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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문법> 서문에는 이런 문장이 나온다. “우리가 누리는 과거의 예술 작품 상당수는 이런 불건전한 악취미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공포물은 특히 ‘불건전한 악취미’의 신세를 지는 장르다. 사랑과 공포, 환상과 현실, 역사와 비사, 악몽과 비밀의 무의식적 역동을 조장해 재미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포는 독서 혹은 상영 당시의 경험과 밀접히 연관되기 마련이며, 때로는 한 시대를 풍미하는 공포의 공식(대표적으로는 <링>의 사다코 스타일로 움직이는 동아시아의 유령들)이 생긴다.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여전히 유효한 공포물도 있다. 영화평론가이자 작가인 듀나가 공포라는 장르를 다룬 논픽션 <공포의 문법>을 썼다.
영화와 드라마를 다루는 듀나의 글이 흔히 그렇듯 오래된 작품들이 꽤 많이 언급되는 편이다. 그리고 (놀랍지 않게도) ‘우리는 무엇을 왜 두려워하는가’만큼이나 ‘우리는 무엇을 왜 재밌어하는가’를 다룬다. 아주 유명한 이야기인, 스티븐 킹
[culture book] <공포의 문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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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겸 가수. 영화,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삼식이 삼촌> 등 출연.
낭만을 가르쳐준 영화는?
<물랑 루즈>
배즈 루어먼의 <물랑 루즈>. 나이가 들어갈수록 “당신이 사는 동안 배울 수 있는 가장 위대한 것은 사랑하고 사랑받는 일”(The greatest thing you’ll ever learn is just to love and be loved in return)이라는 대사가 더 아름답게 느껴진다.
최고의 뮤지컬영화는?
<시카고>
오스카 작품상도 탄 <시카고>. 시간이 흘러도 세련되었다. 뮤지컬에서 여성 중심의 스토리가 흔치 않은데 그 점에서도 너무 멋지지 않나!
극장에서의 추억을 만들어준 영화는?
<설국열차<
한동안 푹 빠져 소녀시대 멤버와 친언니와 함께 총 세번을 극장에서 본 <설국열차>. 개봉 당시 20대 초반이었던 내게 큰 자극이 된, 생각을 열어준 작품
[MY PICK] 티파니 영의 MY P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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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편의 애니메이션이 중국 극장가를 달구고 있다. 주성치 감독의 <쿵푸여자축구>(功夫女足)의 흥행 독주를 바짝 추격하며 등장한 <팔선>은 개봉 사흘 만에 박스오피스 3억위안을 돌파하며 빠른 흥행을 보이고 있다. <팔선>은 동방드림웍스가 중국 현지 기업으로 바뀐 이후 처음 선보이는 장편애니메이션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동방드림웍스는 개봉 2주 전부터 전국적인 대규모 시사회를 열며 입소문을 냈고, 여름 성수기와 맞물려 관객층을 빠르게 넓히는 중이다.
영화는 중국의 대표적인 민간설화 <팔선과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다. 신비로운 선계를 그대로 재현하는 대신 설화의 무대인 ‘봉래선경’을 현대 도시처럼 꾸며 친근하게 다가간 것이다. 신선들은 공무원처럼 출근해 업무를 처리하고, 인간이 향을 피우며 소원을 빌면 행정 시스템에 자동으로 등록된다. 생사화복을 관장하는 복록수 삼신은 상급 관료로 등장하는데 신선들 역시 실적을 평가받는 직장인으로 묘사되며
[베이징] 직장으로 옮겨간 신선 설화 - 흥행 돌풍을 일으킨 동방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팔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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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솔마을’이 다시 열렸다. 이번에는 1만7천명의 지원자가 몰렸다고 한다. “모태솔로 대국민 오디션”이라는 썸메이커 이은지의 말이 이해된다. 2030 모태솔로도, 연애하고 싶은 사람도 이렇게 많다는 게 놀랍다. ‘비연애’를 말하는 시대지만, ‘연프’(연애 프로그램)는 끊임없이 나온다. 요즘 ‘연프’는 연애가 주인공이 아니다. <나는 SOLO>는 사회 실험실로, <솔로지옥>은 인플루언서 등용문으로 이해된 지 오래다.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 시즌2 (이하 <모솔연애>)는 어떨까. “정말 누군가를 좋아해서 설레고 초조한 기분을 마음껏 느껴보고 싶어요”라는 한 출연자의 말대로, 비교적 연애에 진심이다. <모솔연애>는 이들의 연애와 성장드라마가 핵심이지만, 관계의 기술을 배우는 공간이기도 하다. 출연자들은 연애뿐 아니라 사람과의 관계도 서툰 경우가 많다. 대화할 때 눈을 잘 마주치지 못하거나, 안 해도 될 말을 하고 만다. 그런
[오수경의 TVIEW]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 시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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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 8부작 | 연출 이권, 이언희 | 출연 이동욱, 김혜준, 조한선, 김민, 김윤성, 유현수 | 공개 7월22일
별점 ★★★ | 20자평 - 플래시백에서 벗어나 마침내 현재를 달린다
삼촌 정진만(이동욱)이 남기고 간 쇼핑몰 머더헬프의 새로운 주인임을 선언했던 조카 정지안(김혜준). 그사이 바빌론 본진에 잠입한 진만은 파신(김민), 박진우(김윤성)와 함께 용병 집단의 기밀 정보가 담긴 서버 탈취와 베일(조한선) 제거를 목표로 한 양동작전을 펼친다. 진만은 안전을 조건으로 바빌론과 협상을 시도하는데 한국으로 파견된 동아시아 지부 책임자 쿠사나기 진의 타깃은 여전히 정진만이다. 한편 삼촌이 살고 있는 킬러들의 세계를 거부하고 새 이름을 얻은 지안은 어촌에서 홀로서기 중이다. 잊히지 않는 첫 살인의 악몽을 안고 누구와도 교류하지 않는 지안에게 마을 토박이 우진(유현수)이 다가온다.
<킬러들의 쇼핑몰> 시즌2는 플래시백으로 전개를 주춤하게 만들었던 전 시즌과 달리 서
[OTT리뷰] <킬러들의 쇼핑몰> 시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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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우(유희제)는 야구용품 사업의 실패와 도박 빚으로 인해 인생의 막다른 길 앞에 서 있다. 한편 어머니의 죽음 이후 이모와 사는 고등학생 미나(김세원)는 또래와 어울리지 못하며 겉돈다. 예지몽을 통해 이 암울한 현실의 대책을 찾으려 할 뿐이다. 그러던 두 사람이 기묘한 곳에 당도하며 이야기가 전환된다. 꿈속 세계와 현실을 오가는 미지의 아이 요섭(이하랑)을 쫓아 현실과 묘하게 닮은 이상한 세계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복권방, 세탁소 등 일상에서 지나쳐온 장소들이 판타지의 세계와 겹치게 된다. 여기에서 현실의 불안에 휩싸여 있던 건우와 미나는 ‘나를 닮은 타자’를 만나며 자신의 실패와 상실, 불안을 직면하고 위로받는다. 요컨대 <리틀 드리머즈>는 자면서 꾸는 꿈과 미래를 바라는 꿈의 의미를 중첩하며 청춘 세대의 고민을 한껏 껴안으려 한다. 이전에 개봉한 <새벽의 Tango> <겨울의 빛> 등과 같이, 한국영화아카데미(KAFA) 장편과정 17기를 통해
[coming soon] <리틀 드리머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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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벌>, 이병헌, 고윤정, 이도현, 조승연 캐스팅 확정
이모개 촬영감독의 연출 데뷔작 <남벌>이 주요 캐스팅을 공개하며 본격적인 제작을 알렸다. 영화 <남벌>은 조선 초, 계급과 능력이 다른 9인의 무사가 왜구에게 납치된 포로를 구하기 위해 대마도로 향하는 하드보일드 무협 액션물이다. 무사단 수장 임억 역에 이병헌, 동생을 구하려 전장에 합류하는 애령 역에 고윤정, 임억의 왼팔 보경 역에 이도현, 궁수 첫놈 역에 조승연이 출연한다. <남벌>은 현재 프리프로덕션 단계로 2026년 크랭크인을 목표로 한다.
토론토국제영화제로 향하는한국영화들
오는 9월 개최되는 북미 최대 규모의 영화 축제, 제51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 한국영화 기대작들이 대거 초청됐다. 이창동 감독이 8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가능한 사랑>이 공식 초청된 데 이어 2년 연속 토론토를 찾는 연상호 감독의 <실낙원>, 영부인 피격 사건을 다룬 허진호
[국내뉴스] <남벌> 이병헌·고윤정·이도현·조승연 캐스팅&토론토국제영화제로 향하는 한국영화들&나홍진 감독 뉴욕아시아영화제 수상&정부 지원 영화 할인권 전량 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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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와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지난 7월16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국내 주요 매니지먼트사 및 영화제작 단체들과 함께 ‘한국영화 제작 활성화를 위한 정부-제작사-매니지먼트사간 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최휘영 문체부 장관, 한상준 영진위 위원장을 비롯해 손석우 BH엔터테인먼트 대표, 최원영 매니지먼트숲 팀장, 김경진 제이와이드컴퍼니 본부장, 이은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회장, 이하영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전문위원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영진위가 실시하는 ‘중예산 영화 제작지원 사업’의 지원작은 주조연급 배우의 출연료를 순제작비의 10% 미만으로 책정되도록 협조한다는 내용이다. 다만 이번 협약은 법적 강제력이 없는 도덕적 합의 성격을 가진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쉽게 회복하지 못한 극장가와 영화산업계를 위해 체결된 일종의 민관 MOU이고, 문체부가 직접 규제를 두거나 제지하는 부분은 없다. 허리급의 중예산 규모 영화제작이 이전처럼 활발하지
[포커스] 한국영화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을 위하여 - 정부-제작사-매니지먼트사, 한국영화 제작 활성화를 위한 상생협약 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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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프> 보셨어요? 어떻게 보셨어요?” 한주 내내 만나는 사람마다 모두 <호프>이야기로 운을 뗐다. 그럭저럭 괜찮았다는 식의 미지근한 대답은 거의 없었다. 좋았다 아니면 싫었다는 의견을 이렇게 자신 있게 내뱉게 만드는 한국영화가 최근 10년 내에 있었나 싶다. 오프라인에서는 그나마 취향과 평가의 차이를 구분하는 정도의 선은 지키면서 의견을 밝히는데, 온라인에서는 다른 차원으로 시끄럽다. 졸작을 좋아할 수 있고, 걸작도 싫어할 수 있다. 하지만 취향을 식견의 문제로 연결하고 타인의 판단을 잘못된 것으로 매도할 때 문제는 다른 영역으로 접어든다. <호프>를 호평한 평론가의 ‘판단’이 온갖 오해와 억측의 근거가 되는 순간, 그 자리엔 논쟁과 담론 따윈 없다. 오직 혐오에 기반한 폭력과 배설이 있을 뿐이다.
미리 밝히자면 나는 <호프>를 긍정하지 않는 쪽이다. 이 영화의 기술적 완성도나 장면의 부분적 성취, 롤러코스터 같은 오락적인 재미를 부정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빈 놀이터의 구덩이에 빠졌을 때 해야 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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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을 승리로 이끈 오디세우스(맷 데이먼)의 집으로의 귀환은 요원하기만 하다.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미움을 사 하염없이 바다 위에서 표류하며 적이 누구인지 제대로 알아차릴 수 없는 또 다른 싸움을 하게 된다. 크리스토퍼 놀란이 그리는 오디세우스의 여정은 러닝타임 172분에 달한다. 길고 장대하다. 하지만 그 끝은 묵직하다. 아이맥스 예매창을 들락날락하며 <오디세이> 개봉을 기다리는 독자들을 위해, 언론 시사회를 통해 영화 <오디세이>를 먼저 목격한 기자와 평론가들의 별점과 단평을 전한다.
<오디세이>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출연 맷 데이먼, 톰 홀랜드, 앤 해서웨이, 로버트 패틴슨, 젠데이아, 샤를리즈 테론 외 개봉 8월5일
김성훈 기자 ★★★★
야만과 탐욕의 시대에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왜 고전에 눈을 돌렸고, 고전을 재해석해야 했는지 너무나 잘 알 것 같다. 오디세우스의 속죄와 반성은 지금 이 시대에 꼭 필요한 메시지다. 고전의 핵심을
<오디세이> 시사 첫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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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명>에서 인물의 얼굴이 카메라에 온전히 드러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얼굴은 카메라를 등진 채 숨겨지거나, 고정된 프레임 바깥으로 밀려나 보이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로 얼굴은 어둠 속에서 카메라 앞을 스쳐 지나가며 뚜렷하게 식별되지 않는다. 인물의 얼굴이 온전히 드러나는 드문 경우, 그 얼굴은 대부분 어딘가에 비친 상태다. 물론 엄밀히 말해 모든 이미지가 카메라에 비친 형상이긴 하나, 온전히 드러난 얼굴과 카메라 사이에는 늘 하나의 틀이 더 존재한다. 논문 심사를 위한 온라인 회의 장면에서 원영(이원영)의 정면 얼굴은 처음으로 드러난다. 온라인 회의의 특성상 얼굴을 직접 마주하는 느낌을 주기보다는 모니터에 비친 얼굴을 바라보는 상황을 연상시킨다. 실제 배경을 대체한 프라이버시용 연두색 풀 이미지는 논문 통과 여부를 논하는 말하는 얼굴과 불화하며 서로의 이질성을 강화한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아내를 잃고 홀로 집으로 돌아온 원영이 목소리를 잃게 된 상황은 목소리를
[비평] 비대면 이후의 얼굴들 - 김소희 평론가의 <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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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티 슈프림>의 도입부, 신발 창고 좁은 틈에서 유부녀인 레이첼과 관계를 나누는 마티 마우저의 얼굴 위로 1984년에 발표된 알파빌의 노래 <Forever Young>이 흐른다. 그가 거짓말을 속삭이며 야만스럽게 사정하면 꿈틀거리는 정자의 행렬이 보이고 한 마리의 정자가 동그란 난자와 수정한다. 조시 사프디는 1952년을 배경으로 삼은 영화의 도입부에 80년대에 나온 음악을 삽입한다. 도입부에서만이 아니다. 정신없는 속도감으로 채워진 이 영화의 화면 위로 80년대 라디오에서 유행한 트랙들이 여러 차례 흘러나온다. 그 시작을 알리는 곡의 제목은 ‘영원한 젊음’이다. 위대한 젊음. 늙지도 부식되지도 않는 절대적인 젊음의 세계. 사프디는 미국영화의 황금기였던 시대를 배경으로 삼은 뒤 할리우드 고전주의의 영화적 유산을 발굴해 고스란히 감싸 안는다. 그것은 탄생도 끝도 없는 영원한 젊음의 시간이다. 이는 <마티 슈프림>이라는 영화에게 있어 거부할 수 없는 축
[비평] 할리우드의 오래된 유산 - 김병규 평론가의 <디스클로저 데이> <마티 슈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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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술(임현식)은 외계인을 셋 봤다고 말한다. 그러곤 손가락을 네개 편다. 농담인가. 나홍진 영화에서 말은 미묘하게 어긋나고 실체는 항상 목격의 순간에 깃든다. <호프>는 이 우스꽝스럽고 사소한 장면에 자신의 정체를 무심코 흘려놓는다. 중요한 건 이야기가 아니야. 당신이 두눈으로 목격하는 것들을 놓치지 말고 봐. 동시에 사람들은 말한다. 해술이 아저씨가 말했다면, 그럼 맞아. 목격의 정확성이 아니라 발화의 권위가 사실을 결정짓는 세계.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플래시백으로 처리되는 해술 아저씨의 기억은 말(증언)과 몸(손가락)과 재현(플래시백)이 모두 미묘하게 어긋난다.
철학자 해리 프랭크퍼트는 거짓말쟁이와 헛소리하는 자를 구분했다. “거짓말쟁이는 진실을 알기에 그것을 피해간다. 그는 최소한 진실의 위치를 의식한다. 더 위험한 자는 진실 자체에 무관심한 자다. 그에게 사실이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지점으로 청중을 데려다줄 도구일 뿐이다.” 이 구분을 빌려
[특집] 해술 아저씨는 왜 손가락 네 개를 펼쳤나 - 말과 이미지의 어긋남을 중심으로 작가성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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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홍진 감독은 프로태거니스트로 경찰을 내세우는 경우가 많았다. 그의 영화 세계에서 경찰 캐릭터는 서사를 진행시켜나가는 프로태거니스트인 동시에 참혹한 이미지에 접근할 권한을 지닌 관찰자로 기능했다. <추격자>의 엄중호(김윤석)는 서울지방경찰청 기동수사대에서 일한 전직 형사이기에, 그간 몸에 익힌 수사 감각을 이용해 연쇄살인범 지영민(하정우)을 쫓을 수 있었다. <곡성>의 전종구(곽도원)는 곡성파출소의 경사로서 마을에서 일어나는 기이한 살인, 사망 사건들을 접한 뒤 딸에게도 같은 징후가 나타난다는 걸 알아차린다. 이런 관점에서 나홍진 감독의 신작 <호프>를 단순히 SF영화로만 지칭할 것이 아니라, <추격자> <곡성>과 더불어 나홍진 감독의 ‘경찰영화 3부작’으로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나홍진 감독에게 경찰 남성 주체는 범상치 않은 사건을 볼 수 있는 눈의 권한을 갖고 있으며, 사건의 전말을 알아내기 위해 다양한 사람들을 심문할 권리를
[특집] 나홍진 영화의 정치성은 진보와 답보 사이 어디에 자리하나 - 경찰과 시스템 부재를 중심으로 정치성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