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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마이 신지로 향하는 가장 넓고 밝은 문. <이사>가 2023년 제80회 베니스국제영화제의 베니스 클래식 섹션에서 4K 디지털 복원판으로 최우수복원영화상을 수상하고 국내 개봉한다. 소마이 신지가 1993년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서 영화를 선보인 지 약 32년 만이다. <이사>는 일본 영화사는 물론 초국가적으로 광범위한 영향을 남긴 소마이 신지의 걸작이다. 1980년대에 전성기를 구가한 소마이 감독이 동료 감독들과 창립한 제작사 디렉터스 컴퍼니가 1991년 파산했고, <이사>는 이후 요미우리TV와 손잡고 만든 영화다. 1988년 발표된 히코 다나카의 소설을 원작으로 해서 부모의 별거 이후 혼란스러운 교토의 여름을 보내는 초등학생 렌코(다바타 도모코)의 나날을 그린다. 2000년대 이후 조금씩 전세계적인 회고전이 추진된 바 있지만, 요미우리TV의 디지털 복원 사업에 프랑스 배급사 MK2가 협력하면서 <이사>의 뒤늦은 순회 개봉은 날개를 달
[기획] 아, 자라는 건 정말 힘들어 – 국내 최초 개봉 소마이 신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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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청춘영화가 끌리는 여름, 적절한 작품이 찾아왔다. 지난 7월11일 개봉한 <우리들의 교복시절>은 1997년, 10대의 끝자락을 지나고 있는 아이(진연비), 민(항첩여), 루커(구이태)의 이야기를 따라간다. 익숙한 첫사랑의 두근거림과 열렬한 우정을 담고 있지만 마냥 반짝이기만 하는 건 아니다. 대만의 혹독한 입시 문화와 빈부격차, 부모의 기대를 저버려서는 안된다는 압박까지 대만 사회의 젊은 세대가 마주한 현실까지 정면으로 그려낸다는 점에서, 기존의 달콤한 청춘 로맨스에서는 보기 힘든 무게감을 지닌다. 기온이 34도까지 치솟은 7월11일, 개봉을 기념해 전날 한국을 찾은 배우 진연비, 항첩여, 구이태를 만났다. 더위는 견딜 만하냐는 인사말을 건네자 “우리는 여기에 습도까지 높은 나라”에서 왔다며 쌩쌩한 얼굴로 웃어 보였다. 빼빼로와 아이스아메리카노, 손풍기를 벗 삼아 오후 4시의 야외촬영도 거뜬히 마친 이들은 짧은 수다로 에너지를 금세 충전한 뒤 인터뷰에도 활기차게 임했
[인터뷰] 청춘의 실타래를 풀다, <우리들의 교복시절> 배우 진연비, 항첩여, 구이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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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다.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는 공개한 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전세계 41개국 톱10 1위로 올라섰다. 영화 속 주인공인 루미(아든 조)와 미라(메이 홍), 조이(유지영)는 인기 아이돌 ‘헌트릭스’의 멤버이자 인간의 영혼을 노리는 악귀를 처단하는 헌터들이다. 그에 맞서 빌런 귀마는 악귀들로 구성된 아이돌 ‘사자보이즈’를 결성해 인간세계로 보낸다. 악귀인 아버지와 인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루미는 자신의 정체성을 동료들에게 쉽게 터놓지 못하고, 귀마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진우(안효섭)와 가까워진다. <틴 울프>, 넷플릭스 시리즈 <파트너 트랙>에 이어 루미의 목소리 연기를 한 아든 조는 <케데헌>을 통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고 말한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동양인 배우에게 <케데헌>의 인기가 얼마나 큰 의미를 지니는지에 관해 아든 조는 주저
[인터뷰] 마침내 나의 자리에서, 나의 목소리로 - <케이팝 데몬 헌터스> 아든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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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였는지는 모르겠다. 수평선 너머로 뭉게구름이 피어나는데, 난 한적한 바닷가 그늘에 누워 그걸 바라보고 있다. 목책 사이로 난흙길을 걸어 매미 소리가 울려 퍼지는 짙푸른 색감의 야트막한 산을 향해 걷다 보면 배부터 꼬리까지 새빨간 고추잠자리가 여기저기 날아다닌다. 시각과 청각의 기억은 비교적 선명한데 필경 햇살이나 기온도 무척 뜨거웠을 당시의 촉각은 되살아나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헉헉대는 힘겨움보다는 여유롭고 평화로운 분위기만 잔잔히 일렁인다. 짐작건대 이것은 특정한 시공간의 기억은 아닐 것이다. 대략 늦여름에 치우쳐, 내게 ‘전형적으로 남은’, 아니 이런저런 이미지를 끌어모아 하나의 ‘전형으로서 남긴’ 여름 풍광이었을 듯하다. 요컨대 나는 여름을 그렇게 (기분 좋은 모습으로) 기억하고 싶은 것이다. 스케치북 앞면에 그려졌던 어느 서양화가의 풍경화라든가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들이 뒤섞여 윤색해준 부분도 있을 테다. 단적으로 내 이런 기억의 일부는 <미래소년 코난> 등의
[정준희의 클로징] 또렷한 기억 속의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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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오마이걸의 막내로 10년 동안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아린이 배우로서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다. <S라인>은 그 확실한 신호탄이다. 한국 콘텐츠 중 유일하게 올해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에 진출한 웨이브의 오리지널 시리즈 <S라인>은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성관계를 맺은 사람들의 머리 위로 붉은 선, 즉 ‘S라인’이 이어진다는 설정이 주요한 배경이다. 주인공 현흡(아린)은 태생적으로 이 S라인을 볼 수 있는 초능력을 타고났다. 다만 이 초능력으로 인해 아픈 과거를 경험한 뒤론 학교에도 가지 않으며 은둔형 외톨이로 살고 있다. 그러던 중 주위에서 S라인으로 인한 비극들이 발생하자 현흡은 용기를 내 세상 밖으로 나선다. 자신의 능력으로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서다. 그간 배우 아린이 보여준 밝고 해사한 이미지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외롭고 어두우며 푸석푸석하나 때로 강인한 현흡의 모습은 <S라인>의 무섭고 서늘한 서사를 단단히 동여맨다. 배우
[WHO ARE YOU] 용기의 말들, 배우 아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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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회 <씨네21> 영화평론상 시상식이 7월17일 오전 11시 <씨네21>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올 오브 어스 스트레인저스> <빛나는 TV를 보았다>를 중심으로 이론비평 ‘퀴어한 상상의 힘’을, 작품비평으로 ‘상호 관계성을 인식하는 예술의 파동-<해피엔드>’를 쓴 김연우 평론가와 <블레이드 러너 2049> <공기인형> <미키 17>를 중심으로 이론비평 ‘미키가 보낸 미래 사용 설명서’와 작품비평 ‘달빛 십자가 다시 보기-<브루탈리스트>로 본 노출과 감춤의 관계’를 쓴 최선 평론가가 공동 우수상 수상자의 주인공이 됐다.
시상식 당일 두 평론가에겐 당선을 축하하고 앞으로의 활동을 격려하는 상패, 상금이 전달됐다. 김연우 평론가는 “아직은 평론가로 불리는 게 어색하다. 그럼에도 내 글에 깊이와 넓이를 더할 수 있도록 많이 쓰고, 읽고. 보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최선 평론가는 “영
새로운 영화 비평을 위한 첫 걸음, 제30회 <씨네21> 영화평론상 시상식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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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엄마의 묘한 거리감을 감지한 렌(다바타 도모코)에게 돌연 부모의 이혼이란 충격적인 사실이 전해진다. 친구들이 이 사실을 알아채는 것도 싫고 둘이 잘 지내보려 해결책을 강구하는 엄마의 반응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결국 렌은 친구 미노루(시게야마 잇페이)와 상의 끝에 집 안에 틀어박혀 부모의 재회를 이끌어내려 하나 도리어 오랜 기간 곪아온 가족의 균열을 마주하게 된다. 아동문학 작가 히코 다나카가 쓴 동명의 소설이 바탕이 됐으며 <세일러복과 기관총> <태풍 클럽> 등을 거쳐 구축된 소마이 신지 감독의 연출적 특성이 그대로 드러난 작품이다. 롱테이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꿈을 빌미로 환상과 현실의 경계를 허물며 관계의 변화를 수용하는 렌의 감정의 흐름이 인상적으로 묘사됐다. 제46회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됐으며 4K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국내 최초 개봉한다.
[리뷰] 찢고, 부수고, 소리치고, 사랑하며, 성장한다,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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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베핀 삼남매는 각자 다른 장난감에 푹 빠져 있다. 베베핀(에머슨 브룩 김)은 아기상어, 누나 보라(이현경)는 유니콘, 형 브로디(김해나)는 해적 놀이 삼매경이다. 베베핀은 함께 숨바꼭질을 해주지 않는 보라와 브로디에게 심술이 나서 혼자 태블릿을 만지다가 떨어뜨리고 만다. 어찌 된 일인지 베베핀이 사라지고 태블릿에서 핑크퐁이 튀어나온다. 핑크퐁은 베베핀이 자신의 별빛봉을 가지고 태블릿 안으로 넘어간 것을 알아차린다. <베베핀 극장판: 사라진 베베핀과 핑크퐁 대모험>은 더핑크퐁컴퍼니의 IP 베베핀의 극장판이다. 영화는 싱어롱이 주는 원초적 쾌감에 집중한다. 중간에 삽입된 2D 게임 작화, 공룡과 유니콘, 해적 등 볼거리와 노래와 안무가 두눈을 즐겁게 한다. 다만 핑크퐁, 아기상어 등 더핑크퐁컴퍼니의 IP를 활용한 팬서비스와 뮤지컬에 집중하다 보니 서사가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리뷰] 하이라이트 영상만 모아둔 도파민 홍수에 머리가 어질, <베베핀 극장판: 사라진 베베핀과 핑크퐁 대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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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한 식물학자 동호(박정학)에게는 마지막 사명이 있다. 화원에서 10년 전에 백두산에서 가져온 희귀 식물 노란 만병초가 싹을 틔울 때까지 종자를 지키는 것이다. 어느 날 그에게 12살 소녀 봄(최나린)이 찾아온다. 동호는 봄이 누에를 기를 수 있게 뽕잎을 구해준다. 둘은 씨앗폭탄을 만들며 나이를 초월한 우정을 나눈다. 둘의 우정은 봄이 누에를 맡아달라는 편지와 함께 사라지자 흔들린다. <비밀의 화원>은 오랜 기간 생태적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김성환 감독의 극영화로 제21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 한국경쟁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강렬한 씨앗폭탄의 이미지와 군더더기가 없는 미장센, 서사의 개연성을 포기하면서까지 말하려는 주제를 밀고 나가는 도전적 태도가 돋보인다. 인위적 상징과 온정 어린 생태주의에서 가부장제와 자본주의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으로 주제가 전환될 때의 비약이 호불호를 가르는 기점이 될 것이다.
[리뷰] 맑은 눈의 광인이라는 수식이 절로 나오는 생태주의 괴작, <비밀의 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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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00만년 전 다이노시티에 운석이 충돌한다. 트루 박사(이장원)는 홀로 시간 여행 우주선을 타고 미래에 간다. 트루 박사는 거기서 훗날 다이노맨 구조대가 될 다이노맨(조현정)과 프테라맨(김선혜), 브론토맨(신용우), 케라걸(김새해)의 알을 발견한다. 몇년 후 아슬아슬 서커스단에 희귀 동물을 팔아넘기는 우주 악당 무술 로봇단이 나타난다. 그들은 수달과 수리부엉이는 물론 다이노맨 구조대도 납치하려 한다. <극장판 다이노맨: 공룡산의 비밀>은 TV애니메이션 <시간탐험대 다이노맨>의 극장판이다. 극장판은 TV애니메이션에서 다루지 않은 다이노맨 구조대의 탄생 비화를 통해 캐릭터를 친절히 소개하며 시작한다. 2D와 화려한 3D를 넘나드는 작화와 동화를 보는 듯한 소박한 서사가 영유아 관객의 흥미를 돋우기에 충분하다. 화마다 다른 멸종위기 동물을 소개하는 애니메이션의 규칙을 따라가는 진행이 특히 미덥다.
[리뷰] 소박한 재롱 잔치를 보는 듯한 느낌에 내내 흐뭇한 미소가, <극장판 다이노맨: 공룡산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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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유망한 태권도선수였지만 지금은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선우(강지영)는 어머니의 밀린 병원비와 수술비를 모으기 위해 초 단위로 숨 가쁘게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범한건설 윤 상무(엄태웅)가 그를 찾아온다. 범한건설의 손녀딸 한지연의 ‘가게무샤’가 되어달라는 요청과 함께. 가게무샤란 얼굴도 외형도 똑같은 그림자 사무라이로, 모두를 속이는 가짜 신분을 뜻한다. 최근 마약과 뺑소니로 물의를 일으킨 한지연을 대신해 얼마 동안 매스컴의 눈을 돌릴 미션이 선우에게 떨어진다. <아이 킬 유>는 배우 강지영의 세밀한 1인2역을 발판 삼아 아슬아슬한 곡예를 질주한다. 중간중간 익숙한 클리셰에 멈칫하게 되지만 예측 불허하게 어긋나는 상황이 두려움을 자극하기 충분하다. 진실을 좇던 영화가 주변 요소로부터 다소 동요되는 사이 그것을 안정화시키는 건 단연 배우 강지영의 힘이다.
[리뷰] 오직 강지영의 감성, 목소리, 무게, 액션에만 의지한 채, <아이 킬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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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하우스의 호러 코미디 <메간>이 속편으로 돌아왔다. 재부팅된 메간에 대적할 만한 AI 아멜리아(이반나 사흐노)가 조카 케이디(바이올렛 맥그로)를 위협하자 그의 이모이자 AI 전문가인 젬마(앨리슨 윌리엄스) 일당이 힘을 합친다. 그 싸움의 규모가 전편에 비해 커지면서 인간과 AI 사이의 감정이 쌓이는 소소한 재미가 감소한 측면이 있다. 공포영화적 연출도 덜하다. 그럼에도 2년 전 밈에 등극한 메간의 춤사위만큼은 한층 진화했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상황에서도 메간은 몸을 흔든다. 아니, 절체절명의 순간에 몸을 흔드는 메간 때문에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 그게 바로 이 영화가 챗GPT 시대에 당황하는 인간들에게 선사하는 공감의 몸짓일까? 한과 흥을 두루 갖춘 AI 메간은 엔딩크레딧이 흐르는 동안에도 사지 꺾기를 멈추지 않으니 이야기가 끝난 뒤에도 유쾌한 여운을 만끽하시라.
[리뷰] 챗GPT 출현에 당황한 인간들을 누그러뜨리는 AI의 한과 흥, <메간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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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독자(안효섭)는 웹소설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세 가지 방법>의 애독자다. 작품의 인기가 사그라들었을 때도 김독자만이 유일하게 작품을 챙겨 읽었고 그는 언제나 소설 속 주인공 유중혁(이민호)을 동경했다. 하지만 그런 김독자조차 소설의 결말, 정확히는 유중혁이 표상하는 작품의 주제 의식에 찬동하지 못한다. 김독자는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세 가지 방법>의 작가에게 “이 소설은 최악”이라며 실망을 후기로 남겨 전송한다. 어느 저녁 직장 동료 유상아(채수빈)와 함께 퇴근하던 김독자는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세 가지 방법>의 작가로부터 “당신이 원하는 대로 소설의 결말을 써보라”는 회신을 받는다. 이어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진다.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세 가지 방법>의 내용과 똑같은 사건이 그의 눈앞에 드러난 것이다. 소설이 곧 현실이 된 세상에선 ‘시나리오’라 불리는 신들의 미션을 완수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이미 작품의 내
[리뷰] 좋거나 나쁘거나 한국 여름영화에 기대할 법한 것들, <전지적 독자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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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의 위대한 영화비평가 가운데 한명인 로빈 우드는 하워드 호크스를 다루는 저서의 서문에서 비슷한 시기에 공개된 영화인 조셉 로지의 <에바>와 호크스의 <레드 라인 7000>을 비교한다. 로빈 우드에게 있어 고전기 할리우드영화와 현대영화가 분리되는 지점은 뜻밖에도 화면에 개입하는 연출자의 자의식이다. 그는 현대영화의 연출자들이 무분별하고 습관적으로 극단적인 자의식을 발휘한다고 지적한다. 화면을 조율된 리듬과 창조적인 흐름에 맡기는 대신 불필요한 의미 부여에 사로잡히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와 대비되는 고전기 할리우드의 아름다움은 무엇보다 주인공의 행위와 몸짓, 인물의 표정과 대화, 카메라 움직임과 편집의 속도가 복잡하게 뒤얽힌 가운데 표현되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며 생동감 넘치는 긴장에 있다. 하워드 호크스의 영화엔 내러티브가 요구하는 표현과 행동의 범위를 벗어난 연출의 자의식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 특성이 호크스의 영화를 복잡한 현실의 한 단면으로 지켜보도록 하
[21세기 영화란 무엇인가?] 우리는 함께 늙지 않을 것이다 - 모던 시네마의 혁신과 다큐멘터리의 귀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