수 없는 인간
[기획] 진화하는 좀비들 - 칸에서 만난 <군체> 감독과 배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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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사람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나.
조용진 예전에 밴쿠버 필름스쿨에 다니면서 연이 닿은 지인이 있다. <PMC: 더 벙커> 시사회 뒤풀이 자리에서 마주쳤는데, 자기 친구도 밴쿠버에서 영화를 만든다며 어떤 사람을 소개해줬다. 그가 제롬이었다. 그렇게 만났는데 우선 영화를 너무 좋아해서 반갑더라. 게다가 너무 착했다. (웃음) 어느새 자연스레 친해지게 됐다.
유재선 조용진 조감독님과 <옥자> 때 함께 연출부에서 일했다. 그때부터 이런저런 영화를 많이 추천해주셨는데, 원체 영화 보는 눈이 까다로우시다 보니 추천작마다 너무 좋고 도움이 됐다. 그러다가 언제 한번은 제롬 유라고 친한 감독이 있는데, 최근에 찍은 <몽그렐스>가 본인에게 올해 최고의 영화라고 말하는 거다. 당연히 궁금해졌지. 시사회에 가서 봤더니 왜 그리 좋아하셨는지 바로 알겠더라.
조용진 아, 조금 정정하자면 그 뒤에 본 <세계의 주인> 다음 두 번째로 좋았다. (웃음) 물론
[인터뷰] 다 내가 겪은 것들이고 경험에서 온 것들이니까 - <몽그렐스> 제롬 유 감독과 그의 친구 조용진 조감독, 유재선 감독의 영화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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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유 감독은 아주 어릴 적 캐나다에 정착한 한국계 캐나다인이다. 그는 첫 장편영화로 자신의 이민자 서사를 섬세하게 그려낸 <몽그렐스>를 만들었다. 밴쿠버국제영화제(신인감독상 수상), 전주국제영화제 등을 거친 이 영화는 5월27일 한국에서 개봉했다. 아버지 광선(김재현), 아들 하준(남단우), 막내딸 하나(진세인)로 이루어진 한국계 이민 가정이 주인공이다. 영화는 이야기를 3개의 챕터로 나누어 각 인물의 이야기를 다른 화면의 톤, 비율, 정서 속에 녹여낸다. 들개 사냥꾼으로 인정받으며 현지 사회에 적응하려 하지만 안팎으로 감정적 혼란을 겪는 광선, 사춘기를 겪으며 분리의 아픔을 겪는 하준, 엄마가 너무나도 보고 싶은 하나의 마음이 이리저리 혼재된다.
이민자 가정의 아련한 현실을 그리는 한편, 하나의 초현실적 동화로도 느껴지는 이 작품에 찬동하는 영화 동료들이 나타났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옥자> <D.P.> 등 다양한
[기획] 남이라고 느끼지 않기를 - <몽그렐스> 제롬 유 감독과 그의 친구 조용진 조감독, 유재선 감독의 영화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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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누가 영화를 돈 벌라고 하냐? 놀라고 하는 거지!” 돈밖에 모르는 영화사 대표 앞에서 우렁차게 일갈하는 제작자 고혜진이 없었더라면, 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이하 <모자무싸>)를 보는 일은 너무 삭막했을지도 모른다. 자기만의 지옥에서 인정투쟁을 벌이는 지질하고 못난 인간 군상들 사이, 심지 굳고 똑 부러지면서도 인간적인 고혜진이 숨통을 틔워주지 않았더라면 말이다. 그 시원시원한 연기를 해낸 배우 강말금은 정작 자신은 고혜진 같은 인간은 못 된다며, 과거엔 황동만(구교환)을 꼭 닮았었노라 고백한다. 각고의 노력과 시도와 실패가 머물렀던 청춘 시절부터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자신의 존재를 아로새기는 배우가 된 지금에 이르기까지, 말갛고 강인한 배우와 마주 앉아 나눈 한나절의 대화.
- 드라마 <모자무싸> 속 고박필름의 대표이자 제작자인 고혜진은 마지막까지 줏대 있고 인간적인 캐릭터였다. 고혜진을 떠나보내는
[인터뷰] 동만과 정민의 미운 행동이 과거의 내 모습과 겹쳐 보였다, 배우 강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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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말금이라는 배우의 이름을 듣고 그 얼굴을 마주하면, 말갛고 강인한 기운에 단박에 사로잡힌다. 잡초 같은 꿋꿋함과 계곡물처럼 깨끗한 천연덕스러움, 차돌 같은 순수함을 가진 여자. 많은 이들에게 강말금의 첫인상으로 남은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 속 찬실은 마치 말금 같았다. 그는 갑작스럽게 맞닥뜨린 인생의 쓴맛을 삼키면서도 여전히 영화와 사랑을 꿈꾼다. 억센 듯 수줍은, 투박한 듯 단정한 그를 보고 있노라면 몰랐던 아름다움을 하나 깨친 기분이 들었다.
찬실이로서 보여준 쓰고 달고 맵고 신 모습은 여러 갈래의 필모그래피로 뻗어나갔다. <드라마 스페셜-일의 기쁨과 슬픔>에선 회사의 갑질 앞에서도 생활을 지탱해나가는 지혜를, 영화 <고당도>에서는 조카의 등록금을 위해 죽지도 않은 아버지의 장례를 치러내는 선영을 연기하며 현실에 주저앉지 않는 지근한 생활 연기를 선보였다. 드라마 <신성한, 이혼>과 <기적의 형제>에서는 설렘을 간직한
[기획] 주는 사람,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배우 강말금 연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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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고척돔 콘서트’ 하면 무엇이 먼저 떠오르나.
예준 그저 벅차다. 사실 무대에 오르기 직전까지도 실감이 잘 안 났다. 리허설 때도 ‘이렇게 큰 곳이 채워진다고?’ 싶었고. 공연이 시작하고 나서야 실감이 났다.
노아 그동안 걸어온 시간이 스쳐 지나간다. 공연장이 클수록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긴장감은 어쩔 수 없다. 그렇지만 무대에서 멤버들과 눈을 마주치는 순간, 함께라면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밤비 울컥한다. 사실 준비 과정에서부터 몇번 울컥했다. 리허설 때 객석 끝이 어둡게 보일 정도로 넓다는 걸 체감했을 때가 특히 그랬다. 꿈꾸기만 하던 곳에 우리가 섰다는 게 영광스럽다.
은호 올림픽 체조경기장도, 고척돔도 한국 아티스트에게는 상징적인 장소다. 당시 그런 곳에 플레이브와 ‘플리’(플레이브 팬덤 명)의 기억을 발 도장 찍듯 남길 수 있다는 게 설렜다. 설레는 만큼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도 컸고.
하민 플리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플레이브를 믿고 사랑해주
[인터뷰] 플레이브와 플리의 기억을 발 도작 찍듯 - <플레이브 아시아 투어 [대쉬: 퀀텀 리프] 앙코르 인 시네마> 플레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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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버추얼 아이돌 그룹 플레이브(PLAVE)가 단독 콘서트 <2025 PLAVE Asia Tour [DASH: Quantum Leap] Encore>를 개최했다. 공연이 열린 곳은 가수들의 꿈의 무대로 불리는 고척스카이돔. 21~22일 양일간 열린 콘서트에는 관객 3만7천여명이 몰렸고,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플레이브의 위상을 입증했다. 6월3일 개봉하는 <플레이브 아시아 투어 [대쉬: 퀀텀 리프] 앙코르 인 시네마>는 이날의 뜨거운 열기를 스크린에 생생하게 옮긴 공연 실황 영화다. 멤버들이 직접 전하는 콘서트 비하인드가 담겨 있어 팬들에게는 단순한 추억 회상을 넘어서는 시간이 될 예정이다. 개봉을 맞아 플레이브의 예준, 노아, 밤비, 은호, 하민을 <씨네21>이 만났다. 인정받기 위해 애쓰던 시절을 지나 다음 행보를 기대하게 만드는 그룹이 된 이들의 현재를 들었다.
*이어지는 글에서 플레이브와의 인터뷰가 계속됩니다.
[기획] 꿈에서도, 현실에서도 함께해 - <플레이브 아시아 투어 [대쉬: 퀀텀 리프] 앙코르 인 시네마> 플레이브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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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골 식당에서 우연히 사랑의 상처로 인해 우는 여행객을 마주한다면? 낯선 이방인을 그대로 외면할 수도 있겠지만 쇼타(오타니 료헤이)는 대성(진영)의 눈물 섞인 사연에 가만히 귀를 기울여준다. 일본에 머무는 한국의 여행객 대성과 곧 한국으로 출장 가는 쇼타는 서로의 사직서와 연애편지를 교환한다. 그렇게 대성은 쇼타의 회사에 대신 사직서를 제출하고, 쇼타는 대성의 여자 친구에게 편지를 전하는 독특한 여정이 시작된다. 영화 <최종병기 활> <명량>,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추적자 THE CHASER>등에서 만난, 너무나도 익숙한 얼굴의 오타니 료헤이 배우가 근 10여년 만에 한국영화로 관객들을 만난다. 한국에서 펼쳐지는 쇼타의 여정을 때론 깊은 감정을 담아, 때론 산뜻하게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다.
- 근황을 들려준다면.
일본에서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여러 작품에 참여하다보니 시간이 금세 흘렀다. 이번 한국 일정이 마무리되면 바로
[인터뷰] ‘드러내는 힘’을 얻을 수 있기를 - <쇼타씨의 마지막 출장> 배우 오타니 료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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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재곤 감독은 말하자면 얼굴에 코미디가 없는 사람이다. 수줍게 사진 촬영을 마친 뒤 한석규 배우와 헷갈릴 만큼 부드러운 목소리로 천천히 입을 떼는 모습을 보면 멜로드라마의 장인 같다. 그런데 말을 듣다 보니, 묘하게 웃긴다. 슬그머니 치고 들어오는 유머로 무장한 영화를 평생 만들어온 사람답다. <해치지않아> 이후 6년 만의 신작인 <와일드 씽>은 손재곤식 코미디의 약간의 파격이다. 1990년대 짧은 전성기를 누리고 해체된 댄스 그룹 트라이앵글의 멤버 현우(강동원), 상구(엄태구), 도미(박지현)는 20년 만에 찾아온 무대의 기회를 붙잡으려 한다. 재기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웃음은 이전보다 직접적이고 과감하다. 겉보기엔 평온한 손재곤 감독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던 걸까. 직접 물었다.
- 코미디에 미스터리, 로맨스 장르가 섞였던 전작들과 달리 <와일드 씽>은 정통 코미디다. 관객들을 제대로 웃기고 싶다는 생각으로 연출 제안에 응했나.
이젠 유머 감각
[인터뷰] 가보지 않은 길에서 웃음을 - <와일드 씽> 손재곤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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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목지>가 개봉 50일 만에 누적 관객수 323만명(5월27일 기준)을 돌파하며 장르 흥행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여전히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남아 저력을 과시하고 있는데, 이는 “진짜 무섭다”라는 입소문의 영향이 크다. 갑자기 관객을 놀라게 하는 대신, 발목부터 천천히 차오르는 저수지의 물처럼 느리게 긴장감을 쌓아가는 공포. 그 감각을 완성한 것은 김성안 촬영감독의 카메라다. 그는 관객을 살목지 안에 가둬두기 위해 어둠을 설계했다. 사위를 가늠할 수 없는 살목지의 어둠 속에서 카메라 역시 서서히 거리를 좁혀온다.
- 촬영 전 공포를 주는 방식에 있어서 이상민 감독과 어떤 논의를 했나.
이상민 감독이 가장 먼저 강조한 것은 ‘밝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대부분 상업영화들은 밤 신도 밝혀놓고 찍는데, <살목지>는 깜깜해서 아예 안 보였으면 좋겠다고 했을 정도다. “어두우면 아무것도 안 보일 텐데요”라고 되묻기도 했다. (웃음) 얼마만큼 보여주고
[STAFF] 관객을 살목지에 가두는 방법 - <살목지> 김성안 촬영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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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 오피스 1인실에서 글을 쓴다. 월 33만원인데 1년 약정 특별가로 30만원을 지불 중이다. 책상과 책장만으로도 공간이 가득 차서 맨손체조도 하기 어렵지만, 노트북이랑 책을 안 들고 다니는 것만 해도 어디겠는가. 게다가 믹스커피와 차도 제공하니 카페 갈 일도 없다. 카페에서 장시간 눈치보고 있을 필요가 없어서겠지만, 5천원짜리 음료 60잔이 사무실 월세라는 생각에 발걸음이 쉽게 향하지 않는다.
365일 24시간 내내 사무실을 이용해야 본전이라도 건질 것 같지만, 막상 그러지도 못한다. 주중에는 오후 4~5시쯤 가서 다섯 시간 정도 머문다. 가족들이 등교하고 출근한 조용한 집에서 일을 할 수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건 집안일을 해야 해서다. 오전 6시30분부터 가족들 식사를 준비하고 겨우겨우 먹인 다음 우당탕탕 아침 시간을 보내고 나면 8시 정도부터 온전한 내 시간이 되는 듯한 착각에 커피 한잔을 우아하게 마시지만, 이내 안다. 해야 할 게 산더미라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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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찬호의 아주 사소한 사회학] 혹시 프리랜서가 되고 싶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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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지방선거 이튿날, 정치경제학자 정태인씨는 <경향신문>칼럼에서 “마포구 오진아, 구미시 김수민, 관악구 나경채 의원”의 낙선에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그 이후에도 저들 모두 다시 공직에서 활동하지 못했다. 저들과 비슷한 성향의 지방의원은 소수정당뿐 아니라 거대정당이나 무소속에도 있었으나, 그들도 차례차례 자리에서 내려왔다. 의회 재입성에 도전하는 이들도 줄었고, 이들과 비슷한 성향의 새 도전자도 줄었다. 한 시대가 남몰래 끝나가고 있었다.
전 울진군의원이자 경북도의원에 두번 도전했던 장시원씨도 지난 4월에 불출마를 선언했다. ‘불출마 인사’까지 다녔다. 불출마가 더 큰 뉴스였기 때문이다. 그와 나는 몇몇 공통점이 있다. 2010년 무소속으로 기초의원이 된 ‘동기’다. 경북에서 나고 자랐고 대학은 서울에서 다녔다. 지긋지긋했다는 고향을 떠나 그는 신나게 예대 극작과를 다녔다(그때 어울린 사람들 가운데는 ‘연극과 해진이 형’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졸업 후 귀향했다
[김수민의 클로징] 거북이 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