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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살이 되면 지구로 1년간 순례를 떠나야 하는 세상. 하지만 지구로 떠난 일부 순례자들은 끝내 돌아오지 않는다. 슬픔도 고통도 없는 유토피아를 뒤로한 채 그들은 왜 불완전한 세계를 선택했을까. 김초엽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허평강 감독의 애니메이션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는 완벽한 세계를 스스로 떠난 자들의 이해할 수 없는 선택에서 출발한다. 유토피아를 버리고 불완전한 삶을 택한다는 설정은 낯설고 흥미롭다. 특히 고통과 상실, 관계와 감정 같은 인간 고유의 결핍 요소를 다시 바라보게 만들지만, 작품이 던지는 철학적 질문과 인물들의 변화를 설명 위주로 전개해 관객이 스스로 해답을 발견할 기회는 다소 줄어든다. 그럼에도 우리가 바라는 행복에 대한 화두는 선명하게 남는다.
[리뷰] 거대한 주제를 감당하기엔 작고 허약한 몸체,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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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제이미 워드)가 죽음을 앞둔 마지막 밤, 제자들은 유월절 식사를 위해 한자리에 모인다. 믿음과 충성, 불안과 의심이 뒤섞인 가운데 유다(로버트 네퍼)는 점차 배신의 유혹에 흔들리고, 베드로(제임스 올리버 휘틀리) 역시 자신이 감당해야 할 시험 앞에 놓인다. 마우로 보렐리 감독의 <최후의 만찬>은 잘 알려진 성경 속 사건을 예수의 시선과 그를 둘러싼 인물들의 내면으로 확장해 바라보는 성서 드라마다. 이탈리아 출신으로 영화미술과 시각 작업 분야에서 오래 경력을 쌓아온 감독은 예수의 생애 중 십자가 처형 직전의 짧은 시간을 선택해 집중 조명한다. 이미 수없이 재현된 이야기지만 유다와 베드로의 흔들리는 감정과 선택에 초점을 맞췄으며 잘 알려진 결말과 함께 그 사건 속에 있던 인물들이 무엇을 느끼고 번뇌했을지를 포착해 따라간다.
[리뷰] 수없이 재현된 이야기에 인간의 두려움을 얹다, <최후의 만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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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돌핀보이: 푸른 바다의 수호자>는 쉽고 다정한 스토리텔링을 통해 진정한 영웅을 구성하는 요소가 무엇인지를 어린이 관객들에게 질문하는 애니메이션이다. 돌핀보이(김채하)는 마린 선장(석승훈)에 의해 마을에서 영웅으로 추대된다. 하지만 이 소년은 돌핀보이라는 히어로 네임 대신 진짜 이름을 갖고 싶고, 또래집단에게 동등한 권위의 친구로 인정받고 싶다. 어느 날 미지의 지도가 마을로 떨어지고, 돌핀보이는 돌고래 스노우볼, 백상어 샤키, 소녀 레일라와 함께 모험을 떠난다. <돌핀보이: 푸른 바다의 수호자>는 스토리와 설정이 다소 도식적이다. 하지만 영유아를 동반한 가족 관객이라면 큰 불만 없이 감상할 수 있다.
[리뷰] 영웅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돌핀보이: 푸른 바다의 수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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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 준비가 한창인 마을. 어린 하마 맘보는 너무 작아서 도울 수 있는 일이 없다. 그럼에도 손을 보태고 싶어 하자 어른들은 요리 소스에 넣을 ‘살구버섯’을 따와달라고 주문한다. 즐겁게 숲으로 향한 맘보는 주황색 버섯을 발견하곤 한입 먹어본다. 그러나 그것은 살구버섯이 아닌 ‘요술버섯’이었고, 맘보의 몸은 거대하게 변한다. 놀라서 엉엉 우는 아기 하마에게 동네 사람들은 바다 건너 시베리아의 검은 숲에 사는 마녀에게 가면 원상태로 돌아올 수 있다는 해결책을 알려준다. 맘보는 검은 숲으로 향한다. 숲에서 벌어진 기묘한 일이 숲에서 풀리는 순환구조는, <맘보 점보>가 빽빽한 숲으로 유명한 덴마크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트롤> <슈퍼 마리오>등 빠른 호흡의 할리우드 애니메이션과 달리 차분하면서도 즐거운 북유럽 애니메이션이다.
[리뷰] 차분하면서도 즐거운 북유럽 애니메이션, <맘보 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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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19살 황현우(강동원)의 꿈은 댄스가수가 되는 것이다. 보컬 도미(박지현), 래퍼 상구(엄태구)와 함께 댄스그룹 트라이앵글로 화려하게 데뷔하며 꿈을 이루지만 전성기는 오래가지 못한다. 명백한 표절로 팀은 해체되고, 20년이 지난 지금 현우는 아무도 찾지 않는 연예인이 됐다. 그런 그에게 재기의 기회가 찾아온다. 강원도 엑스포 유치 기원 공연 무대에 설 수 있게 된 것. 단 조건은 트라이앵글 완전체로 히트곡 를 선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현우는 일생일대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보험회계사가 된 상구와 재벌가 며느리가 된 도미를 찾아간다. <이층의 악당> <해치지않아>를 연출한 손재곤 감독의 신작 <와일드 씽>은 순도 높은 코미디영화다. 90년대 대중문화를 재현한 과거 파트부터 우여곡절 끝에 다시 무대에 오르는 현재까지 능청스러운 웃음을 부지런히 만든다. 강동원, 엄태구, 박지현이 직접 그 시절 스타일로 음악방송 무대에 오르더니 강원도 공연
[리뷰] 재기의 희망은 앞만 보는 코미디를 타고, <와일드 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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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점 점장 클라크(추이텔 에지오포)는 심리적으로 무너져 있다. 건축가의 꿈은 수포가 되었고, 아내와는 싸우고 헤어졌으며, 가게에는 손님이 없다. 어느 날부터 가구점의 전기세가 수상쩍게 많이 나가기 시작한다. 클라크는 진상을 조사하던 중 가게 지하에서 미지의 공간 백룸을 발견하고, 심리상담사 메리(레나테 레인스베)에게 이를 털어놓는다. 오랜 시간이 흘러 메리는 잠적한 클라크의 음성메시지를 받는다. 메리는 클라크를 찾으러 백룸에 간다. 제임스 완의 아토믹 몬스터가 제작을, A24가 배급을 맡은 <백룸>은 2019년부터 4chan과 레딧 등에서 유행한 크리피파스타 백룸을 소재로 한다. 감독은 16살에 유튜브 채널 <케인 픽셀스>에서 백룸 세계관을 영화화한 단편으로 화제를 모은 20살의 케인 파슨스다. 리미널 스페이스의 폐쇄적 공간감과 VHS 등 90년대 매체의 질감을 활용한 연출, <진격의 거인>뿐만 아니라 슬렌더맨과 SCP 등 인터넷 문화의 영향을 받은
[리뷰]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정석적인 A24 호러화, 그럼에도 날것의 취향이 스멀스멀, <백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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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순간을 향유한다는 것이 가능해지는 예외적인 순간이 있다. 바로 투우 경기가 벌어지는 오후의 뜨거운 시간이다. 투우사는 태어나서 죽음으로 향하는 생명의 섭리를 온몸으로 거부하며 역행하는 숙명을 지녔다. 그는 거대한 몸체의 황소와 대적하며 맹렬하게 부딪힌 후, 온몸에 짐승의 피를 뒤집어쓴 채로 소의 죽음을 증명해야만 살아서 경기장을 빠져나올 수 있다. 투우사는 죽음 이후의 삶을 산다. 알베르트 세라의 <고독의 오후>는 투우 경기의 결정적 순간, 칼로 소의 급소를 찔러야 하는 마타도르 안드레스 로카 레이를 3년간 기록한 다큐멘터리다. 총 14회의 경기 장면들을 담은 이 영화의 주된 관심사는 투우 경기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죽음을 관조하는 비윤리적 스펙터클이 아니다. <고독의 오후>는 경기장과 자동차 속을 반복적으로 오가는 투우사 안드레스와 그와 맞섰던 황소, 두 육체 사이의 좁고 깊은 간격을 진동시키는 흥분과 고독의 순간을 그린다. 인터뷰나 내레
[리뷰] 생과 사의 경계에서 부딪히는 살들을 위한 검붉은 기도, <고독의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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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13년
사진 최성열
2013년 단편영화 <클로젯>의 사진작가 역 오타니 료헤이
[Archive] <클로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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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무주산골영화제의 ‘넥스트 액터’로 선정됐다. 소감이 궁금하다. 언제 처음 제안을 받았나.
비하인드가 있다. 지난해 초쯤 백은하배우연구소의 백은하 소장님의 유튜브 채널 <백은하의 주고받고>에 나갔다. 그 인터뷰가 정말 좋았는데, 백 소장님도 좋은 시간으로 생각하셨는지 무주산골영화제를 함께해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당시 예정된 팬 미팅이 있어 스케줄 문제로 어렵다고 설명을 드리면서 “내년을 ‘찜’해놔도 될까요?”라고 했다. (웃음) 나는 계획형이어서 빨리 생각할 시간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이번 무주산골영화제 참여가 내게는 사실 1년짜리 장기 프로젝트였다.
- 넥스트 액터로 선정된 배우들은 백 소장과 특별 책자를 출간한다. 그동안의 필모그래피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을 텐데, 그 경험이 어땠나. 낯섦이었을까, 아는 곳에 다시 간 듯한 익숙함이었을까.
처음엔 내 필모그래피를 돌아보지 않고도 책을 출판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시작해보니 출연
[인터뷰] 완벽한 변신보다는 조금씩 다른 - 제14회 무주산골영화제와 ‘넥스트 액터’ 이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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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다시 무주의 시간이다. 6월4일부터 8일까지 무주 일대에서 열리는 제14회 무주산골영화제는 자연과 더불어 영화를 만끽하는 시간을 준비 중이다. 무주산골영화제 하면, 푸르른 무주등나무운동장, 그리고 백은하배우연구소에서 발행하는 특별 책자 가 자연스레 떠오른다. 무주산골영화제는 매년 한명의 배우를 선정해 ‘넥스트 액터’로 명명하고 출연작 상영 및 GV, 특별 책자 발간, 전시 등을 통해 그를 집중 조명하고 있다. 올해의 주인공은 이혜리 배우다. 영화 <판소리 복서> <빅토리>에서 밝고 활기찬 에너지를 온몸으로 발산했던 그는 시리즈 <선의의 경쟁>에서 어느덧 서늘하면서도 치밀한 연기를 선보이는 배우가 되었다. 5월의 마지막 주, 무주로 향하기 전 이혜리 배우를 만나 그동안의 필모그래피와 배우로서의 여정, 무주산골영화제에서 선보일 작업들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화 끝에 그는 싱긋 웃으며 “무주산골영화제와 제가 정말 잘 맞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커버] 혜리와 이혜리의 앙상블 – 제14회 무주산골영화제와 ‘넥스트 액터’ 이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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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5월8일~8월29일(정기 휴관 매주 일·월)
장소 한국영화박물관 기획전시실
시간 오전 10시30분~오후 7시(입장 마감 폐관 30분 전)
흥행 중인 <군체>의 포스터에서 제목을 자세히 보면 영화에 대한 힌트가 숨어 있다. 두껍게 쓰인 ‘군’과 ‘체’ 사이를 겹겹의 가느다란 실타래가 연결하고 있는데, 이는 이번 ‘연상호 좀비’의 특징인 점액질과 군집성을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이처럼 서체와 디자인으로 영화의 첫인상을 전달하는 제목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서울에서 열리고 있다. 한국영상자료원은 오는 8월29일까지 상암동 한국영화박물관에서 <제목전(展)-텍스트, 타이포그래피, 무빙 이미지>(이하 <제목전(展)>)를 개최한다.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압도되는 건 규모 때문이다. 전시실 벽면을 가득 메운 레터링과 캘리그래피는 1919년부터 2025년까지 공개된 한국영화 8400여편의 제목을 재배열한 결과물이다. 크기도 색도 형태도 제각각
[culture exhibition] <제목전(展)-텍스트, 타이포그래피, 무빙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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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영화 <빅토리> <판소리 복서>, 드라마 <선의의 경쟁> <일당백집사> 등 출연
최근 나를 가장 사로잡은 영화는?
<프로젝트 헤일메리>
오랜만에 극장에서 엉엉 울면서 봤던. 보는 내내 너무 행복한 영화였다!
살면서 내가 가장 많이 본 영화는?
<이터널 선샤인>
같은 영화를 많이 보는 편은 아니지만 <이터널 선샤인>을 종종 보고 싶을 때가 있다.
성별을 반전시켜서 연기해보고 싶은 영화 속 남성 캐릭터는?
아이언맨
세상을 구하는 대표적인 히어로니까.
영화 볼 때 탄산음료 VS 커피?
캐러멜 팝콘과 제로콜라!
[MY PICK] 이혜리의 MY P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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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극장가가 최근 활기를 되찾는 추세다. 독일의 영화 통계 전문 웹사이트 인사이드키노에 따르면 공휴일(그리스도 승천일)이자 징검다리 연휴의 시작이었던 지난 5월14일은 코로나19 팬데믹 이래 가장 많은 관객이 영화관을 방문한 날 중 하나다. 예년 동일 주간보다 281% 증가한 수치로, 독일 내에서 관객수 200만명을 돌파한 <마이클>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슈퍼 마리오 갤럭시> 등이 견인차 역할을 했다.
이는 단발성 흥행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독일 연방영화진흥청(FFA)이 발표한 2025년 독일 내 판매 티켓 수는 약 9190만장으로, 2024년보다 약 2.1% 늘어난 수치다. 매출 또한 예년 대비 6.4% 증가했다. 자국영화에 대한 관람객의 가파른 성장세도 주목할 만하다. 2025년 독일영화의 시장점유율은 전년보다 37.2%나 올랐다. 역대 가장 성공한 독일영화인 서부극 코미디 <황야의 마니투>(2001)의 후속작,
[베를린] 독일 극장가, 활기를 되찾다 - 독일 연방영화진흥청 2025년 통계 발표… 자국영화와 외화 모두 흥행을 주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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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훈련소에서 자대배치를 받은 이등병 강성재(박지훈)의 눈에 느닷없이 ‘요리사의 길’이라는 게임 상태 창이 보이기 시작한다. 동명의 웹소설을 각색한 <취사병 전설이 되다>(티빙)는 ‘용사의 길’ 대신 ‘요리사의 길’로 들어선 성재가 그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요리사의 눈’으로 재료의 신선도를 파악하고 게임 튜토리얼대로 음식을 만든 성재는 단박에 ‘폐급’ 관심사병에서 부대 내 핵심 인물이 된다. <폭군의 셰프>(tvN)처럼 성재가 만든 음식의 맛을 표현하는 장면이 이 드라마의 ‘백미’다. 화려한 CG와 몸을 사리지 않는 배우들의 코믹 연기를 기세 있게 보여준 덕분에 입소문을 타며 그야말로 ‘전설’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그러나 아무리 ‘첫맛’의 기세가 좋아도 그다음 이어지는 맛이 별로면 금세 질린다. <취사병 전설이 되다>는 ‘시트콤’과 ‘정극’을 잘 버무려 맛의 균형을 영리하게 잡은 편이다. 아버지를 잃은 상실감을 안고 입대한 데다 ‘게임
[오수경의 TVIEW] <취사병 전설이 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