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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한 이레네(마틸다 데 안젤리스)가 어쩔 수 없이 고향으로 돌아온다. 부모가 집을 비우는 동안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 오빠 오마르(유리 투치)를 돌봐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작부터 쉽지 않다. 이레네는 그가 자립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을 제안하지만 오마르는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 ‘예스, 유 캔’에 출연해 유명한 가수가 되겠다고 선언한다. <예스! 유 캔>은 서로를 잘 몰랐던 남매가 가까워진다는 익숙한 가족드라마의 문법을 따른다. 둘만의 식사와 오디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레네는 자신의 편의를 먼저 생각했던 이기적인 마음을 돌아보고, 오마르는 자신의 안정적인 미래를 바라는 동생의 진심을 깨닫는다. 후반부에는 음악 오디션 특유의 벅찬 감동도 기다린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으며 실제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배우 유리 투치가 오마르를 연기했다.
[리뷰] 가족드라마, 코미디, 음악영화의 화음을 맞추다, <예스! 유 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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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를 가진 소영이 무용수를 꿈꾼다. 분당병원에서 공연했던 소영은 3년 내내 춤을 추고 싶다고 안무 선생님인 희정에게 하소연한다. 소영이 공연을 준비하며 겪는 고통, 슬픔, 기쁨이 화면 가득 담긴다. 공연이 끝난 뒤에는 소영이 직접 카메라로 일상을 기록해나간다. 흔들리는 소영의 걸음에 카메라도 흔들린다. 희정이 하고 싶은 대로 하라면서도 집중을 요구하며 소영을 부르자, 소영은 결국 울음을 터트린다. 함께 공연을 올리는 혜성이 소영과 친해지기 위해 서로 마주 보다 울자, 자기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왜 우냐며 소영이 환하게 웃는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라는 호칭을 넘어 ‘일반인’이고 싶은 소영의 몸짓이 조용히 질문을 던진다. 걸음을 내딛는 것도 불안해 보이는 소영이 팔을 뻗어 리듬을 만들고, 뒹굴며 그녀만의 몸짓을 완성해내는 노력이 빛나는 영화다.
[리뷰] 흔들리는 걸음에서 피어난 몸짓의 힘, <소영의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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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영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로 통일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한 디스토피아 SF다. 환경오염과 계급 구조, 노동 착취 문제를 근미래라는 장르에 녹여내 우리가 당면한 현실을 들여다보는 점도 인상적이다. 오염된 바다를 막기 위해 4000km 장벽이 세워진 근미래, 유전적 돌연변이 오메가는 바다를 청소하는 노동자가 되어 인간의 통제를 받으며 살아간다. 공무원 수진(김푸름)은 지정구역을 벗어난 오메가(고우)를 추적하고 그들을 좇는 여정에서 두 집단이 얽힌 사회의 단면을 마주한다. 공간을 폐쇄적으로 사용하는 연출로 인간과 오메가 사이에 놓인 보이지 않는 경계를 드러내고 독특하게 분장한 인물들은 오염된 환경에서 목숨을 이어가야 하는 극악의 미래 환경을 보여준다. 방대한 세계관을 차근차근 설명하기보다 단편적인 정보와 거친 이미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며 생략된 설명은 각자 추측해 메우도록 관객의 몫으로 상당 부분 맡기고 있다. 제78회 로카르노국제영화제 신인 감독 경쟁부문에 초청돼 세계 영화계
[리뷰] 저 홀로 드높은 장벽이 작품과 관객 사이에도, <지느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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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활한 사막, 한 남자가 갈증을 달래며 걷고 있다. 모험의 최종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유리병 속 쪽지를 꺼내야만 하는 그는 잠시 뒤를 돌아본다. 자신을 따라오는 소년의 뒤통수라면 병을 깰 수 있을 만큼 단단하지 않을까. 마음의 소리에 응답한 남자는 겁에 질린 소년의 등 뒤에서 팔을 쳐든다. 여기까지가 미국인 소설가 옴(애덤 스콧)이 집필 중인 정복자 3부작의 에필로그 도입부. 옴은 자기 손으로 쓴 그 내용이 불만족스러운 눈치다.
작품을 매듭짓지 못한 옴은 난생처음 아일랜드로 향한다. 부모의 신혼여행 장소인 빌베리 우즈 호텔 부근 숲에 그들의 뼛가루를 뿌리기 위해서다. 이미 세상을 떠난 부모의 추억이 궁금했던 옴은 호텔 바텐더에게 허니문 스위트룸에 대해서도 묻는다. 그러나 돌아오는 대답은 예상 밖이다. 그 방은 오래전 폐쇄되었으며, 마녀에 의해 악령이 씌었다는 것. 분필로 원을 그리면 마녀로부터 안전하다는 팁까지 전해 들은 옴은 이 일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 채 침상에 들지만, 이상한
[리뷰] 기억해야 할 또 하나의 호러 신성, 데이미언 매카시, <호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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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8월7일부터 10일까지 제28회 정동진독립영화제가 열린다. ‘별이 지는 하늘, 영화가 뜨는 바다’를 지향하며 정동초등학교 운동장에 뿌리내린 영화제는 올해부터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이하 신영)을 제2의 상영 공간으로 삼는다. 전날 정동초등학교에서 선보인 단편영화를 다음날 낮에 신영에서 다시 관람할 수 있다고 한다. 야외 행사장 방문이 어려웠던 지역민과 타지 관객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선택이다. 2012년 문을 연 강원도 최초의 민간 독립예술영화전용관이자 홍상수 감독의 <밤의 해변에서 혼자> 촬영지이기도 한 이곳에서 여름휴가를 맞이해보는 건 어떨까.
금학칼국수
신영에서 걸어서 1분이 채 걸리지 않는 강릉 대표 장칼국수 맛집. 노포 내음이 물씬 풍기는 이곳은 60년 전통의 손맛을 자랑하는데, 뜨겁고 걸쭉한 국물과 푹 익힌 면이 잘 어울린다. 빛깔에 비해 그리 맵지는 않다. 매주 일요일은 정기 휴무.
이스트씨네
영화 관련 서적을 취급하는 서점이자 소규모 상영관을
[씨네트립]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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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비열한 거리> 촬영을 마치고 <씨네21> 표지 촬영으로 만난 조인성 배우(B컷).
시간 2006년 5월23일
장소 아현동 일대
사진 <씨네21> 사진팀
[Archive] <씨네21> 555호 표지 조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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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차기작 촬영을 마무리했다. 무엇을 하며 잠시 숨을 돌리고 있나.
가족, 친구들과 여행도 가고 즐겁게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다음에 찍을 작품을 준비해야 해서 시나리오와 기획서도 틈틈이 확인한다.
- 작품과 작품 사이에 공백이 생기면 주로 여행을 다니는 편인가.
보통 일본 집에서 머무는 걸 좋아하는데 다양한 나라에서 일할 기회가 있으니 반은 일하고, 반은 여행하는 느낌으로 지낸다. 변요한 배우와 같이 작품을 했을 때 그가 현장에서 일할 땐 일하고 쉴 때엔 친구들과 편한 분위기로 있는 것을 보고 멋있다고 여겼다. 그래서 나도 지금은 친한 동료들과 종종 현장에 함께하고 또 같이 쉬는 식으로 임한다.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카메라 앞에서
- 본격적인 한국 활동을 예고했다. 그렇게 결심한 계기가 있는지.
<굿뉴스>를 찍을 때 현장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열정적으로 연기하는 한국 배우들과 재밌게 촬영했고 일본과 한국의 문화 차이를 신선하게 받아들였다. 그것
[인터뷰]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카메라 앞에서 - <면도> <파문>(가제)의 배우 가사마쓰 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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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배우의 움직임을 계속 보고 싶다. <씨네21> 커버 촬영날, 스튜디오의 공간을 익숙하게 제 것처럼 누비는 가사마쓰 쇼를 보며 내내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사진 촬영을 빠르게 마친 뒤 가사마쓰 쇼는 한국어로 인터뷰를 이어갔다. 통역의 도움을 거의 빌리지 않은 채 능숙하게 대화하는 그를 보며 한국 영화, 드라마에 녹아든 그를 새롭게 그려보게 됐다. 일본을 주무대로 활동하던 가사마쓰 쇼가 차츰 해외로 활동 반경을 넓히다 마침내 한국에도 본격적으로 발을 내디뎠다는 소식을 알렸다. <굿뉴스>의 덴지, <간니발>의 케이스케 등 역할과 분량에 관계없이 강한 아우라를 내비쳤던 그를 영화 <면도>와 <파문>(가제)에서 차례로 만날 예정이다.
*이어지는 글에서 배우 가사마쓰 쇼와의 인터뷰가 계속됩니다.
[커버] dramatic energy drive - <면도> <파문>(가제)의 배우 가사마쓰 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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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경비구역 JSA>부터 <어쩔수가없다>까지 박찬욱 감독의 (거의 모든) 영화 각본을 모은 <박찬욱 각본 컬렉션>이 9권으로 출간되었다. 묵직한 박스세트로 묶인 9권의 책에는 오직 각본만 실려 있는데, 그 점이 오히려 반갑게 느껴진다. 영화는 영화로 말한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세트로 묶였기 때문에 통일감 있는 판형과 디자인이 적용되어 시나리오의 ‘분량’이 직관적으로 느껴지는데, 가장 분량이 적은 책은 <복수는 나의 것>, 가장 분량이 많은 책은 <아가씨>다. 유일하게 박찬욱 감독의 이름이 각본 크레딧에서 빠진 책은 <복수는 나의 것>이다(대신 ‘박리다매’라는 이름이 올라 있는데, 이것은 이무영, 박찬욱 두 사람의 공동 작업 팀명이다). 참, 한국영화계에서는 시나리오를 ‘책’이라고 부른다.
(개봉과 영화관 상영을 마친 영화의) 각본 읽기는 영화를 보지 않고 각본만 읽는 아주 드문 케이스를 제외하면 필연적으로 영화
씨네21 추천도서 - <박찬욱 각본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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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로니에 공원에 가본 적 없던 유년 시절, 혼성그룹 마로니에의 <칵테일 사랑>을 들으며 환상을 품었다. 어른이 되어 가본 마로니에 공원에는 정작 마로니에가 몇 그루 없다는 정보를 알게 되었다. 조성래 시인의 <두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은 백일장을 치른 마로니에 공원을 추억한다. 그때 그곳에서 아버지와 함께 이어폰으로 들은 바이올린 협주곡의 파일명은 ‘Mozart.mp3’였는데, 지금은 그 곡이 바흐의 것임을 알지만 그날의 장면을 수정할 수는 없다는 시인의 말에 백번 동감한다.
<햇생강이 나오면>은 젊은 시인 23명의 시를 엮은 여름 앤솔러지 시집이다. 시집의 제목은 남현지 시인의 시 <햇>에서 따왔다고 한다. 햇, 그해에 새로 났다는 뜻의 접두사. 발음이 귀엽고 생김새가 산뜻한 말. 그렇지만 햇생강에는 집에서 보내주는 말린 생강이 따라붙고, 아무리 차를 마셔도 생강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단다. 찬장 곳곳에 밀어넣곤 했던 말린 식재료
씨네21 추천도서 - <햇생강이 나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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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을 닮은 외형의 중국 ‘반려 로봇’이 사전 주문만 1만대를 넘었다는 뉴스를 보았다. 수천만원에 달하는 가격인데 배터리가 네 시간을 넘지 못해 구매자들의 항의가 잇따른다는 내용이었지만, 아직은 가짜 티가 나는 로봇 사진을 보며 기분이 묘했다. 몇년 지나면 인간과 정말 비슷해질 것 같아서일까, 그 수준까지 밀어붙여 돈을 벌겠다는 회사들의 집요함 때문일까, 혹은 위로를 얻겠다는 고객의 열정 때문일까.
성해나 작가의 기담집 <인비인(人非人)>에는 ‘인간 아닌 인간’이 얼굴을 자주 내민다. 9편의 단편은 이야기의 시간대에 따라 ‘어제’, ‘오늘’, ‘내일’로 나뉘는데, ‘내일’에 등장하는 인간 아닌 인간이 로봇이다. 미래의 어느 날에는 <아미고>에서처럼 로봇이 영화 촬영장 스턴트맨의 일자리를 빼앗아갈 가능성이 있다. 인간이 목숨을 걸어야 하는 현장은 로봇에게 외주를 주는 게 이득이니까. 로봇의 세계는 변수가 없고 매끈해 인간처럼 동전을 던져 운을 예측할 필요가 없
씨네21 추천도서 - <인비인(人非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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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 블러디 헬>은 판타지소설의 ‘김치찌개 맛집’처럼 클리셰들을 충족시키면서도 자기만의 공고한 세계관을 지니고 있다. <헝거 게임>을 언급하는 것은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실랜도르왕국이 차기 왕을 선발하기 위해서 벌이는 왕이 계승전 ‘로열 블러디 리그’ 때문이다. <헝거 게임>이 계급에 따라 어린 소년, 소녀들이 살인 게임에 강제 차출된다면 <로열 블러디 헬>에서는 왕족이 왕좌를 두고 리그에 출전한다. 왕국이 여러 지역으로 나뉘어 있고 서로 다른 왕비의 혈통을 이어받은 왕자가 여섯, 공주가 다섯이기에 이들은 ‘형제, 자매’라기보다는 태어날 때부터 경쟁자로 길러진다. 왕자와 공주는 13살이 지나면 리그를 준비해야 하고 형제를 잔인하게 죽이지 않으면 자신이 죽거나 지옥에 끌려간다. 잔혹한 리그 규칙뿐 아니라 판타지의 재미를 증폭시키는 장치들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데, 왕이 리그에 출전할 자기 자식에게 선물이랍시고 하사하는 에코셸이 그 예다.
씨네21 추천도서 - <로열 블러디 헬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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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이서 친한 관계에서 나 빼고 나머지 둘이 더 친밀할 때, 둘 사이에 나만 모르는 또 어떤 일이 벌어졌던 것은 아닌지 내가 저 아이에게 더 특별한 존재이고 싶은데 왜 그게 아닌지 못 견디게 싫고 친구 사이에 이런 질투와 모멸감을 번갈아 느끼는 내가 더 싫고. 끝내 그 관계에서 나는 주인공이 아니라 깍두기였다는 것을 확인할 때의 감정을 김화진 소설만큼 잘 표현한 것이 있을까. <공룡의 이동 경로>가 3-2=1에서 나머지 1의 애증 어린 감정을 묘사했다면 김화진의 신작 소설집 <텅 빈 마음 가진 채로>는 그 1이 다른 1을 찾아 2가 되었을 때, 혹은 2로 시작해 1이 떠나고 다른 1이 그 자리를 채워도 괜찮을 때, 아니 사실은 그냥 1로서 완전하게 삶이 괜찮게 느껴진 사람들이 나온다.
왜 사람은 지긋지긋하도록 긴 시간을 갖게 됐을까, 왜 나는 나인 채로 그 시간을 견뎌서 이 인생을 끝까지 완주해야 할까, 그 긴 달리기 과정에서 왜 내 트랙에는 자꾸 이상한 사람이
씨네21 추천도서 - <텅 빈 마음 가진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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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마음 가진 채로> - 김화진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로열 블러디 헬1> - 박소영 지음 문학동네 펴냄
<인비인(人非人)> - 성해나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
<햇생강이 나오면> - 강우근, 강지이, 김보나 외 엮음 창비 펴냄
<박찬욱 각본 컬렉션> - 박찬욱, 이종용, 이재순, 박리다매 외 지음 을유문화사 펴냄
<씨네21>이 추천하는 7월의 책 - 책 읽으면 덜 더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