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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사는 남자>(이하 <왕사남>)와 함께 극장가에 훈풍이 불었다. 관객 700만명을 눈앞에 둔, 약간의 과장을 보태 1천만명도 가시권에 들어온 <왕사남>의 흥행을 두고 여러 평가와 분석이 쏟아진다. 대체로 끄덕여지지만 한번 짚고 넘어가고 싶은 부분이 있다. ‘그동안 극장이 한산했던 이유가 볼만한 영화가 없어서였다는 걸 이 영화로 확인했다’는 뼈아픈 평이다. 일리 있다. 다만 논점과 현상이 뒤섞여 있는 지적이라 몇 갈래 분리와 정리가 필요하다고 느낀다. 부분적인 사실이 옳다고 해서, 그걸 전체를 설명하는 근거로 삼아선 안된다. 주관적 감상을 객관적 지표로 삼기는 어렵지만 <왕사남>은 많은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인 영화임에는 분명하다. 하나의 현상으로서의 숫자는 그 자체로 여러 긍정적 신호를 내포하고 있지만 그것이 곧 작품 전체의 완성도와 수준으로 단순 치환되어선 곤란하다. 숱하게 증명된 바와 같이 흥행과 완성도가 반드시 (사실 거의 대부분)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왕과 사는 남자>와 <휴민트>, 어둠 속에 성냥불을 켜는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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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손엔 지팡이, 또 한손엔 캠코더. 이 모습이 85살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운영위원장의 새로운 자리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극장이 치명적인 위기에 놓이자 그는 카메라를 들고 전세계의 영화 친구들을 만나기로 한다. 그리고 그들에게서 들은 영화관의 의미와 기억을 영상에 담았다. 그렇게 탄생한 <미스터김, 영화관에 가다>가 그의 첫 장편 다큐멘터리가 됐다. 왜 영화관이 우리 삶에 존재해야 하는지를 봉준호, 박찬욱, 탕웨이, 고레에다 히로카즈, 차이밍량 등 수많은 영화인의 목소리를 통해 전한다. 영화관이 유일한 도피처였고, 다른 삶으로 향하는 배였으며, 나 자신을 배우는 공간이었다는 고백이 이어질수록 그 공간이 얼마나 많은 이들을 길러내고 지켜왔는지를 실감하게 한다. 이 작품은 동시에 장소의 기록이기도 하다. 지난해 90주년을 맞은 광주극장부터 1920년 개관한 콜로세움 극장까지, 김동호의 카메라는 먼지가 부유하는 극장 내부 전경과 극장을 지키는 이들의 굳은 얼굴에 오래
[리뷰] 언제까지고 영화를 수호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깊은 울림 <미스터김, 영화관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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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의 시점만으로 과연 한편의 호러영화가 성립될 수 있을까. 그 방식이 일으킬 공포와 불안, 혹은 슬픔의 층위는 얼마나 창의적일 수 있을까. 영화 전체를 일인칭시점으로 구성하는 화법 자체가 새롭지는 않지만, 그 시선이 유령의 것이면 사정은 다를지도 모른다. 스티븐 소더버그가 연출, 촬영, 편집을 겸한 <프레젠스>를 본 건 순전히 그러한 호기심 때문이다. 영화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캐릭터와 서사는 빈약했고 그 허술함을 만회하려는 극적 설정은 작위적이었다. 다른 무엇보다도 이 영화는 무섭지 않았다. 작품의 결이나 감각적 충격의 차원에서는 그다지 더할 말이 없지만, 유령의 시점을 고집한 설계가 실패에 이른 데 대해서는 이런저런 생각 거리가 남는다. <프레젠스>의 밋밋한 감흥은 서사의 미흡함보다는 그 시점이 야기한 결과로 보인다.
육체성 없는 시선으로 시공간을 부유하는 혼령을 간명하고 강렬하게 물질화하기 위해 소더버그가 도입한 장치가 유령의 시점숏이라고 짐작하긴
[남다은 평론가의 RECORDER] 일인칭 유령의 패착, <프레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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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9년 무렵 실제 역사를 바탕으로 개척자와 선주민의 대립을 다룬 라브 디아스의 <마젤란>(2025)은 이례적인 방식으로 문을 연다. 작은 도기를 품에 안은 벌거벗은 필리핀 소녀가 강물을 거슬러 물일을 하며 고정된 카메라가 놓인 쪽으로 다가온다. 소녀가 카메라와 충분히 가까워졌을 때, 그는 무언가를 발견하고는 놀라 뒷걸음치며 달아난다. 그러는 동안 카메라는 그를 놀라게 한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대신, 소녀에게서 눈길을 거두지 않는다. 소녀는 마을 사람들에게 얼굴이 하얀 사람이 나타났음을 알린다. 사람들은 그가 신일 거라고 짐작한다. 역사는 대개 개척자를 중심으로 기록되며, 그로부터 영향을 받는 재현물에서도 이러한 구도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마젤란>은 누군가의 시선으로 번역되기 이전에, 선주민의 시선으로 영화의 문을 열면서 익숙한 보기의 방식을 전환한다.
여기에서 선주민의 시선으로 보았다는 느낌에는 의심스러운 지점이 있다. 앞선 장면은 소녀의 반응을 보
[비평] 벌거벗은 눈, 김소희 평론가의 <프레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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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그리고 숏폼 드라마. 배우 이상엽은 양극단에 놓인 것처럼 보이는 두 장르의 대본을 쥐고 2025년을 지나왔다. TV드라마 중심으로 활동한 그에게는 두 무대 다 처음이라는 점에서 다를 바가 없었지만, 신인들의 장으로 인식되는 뉴미디어에 ‘아는 얼굴’이 등장하면 이런 말이 나오곤 한다. “이 배우가 왜 거기서 나와?”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애나엑스> 공연을 마친 뒤 중화권 기반 글로벌 숏폼 OTT 드라마박스(DramaBox)의 <폭풍같은 결혼생활>에 출연하면서, 이상엽도 그런 인사를 자주 들었다. 놀라움과 반가움, 거기에 작품의 거친 매력에 힘입어 <폭풍같은 결혼생활>은 지난해 9월4일 공개 나흘 만에 1천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2026년 2월까지도 드라마박스 내 인기 순위 10위권을 지키며 플랫폼의 대표작으로 뿌리내린 이 작품 외에도 <상속녀의 귀환>(숏맥스), <사랑은 시간 뒤에 서다>(드라마박스)를 차례로 공개하며 숏드라
[인터뷰] 지금! 당장! 폭풍! 클라이맥스! - 숏드라마 <폭풍같은 결혼생활> 출연한 배우 이상엽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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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영화 투자배급업의 노하우와 레진코믹스, 봄툰의 강력한 IP를 보유한 키다리스튜디오가 숏드라마 플랫폼 레진스낵을 2월4일 론칭했다. 1분 내외의 세로형 콘텐츠가 범람하는 시장에서 이들은 어떤 차별화를 꿈꿀까. 키다리스튜디오 영상사업부 숏드라마 제작을 담당하는 이아사 부장, 영화 데뷔를 준비 중에 신작 <피치못할 게이다!><작은 성>을 연출하며 숏폼의 문법을 몸소 체험한 김나경 감독에게 대화를 청했다.
- 레진스낵에 이준익, 이병헌 같은 거장 감독들이 참여하며 화제를 모았다. 전통적인 영화 투자배급업을 하던 키다리스튜디오가 숏드라마 시장에서 내세우는 핵심 전략은 무엇인가.
이아사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유수의 제작진이다. 우리가 원래 영화 투자배급업을 하던 곳이다 보니 영화인들과의 작업이 수월했고, 그들 역시 우리를 신뢰하기에 숏폼의 가능성을 놓고 호기심과 열정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었다. 둘째는 IP의 힘이다. 타사와 차별화되는 지점인데, 우리
[인터뷰] 효율과 자유, 모두 잡는다 - <피치못할 게이다!> <작은 성> 김나경 감독과 이아사 키다리스튜디오 영상사업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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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드라마를 향한 막연한 거부감이 있었다. 한데 어느 CF를 보고 잠시 판단을 유보했다. 2026 슈퍼볼 경기와 배드 버니의 하프타임 쇼 사이에 등장한 코스메틱 브랜드 e.l.f.의 2분짜리 CF다. 텔레노벨라풍으로 만들어진 이 광고의 주연은 멜리사 매카시. 이 CF는 텔레노벨라 특유의 ‘막장 드라마’식 구성을 그대로 패러디한다. 모두가 아는 클리셰가 분량의 한계와 결합하니 구조가 한눈에 들어오고 무엇보다 배우의 연기에 힘입어 (120초지만)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어쩌면 숏드라마도 숏폼이라 가능한 이야기가 펼쳐질지 모른다. 그래서 숏드라마의 여러 플랫폼 중 가장 최신 앱인 레진스낵을 사용해봤다.
개봉작을 극장 시사가 아닌 스크리너(온라인 스트리밍 링크)로 볼 땐 최소 랩톱, 최대 TV로 감상하자는 주의다. 이 목록에 스마트폰은 없다. 레진스낵도 PC 접속, 스마트TV 연동이 가능할 줄 알았다. 그런데 웬걸. 스마트폰을 통한 감상만 가능하다. 스마트폰으로 시청할 때에도 종횡비 전환이
[특집] 시네마스코프에서 스마트폰스코프로 - 숏드라마 문외한 기자의 레진스낵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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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드라마는 할 일이 많다. 1분30초 내로 기승전결을 모두 선보이고 그 안에 복수 다짐과 복수 실행까지 끝마쳐야 한다. 이를 연쇄적으로 잇고 반복해 시청자가 기꺼이 다음 에피소드를 결제하게 만들어야 한다. 숨 가쁘게 달려가는 숏드라마를 잠시 멈춰 세워, 그들의 ‘질주’를 구성하는 5가지 공식을 정리해보았다.
삼각관계로도 부족하다
짧은 러닝타임, 단출한 캐릭터 안에서 재미를 주려면 모든 인물들이 서로에게 얽혀 있어야 한다. 덕분에 게스트하우스, 셰어하우스 등의 공간이 유독 숏드라마의 배경으로 애용된다. 숏드라마는 삼각관계로도 모자라 다리의 개수를 너덧개로 늘린다. <남사친이 좋아진 이유>의 주인공은 지운과 해성이지만 지운을 짝사랑하는 하나, 해성의 곁을 맴도는 세현이 맞붙으며 네 남녀는 삼중, 사중으로 관계를 재고한다. <엄마의 남자>의 주인공 이비는 전체 50부작 중 16부까지 전 남자 친구와 현 남자 친구, 현 남편(전부 다른 사람이다)이 자신을 두고
[특집] 이 사각관계는 청춘 사이다 로맨스 판타지입니다 - 숏드라마의 다섯 가지 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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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에서 숏드라마가 많이 제작된다고 하지만 이 소식은 놀라웠다. <왕의 남자> <사도> <동주> <자산어보> 등 흥행은 물론 평단의 지지를 받았던 이준익 감독이 숏드라마를 연출한다는 소식 말이다. 그가 연출하는 숏드라마 <아버지의 집밥>은 평생 부엌 가까이에 가지 않았던 고하응(정진영)이 어느 날 갑자기 요리를 못하게 된 아내 안순애(이정은)를 위해 식사를 차리는 이야기다. 거기에 부부의 아들 고명복(변요한)이 결혼해 꾸린 가족의 사정도 유기적으로 얽힌다고 한다. 설 연휴 직전, 크랭크인을 앞두고 분주한 이준익 감독을 그의 작업실에서 만났다. 여러 질문을 던졌으나, 마음 깊은 곳에서 그에게 가장 묻고 싶었던 건 한 가지였다. ‘천만 영화 감독이 숏드라마를 연출하게 된 까닭은 무엇인가요.’ 그에 대한 이준익 감독의 대답을 옮긴다.
- 요즘 어떻게 지내나. <아버지의 집밥>을 위한 많은 준비를 마쳤을 듯하다.
[인터뷰] 천만 영화 감독이 숏드라마로 간 까닭은 - 숏드라마 <아버지의 집밥> 연출하는 이준익 감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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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기술로 더 많이 연결되고 빠르게 데이터가 오가는 시대, 영상으로 이야기를 실어나르는 매체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인간의 집중력이 점점 짧아져서일까. 1~2분 사이에 한회가 끝나는 숏드라마가 영상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영화계와 방송계 모두 숏드라마에 더듬이를 바짝 세운 풍경이다. 제작사에서 숏드라마 제작과 수입 업무를 담당하는 A씨는 “지금 다들 난리”라고 현 상황을 요약한다. “한때 넷플릭스 코리아가 한국 작품을 많이 제작하면서 영화계와 방송사가 넷플릭스 작품을 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것처럼 숏드라마가 새로운 먹거리로 떠올라 여러 작품들이 동시에 제작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우선 영화계에서는 키다리스튜디오의 향방이 눈에 띈다. 오랫동안 영화 투자배급업을 해온 뿌리를 가진 키다리스튜디오는 산하 기업으로 웹툰과 웹소설 IP를 대거 보유한 레진엔터테인먼트, 봄툰 등을 바탕으로 숏드라마계에 뛰어들었다. 2월4일 숏드라마 플랫폼 레진스낵을 론칭, 천만 영
[특집] 숏드라마 제작 붐, 어떻게 될까? - 한국 숏드라마 제작 현황, 해외 사례 분석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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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인들이 시리즈를 연출한다는 소식이 놀라움을 안겼던 시대가 저물고, 바야흐로 영화감독이 숏드라마까지 연출하는 시대다. <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과 <극한직업> 이병헌 감독 등 한국영화계에서 큰 성공을 거둔 감독들이 키다리스튜디오가 론칭한 숏드라마 플랫폼 레진스낵과 손잡고 숏드라마를 공개한다. 회당 러닝타임은 1~2분, 많으면 총 80회 분량으로 끝나는 숏드라마의 문법은 극장 영화와 가장 거리가 멀어 보이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더욱 이준익, 이병헌 감독이 숏드라마계에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궁금해진다. 숏드라마의 생태와 구조를 분석하는 리포트와 이준익 감독 인터뷰는 그에 대한 답변이 되어줄 것이다. <씨네21> 기자의 숏드라마 이용기는 숏드라마란 신세계와 마주친 시네필의 마음을 대변해줄 걸로 기대한다. 레진스낵의 숏드라마를 이끄는 이아사 키다리스튜디오 영상사업부 부장과 신예 김나경 감독 인터뷰와 ‘숏드라마계의 보석’ 이상엽 배우의 유쾌한 인터뷰도 이
[특집] 숏드라마의 생태학 - 숏드라마 특유의 코드 분석부터 이준익 감독, 이상엽 배우 인터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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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이 맛본 영화 한 조각
창작자로서 서로를 리스펙트하던 그들을 공동 작업하는 관계로 이어준 건 정유선 유선사 대표다. <재생의 부엌> <다음으로 가는 마음>을 출간하며 오토나쿨, 박지완과 인연을 맺은 그에게는 소소한 믿음이 있었다. “영화와 요리는 경험한 사람의 추억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니 영화와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은 더 많은 추억을 안고 살아가지 않을까?” 오토나쿨 작가와 박지완 감독이 거기에 응답하면서, 무엇보다 둘이 힘을 합칠 수 있다는 사실에 반가워하면서 <시네마 쿠킹 다이어리>도 꼴을 갖추기 시작했다. 각자 어떤 작품과 음식을 다루고 싶은지부터 공유했다. 신기하게도 겹치는 게 전혀 없었다. 그렇다고 집필이 일사천리로 풀리는 건 아니었다.
오토나쿨 작가는 균형 잡기가 어려웠다고 한다. “초반에 정유선 대표가 원고를 한두편 정도 반려했다. 영화를 본격적으로 다룬다는 중압감에 눌려 내 이야기가 아닌 영화 이야기에 치우친 탓이었다. 이미
[인터뷰] 나만이 맛본 영화 한 조각 - 책 <시네마 쿠킹 다이어리> 오토나쿨 작가, 박지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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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치 다섯 마리만으로 깊은 육수를 우려 끓인 떡만둣국과 집에서 구워내 가염버터를 바른 치아바타. <시네마 쿠킹 다이어리> 저자인 두 여자가 인터뷰 전 각자 차려 먹고 온 점심 메뉴다. 박지완 감독은 선물 받은 생선을 썼고, 오토나쿨 작가는 이웃에게 나눠주고 남은 빵을 뜯었다고 한다. 홀로 주방에 들어갔다 오는 것처럼 보여도 식탁은 언제나 타인의 존재 덕에 온전해진다. 두 사람이 쓴 책 <시네마 쿠킹 다이어리>는 그런 상차림에 영화가 포개진 시간의 기록이다. 앞서 <도쿄 일인 생활> <재생의 부엌>을 펴낸 작가 오토나쿨, 영화 <내가 죽던 날>을 연출한 감독 박지완이 각각 10편씩, 총 20편의 영화와 스무 그릇의 음식을 짝지었다. 영화에 등장한, 영화가 자극한, 영화로 배운 미식의 기억이 한권의 교환 일기에 모였다.
두 사람은 출판사의 제안으로 협업하기 전부터 서로를 알고 있었다. 오토나쿨 작가는 <내가 죽던 날>에
[기획] 영화 이야길 하고 싶어서 차린 식탁 - 책 <시네마 쿠킹 다이어리> 함께 쓴 오토나쿨 작가, 박지완 감독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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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휴민트> 촬영 이후 박정민은 잠시 휴식을 선언했지만 카메라 앞에 서기를 멈추었다고 해서 이 탐구심 넘치는 배우가 세계를 향한 넘실거리는 애호마저 중단했을 리는 없다. 숨 고르기 중 그는 출판사 대표로 여느 때보다도 바쁘게 활동하더니, 시상식 객석에 초대된 자리에서조차 만인의 연인이나 다름없는 신드롬을 낳았다. 그에게 배우로서의 과도기는 애꿎은 방황 대신 치열한 확장을 뜻했다. 신기하게도 연기의 뉘앙스 역시 달라졌다. <얼굴>에 이어 <휴민트>에서 박정민은 한때 그의 장기로 호출됐던 ‘생활 연기’의 영토를 과감하게 벗어난다. 장르에 부응하며 적시적소에서 선명하게 내리꽂는 표현력이 힘 있게 나서는 인상이다. 선 굵은 연기로 완성한 국가보위성 조장 박건은 그렇게 <휴민트>를 순정의 멜로드라마로 불리게 만든 주범이 됐다. 도착 지점을 예리하게 겨냥하는 동시에 마음의 항로를 따라 움직이는 박정민의 연기는 지금까지 그래왔듯 부지런히 자기만의
[인터뷰] 클래식이 되어가는 - <휴민트> 박정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