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선 / 한국 / 2025년 / 86분 / 비전-한국
9.23 L10 13:30 / 9.24 C6 20:00
웃음을 잃어버린 두 사람이 있다. 탐정 사무소에 일하는 희미는 오랜 기간 소식이 끊겼었던 아버지의 시신을 수습해야 한다.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은 영문은 아직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태다. 그러다 문득 궁금한 것이 생긴다. 사람을 차로 치고도 아무 죄를 받지 않은 그놈은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혹시 웃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렇게 찾아간 탐정 사무소에서 영문은 희미를 만나고, 비슷한 표정을 하고 있는 둘은 서로를 알아본다. 그러나 과연 그들은 이 미로의 탈출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이 영화에서 '미로'는 물론 비유다. 현실에 미로는 없지만, 우리는 종종 미로를 헤매는 기분을 느낀다. 하지만 <미로>는 관객에게 탈출 경로를 안내하는 영화가 아니다. 혹은 어떤 장르적인 재미를 기대한다면 더욱 길을 잃게 될 수도 있다. 영화는 대신 누구에게나 답답하고 앞
BIFF #7호 [씨네초이스] 미로 Maze
-
BIFF #7호 [Topic] 오늘의 이벤트
BIFF #7호 [Topic] 오늘의 이벤트
-
9월 23일부터 24일까지 영화의전당 BIFF 야외무대에선 관객들이 직접 참여하는 두 개의 행사가 열린다. 23일 12시 30분엔 영화인 애장품 경매 이벤트가 진행된다. 손예진, 이병헌, 박정민 배우 등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스타들의 소장품을 가까이에서 보고 경매에 참여할 기회다. 24일 12시 30분엔 영화퀴즈골든벨이 관객을 부르고 있다. 골든벨 퀴즈에서 우승한 1인에게는 영화제 스페셜 패키지(센텀비즈니스호텔 숙박권 1매, BIFF 인기 굿즈 등)가 수여되니 본인의 영화 소양을 뽐내고 싶은 관객이라면 꼭 방문할 것. 참가비는 무료!
BIFF #7호 [Topic] 영화 퀴즈 맞히고, 상품 받아 가세요
-
9월 22일 영화의전당 BIFF 야외무대에서 커뮤니티비프가 주최한 ‘CJ ENM과 한예종 영상원의 30주년 기념 영화 <프로젝트 30> 감독 토크’가 열렸다. <프로젝트 30>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이하 영상원) 출신의 졸업생·재학생·관계자 30명이 각각 3분 길이로 만든 30개의 단편 영화를 엮은 작품이다. 강미자, 김형구, 김홍준, 남궁선, 윤가은, 이경미, 이정홍, 이종필, 임선애, 정재은, 정가영 감독 등이 참여했고, CJ ENM이 제공/배급을, 영화사 아토(ATO)가 제작을 맡았다. <프로젝트 30>은 지난 20일 커뮤니티비프를 통해 프리미어로 상영됐다. 이어서 22일 BIFF 야외무대엔 <프로젝트 30>에 참여한 강동헌, 남궁선, 명소희, 신정우, 오세연, 오인천, 전현지 감독이 올라 대화를 나눴다. 오인천 감독은 “주제는 자유로웠지만, 숫자 30의 의미와 전조현상(오멘, Omen)에 대한 내용을 포함하라는 조건”이 있었다
BIFF #7호 [News] 3분으로 펼친 30년, CJ ENM과 한예종 영상원의 30주년 기념 영화 <프로젝트 30> 감독 토크
-
-
착한 디저트만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엉뚱하고 개성 넘치는 악당을 총집합시킨 <브레드이발소: 베이커리타운의 악당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실소를 터뜨리게 하는 코믹한 에피소드를 모았다. 먼저 거울을 향해 베이커리 타운에서 가장 아름다운 디저트가 누군지 묻는 케이크 여왕은 다른 디저트가 언급될 때마다 그들을 못생기게 만든다. 자기보다 예쁜 디저트를 모두 엉망으로 만들려던 그가 처리한 인원은 무려 53만명. 허무맹랑한 숫자에 웃음이 터지지만, 진짜 아름다운 디저트 1위가 공개되는 순간 대반전에 놀라게 된다. 정직원이 되기 위해 막힌 변기를 뚫는 악당파이, 설탕과 카페인, 셀레늄을 섞어 거짓 에너지 드링크를 파는 레드벨벳 케이크 등 독창적인 설정의 빌런들이 등장하여 친근한 에피소드를 완성한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웃음까지 책임졌던 본시리즈의 힘만큼 모두를 웃게 만든다.
[리뷰] 브레드 아저씨 그만 웃겨요, 유아동을 뛰어넘는 코미디, <브레드이발소: 베이커리타운의 악당들>
-
그러니까 이건 14년 전 마다가스카르를 찾은 한 사진작가와 그를 알게 된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실화다. 아프리카 대륙으로부터 독립된 지리 환경 덕에 생명 다양성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 마다가스카르엔 인간 본연의 순수함이 남아 있다. 외지인을 반가운 마음으로 환대하는 풍경 속에서 정초신 감독, 장태화 음악감독, 신미식 사진작가는 아이들에게 음악 교육을 시작한다. 실제로 한글을 따라 읽거나, 한국어 가사의 노래를 부르는 어린이들을 보면 앞 글자에 ‘K’가 붙은 산업적 재화가 아닌, 문화의 즐거움으로 연결된 인류애를 느끼게 된다. 그간 아프리카 대륙권을 문화 문맹으로 해석하던 식민지적 관점에서 벗어나 이 자체로 수용하고 존중하는 다큐멘터리의 태도가 뛰어나다. 두 문화권의 교류로서 기록적 가치가 높고, 영화가 선물처럼 선사사하는 마다가스카르의 넓은 풍경과 장관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리뷰] 어린이, 노래, 평화. 어쩌면 지구에 존재하는 천국, <마다가스카르 뮤직>
-
나폴리에서 태어나 고향의 옛 이름 ‘파르테노페’(첼레스테 달라 포르타)라는 이름으로 삶을 사는 한 여성에겐 몇 가지 고민이 있다. 첫째는 자신의 아름다움으로 인해 자꾸 곤란한 일이 생긴다는 것이고, 둘째는 자신의 젊음을 어디에 써야 할지 잘 모른다는 것이다. 대학에서 인류학을 공부하거나, 나폴리 출신 대배우에게 연기를 배우는 동안에도 그녀는 타인의 뜨거운 시선을 받는다. 그러던 와중에 휴가지에서 벌어진 누군가의 죽음으로 인해 파르테노페는 크게 흔들린다. <파르테노페>는 <그레이트 뷰티> <유스> 등 지속적으로 아름다움과 나이듦에 관한 주제로 영화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 이탈리아 감독 파올로 소렌티노의 신작이다. 또 한번 감독의 고향 나폴리를 배경으로 하며, 정적이고 감각적인 화면과 군데군데 삽입된 초현실적인 장면 등 연출자의 일관된 스타일이 돋보인다. 제77회 칸영화제 경쟁부문 상영작이다.
[리뷰] 매력적이지만 설득은 되지 않는 긴 강의, <파르테노페>
-
경비원 키리야마(기쿠치 후마)와 그가 근무하는 건물 세입자 스즈키(오모리 모토키)는 시청자 참여형 생방송 SNS 채널 ‘#진상을 말씀드립니다’의 팬이다. 진행자는 과거 인기를 끌었지만 모종의 스캔들로 종영한 SNS 육아 방송 출신의 사테츠(오카야마 아마네). 구독자들이 보낸 실화 중 사테츠가 고른 이야기를 당사자가 들려주고, 다른 시청자들은 재미를 느낄 경우 화자에게 후원금을 쏜다. 음성이 변조되고 얼굴은 아바타로 대체되므로 익명성은 보장된다. <#진상을 말씀드립니다>는 유키 신이치로가 쓴 동명의 소설집을 원작으로 한다. 폭로 방송이라는 매개를 통해 단편 여럿을 하나로 엮은 시도가 인상적이다. 인터넷 공간을 가상현실로 구현하고 ‘진상’을 자극적으로 재현해 관객이 작품 속 시청자의 입장에서 몰입하기를 유도한다. 일부 설정이 다소 작위적으로 와닿고 문제의식이 좁은 면으로 수렴한다는 점이 아쉽지만 방향성은 분명하다.
[리뷰] 새롭지는 않으나 분명한 문제의식, <#진상을 말씀드립니다>
-
만수(이병헌)는 실직했다. ‘올해의 펄프맨’까지 수상한 25년 경력의 제지 전문가지만 공장의 사주가 바뀌며 구조조정 대상자가 됐다. 1년이 넘도록 재취업을 못하자 아내 미리(손예진)가 허리띠를 졸라매지만 그렇다고 집안의 경제 사정이나 가장의 자존감이 회복되는 것은 아니다. 경쟁사 ‘문 제지’의 문을 두드려봐도 최선출 반장(박희순)으로부터 수모만 당할 뿐이다. 이에 만수는 죽이는 결심을 한다. 유령회사를 차려 자신과 유사한 경력을 지닌, 실직한 제지 전문가들의 이력서를 받고 그들의 개인정보를 토대로 실직자들을 찾아가 직접 잠재적 경쟁자를 없애겠다고. 만수의 최종 용의선상에 최선출은 물론 구범모(이성민), 고신조(차승원)가 오른다.박찬욱 감독은 <어쩔수가없다>를 두고 수차례 “내가 만든 영화 중 제일 웃기는 영화, 진입장벽이 아주 낮은 영화”라고 말했다. 이번만큼은 감독의 말을 믿어도 좋다. <어쩔수가없다>는 박찬욱 감독이 연출한 12편의 장편영화 중 가장 웃음 타
[리뷰] 눈이 시리게 웃기고 서글픈 신자유주의의 푸른 멍, <어쩔수가없다>
-
30대 후반의 여성 홍이(장선)는 빚더미에 앉자 목돈을 가진 엄마 서희(변중희)를 요양병원에서 퇴원시켜 집으로 데려온다. 치매 초기 증세를 보이기 시작한 엄마 서희와 특별히 살갑거나 끈끈하지 않은 홍이의 갑작스러운 동거는 얼핏 평범한 시작으로 보인다. 그러나 홍이는 서희가 보관해 달라고 내민 통장에 몰래 손을 대어 빚을 갚고, 데이트할 때 입을 옷을 쇼핑하는 데 금세 써버리고 만다. 낮에는 해주 이모에게 엄마를 맡기고 강사와 건설 현장 요원을 오가며 돈을 버는 홍이의 생활은 단조롭다가도 격정이 치솟는다. 나이 들어 아픈 서희는 연약하기보다 억척스러워 소란을 일으킨다. 틈만 나면 불러내 빚을 독촉하는 과거의 남자에게 홍이는 되도록 뻔뻔하게 버티고, 자신의 실체를 모르는 데이트 상대 앞에서는 끝내 거짓된 모습으로 자신을 감춘다. 그러는 사이 서희를 돌봐주던 해주 이모와 끝내 사이가 틀어지고 엄마의 치매 증세는 홍이가 감당할 수 있는 날들에서 서서히 벗어나기 시작한다. 단편 <좋은날
[리뷰] 스쳐지나가는 우연한 삶, <홍이>
-
20세기 초 <보그>의 인기 모델이자 수많은 사진가들의 예술적 영감이었던 리 밀러(케이트 윈슬럿). 그는 더 이상 누군가의 피사체가 되길 거부하며 직접 카메라를 든다. 사진기자로서 리 밀러가 향한 곳은 제2차 세계대전의 전장 한가운데다. 군인들은 리 밀러를 여성이라는 이유로 동등한 일원으로 취급하지 않지만, 리 밀러는 이에 굴하지 않고 <라이프>의 기자 데이비드(앤디 샘버그)와 함께 프랑스와 독일을 오가며 전쟁의 참상을 카메라에 담는다. <리 밀러: 카메라를 든 여자>는 리 밀러의 파란만장한 70년 인생 중 그가 종군기자로 활동한 시기에 집중한다. 그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히틀러의 욕조에서 목욕하는 리 밀러 본인의 사진은 물론,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던’ 전쟁을 여성주의적 시선에서 기록한 여러 사진이 영화의 문법으로 재현된다. 각 사진에 얽힌 에피소드 또한 리 밀러의 평전에 기초해 실제로 일어났을 법한 서사로 각색됐다. 영화의 태도에도 주목할 필
[리뷰]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던 전쟁을 여성주의적 시선에서, <리 밀러: 카메라를 든 여자>
-
2025년의 시애틀에도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는 두 연인이 있다. 레즈비언 커플 안젤라(켈리 마리 트란)와 리(릴리 글래드스턴)는 임신에 또 한번 실패한다. 둘에겐 시험관시술을 재시도할 경제적, 심리적 여유가 없다. 게이 커플 크리스(보웬 양)와 민(한기찬)은 관계의 지속을 고민한다. 한국인 유학생 민은 크리스에게 청혼하지만 크리스는 제도의 안정성 안에서 관계를 이어갈 자신이 없다. 안젤라와 민은 혈연 가족에 대한 고민까지 머리에 이고 있다. 안젤라는 앨라이 캠페인(차별을 겪지 않는 비당사자가 차별 당사자를 후원, 지지하는 운동.-편집자)을 펼치는 엄마 메이(조앤 첸)가 부담스럽다. 민은 할머니 자영(윤여정)으로부터 유학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가업을 승계할 것을 압박받는다. 이때 민이 안젤라에게 위장결혼을 제안한다. 민과 안젤라가 서류상 부부가 된다면, 민은 보수적인 한국 원가정에 자신의 성정체성을 밝히지 않고도 영주권을 얻어 미국에서 크리스와 살 수 있다. 안젤라와 리는 결혼의
[리뷰] 포용적 사회통합에 필요한 요건을 변화구 삼는 스크루볼코미디, <결혼 피로연>
-
SF영화는 과학과 테크놀로지를 기반으로 공간적으로는 우주를 향해, 시간적으로는 미래를 향해 허구적 상상을 펼친다. 그리하여 때로는 현실과 거리가 멀어 보이고 때로는 현실을 거울로 비춰 상상적으로 변주한 듯한 세계의 모습들을 펼친다. 이러한 세계들의 형상은 다양하지만 당대의 배경에 비추어 매우 이질적인 요소들로 채워진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러한 서사의 주인공은 대체로 인간이므로, 상상적 존재들은 인간 주체의 인식론적 시선을 경유하여 신비와 불온함을 품은 이물(異物)들로서 어떤 방식으로든 타자화되기 십상이다. SF영화의 역사는 상상적 타자들의 다양한 형상들을 제시하는 시도들로 채워져왔다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이 형상들이 창의성과 새로움이라는 가치를 어필하는 SF적 매혹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던 것도 사실이다.
SF의 상상적 타자들의 목록에 우선 올라갈 이름은 인간에게 가장 본능적인 공포를 자아내는 외부자인 외계인일 테지만, 좀더 미묘한 층위의 철학적 성찰을 불러일으키는 존재들도 있다.
[21세기 영화란 무엇인가?] SF영화 속 AI 기계의 존재론적 변화 - 기술적 타자에서 포스트휴먼의 주체로
-
배우 강혜인이 2018년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에 캐스팅된 과정은 운명적이다. 오디션 서류 심사에서 탈락했지만 이대로 포기할 순 없었다. 절박함을 담아 제작사에 메일을 보냈고 마침 합격자 중 한 자리가 비어 기회가 생겼다. 그렇게 인간을 돕기 위해 제작된 헬퍼 봇-6 클레어 역을 따내며 <오! 당신이 잠든 사이> <문스토리>에 이어 무대 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다. 영화 <어쩌면 해피엔딩>은 그의 올곧은 뮤지컬 여정에 산뜻한 옆걸음이 되어준 작품이다. 옆집에 사는 또 다른 헬퍼 봇 올리버(신주협)를 만나 새로운 감정을 배워가는 클레어처럼 강혜인 역시 낯선 장르에 도전하며 자신만의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
- <어쩌면 해피엔딩>이 첫 영화라고.
공식적으로는 그렇다. 비공식적으로는 <우아한 밤>이라는 단편영화가 있다. 대학에서 뮤지컬을 전공했는데 영화 전공 친구들이 뮤지컬영화를 찍고 싶다고 찾아와 참여했었다. 이원회
[인터뷰] 고요하게 밀어붙이기, <어쩌면 해피엔딩> 배우 강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