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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극장가는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로 풍성하다. 3주째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는 <왕의 남자>가 여전히 극장가를 호령하고 있고, <왕의 남자>에 도전장을 낸 권상우, 유지태 주연의 영화 <야수>도 눈여겨 볼 만 하다. 선이 굵은 남성 영화를 선호하시는 분들은 놓치지 마시길. <다섯 개의 시선>은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제작한 옴니버스 인권영화다. 인권영화라는 이유로 재미없을 거라는 편견을 버리면, 한편의 영화에서 류승완, 장진, 정지우 등 유명 감독들의 영화 다섯편을 맛 볼 수 있다. 그외 세련된 다큐멘터리 <인사이드 딥 스로트>, 카메론 디아즈의 새 영화 <당신이 그녀라면>과 알리바이를 조작해 주는 독특한 직업이 나오는 <알리바이>등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야수>
태그라인
당신 가슴 속에 남을 두 남자...
씨네21 20자평
김봉석: 너무 생각이 많고 할 말도 많은 야수★★★
김
[주말극장가]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골라보는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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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말부터 올해 초에 걸쳐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박스오피스를 점령한 두편의 영화는 모두 태평양의 작은 섬나라가 고향이다. 거대한 고릴라가 뛰어노는 해골섬도(<킹콩>), 하얀 마녀와 아슬란이 일대 접전을 펼치는 나니아도(<나니아 연대기: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 뉴질랜드가 없었다면 적어도 지금과 같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뿐 아니다. <반지의 제왕> 속 중간계의 화려한 면모를 기억하는 전세계의 크고 작은 영화들은, 지금도 빼어난 로케이션을 활용하고, 웨타스튜디오와 파크로드 포스트에 시각효과와 후반작업을 의뢰하기 위해 뉴질랜드로 향한다. 10년 전만 해도 상상하지 못했던, 바야흐로 키위들의 선전. 이쯤 되면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 밝은 미래에 잠시 의문을 제기해보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뉴질랜드 출신 영화감독 빈센트 워드는 자국 영화산업의 양적 팽창을 우려하는 사람 중 한명이다. 그는 “뉴질랜드는 점점 국제적 규모의 영화들의 배경처럼 되고 있다. 그
[What's Up] 덩치 커진 키위들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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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의원의 보건복지부 장관 지명을 계기로 열린우리당과 청와대 사이 갈등의 골이 깊게 패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입각 강행에 대한 반발이지만, 의원들은 켜켜이 쌓인 불만을 터뜨린다. 왜 매사 당을 무시하고 대통령 맘대로 하느냐는 거다. 청와대는 의원들이 그 정도로 삐져 있는지 몰랐는데 그래도 대통령 고유 권한이니 배째라는 투다. 만찬 약속도 깰 정도로 분위기가 싸늘하다. 유 의원에 대한 여론이 나쁜데도 대통령이 밀어붙인 것은 “골이 띵할 정도의 오만”이란 얘기가 나오더니 “(당·청 관계가) 이혼을 전제로 한 부부가 동거하는 꼴”이라는 표현도 나왔다. 양쪽을 다독여왔던 중진 의원들마저 “심금(마음의 줄)이 끊어졌다”고 말하기에 이르렀다. 김근태계니 정동영계니, 영남·민주계니 호남·재야계니 각종 정파 라인업이 그려진다. 박용진 민주노동당 대변인의 표현대로 “마치 견공이 자기 꼬리를 물 것처럼, 정치활극이 벌어지고 있는 와중”이다.
여당 의원들의 반발은 간단히 말해 유시민도, 노
[이슈]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은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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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DVD 산업이 추락하고 있다는 말이 들린다. 그런데 다른 쪽에선 디빅스 플레이어를 추천하는 글이 보이고, 미국 DVD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됐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뭔가 이상하다. 한국 DVD 시장이 몰락했다면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해봐야 하며, 그보다 전체 홈비디오 시장의 규모를 먼저 걱정할 일이다. 그리고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창작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선 불법 영상물을 외려 조장하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해적판과 온라인 다운로드는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지만, 한국은 제대로 된 시장 규모가 너무도 작기에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또한 기술발전이 이리도 빠른 세상인데 DVD가 홈비디오 시장에 들어선 지 10년이면 성장이 둔화되는 건 당연한 일 아니겠는가. 여기서 주목할 만한 프랑스 홈비디오 시장과의 비교를 위해 2005년에 출시된 3편의 DVD를 소개한다.
아방가르드 예술가이자 68혁명의 테제를 제공한 기 드보르가 상황주의자의 입지에 맞게 스스로 연출한 영화―<스
[해외 타이틀] 프랑스 DVD 시장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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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년대 초 처음으로 세상에 나온 ‘원더우먼’은 땀 냄새나는 남성들로 가득했던 슈퍼 히어로의 세계에 등장한 첫 헤로인 가운데 한명이다. 그를 창안한 사람은 거짓말 탐지기를 발명한 것으로 잘 알려진 심리학자 윌리엄 몰튼 마스튼. 원더우먼을 통해 표현된 당당하고 독립적이며 지적인 여성상은 그가 거짓말 탐지기를 통해 매료되었던 여성의 심리를 반영한 것이었는데, 수동적이고 장식적인 다른 여성캐릭터와는 확실히 차별되는 모습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각광을 받고 있다. 원더우먼은 이미 만화로 유명한 캐릭터였으나 1976년부터 방영을 시작한 TV시리즈를 통해 70년대 미국 대중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원더우먼을 기억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녀의 이미지와 린다 카터라는 배우의 이미지를 떼어놓고 생각하기 어려울 것이다. 방영 뒤 30여년이 지난 지금, 카터의 요즘 모습이 과연 어떨까 궁금하다면 이 DVD에 있는 회고 다큐멘터리를 보라. 자신을 유명하게 만든 배역에 대한
[서플먼트] 린다 카터는 어떻게 변했을까, <원더우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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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비 10억엔의 일본 무협판타지. <음양사>의 다키타 요지로 감독의 메가폰과 누드집 <산타페>로 유명세를 떨쳤던 미야자와 리에의 출연으로 화제가 되었다. 원작은 일본에서 인기가 높았던 연극 <아수라성의 눈동자>로, 세상을 어지럽히며 인간을 위협하는 요괴들과 그에 맞선 퇴마사들의 한판 승부를 그리고 있다. DVD 타이틀의 화질은 여느 일본영화와 다르지 않다. 선명함과는 거리가 있는 탁한 느낌이 강하다. 부가영상으로 다키타 요지로 감독의 음성해설과 예고편을 수록했다.
성숙한 미야자와 리에를 만난다, <아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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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 스타 제시카 심슨의 섹시미가 발군인 코미디 <해저드 마을의 듀크 가족>. 오랜 시간 장수를 누린 인기 텔레비전 시리즈의 극장판으로, 해저드 마을에 사는 세명의 사촌들이 마을의 부패 관료 호그에 맞서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해프닝을 담았다. DVD 타이틀의 화질은 의외다. 메이저영화치고 평균에도 못 미치는 수준의 영상을 보여주고 있다. 부가영상은 제작 다큐멘터리, 삭제 장면, 인터뷰 등 다양하게 수록했다. 그 가운데 제시카 심슨의 요염한 뮤직비디오가 볼 만하다.
제시카 심슨의 뮤비가 덤, <해저드 마을의 듀크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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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세대, 모녀간의 갈등, 레즈비언이란 민감한 소재를 유머러스하게 풀어나간 코미디. 도통 남자에게는 관심이 없는 윌과 중년의 나이에 임신을 하고 딸의 집으로 들어온 과부 엄마. 시간이 흐르면서 모녀는 그동안 몰랐던 서로의 진심을 알아간다. DVD 타이틀에는 알리스 우 감독의 음성해설을 필두로, 선댄스영화제에서의 이모저모를 담은 선댄스 다이어리, 영화화되기까지의 여러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제작 뒷이야기에서는 감독과 배우들의 인터뷰 영상을 수록했다.
좌충우돌 모녀의 가족사랑, <세이빙 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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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나이의 학원강사가 열일곱살 제자를 사랑한다. 1980년대라면 에로영화의 소재로 쓰였을 법한 이야기다. 하나 <사랑니>는 이성간의 몸놀림은 물론 주고받는 대화의 사용조차 거부한 듯한 영화다. 대신 한 여자의 상상력을 이야기 전개의 핵심으로 삼은 <사랑니>는 상상작용의 한 극점으로 향한다. 기억은 이상한 것이어서 그것이 말을 걸어오면 대화는 무색해지고 상상이 시작되는데, 소환과 복원을 거친 기억(아니면 환영)은 주인공 인영과 재회한 뒤 다시 충돌하고 창조되는 과정을 거친다. <사랑니>의 상상력은 권력을 휘두르는 유의 것은 아니지만, 가볍고 부드러워 현기증이 일어난다. 그러니 섬세하나 친절하지 않은 연출과 초점 잡기가 난감했을 배우(김정은의 재발견!)의 연기를 따라가며 한 여자의 심리적 좌표를 찾아야 하는 관객의 불편함은 당연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그 모든 난점에도 불구하고 <사랑니>는 첫사랑의 기억처럼 알싸하고 예쁜 영화다(특히 세 남
다시 없을 행복을 꿈꾸게 하는 <사랑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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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 <태양은 없다>의 시나리오 작가, 한겨레문화센터에서 7년 반 동안 900명이 넘는 후학을 길러낸 시나리오 선생님,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sgk) 공동대표 심산을 만났다. 그가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영화진흥위원회 시나리오DB 사업은 1년 반 동안 12편의 시나리오 계약을 성사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그동안 영진위 공모전 당선작의 영화화 비율이 평균 5%선에 머물던 전례를 생각하면 시나리오 DB사업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다. 운영위원회는 이 사업을 시나리오 마켓이라는 새로운 시스템으로 더욱 활성화할 계획이다. 오는 2월 국내 최초로 자신의 이름을 걸고 문을 여는 시나리오학교 심산스쿨에서 심산 작가와 나눈 시나리오 마켓에 관한 이야기.
-오랫동안 유지됐던 영진위의 기존 공모전과 제도적 변화에 대해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영화진흥공사 시절부터 시나리오 공모전의 목적은 작가의 발굴이었다. 임상수와 김기덕 같은 감독들이 이곳을 통해 입문한 점만 봐도 성과
시나리오 마켓 만드는 시나리오 작가 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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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 감독은 아침부터 시작한 이사가 채 끝나지 않은 듯한 K&J 엔터테인먼트 사무실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는 이삿짐을 푸는 사람답게 들뜨고 활기있어 보였지만, 그 생기가 이사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장진 감독이 제작과 공동각본을 맡은 <웰컴 투 동막골>은 8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고 연출한 <박수칠 때 떠나라>도 관객 300만명을 넘기며 선전했다. 스스로 ‘호남 누아르’라고 정의한 신작 <거룩한 계보>도 벌써 시나리오 초고가 나왔다. 요즘 “일에 미쳐 있다”는 장진 감독. 1월13일에 개봉하는 옴니버스 인권영화 <다섯 개의 시선> 중에서 <고마운 사람>에 관한 기억을 청하고자 그를 만났지만, 대화는 수시로 방향을 바꾸어, 뿌듯했던 지난해와 촘촘히 들어찬 금년 계획에까지 이르렀다.
-<웰컴 투 동막골>이 대한민국 영화대상 작품상을 탔다. 수상무대에서 이 영화를 친북·반미 영화로 몰아갔던 사람들에게 뼈
<다섯 개의 시선>의 <고마운 사람> 연출한 장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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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많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는 TV 애니메이션 <카우보이 비밥>의 극장판 <카우보이 비밥 - 천국의 문>이 슈퍼비트 버전으로 새롭게 출시될 예정이다.
<카우보이 비밥>은 인류가 지구를 떠나 태양계 각 행성에 정착한 미래를 배경으로 한 SF 시리즈로 각종 범죄자들을 추적하는 현상범 사냥꾼들 ‘카우보이’에 관한 에피소드를 다룬 작품. 절권도를 구사하는 스파이크, 미녀 도박사 페이 등 제각기 다른 사연을 지닌 개성파 주인공들의 활약을 스타일리시한 연출과 감각적인 음악으로 표현해 찬사를 받은 재패니메이션이다.
2001년 제작된 극장판 <천국의 문>은 의문의 테러리스트 빈센트에 의해 최대의 위기를 맞는 내용이 전개되며 TV판에 비해 더욱 커진 스케일과 한층 정교해진 작화를 자랑한다. 앞서 2003년 소니픽쳐스를 통해 DVD가 국내 출시되었으나 TV판 DVD에 포함되어 호평을 받았던 우리말 더빙의 부재와 영어더빙을 기반으로 번역된 자막으로
<카우보이 비밥 극장판> 슈퍼비트 버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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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차이를 두고 도착한 설경구와 송윤아는 <사랑을 놓치다>라는 제목의 애잔한 분위기와는 거리가 있어 보였다. 서로 마음에 두고 있으면서도 짓궂게 장난을 걸고 흘긴 눈으로 받아치는 초등학교 아이들 같다고 할까, 혹은 속정을 툭툭 치는 말투로만 표현하는 오빠와 그 속을 알면서도 새침하게 토라진 척하는 누이동생 같다고 할까. <광복절 특사> 이후 두 번째로 만난 이들은 사실 처음 영화를 찍으면서는 서로를 그리 깊이 알지 못했다고 한다. 둘만 있는 대목은 고작 한두 장면에 불과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번 영화에선 연인이다. 대학 시절 짝사랑했으나 한번도 입 열어 좋아하노라 말하진 못했던 연수와 십년이 지난 뒤에야 뒤늦게 다가온 연정에 당황해하는 그 짝사랑의 대상 우재. 영화는 두시간에 불과하지만 십년 애정을 응축해 표현해야 했던 설경구와 송윤아는 그처럼 당기고 밀어내며 가슴 태우는 사랑을 익혔나보다. 화사한 크리스마스 장식 앞에서, 꽃으로 꾸며놓은 그네 위에서, 설
<사랑을 놓치다>의 설경구 & 송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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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장편 CG 애니메이션하면 흔히 픽사의 <토이 스토리>를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그 이전부터 CG 기술은 <미녀와 야수> <알라딘> 등 여타 셀 애니메이션에도 쓰여 왔으며, 그러한 노하우가 쌓여 지금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다.
사이토 다카오 원작을 데자키 오사무 감독이 영상화화한 재패니메이션 <고르고13>(1983)은 그 시초에 해당하는 작품으로서 상업용 장편 애니메이션에 CG를 도입한 첫 실험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영화의 대부분은 전통의 셀 방식으로 제작되었지만 오프닝 곡이 나오는 부분과 마지막 최종 결전에서의 하이라이트, 두 군데 장면은 풀 CG가 쓰였다. 허나 20년도 더 지난 지금 관점에서 보면 그야말로 조악하기 그지없는 수준이다.
위 사진 속의 장면은 무적의 킬러 고르고13을 제거하기 위해 파견된 전투 헬기 코브라 편대가 뉴욕의 빌딩 숲을 지나는 부분. 헬기와 빌딩이라는 물체의 구분만이 느껴질 뿐, 그것을 실감나게 하는
<고르고13> 장편 애니에 쓰인 최초의 CG