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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프>가 개봉하는 7월15일, 또 다른 혼종의 영화가 극장에 당도한다. <지구 최후의 여자>는 하나의 장르로 규정할 수 없다. 지구 멸망을 다룬 SF, 영화의 역사를 훑는 메타 영화, 고통을 함축한 뮤지컬, 독립영화판을 찌르는 블랙코미디, 서로 다른 두 남녀의 로맨스까지. 나열하자면 끝이 없다. 이렇게나 장르가 다양할 수 있었던 건 주인공이 영화인이기 때문이다. 두 주인공 구한아(염문경)와 송철(이종민)은 같은 영화제작 강좌를 듣는다. 철은 한아에게 여성 시각이 부족한 자신의 시나리오를 함께 보완하자고 말한다. 한아는 자기 작품에 “남성 혐오”라는 평가를 내렸던 철의 제안이 달갑지 않다. 그러나 유일하게 의미 있는 피드백을 건넨 사람이자 복수하고 싶은 사람이 같고, 무엇보다 대화를 나눌수록 묘하게 통하는 그와 협업하기로 한다.
<지구 최후의 여자>를 보는 관객의 뇌파를 측정한다면 쉴 새 없이 요동치는 그래프가 나올 것이다. 끊임없이 바뀌는 장르를
[기획] 끝의 끝에서도 우리는 이야기를 한다 - <지구 최후의 여자> 염문경, 이종민 감독 겸 배우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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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목지>의 교식은 연기한 캐릭터 중 가장 대사가 적었다. 말을 많이 하지 않으면서도 임팩트를 줘야 했는데.
내가 쓸 수 있는 도구는 적고 담당해야 하는 역할은 작품의 분위기를 결정짓는 캐릭터라 부담이 많았다. 내 캐릭터 자체가 김이 새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에 답을 주지 않되 관객에게는 궁금증을 주면서 약간의 판을 깨는 역할로 적절한 선에서 분위기를 이끌어가고 싶었다.
- 실종된 줄 알았던 교식은 갑자기 나타나 드론 GPS를 잡으려면 물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면서 성큼성큼 물속으로 들어간다. 그 행동만 보면 리더십이 있는 선배이지만 살목지에서의 일로 다소 이상해진 듯한 뉘앙스를 준다.
너무 세공하면 배우가 컨트롤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고 현실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나는 적절한 방향을 세워두고 나를 한번 맡겨본다. 여기서 너무 늘어지면 재미없을 듯하니 한 호흡으로 쭉 걸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표현했다. 너무 의미심장하게 걷는다기보다 해결사처럼 문제를 해
[인터뷰] 담백하게 끌어당기는 – 김준한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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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얗고 순한 얼굴로 다가와서 마음을 은근히 표현하거나, 형형한 안광으로 위험한 일을 저지르고야 마는 남자. 배우 김준한이 표현하는 캐릭터들을 거칠게 분류하자면 교차하지 않는 두 가지 영토로 나뉜다. 순애보의 영역엔 <굿파트너>의 선배 변호사를 10년째 짝사랑 중인 정우진이 있고, 더 거슬러 올라가면 <슬기로운 의사생활> 속 선배 신경외과 교수에게 부담스럽지 않게 마음을 전하는 전공의 안치홍이 존재한다. 배우 김준한의 나쁜 놈 계보에는 <대한민국에서 건물주 되는 법>에서 장모의 돈을 탐내며 아내 납치극을 벌이는 활성,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에서 잠에서 깬 아내를 발로 걷어차는 재훈 등이 있다. 신기한 점은 배우 김준한이 순애보와 나쁜 놈 중 한 영토에 서서 연기를 펼칠 때면, 어느새 다른 한쪽을 깡그리 잊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 그의 필모그래피가 근래 들어 순애보와 나쁜 놈으로 분류할 수 없는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올해
[기획] 선악을 오가는 배우 – 배우 김준한 배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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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티파니 영이 첫 영화 주연작 <NIKO>를 촬영한 건 지난 2024년 겨울이다. 뮤지컬 <시카고> 공연을 병행하던 시기다. “지금까지 관리한 체력과 멘털, 쌓아온 퍼포먼스 스킬이 다 이 작품을 위한 것이었나?” 돌이켜보면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카메라 앞에서 온 맘을 다했다. 소녀시대로 무대를 오르내릴 때부터, 그에게는 “무비스타의 꿈”이 있었으니까.
기꺼이 소망을 펼치게 한 줄리앙 비르방 레비 감독의 <NIKO>는 디스토피아가 된 서울을 배경으로 한다. 종말을 예감하는 청춘들 틈에서 티파니 영이 연기한 주인공 니코는 “이 시대의 마지막 낭만주의자”로 소개된다. 생계를 위해 솜사탕을 팔고, 열쇠나 현관문이 망가진 사람들을 위해 말동무가 되어주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니코에게는 자기만의 시나리오를 쓰겠다는 목표가 있다. “어떤 캐릭터를 만나도 먼저 판단하기보다 이해해보려 한다”는 티파니 영은 공교로운 사고가 난 밤을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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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애증까지도 낭만적으로 - 배우 티파니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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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사회를 향한 날카로운 시선과 장르적 쾌감의 절묘한 결합. 공포와 스릴러의 경계를 넘나들며 관객을 숨 가쁘게 몰아붙이는 조코 안와르 감독이 올해도 부천을 찾았다. 그가 들고 온 신작 <고스트 인 더 셀>은 폐쇄적인 교도소를 무대로, 살인자 유령이 죄수들을 하나씩 처단하고 그 시신을 전시하는 잔혹한 연쇄 살인극이다. 장르적으로는 전작 <사탄의 노예들>의 그림자가 짙게 배어 있다.
“부천과 함께 성장한 감독”이라 스스로를 소개할 만큼, 조코 안와르에게 부천영화제는 각별하다. 그는 2007년 처음 영화제와 인연을 맺었던 순간을 떠올린다. “2007년에 내 영화 <비밀>이 부천영화제의 폐막작이었다. 2008년에는 부천초이스 작품상을 받았고, 이후로도 환상영화학교 학장을 맡는 등 부천과 늘 연결되어 있었던 것 같다. 부천의 관객은 세계 최고다. 장르영화를 사랑하는 나에게, 이곳은 스토리텔링을 한층 더 배우게 하는 최고의 영화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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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호러는 진실을 전달하는 가장 효율적인 장르 - <고스트 인 더 셀> 조코 안와르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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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가 쏟아지는 골목, 누추한 차림의 여자가 바닥에 떨어진 오렌지를 주우려 손을 뻗자마자 발목까지 핏물이 차오른다. 사물에 깃든 혼을 꿰뚫어보는 란(조시 호)의 일상은 이런 식이다. 사방에서 들려오는 비탄의 목소리를 어쩌지 못해 각종 폐물을 이고 지고 사는 그는 범죄 현장에도 자주 이끌린다. 결국 경찰을 도와 연쇄살인사건까지 파헤치게 된 란은 홍콩을 대표하는 장르영화 감독 형제인 팡 브러더스가 배우 조시 호를 위해 구상한 캐릭터다. 아시아와 할리우드를 오가며 연기해온 조시 호가 한 토크쇼에 출연해 팡 브러더스에게 러브콜을 보냈고, 팡 브러더스가 화답해 조시 호와 그의 남편인 프로듀서 콘로이 찬을 찾아왔다. 그 만남이 <쓰레기 줍는 법사>의 시작이었다. 조시 호 배우는 두 감독으로부터 작품의 컨셉을 처음 듣던 날을 떠올리며 농담을 던졌다. “나를 이렇게까지 더럽히고 싶어 했다니! 쓰레기산 앞을 돌아다니는 게 힘들기도 했지만, 인간성에 주목하는 시나리오에 매력을 느껴 누가 시
[인터뷰] 추억을 줍는 영화 - <쓰레기 줍는 법사> 배우 조시 호, 이만 타헤리, 프로듀서 콘로이 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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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의 단골 미이케 다카시 감독이 25년 전 작품과 함께 30회째 영화제에 동참했다. 그의 2001년작 <이치 더 킬러>가 4K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스트레인지 오마쥬’ 섹션에 초청받은 것. 마스터클래스를 앞두고 만난 미이케 다카시 감독은 “작업할 당시에는 이 영화가 일본을 넘어 해외에 알려지고, 오랫동안 회자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라며 추억에 젖었다.
야마모토 히데오 작가의 만화를 각색한 <이치 더 킬러>는 사디스트 암살자 이치(오모리 나오)와 마조히스트 야쿠자 가키하라(아사노 다다노부)의 조우를 하드고어 액션으로 소화해 악명이 높다. 고통을 갈구하는 남성들이 서로를 쫓으며 각양각색의 방식으로 피비린내를 풍긴달까. 미이케 다카시 감독은 “야마모토 히데오 작가라면 어떻게 영화를 만들지 상상하며 그에게 동화해 제작했고, 나는 그를 어시스트한다는 개념으로 촬영에 임했다”고 전했다. 원작을 향한 리스펙트에서 비롯된 접근법이었다.
“자기 안의 어두운 그림자를 일깨
[인터뷰] 부정할 수 없는 카타르시스 - <이치 더 킬러> 미이케 다카시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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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천영화제를 찾은 배우들 가운데 단연 시선을 사로잡은 인물은 이자벨 위페르였다. 공로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린 그는 영화 <블러드 카운테스>로 시그니처 부문에도 초청받아 관객들과 만났다. 7월3일 오후 부천 현대백화점 중동점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위페르는 영화제 참석 소감을 비롯해 최근 아시아 작품에 잇따라 출연하고 있는 배경, 그리고 한강 작가의 소설을 읽으며 느낀 감상까지 폭넓게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이번이 부천영화제 첫 방문이라고 밝힌 위페르는 공로상을 받게 되어 기쁘다는 말로 말문을 열었다. 프랑스 시네마테크 프랑세즈 이사회 회장직을 맡게 된 것과 관련한 질문에는 “예전에 서울 시네마테크에 갔던 기억이 난다. 굉장히 오래된 프랑스영화를 그곳에서 발견했는데, 그런 독특한 작품이 있다는 게 인상 깊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로 전세계 영화계 상황이 전반적으로 나빠졌다. 프랑스는 그나마 관객수를 어느 정도 회복하고 있지만, 일부 장르영화들은 여전히 지원받기 힘든 게
[인터뷰] 나는 언제나 모험을 하고 싶다 - <블러드 카운테스> 배우 이자벨 위페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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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해 초여름을 수놓는 장르영화의 향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부천영화제)가 서른 번째 생일을 맞았다. 7월2일부터 12일까지 열린 열흘간의 파티에 국내외 영화인들이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공로상 수상자 이자벨 위페르는 독특한 벰파이어물 <블러드 카운테스>, 판타스틱 아이콘상 수상자 조시 호는 옛 홍콩영화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오컬트 무비 <쓰레기 줍는 법사>와 함께 부천의 레드카펫을 밟았다. 일본 장르영화 팬들이 신뢰하는 이름인 미이케 다카시 감독은 어느새 고전의 반열에 오른 문제작 <이치 더 킬러>의 4K 리마스터링 버전을 선보였다. 부천과 발맞춰 성장한 인도네시아 감독 조코 안와르도 파격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신작 <고스트 인 더 셀>의 코리안 프리미어를 가졌다. 그 가운데 우리에게 소녀시대의 티파니로 익숙한 배우 티파니 영이 디스토피아가 된 서울을 배경으로 한 첫 영화 <NIKO>의 타이틀롤로서 부천을 찾았다. 각자의
[기획] 장르는 이렇게 도약한다 – 제3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만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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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1일 한국영상대학교 영화영상학과 장편영화 제작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네편의 작품이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계절과 계절 사이> <가치 캅시다> <면접교섭> <우리의 이름>이다. <계절과 계절 사이>는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됐고, <우리의 이름>은 올해 극장 개봉하기도 했다. 석사과정도 아닌 학사과정 학생들이 모여 만든 영화들이 이러한 궤적을 보인 일은 이례적이다. 그 비결이 무엇인지 한국영상대학교 유주현 총장, 영화영상학과 김용찬 학과장, 이도균 부교수에게 직접 물어보았다. 한국영상대학교 영화영상학과의 제작 환경과 커리큘럼은 학생과 교수진의 끈끈한 유대를 축으로 하고 있었다.
- 넷플릭스를 통해 학과 작품 4편이 공개됐다. 어떤 성과라고 보나.
유주현 고무적이다. 영화과에 10년 동안 아낌없이 투자해온 노력이 작품의 완성도로 이어져 인정받은 것 같다. 매우 기쁘다. 장편영화 제작 과정에 기본적으로
[인터뷰] 끊임없는 관찰의 성과 - 한국영상대학교 유주현 총장, 영화영상학과 김용찬 학과장, 이도균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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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의인’으로 알려진 김동수씨는 여전히 4월16일의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화물차 운전기사였던 과거를 뒤로한 채 한라산둘레길 탐방소를 지키는 한편, 세월호 안에서 구해달라고 외치던 이들의 눈망울을 상기하며 매일 괴로워한다. 그가 찾아낸 돌파구는 달리기. 가족들과 함께 달리며 김동수씨는 또 하루를 살아간다. 김동수씨 가족의 삶을 다룬 <이어달리기>는 2024년 4·16재단 문화콘텐츠 공모전 대상 수상작이다. 고효주 감독이 오랜 시간 애정을 들여 완성한 이 영화엔 세월호 생존자 가족들이 자신들의 일상을 재건하는 과정이 담겼다.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비프메세나상(특별언급)을 수상하며 주목받은 <이어달리기>는 2027년 초 개봉을 준비 중이다.
- 김동수씨 가족에게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잡지에서 우연히 김동수씨 가족의 사연을 접했다. 세월호 참사 관련해선 단원고 학생들을 먼저 떠올리기 마련인데 김동수씨는 세월호 참사 생존자이자 구조자였다. 침몰하는
[인터뷰] 참사 생존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어달리기> 고효주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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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음악원의 피아노 교수 에리카 코후트(이자벨 위페르)는 제자가 연주하는 동안 창가에 팔짱을 끼고 서 있다. 타고난 학대자인 그는 손 하나 대지 않고도 사람을 부술 줄 아는 것처럼 보인다. 밤이 되면 포르노 부스의 휴지통에서 앞사람이 버린 휴지를 건져 코에 갖다대고, 욕실에서는 면도날로 제 성기를 긋는다. 한 침대를 쓰는 늙은 어머니의 감시 아래 평생을 저당잡혔던 중년 여성은 곧 젊은 제자 발터(브누아 마지멜)와 은밀한 관계를 시작한다. 발터가 그녀에게 고백하자 에리카는 앞으로 자신을 어떻게 묶고 때리고 모욕해야 하는지를 빼곡히 적은 편지를 건넨다. 1983년 오스트리아 작가 엘프리데 옐리네크가 쓰고, 2001년 미하엘 하네케가 영화화한 이야기가 2026년에 한국 극장에 다시 걸렸다. 무삭제판은 제한상영가 판정으로 재심의를 받아 문제의 화면을 삭제하지 않는 대신 블러 처리한 판본으로 상영되었다. 비약을 보태 에리카 코후트는 여전히 직시하기 힘든 여자다. 여성이 주체적으로 성을 탐구하
[김소미의 편애의 말들] 여자 안의 왕과 죄수, <피아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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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3천을 넘네, 마네 하던 때가 그리 멀지 않게 느껴지는데 지난 6월에 9천을 돌파했다. 주변인들의 근황은 ‘삼전닉스’ 주식을 보유하고 있느냐 아니냐에 따라 양분되는 것처럼 보인다. 주가가 워낙 빠른 속도로 상승하다 보니 마치 주식 투자도 암호화폐처럼 하루아침에 고수익을 노리는 무리한 베팅의 장처럼 여겨지는 듯하다.
얼마 전 지인과 대화를 나누다 고등학생인 아들이 학교 숙제로 주식을 매수했던 일화를 들었다. 경제 공부는 그래야지, 하며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웬걸, ‘이젠 고등학생까지도 투기에 가담하는 것이냐’고 호통치는 아내에게 아이가 아주 크게 혼났다고 했다. 어쨌거나 숙제는 해야 했으므로 아들은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를 1주씩 샀고 ‘투자’는 성공적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지인은 아들로부터 모든 주식을 처분했다는 고지를 들었는데 ‘숫자’와 ‘화면’에 지나치게 전전긍긍하게 되는 게 싫어서라고 했다. 나는 크게 감탄했으나 진정한 ‘킬링 포인트’는 그 후에 등장했다. 전체 수익
[전승민의 클로징] 하우스는 항상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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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군이라곤 8명밖에 없는 시골 마을 호포항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커다란 소가 논에 쓰러져 있는데 할퀸 자국이 가득하고 살점을 뜯어먹은 자국은 없다. 배고픈 호랑이였다면 소를 먹었을 테지만 그런 흔적은 없기에 이 살육의 목적이 무엇인지 알 길이 없다. 마을 청년 성기(조인성)에 의해 이 사실을 인지한 호포항 출장소장 범석(황정민)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졌다는 걸 직감하고 순찰차를 몰고 시내로 향한다. 벽이 뚫리고 피 흘리는 주검이 거리에 늘어져 있는 모습에 놀라기도 잠시, 범석의 인지 범위를 넘어서는 거대한 외계인과 마주한다. 영화 <호프>는 나홍진 감독이 <곡성> 이후 10년 만에 내놓는 SF영화다. 폭력과 믿음이란 커다란 주제에 천착해온 나홍진 감독은 이번에도 강도 높은 폭력적인 이미지, 좁은 시골 마을을 오가는 끝없는 추격신을 통해 인간이 얼마나 허약하고 작은 존재인지를 드러낸다.
[리뷰] 인간이 얼마나 허약하고 작은 존재인지, <호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